역주 지장경언해 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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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 중생업감품(衆生業感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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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 중생업감품 021


허러 니을 만나던주001)
만나던:
만나면. 중세국어의 ‘맛나ᄃᆞᆫ’에 해당한다.
구 거시 귿처딜주002)
귿처딜:
끊어질. 없어질. 긏-[絶]+어(보조적 연결 어미)+디(피동 보조동사 어간)+ㄹ(관형사형 어미).
보을 닐으고 내 노풀와주003)
노풀와:
높다. 중세국어의 ‘노포라(높-+오/우+라)’에 해당한다. ‘노포롸’에서 ‘ㅗ→ㅜ’의 변화가 일어난 결과로 보인다. ‘노포롸’의 구조는 ‘높-[高]+오롸’이다. ‘-오롸’는 ‘-오라’에서 발달한 것인데, 16세기에 나타난다. 이 종결 형식의 변천 과정은 ‘-오라〉-오롸〉-(으)롸’로 정리할 수 있다.
 니을 만나던 초주004)
초:
낮게. ᄂᆞᆽ-[低]+호(사동 접미사). 어간 ‘ᄂᆞ초-’가 부사 파생 접미사 없이 바로 부사로 파생된 것으로 보인다. 『월인석보』(21상:67ㄴ)에는 ‘ᄂᆞᆺ가ᄫᅵ’로 적혀 있다.
부리올주005)
부리올:
부림을 받을. 부리-[使]+이(피동 접미사)+올(관형사형 어미). 『월인석보』(21상:67ㄴ)에는 ‘브리이ᇙ’로 적혀 있다.
보 닐으고 양셜주006)
양셜:
양설(兩舌). 이간질하는 말.
로 싸호 니을 만나던 혀 업쓰며 셜주007)
셜:
백설(百舌). 백 개의 혀.
가딜 보을 닐으고 샤견 니을 만나던 의주008)
의:
변방에. ᄀᆞᆺ[邊]+ᄯᅡ[地]+의(부사격 조사). 중세국어에서 관형격 조사와 모양이 같은 ‘의/’가 부사격 조사로 쓰이기도 하였다. 대개 신체 지칭어, 방위 지칭어, 시간 지칭어 등 특수 어휘가 ‘애/에/예’ 대신 이러한 부사격 조사를 취한다. 이것이 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인데, 이 책에서는 ‘의’가 그러한 고유 기능을 상실하고 광범위한 명사 뒤에 쓰였다.
슈보을주009)
슈보을:
태어날 응보를. 수생보(受生報)를. ‘ᄀᆞᆮ ᄯᅡ의 슈보을’은 비문법적이다. 부사어 ‘ᄯᅡ의’의 피수식어가 없는 것이다. 『월인석보』(21상:67ㄴ)에는 ‘ᄀᆞᆺ ᄯᅡ해 受生報ᄅᆞᆯ’로 번역되어 있는데, 이것도 마찬가지이다.
닐러주010)
닐러:
일러. 니르-[謂]+어(연결 어미). 여기의 ‘-어’는 종결 어미가 쓰일 자리에 쓰였다.
주011)
:
같은. 이 책에는 ‘ᄀᆞᄐᆞᆫ, ᄀᆞᆺᄐᆞᆫ, ᄀᆞᆮᄐᆞᆫ, ᄀᆞᆺᄒᆞᆫ’이 두루 나타난다. ᄀᆞᇀ-[如]+ᄋᆞᆫ. ‘이 ᄀᆞᆺᄐᆞᆫ 념부뎨 즁’의 원문은 ‘如是等閻浮提衆生’이므로, ‘이 ’이 ‘如是等’의 번역임을 알 수 있다. 『월인석보』(21상:67ㄴ)에서는 ‘이트렛’으로 번역되었다. 둘 다 ‘如是等’을 관형어로 번역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의 ‘如是等’은 ‘閻浮提衆生’을 수식하는 관형어가 아니라, 지금까지의 내용을 요약하는 성격의 부사어로 보인다. 현대국어로 번역한다면, ‘이와 같이’가 적절할 것이다. 만약 ‘如’가 ‘閻浮提衆生(염부뎨 즁)’을 수식하는 관형어라면, 이 자리에 ‘等’을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 한편 ‘트렛’은 ‘等’의 번역으로 쓰였는데, ‘따위’ 정도의 의미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 ‘이트렛’이 ‘이 ᄀᆞᆺᄐᆞᆫ’으로 교체된 것은 ‘이트렛’이 집필자가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생산성을 잃었음을 암시한다. 중세국어의 ‘트렛’은 ‘等屬’의 뜻을 지닌 말인데, 형태 구조를 알기 어렵다. ‘트레’나 ‘틀’이 보이지 않고 늘 ‘트렛’으로 나타난다. 지시 대명사 ‘이’에 결합한 ‘이 트렛’도 보이며, 한문 원문의 ‘等엣’과 대응되는 ‘트렛’도 보인다. 의미 면에서는 복수의 ‘ᄃᆞᆶ’에 ‘앳(부사격조사+관형격조사)’이 결합한 ‘햇’과 유사하다. 다음 예문의 ①과 ②는 동일 원문을 달리 번역한 것인데, ‘트렛’이 ‘等’과 짝을 이루고 있다. ③은 ‘트랫’이 쓰인 예인데, 이는 오각일 가능성이 있다. ¶①樂 니 놀애 춤 等엣 죄라〈월인석보 11:28ㄱ〉. ②樂 니 놀애 춤 트렛 죄라〈석보상절 13:9ㄱ〉. ③이 트랫 에구든 衆生〈석보상절 11:7ㄴ-8ㄱ〉.
