뎨셕이주001) 뎨셕이:제석이. ‘뎨셕’은 ‘제석천(帝釋天)’이다. 석제환인다라(釋提桓因陀羅). 불교 우주관의 중심 산인 수미산의 정상부에 있는, 도리천의 제왕이다. 불법을 보호하고 불법에 귀의하는 사람들을 보호한다. 이 책에는 ‘졔셕(2ㄱ)’도 나타난다. 15세기 ‘帝’의 독음이 ‘뎨’였으므로, 공존하는 ‘뎨, 졔’ 중 ‘뎨’는 의고적 표기이다.
셰존주002) 셰존:석가세존께. 세존(世尊)은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이라는 뜻이다. 석가모니를 부르는 열 가지 호칭 중 하나이다. 산스크리트어로는 ‘bhagavat’인데, 이를 음역하여 ‘바가바(婆伽婆), 박가범(薄伽梵)’이라고도 한다. ‘ᄭᅴ’는 높임의 부사격 조사이다. 현대국어 ‘께’에 해당한다.
쳥오ᄃᆡ주003) 쳥오:청하오되. 쳥(請)+ᄒᆞ-+ᄉᆞ오(겸양 표지)+오ᄃᆡ. ‘ᄒᆞᄉᆞ오ᄃᆡ’는 15세기의 ‘ᄒᆞᅀᆞᄫᆞᄃᆡ’가 발달한 것이다. ‘ᄒᆞᅀᆞᄫᆞᄃᆡ’는 ‘ᄒᆞᄋᆞ오ᄃᆡ’를 거쳐 ‘ᄒᆞ오ᄃᆡ’로 발달하기도 하지만, 여기서처럼 ‘ㅿ’이 ‘ㅅ’으로 변하여 ‘ᄒᆞᄉᆞ오ᄃᆡ’로 발달하기도 한다. 겸양의 선어말어미 ‘-//-’은 중세국어에서는 객체(목적어나 부사어로 나타나는 대상)에 대한 주체의 겸양을 표시하다가, 근대국어 시기에 청자에 대한 화자의 겸양을 나타내게 되면서, 청자 존대 형태소로도 쓰이게 된다.
도리텬주004) 도리텬:도리천(忉利天). 삼십삼천(三十三天). 욕계 6천의 제2천. 달리야달리사천(怛唎耶怛唎奢天), 다라야등릉사천(多羅夜登陵舍天)이라고 하고, 33천이라 번역한다. 남섬부주(南贍部洲) 위에 8만 유순 되는 수미산 꼭대기에 있다. 중앙에 선견성(善見城)이라는, 4면이 8만 유순씩 되는 큰 성이 있고, 이 성 안에 제석천(帝釋天)이 있고, 사방에는 각기 8성이 있는데, 그 권속인 하늘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사방 8성인 32성에 선견성을 더하여, 33이 된다.
에 가
어마님주005) 어마님:어머님. 중세국어에서는 ‘어마님’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나는데, 16세기 문헌에서 ‘어머님’이 드물게 나타난다. ¶어머님〈삼강행실도 동경본 忠 31ㄴ〉 〈번역노걸대 하 3ㄴ-4ㄱ〉. 석가모니 부처님의 모친 마야 부인은 석가모니를 낳은 후 17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보쇼셔 ○
문슈ㅣ주006) 문슈ㅣ:문수사리보살(文殊師利菩薩)이. 한자를 사용할 때에는 ‘文殊ㅣ’로 표기하고 한글을 사용할 경우에는 ‘문ᄉᆔ’로 표기하는 것이 원칙이다. ‘문수’는 ‘mañjuśrī(만주슈리)’의 음역이다. ‘만주(mañju)’ 즉 ‘문수’는 ‘묘(妙)’를 뜻하고, ‘슈리(śrī)’ 즉 ‘사리’는 ‘두(頭), 덕(德), 길상(吉祥)’을 뜻한다. 그러므로 ‘문수사리’는 매우 지혜가 뛰어나서, 묘한 공덕을 지녔다는 뜻이다. 문수사리는 항상 부처님의 왼쪽에 자리를 잡고서, 불법의 지혜를 상징한다. 존상의 모습은 대체로 바른손에는 지혜의 칼을 들고, 왼손에는 청련화를 쥐고 있으며, 위엄과 용맹을 나타내기 위해서, 사자를 타고 있다. ‘만수실리(曼殊室利), 만수시리(滿殊尸利), 문수시리(文殊尸利), 문수지리(文殊支利), 묘덕(妙德), 묘수(妙首), 묘길상(妙吉祥), 보수(普首)’라고도 한다. ‘문슈ㅣ’ 앞에 빈 칸이 있는데, 규칙성이 없다.
