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주001) 급ᄭᅴ:중세국어의 ‘그ᄢᅴ’의 ‘ㅂ’을 앞 음절 받침으로 표기한 것이다. 그+ᄢᅳ[時]+의(부사격 조사). 중세국어에서 관형격 조사와 모양이 같은 ‘의/’가 부사격 조사로 쓰이기도 하였다. 대개 신체 지칭어, 방위 지칭어, 시간 지칭어 등 특수 어휘가 ‘애/에/예’ 대신 이러한 부사격 조사를 취한다. 이것이 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인데, 이 책에서는 ‘의’가 그러한 고유 기능을 상실하고, 광범위한 명사 뒤에 쓰였다.
쳔만억 블가 블가의 불가량 불가셜 무량
아승기주002) 아승기:아승기(阿僧祇). 산스크리트어 ‘asaṃkhya’의 음역. 10의 59승.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고 많은 것을 뜻함. 무량(無量) 무한(無限)하여 끝이 없는 것. 매우 크고 거대한 것을 가리킴.
셰계에 인 디옥에 분신신 디장보살이 다 와
도리텬궁주003) 도리텬궁:도리천궁(忉利天宮). ‘도리천’은 ‘삼십삼천(三十三天)’이라고도 한다. 욕계 6천의 제2천. 달리야달리사천(怛唎耶怛唎奢天), 【私記】다라야등릉사천(多羅夜登陵舍天)이라고 하고 33천이라 번역한다. 남섬부주(南贍部洲) 위에 8만 유순 되는 수미산 꼭대기에 있다. 중앙에 선견성(善見城)이라는, 4면이 8만 유순씩 되는 큰 성이 있고, 이 성 안에 제석천(帝釋天)이 있고, 사방에는 각기 8성이 있는데, 그 권속인 하늘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사방 8성인 32성에 선견성을 더하여 33이 된다.
에
모다신이주004) 모다신이:모이셨더니. 모이셨는데. 몯-[集]+앗(완료지속상 선어말 어미)+더+시+니.
여 신녁으로 각각
방변주005) 방변:‘방면(方面)’의 잘못이다. 『월인석보』(21상:30ㄱ)에는 ‘方面’으로 적혀 있다.
으로 하탈 득ᄒᆡ야
업도주006) 업도:업도(業道). 고락(苦樂)의 과보를 감수하게 하는 선악의 업. 신·구·의(身口意)의 3업. 이것은 사람을 6취(趣)의 윤회 세계로 가게 하는 길이 되므로, ‘업도’라고 한다. 여기서는 ‘악업도(惡業道)’의 준말로 쓰였다.
로셔주007) 로셔:-로부터. ‘로셔’의 기원적 구조는 ‘로(부사격 조사)+이시/시-[在]+어(연결 어미)’이다. 현대국어에서도 ‘로서’가 이러한 뜻을 나타내는 일이 있다. 이것은 ‘로/으로’가 [도착점]만이 아니라 [출발점]을 나타내기도 했던 사실과 관련이 있다. 기독교계에서는 성경을 읽을 때에 ‘◌◌◌ 2장 7절로 8절까지 봉독하겠습니다.’와 같이 말한다. “사랑은 겁 없는 가슴으로서 부드러운 님의 가슴에 건너매여진 일렁일렁 흔들리는 실이니”(변영로, 「사랑은」)에서는 ‘로서’가 ‘출발점’을 나타내고 있다.
난주008) 사ᄃᆞᆯ과주009) 사ᄃᆞᆯ과:사람들과. ‘ᄃᆞᆯㅎ’이 ㅎ말음체언이었기 때문에 중세 문헌에서는 ‘ᄃᆞᆯ콰’로 적혔다.
각각 쳔만억
나유타주010) 내유타:나유타(那由陀). 『월인석보』(21상:30ㄴ)에는 ‘那낭由유ᇢ他탕’로 적혀 있다. 이 책의 한자음 표기는 아주 혼란스럽다. ‘나유타’를 ‘내유타’로 표기할 수 있었던 것은 ㅐ’가 이중모음 [aj]이었기 때문이다. 즉 ‘나유타’와 ‘내유타’는 거의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같이 실현된다. 인도의 수량 단위. 천억(千億)에 해당한다. ‘조(兆)’ 또는 ‘구(溝)’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쉬러니주011) 쉬러니:수(數)이더니.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에서는 ‘-더-’가 ‘-러-’로 교체된다.
모다주012) 모다:모두. 동사의 활용형으로 쓰여 ‘모여’를 뜻하기도 한다. 그때의 구조는 ‘몯-[集](동사 어간)+아(연결 어미)’이다.
향화 가져와 부텻 공양옵니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그때에 백천만억 불가사(不可思) 불가의(不可議) 불가량(不可量) 불가설(不可說) 무량(無量) 아승기(阿僧祗)의 세계에 있는 지옥에 분신(分身)하신 지장보살이 다 와서 도리천궁(忉利天宮)에 모이셨는데, 여래(如來)의 신력(神力)으로 각각의 방면(분야)으로 해탈을 얻어서, 업도(業道)로부터 벗어난 사람들과 또 각각 천만억 나유타(那由陀) 수(數)였는데, 모두들 향화(香華)를 가져와 부처께 공양하옵더니,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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