염부뎨주012)
염부뎨:
염부제(閻浮提). ‘염부제’는 인간세계 또는 현세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다.
즁이 신구의업주013)
신구의업:
신구의업(身口意業). ‘삼업(三業)’이라고도 한다. ①몸으로 짓는 신업(身業), ②말로써 짓는 구업(口業), ③생각으로 짓는 의업(意業) 등의 세 가지 업을 말함. 신업과 구업은 신체적 활동, 의업은 정신적 활동. 불교에서는 그 가운데 의업을 제일 중요시한다. 의지가 있어야 업이 성립된다고 강조하는 불교에 반해, 자이나교에서는 의도(意圖) 없이 하는 일체의 행위가 모두 업이 된다고 하여 신업을 강조한다. 불교에서는 4성제(聖諦)에 따라 3업을 바르게 하는 것을 정업(正業)이라 하며, 8정도(正道)의 하나로 꼽는다.
모딘주014)
모딘:
모진. 악한. 모딜-[惡]+ㄴ(관형사형 어미).
습므로주015)
습므로:
습(習)으로. 습기(習氣)로. ‘습(習)’은 갖가지 번뇌의 결과로서 습관이 된 버릇이나 어떤 성벽(性癖) 등을 가리킨다. ‘습으로’가 더 적절해 보이는데, ‘습ᄒᆞ므로’가 쓰였다. 『월인석보』(21상:67ㄴ-68ㄱ)에는 ‘身口意業 모딘 스로 果 자’로 되어 있다. ‘ᄇᆡᄒᆞᆺ’이 ‘習’이다. ¶願 分別 마쇼셔 그 부톄 地藏菩薩려 니샤 一切 衆生이 解脫 몯니 性識이 一定호미 업서 惡習으로 業을 며 善習으로 果 자 善며 惡야 境을 조차 나 五道애 그우녀〈月釋21:48b〉.
과을 자 쳔 보응을주016)
보응을:
보응을 받는 것을. ‘즁이 신구의업 모딘 습므로 과을 자 쳔 보응을 이 약히 니노니’는 오역이다. 이 부분의 원문은 ‘身口意業惡習結果 百千報應 今粗略說’(벽송암판 상27ㄱ)이다. 이 부분이 『월인석보』(21상:67ㄴ-69ㄱ)에서는 ‘身口意業 모딘 ᄇᆡᄒᆞ스로 果ᄅᆞᆯ ᄆᆡ자 百千 報應을 이제 멀톄로 니ᄅᆞ노니’로 번역되어 있는데, 이 부분은 ‘果’가 ‘百千報應’을 수식하는 것으로 보고, ‘… 모딘 ᄇᆡᄒᆞ스로 ᄆᆡ즌 果ㅅ …’ 정도로 번역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벽송암판에도 ‘結果’ 뒤에 구결 ‘’가 적혀 있다.
이주017)
이:
이제. 이제〉이ᄌᆡ. 오늘날의 ‘이제’는 발화시와 일치하나, 중세국어의 ‘이제’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쓰인다. 원문이 ‘今’일 때에는 ‘지금’의 뜻으로 쓰인 부사(합성어)이지만, 그 밖의 경우(예: 於是)에는 ‘이때에’의 뜻으로 쓰인 것이다.
약히주018)
약히:
약(略)히. 간략하게.
니노니주019)
니노니:
이르노니. 일렀으니. 『월인석보』(21상:68ㄱ)에도 ‘니ᄅᆞ노니’로 적혀 있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말을 마무리하는 대목이므로 과거 시제로 번역할 수 있는데, 현재 시제로 번역하였다. 오역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오독하기 쉬운 부분이다. 벽송암판에도 ‘今粗略說’로 적혀 있다.