마야 쳥샤
환희원주007) 환희원:환희원(歡喜園, 歡喜苑). 도리천에 있는 제석천의 네 정원 중의 하나. 희견성(喜見城)의 바깥 북쪽에 있다. 신들이 이곳으로 들어가면, 스스로 환희를 일으킨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석가모니가 탄생한 룸비니 동산을 뜻하기도 한다.
에 가
아님주008) 아님:아드님. 중세국어 문헌에서 ‘아ᄃᆞᆯ님’과 ‘아ᄃᆞ님’이 공존하였다. ¶아ᄃᆞᆯ님〈월인석보 8:84ㄴ〉 〈월인석보 14:2ㄴ〉. ¶아ᄃᆞ님〈석보상절 6:17ㄱ〉 〈월인석보 2:4ㄴ〉 〈소학언해 4:12ㄴ〉.
보쇼셔 광명이
터러긔주009) 터러긔:털에서. 터럭+의(부사격 조사). 여기의 ‘의’는 [처소]가 아니라 [출발점]을 나타낸다. ‘의/’는 관형격 조사와 형태가 같은데, 대개 신체 지칭어, 방위 지칭어, 시간 지칭어 등 특수 어휘가 ‘애/에/예’ 대신 이러한 부사격 조사를 취한다. ‘터럭’은 ‘털+억’의 구조임이 분명한데, ‘오라기(올+악+이)’에서도 ‘-억/악’의 존재가 이 확인된다.
나샤 셰계에
비최신니주010) 비최신니:비치시니. 비최-+시+니. 『월인석보』(21상:1ㄴ)에는 ‘비취시니’로 나타난다. ‘-시니’가 ‘-신니’로 중철된 것이다.
고지주011) 도다
븟톄주012) 븟톄:부처가. 브텨+ㅣ. ‘브톄’가 ‘븟톄’로 중철된 것이다.
안시니주013) 안시니:앉으시니. 앉-[坐]+ᄋᆞ시(주체 존대 선어말 어미)+니. 주체는 화불(化佛)들이다. 부처의 수많은 화신들이 꽃송이마다 앉으신 것이다. ‘-니’는 연결 어미로도 쓰였지만, 문장 종결의 기능도 있었다. 그러한 기능은 『용비어천가』와 『월인천강지곡』 등의 운문에서 현저하다. 이 역주에서는 종결 어미 ‘-니’를 문맥에 따라 적절한 종결 형식으로 번역할 것이다.
유즙이주014) 이베
드르샤주015) 드르샤:들어가시어. 들-+으시+아. 주체가 ‘유즙’인데 그 서술어에 ‘-시-’를 쓴 것은 마야부인에 대한 간접높임이다.
셰계주016) 셰계:세계가. 셰계+Ø(주격 조사). ‘계’의 마지막 요소인 음절부음 [j] 때문에 주격 조사가 외현되지 않은 것이다.
드러치니주017) 드러치니:진동하니. 들-+어+치-+니. 상서로운 일이 있을 때에 대지가 진동하는데 여섯 가지 모양이 있어서 이를 ‘육종진동(六種震動)’이라 한다.
고지
픠고주018) 픠고:피고. 픠-[開花]+고. 프다〉픠다. 『월인석보』(21상:2ㄱ)에는 ‘프고’로 표기되어 있다.
여주019) 여:열매. 열-+ᄋᆞᆷ(명사 파생 접미사). 여름〉여ᄅᆞᆷ. 『월인석보』(21상:2ㄱ)에는 ‘여름’으로 표기되어 있다.
