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발원야주001) 왕이 발원야:앞의 ‘ 왕이 발원’ 참조.
죄고 듕을
기리주002) 기리:길이. 길-[長, 永]+이(부사 파생 접미사). ‘길다’에서 파생된 명사는 ‘기릐’이다. 이른바 척도류(尺度類) 형용사들은 명사 파생 접미사로는 ‘-/의’를, 부사 파생 접미사로는 ‘-이’를 취한다. ‘기릐(명사) : 기리(부사)’, ‘기픠(명사) : 기피(부사)’, ‘노(명사) : 노피(부사)’와 같다. 그러나 파생명사 ‘기릐’는 ‘기리’로 나타나는 일도 있었다. ¶羅睺阿脩羅王 本來ㅅ 기리 七百 由旬이오 큰 威力이 잇니〈석보상절 13:9ㄴ〉.
지장경언해 상:25ㄱ
도탈고 셩불코져 원티 안니더니 디장보살이 긔라 과거 무량
아승기주003) 아승기:아승기(阿僧祇). 산스크리트어 ‘asaṃkhya’의 음역. 10의 59승(乘).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고 많은 것을 뜻함. 무량(無量) 무한(無限)하여 끝이 없는 것. 매우 크고 거대한 것을 가리킴.
겁에 부톄 셰간의 낫더신이 일호미
쳥졍년화목여러신니주004) 쳥졍년화목여러신니:청정연화목여래(淸淨蓮華目如來)이시더니. 쳥졍년화목여+이(서술격 조사 어간)+더/러+시+니. 이중모음의 음절부음 [j] 뒤에서 서술격 조사 어간이 외현되지 않은 것이다.
그 부텻 목수미 십 겁이러신니
샹법주005) 샹법:상법(像法). 3시(時)의 하나. 정법(正法) 시대와 비슷한 시기를 가리킴. 상(像)은 비슷하다는 뜻. 부처님이 입멸한 뒤, 정법 시대인 500년이 지난 뒤, 다시 500년 또는 1,000년 동안을 가리킴. 그 시기는 정법 시대와 비슷한 시기라고 함. 교(敎), 행(行), 증(證)이 모두 갖추어진 정법 시대에 비해서 증(證)은 없는 시기이다.
듕에
나한니주006) 나한니:나한(羅漢)이. 나한(羅漢)은 ‘아라한(阿羅漢)’의 준말. 번역하여 ‘응공(應供), 응진(應眞)’이라고 한다. 수행의 완성자. 소승불교에서 수행의 최고 단계에 도달한 성자. 모든 번뇌를 끊어 열반에 든 최고 단계에 있는 사람.
이셔
듕주007) 듕:중생(衆生). 이 책에는 ‘즁ᄉᆡᆼ’과 ‘듕ᄉᆡᆼ’이 공존한다. 중세국어 어형이 ‘쥬ᇰᄉᆡᇰ’이었으므로 ‘듕ᄉᆡᆼ’은 구개음화에 따른 과잉교정이다. 한편 중세국어 문헌에서는 한글로 표기된 ‘쥬ᇰᄉᆡᇰ’은 [獸]를, 한자로 표기된 ‘衆生’은 오늘날의 ‘중생(衆生)’을 뜻하였다.
을
복도주008) 더니
녀인을주009) 녀인을:여인(女人)을. 『월인석보』(21상:52ㄴ)에는 ‘겨지블’로 적혀 있다.
만나니주010) 만나니:만나니. 맛나다〉만나다. ‘맛나다’의 ‘맛’은 ‘맞’에 8종성 표기 규칙이 적용된 것이다. ‘맛〉만’은 자음동화 현상이 표기에 반영된 것이다.
일호미 광목이러니 밥 지어 공양거을 나한이
므르주011) 므르:묻되. 『월인석보』(21상:53ㄱ)에 ‘무로ᄃᆡ’로 적혀 있으므로, ‘므르ᄃᆡ’의 ‘므’는 원순모음화에 따른 과잉교정이다.
얻던 원을
다주012) 다:하느냐. ‘-ㄴ다’는 2인칭 주어문에 쓰이는 안 높임 의문 종결 어미이다. ‘원(願)을 ᄒᆞ다’는 현대국어와는 다른 연어(連語) 규칙을 보여 준다.
광목이 답호되 내 엄미
업슨주013) 업슨:죽은. ‘업슨 날에’는 ‘亡之日’의 번역이다. ‘없다’에는 ‘죽다’의 의미도 있었다. ¶頻頭婆羅王이 업거늘 臣下히 모다 阿育 셰요려 더니〈석보상절 24:12ㄴ〉. 近間애 家戹 맛나 아리 즐어 업스니〈월인석보 1:14ㄱ〉.
날에 복을
부터주014) 부터:‘복을 부터’의 원문은 ‘資福’인데, 『월인석보』(21상:53ㄱ)에서는 ‘福ᄋᆞᆯ 보타’로 번역하였다. ‘보타’는 ‘보타-[添]+아(연결 어미)’의 구조로서, ‘보태어’를 뜻한다. 권상로(1988:297)에서는 ‘명복을 지어서’로 번역하였고, 무비(2001:140쪽)에서는 ‘복을 지어’로 번역하였다. 요컨대 ‘복을 부터’는 ‘福ᄋᆞᆯ 보타’의 ‘보타’를 이해하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 ‘資福’은 ‘복을 도움’을 뜻한다.
구완주015) 구완:구원(救援). 이 책에는 ‘구안’으로 적힌 곳도 있고 ‘구완’으로 적힌 곳도 있다.
야
혀되주016) 내주017) 내:나의. 저의. 나+ㅣ(관형격 조사). 중세국어나 근대국어에서는 청자 높임의 상황에서도 ‘내’가 쓰였다. 1인칭 겸칭의 ‘저’는 19세기 후반기에 출현한다.
엄미 아모 난 즐
몰내다주018) 몰내다:모릅니다. 『월인석보』(21상:53ㄱ)에는 ‘몰래ᅌᅵ다’로 적혀 있다. ‘ㅐ’가 이중모음 [aj]이므로 ‘몰내이다’가 ‘몰내다’로 표기될 수 있었다.
나
지장경언해 상:25ㄴ
한이 어엳비
녀겨주019) 뎡주020) 뎡:선정(禪定). 정신 집중의 수련. 마음을 가라앉혀 명상하는 것. 좌선에 의해 몸과 마음이 깊이 통일된 상태. 마음의 평정. ‘선정(禪定)’의 선(禪)은 원어의 음역이고, 정(定)은 의역임.
에 들어 광목의 엄미을 보니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한 왕이 발원하여 죄고(罪苦) 중생을 길이 도탈하고 성불하고자 원치 아니하던 이는 지장보살이 〈바로〉 그이다. 또 과거 무량 아승기 겁에 부처께서 세간(世間)에 나셨는데, 이름이 청정연화목여래(淸淨蓮華目如來)이셨는데, 그 부처의 목숨이 사십 겁이시더니, 상법(像法) 중에 한 나한(羅漢)이 있어 중생을 복도(福度)하더니, 한 여인을 만나니 이름이 광목(廣目)이더니, 밥을 지어 공양하거늘 나한이 묻되, 어떤 원(願)을 품고 있는가? 광목이 대답하되, 제 어미가 죽은 날에 복(福)을 보태어 구하여 빼어내되(빼어내고자 하나), 제 어미가 어디에 있는 줄을 모릅니다. 나한이 가엾게 여겨 선정(禪定)에 들어 광목의 어미를 보니,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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