주020)
ᄀᆞᄐᆞᆫ:
같은 면(面) 제6행의 ‘ᄀᆞᆺᄐᆞᆫ’과 다른 표기를 보여 준다. 이 책에는 ‘ᄀᆞᄐᆞᆫ, ᄀᆞᆺᄐᆞᆫ, ᄀᆞᆮᄐᆞᆫ, ᄀᆞᆺᄒᆞᆫ’이 두루 나타난다. 앞의 것과 마찬가지로 ‘이 ᄀᆞᄐᆞᆫ’이 『월인석보』(21상:68ㄱ)에는 ‘이트렛’으로 적혀 있다. 원문도 같다.
념부뎨 즁에주021)
즁에:
중생의. 중생이. ‘에’는 부사격 조사가 아니고, 주어적 관형격 조사이다. 『월인석보』(21상:68ㄱ)에는 ‘ᄋᆡ’가 쓰였는데, 이 책에서는 ‘에’로 바뀌었다. 오늘날 관형격 조사 ‘의’를 쓸 자리에 ‘에’를 잘못 쓰기도 하는 것은 ‘의’가 [에]로 발음되는 현상 때문인데, 이 [에] 발음은 ‘ᄋᆡ’가 단모음화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즉 관형격 조사 ‘ᄋᆡ’가 단모음화하여 [애] 또는 [에]로 발음되었을 것이다.
감주022)
감:
받는. ‘感’은 ‘받음’을 뜻한다.
차별주023)
차별:
차별(差別). 차이. 오늘날의 ‘차별’과는 의미가 다르다.
 디장보살이 쳔 방변주024)
방변:
방편(方便). 진실한 법으로 이끌기 위해서 임시적으로 쓰는 방법. ‘便’의 전통 독음에는 ‘편, 변’ 둘이 있었다. 동국정운음은 ‘뼌, ·뼌’이었다〈동국정운 3:17ㄴ〉.
으로 교화니 이

지장경언해 상:33ㄱ

즁이 몬져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헐어 쓴 이를 만나면, 구하는 것이 끊어질 응보를 이르고, 내가 높다(=잘났다)고 생각하는 이를 만나면, 낮게 부림을 받을 응보를 이르고, 두 혀로(=두 가지 다른 말로) 싸우는(=싸움을 붙이는) 이를 만나면, 혀가 없거나 백 개의 혀를 가지게 될 응보를 일러 주고, 사견(邪見)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변방에 태어날 응보를 일러 주어,(=일러 주었다.) 이와 같은 염부제 중생이 신구의업 나쁜 습성으로 과(果)를 맺어서 백천 가지 보응을 받는 것을(=나쁜 습성의 결과인 백천 가지 응보를 받는 것을) 이제 대략 이르노니(일렀으니), 이 같은 염부제 중생이 업보를 받는 차이를 지장보살이 백천 가지 방편으로 교화하나니, 이 중생이 먼저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원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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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만나던:만나면. 중세국어의 ‘맛나ᄃᆞᆫ’에 해당한다.
주002)
귿처딜:끊어질. 없어질. 긏-[絶]+어(보조적 연결 어미)+디(피동 보조동사 어간)+ㄹ(관형사형 어미).
주003)
노풀와:높다. 중세국어의 ‘노포라(높-+오/우+라)’에 해당한다. ‘노포롸’에서 ‘ㅗ→ㅜ’의 변화가 일어난 결과로 보인다. ‘노포롸’의 구조는 ‘높-[高]+오롸’이다. ‘-오롸’는 ‘-오라’에서 발달한 것인데, 16세기에 나타난다. 이 종결 형식의 변천 과정은 ‘-오라〉-오롸〉-(으)롸’로 정리할 수 있다.
주004)
초:낮게. ᄂᆞᆽ-[低]+호(사동 접미사). 어간 ‘ᄂᆞ초-’가 부사 파생 접미사 없이 바로 부사로 파생된 것으로 보인다. 『월인석보』(21상:67ㄴ)에는 ‘ᄂᆞᆺ가ᄫᅵ’로 적혀 있다.
주005)
부리올:부림을 받을. 부리-[使]+이(피동 접미사)+올(관형사형 어미). 『월인석보』(21상:67ㄴ)에는 ‘브리이ᇙ’로 적혀 있다.
주006)
양셜:양설(兩舌). 이간질하는 말.
주007)
셜:백설(百舌). 백 개의 혀.