여오니주020) 여오니:열리오니. 열-+ᄉᆞ오+니. ‘ㅅ’ 앞에서 ‘ㄹ’이 탈락한 것이다. 『월인석보』(21상:2ㄱ)에는 ‘여ᅀᆞᄫᆞ니’로 표기되어 있다. ‘-ᅀᆞᄫᆞ-’는 ‘-ᄋᆞ오-’를 거쳐 ‘-오-’로 발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ᄉᆞ오-’로 발달하기도 하였다. 무정물인 ‘여ᄅᆞᆷ(=열매)’이 열리는 사태’에 [겸양]의 ‘-ᄉᆞ오-’가 쓰인 것이 특이하다. ‘열매가 열리는 사태’가 특정 인물에게 영향을 미치는 행위가 아니라는 점에서 볼 때에도 여기의 ‘-ᄉᆞ오-’는 특이하다. ‘도리천에 있는 멀리 마야 부인의 젖이 사바세계에 있는 아들인 부처님의 입에 흘러들어가는 기적’의 놀라움을 찬탄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그런데 『석보상절』 부분인 3ㄱ에서는 겸양 형태소가 없는 ‘여ᄅᆞᆷ도 여러 닉더라’로 나타난다.
처엄주021) 바라오와주022) 바라오와:바라보아. 바라-[望]+오(겸양 선어말 어미)+아(연결 어미). 『월인석보』(21상:2ㄱ)에는 ‘ᄇᆞ라ᅀᆞᄫᅡ’로 나타난다. 여기서 단어의 제1음절에서 ‘ㆍ’의 변별성이 사라진 것을 볼 수 있다. 한편 ‘ᄇᆞ라ᅀᆞᄫᅡ’가 ‘ᄇᆞ라ᄉᆞ와’로 발달하지 않고, ‘바라오와’로 발달한 것은 앞에 나타난 ‘여ᄉᆞ오니’와 다른 양상이다.
녈반을주023) 녈반을:열반경을. 『열반경』의 정식 명칭은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이다. 석가모니가 입멸할 때 설한 내용을 담은 경이다. ‘涅槃(열반)’은 산스크리트어 ‘nirvāṇa’의 음역이다. 탐(貪), 진(瞋), 치(痴), 세 가지 독심(毒心)을 끊고, 고요해진 평정의 경지를 뜻한다. 부처의 죽음을 뜻하기도 하는데, 여기의 ‘열반’은 ‘열반경’을 뜻한다.
듣오시고주024) 듣오시고:듣-[聞]+ᄌᆞ오(주체 겸양 선어말 어미)+시(주체 존대 선어말 어미)+고. 객체인 석가모니가 주체인 마야 부인의 아들이지만, 석가모니는 모든 사람에게 존대의 대상이기 때문에 ‘-ᄌᆞ오-’를 사용한 것이다.
번노
여희지장경언해 상:1ㄴ
시고주025) 여희시고:떨쳐내시고. 벗어나시고. 『월인석보』(21상:2ㄱ)의 ‘여희시니’가 여기서는 ‘여희시고’로 바뀌었는데, 이는 잘못이다. 그 다음의 빈 칸도 일관성이 없다. 이 면(面)에는 특이하게도 6군데의 빈 칸이 있다. 한편 현대국어 ‘여의다’는 대개 ‘사별(死別)’의 의미로 쓰이고 있으며, 사람이 목적어로 쓰인다. ‘딸을 시집보내다’란 의미도 있지만, 그런 의미는 거의 소멸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중세국어나 근대국어에서는 ‘여희다’의 목적어가 다양하게 나타난다. 사람 외에 ‘貪欲, 밤(夜), 恩愛, 受苦, 惡趣, 몸, 病, 욕(辱)’ 등이 목적어로 쓰일 수 있었다.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월인천강지곡 기412〉
주026) 〈월인천강지곡〉:*원본에는 월인천강지곡 곡차 구분이 없으나, 열람의 편의를 위해 곡차 번호를 넣고 단락을 구분하였음.
제석천이 세존께 청하오되, “도리천에 가서 어머님을 뵈오소서.” ◯문수보살이 마야부인께 청하오되, “환희원에 가 아드님 보시옵소서.”
〈월인천강지곡 기413〉
광명이 터럭에서 나시어 세계에 비치시니, 꽃이 돋아 〈꽃의 가운데마다〉 부처들이 앉으셨네. 유즙(乳汁)이 입에 들어가시어 세계가 들어치니,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었네.
〈월인천강지곡 기414 상절부〉
처음 바라보옵고 열반경을 들으시고, 번뇌를 여의시고,(=여의셨네.)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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