주008)
의:변방에. ᄀᆞᆺ[邊]+ᄯᅡ[地]+의(부사격 조사). 중세국어에서 관형격 조사와 모양이 같은 ‘의/’가 부사격 조사로 쓰이기도 하였다. 대개 신체 지칭어, 방위 지칭어, 시간 지칭어 등 특수 어휘가 ‘애/에/예’ 대신 이러한 부사격 조사를 취한다. 이것이 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인데, 이 책에서는 ‘의’가 그러한 고유 기능을 상실하고 광범위한 명사 뒤에 쓰였다.
주009)
슈보을:태어날 응보를. 수생보(受生報)를. ‘ᄀᆞᆮ ᄯᅡ의 슈보을’은 비문법적이다. 부사어 ‘ᄯᅡ의’의 피수식어가 없는 것이다. 『월인석보』(21상:67ㄴ)에는 ‘ᄀᆞᆺ ᄯᅡ해 受生報ᄅᆞᆯ’로 번역되어 있는데, 이것도 마찬가지이다.
주010)
닐러:일러. 니르-[謂]+어(연결 어미). 여기의 ‘-어’는 종결 어미가 쓰일 자리에 쓰였다.
주011)
:같은. 이 책에는 ‘ᄀᆞᄐᆞᆫ, ᄀᆞᆺᄐᆞᆫ, ᄀᆞᆮᄐᆞᆫ, ᄀᆞᆺᄒᆞᆫ’이 두루 나타난다. ᄀᆞᇀ-[如]+ᄋᆞᆫ. ‘이 ᄀᆞᆺᄐᆞᆫ 념부뎨 즁’의 원문은 ‘如是等閻浮提衆生’이므로, ‘이 ’이 ‘如是等’의 번역임을 알 수 있다. 『월인석보』(21상:67ㄴ)에서는 ‘이트렛’으로 번역되었다. 둘 다 ‘如是等’을 관형어로 번역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의 ‘如是等’은 ‘閻浮提衆生’을 수식하는 관형어가 아니라, 지금까지의 내용을 요약하는 성격의 부사어로 보인다. 현대국어로 번역한다면, ‘이와 같이’가 적절할 것이다. 만약 ‘如’가 ‘閻浮提衆生(염부뎨 즁)’을 수식하는 관형어라면, 이 자리에 ‘等’을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 한편 ‘트렛’은 ‘等’의 번역으로 쓰였는데, ‘따위’ 정도의 의미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 ‘이트렛’이 ‘이 ᄀᆞᆺᄐᆞᆫ’으로 교체된 것은 ‘이트렛’이 집필자가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생산성을 잃었음을 암시한다. 중세국어의 ‘트렛’은 ‘等屬’의 뜻을 지닌 말인데, 형태 구조를 알기 어렵다. ‘트레’나 ‘틀’이 보이지 않고 늘 ‘트렛’으로 나타난다. 지시 대명사 ‘이’에 결합한 ‘이 트렛’도 보이며, 한문 원문의 ‘等엣’과 대응되는 ‘트렛’도 보인다. 의미 면에서는 복수의 ‘ᄃᆞᆶ’에 ‘앳(부사격조사+관형격조사)’이 결합한 ‘햇’과 유사하다. 다음 예문의 ①과 ②는 동일 원문을 달리 번역한 것인데, ‘트렛’이 ‘等’과 짝을 이루고 있다. ③은 ‘트랫’이 쓰인 예인데, 이는 오각일 가능성이 있다. ¶①樂 니 놀애 춤 等엣 죄라〈월인석보 11:28ㄱ〉. ②樂 니 놀애 춤 트렛 죄라〈석보상절 13:9ㄱ〉. ③이 트랫 에구든 衆生〈석보상절 11:7ㄴ-8ㄱ〉.
주012)
염부뎨:염부제(閻浮提). ‘염부제’는 인간세계 또는 현세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다.
주013)
신구의업:신구의업(身口意業). ‘삼업(三業)’이라고도 한다. ①몸으로 짓는 신업(身業), ②말로써 짓는 구업(口業), ③생각으로 짓는 의업(意業) 등의 세 가지 업을 말함. 신업과 구업은 신체적 활동, 의업은 정신적 활동. 불교에서는 그 가운데 의업을 제일 중요시한다. 의지가 있어야 업이 성립된다고 강조하는 불교에 반해, 자이나교에서는 의도(意圖) 없이 하는 일체의 행위가 모두 업이 된다고 하여 신업을 강조한다. 불교에서는 4성제(聖諦)에 따라 3업을 바르게 하는 것을 정업(正業)이라 하며, 8정도(正道)의 하나로 꼽는다.
주014)
모딘:모진. 악한. 모딜-[惡]+ㄴ(관형사형 어미).
주015)
습므로:습(習)으로. 습기(習氣)로. ‘습(習)’은 갖가지 번뇌의 결과로서 습관이 된 버릇이나 어떤 성벽(性癖) 등을 가리킨다. ‘습으로’가 더 적절해 보이는데, ‘습ᄒᆞ므로’가 쓰였다. 『월인석보』(21상:67ㄴ-68ㄱ)에는 ‘身口意業 모딘 스로 果 자’로 되어 있다. ‘ᄇᆡᄒᆞᆺ’이 ‘習’이다. ¶願 分別 마쇼셔 그 부톄 地藏菩薩려 니샤 一切 衆生이 解脫 몯니 性識이 一定호미 업서 惡習으로 業을 며 善習으로 果 자 善며 惡야 境을 조차 나 五道애 그우녀〈月釋21:48b〉.
주016)
보응을:보응을 받는 것을. ‘즁이 신구의업 모딘 습므로 과을 자 쳔 보응을 이 약히 니노니’는 오역이다. 이 부분의 원문은 ‘身口意業惡習結果 百千報應 今粗略說’(벽송암판 상27ㄱ)이다. 이 부분이 『월인석보』(21상:67ㄴ-69ㄱ)에서는 ‘身口意業 모딘 ᄇᆡᄒᆞ스로 果ᄅᆞᆯ ᄆᆡ자 百千 報應을 이제 멀톄로 니ᄅᆞ노니’로 번역되어 있는데, 이 부분은 ‘果’가 ‘百千報應’을 수식하는 것으로 보고, ‘… 모딘 ᄇᆡᄒᆞ스로 ᄆᆡ즌 果ㅅ …’ 정도로 번역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벽송암판에도 ‘結果’ 뒤에 구결 ‘’가 적혀 있다.
주017)
이:이제. 이제〉이ᄌᆡ. 오늘날의 ‘이제’는 발화시와 일치하나, 중세국어의 ‘이제’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쓰인다. 원문이 ‘今’일 때에는 ‘지금’의 뜻으로 쓰인 부사(합성어)이지만, 그 밖의 경우(예: 於是)에는 ‘이때에’의 뜻으로 쓰인 것이다.
주018)
약히:약(略)히. 간략하게.
주019)
니노니:이르노니. 일렀으니. 『월인석보』(21상:68ㄱ)에도 ‘니ᄅᆞ노니’로 적혀 있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말을 마무리하는 대목이므로 과거 시제로 번역할 수 있는데, 현재 시제로 번역하였다. 오역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오독하기 쉬운 부분이다. 벽송암판에도 ‘今粗略說’로 적혀 있다.
주020)
ᄀᆞᄐᆞᆫ:같은 면(面) 제6행의 ‘ᄀᆞᆺᄐᆞᆫ’과 다른 표기를 보여 준다. 이 책에는 ‘ᄀᆞᄐᆞᆫ, ᄀᆞᆺᄐᆞᆫ, ᄀᆞᆮᄐᆞᆫ, ᄀᆞᆺᄒᆞᆫ’이 두루 나타난다. 앞의 것과 마찬가지로 ‘이 ᄀᆞᄐᆞᆫ’이 『월인석보』(21상:68ㄱ)에는 ‘이트렛’으로 적혀 있다. 원문도 같다.
주021)
즁에:중생의. 중생이. ‘에’는 부사격 조사가 아니고, 주어적 관형격 조사이다. 『월인석보』(21상:68ㄱ)에는 ‘ᄋᆡ’가 쓰였는데, 이 책에서는 ‘에’로 바뀌었다. 오늘날 관형격 조사 ‘의’를 쓸 자리에 ‘에’를 잘못 쓰기도 하는 것은 ‘의’가 [에]로 발음되는 현상 때문인데, 이 [에] 발음은 ‘ᄋᆡ’가 단모음화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즉 관형격 조사 ‘ᄋᆡ’가 단모음화하여 [애] 또는 [에]로 발음되었을 것이다.
주022)
감:받는. ‘感’은 ‘받음’을 뜻한다.
주023)
차별:차별(差別). 차이. 오늘날의 ‘차별’과는 의미가 다르다.
주024)
방변:방편(方便). 진실한 법으로 이끌기 위해서 임시적으로 쓰는 방법. ‘便’의 전통 독음에는 ‘편, 변’ 둘이 있었다. 동국정운음은 ‘뼌, ·뼌’이었다〈동국정운 3:17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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