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지장경언해 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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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 중생업감품(衆生業感品)
  • 제4 중생업감품 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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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 중생업감품 007


악주001)
악:
악취(惡趣). 악도(惡道). 악한 업인(業因)에 대한 과보로서 태어나는 곳. 6도(道) 중에서 흔히 3악도로 꼽히는 지옥계(地獄界), 아귀계(餓鬼界), 축생계(畜生界)가 해당하며, 아수라계(阿修羅界)까지 포함시키기도 함.
에 려져 지극 슈고주002)
슈고:
수고(受苦). 고통을 받음.
커늘 나한이 광목려주003)
려:
에게. 더러. 부사격(여격) 조사이다. 려〉더러. ‘려’는 [-높임]의 유정명사 뒤에 쓰이며, ‘니다, 묻다’와 호응한다. 중세국어의 여격 조사에는 평칭의 ‘게/의게, 려’, 경칭의 ‘-’가 있었다. ‘손/ㅅ손’는 선행 체언의 높임 자질에 제약이 없고, ‘니다, 묻다’ 외에 ‘가다, 오다’와 같은 동사와도 공기(共起)할 수 있었다.
무로되 네 엄미 살라 이실 제 얻던 업을 더뇨 이제 악예 이셔 지극 슈고ᄂᆞᆫ다주004)
ᄂᆞᆫ다:
‘ᄒᆞᄂᆞᆫ다’는 ‘ᄒᆞᄂᆞ다’ 또는 ‘ᄒᆞᆫ다’의 잘못이다. 『월인석보』(21상:53ㄴ)에는 ‘ᄒᆞᄂᆞ다’로 번역되어 있다. 즉 원문은 ‘汝母在生 作何行業 今在惡趣受極大苦’인데(벽송암판 상21ㄴ), 『월인석보』(21상:53ㄴ)에서는 ‘네 어미 사라 제 엇던 行業을 더뇨 이제 惡趣예 이셔 至極 受苦다’로 언해하였고, 이 책에서는 ‘네 엄미 살라 이실 제 얻던 업을 더뇨 이제 악예 이셔 지극 슈고ᄂᆞᆫ다’로 언해하였다. ‘ᄒᆞᄂᆞ다’의 ‘-ᄂᆞ다’는 ‘-ㄴ다’ 또는 ‘-는구나’의 뜻을 지닌 평서문 종결 형식이고, ‘ᄒᆞᄂᆞᆫ다’의 ‘-ㄴ다’는 2인칭 주어문의 안 높임 의문 종결 형식이다. 단 이 시기 무렵에는 중세국어의 ‘ᄒᆞᄂᆞ다’가 ‘ᄒᆞᆫ다’로 발달하였다. 즉 이 시기의 ‘ᄒᆞᆫ다’는 평서문 종결 형식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광목이 답호되 내 엄미 던 이 오직 고기와 쟈래주005)
쟈래:
자라[鼈]. 15세기 어형과 같다. 쟈래〉쟈라〉자라. 현대국어에서도 ‘자래’가 널리 분포되어 있다.
 즐겨 머그며 삿기주006)
삿기:
새끼.
 만히 머그되 븓그며주007)
븓그며:
볶으며. 『월인석보』(21상:54ㄱ)에는 ‘봇그며’로 적혀 있다. ‘봇그며’의 구조는 ‘보ᇧ-[炒(볶을 초)]+으며’이다. 이 책의 ‘븓’은 ‘볻’의 오각일 것이다.
구어주008)
구어:
구워. 구ᄫᅥ〉구워〉구어.
젼주009)
젼:
마음껏. 한껏. 마음대로. ‘젼ᄭᆞᆺ, 져ᇇᄀᆞᆺ, 져ᇇᄀᆞᆮ’에서 변한 말이다.
먹더니 수를 혜면 주010)
이:
‘텬만이’의 잘못이다. ‘이  이다’와 짝이 되는 『월인석보』(21상:54ㄱ) 부분은 ‘千萬이 고ᄇᆞ니ᅌᅵ다’이다. ‘고ᄇᆞ니이다’는 ‘곱-[倍](동사 어간)+ᄋᆞ니+ᅌᅵ+다’의 구조이다. 원문은 ‘千萬復倍(={천만 하고도/천만에서도} 몇 배나 더 되다)’이다. 그러므로 ‘千萬이’의 ‘이’는 비교 부사격 조사이다.
이다주011)
이다:
배(倍)가 더 됩니다. ᄇᆡ(倍)+ᄒᆞ-+이(청자 존대 선어말 어미)+다.
존쟤주012)
존쟤:
존자(尊者)께서는. 존쟈(尊者)+ㅣ(주격 조사).
어엳비주013)
어엳비:
가엾게. 어엿비〉어엳비.
너기샤 얻디 구완시리읻고주014)
구완시리읻고:
구하시렵니까? 구완+ᄒᆞ-+시+리+잇(청자 존대 선어말 어미)+고(설명 의문 종결 어미). ‘존쟤 어엳비 너기샤 얻디 구완시리읻고’ 부분이 『월인석보』(21상:54ㄱ)에는 ‘尊者ㅣ 어엿비 너기샤 엇뎨 救시리ᅌᅵᆺ고’로 적혀 있다. 이 번역은 오역인 듯하다. 원문은 ‘尊者 慈愍 如何哀救’이다. ‘존자께서는 慈愍하시니 어찌해서든 불쌍히 여겨 구원해 주십시오’라는 의미로 보인다.
나한이 어엳비 너겨 방변주015)
방변:
방편(方便). 진실한 법으로 이끌기 위해서 임시적으로 쓰는 방법. ‘便’의 전통 독음에는 ‘편, 변’ 둘이 있었다. 동국정운음은 ‘뼌, ·뼌’이었다〈동국정운 3:17ㄴ〉.
작야주016)
작야:
작(作)하야. 지어.
광목을

지장경언해 상:26ㄱ

권야주017)
권ᄒᆞ야:
권(勸)하야. 현대국어 동사 ‘권하다’는 세 유형의 구문을 취한다. ①「NP(사람)+{에/에게} VP+기를 권하다}」. ②「NP(사람)+{에/에게} VP+으라고 권하다」. ③「NP(사람)+{에/에게} NP+를 권하다}」. 그런데 중세국어와 근대국어에서는 「NP(사람)+을 권ᄒᆞ다」 구문이 쓰였다.
닐으되 네 졍셩으로 쳥졍년화목여 념고주018)
념고:
염(念)하옵고.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악취(惡趣)에 떨어져 지극하게 고통을 받고 있거늘, 나한이 광목더러 묻되, 네 어미가 살아 있을 제 어떤 행업(行業)을 행하였더냐? 이제 악취에 있으면서, 지극하게 고통을 받고 있다. 광목이 대답하되, 제 어미가 하던 일은 오직 고기와 자라를 즐겨 먹으며 새끼를 많이 먹되, 볶으며 구워서 마음껏 먹었는데, 수를 헤아리면 〈천만 하고도〉 또 몇 배가 될 것입니다. 존자(尊者)께서는 가엾게 여기시어, 어떻게 구하시렵니까? 나한이 가엾게 여겨 방편(方便)을 지어서 광목(廣目)을 권하여 이르되, 네가 〈만약〉 정성으로 청정연화목여래(淸淨蓮華木如來)를 염(念)하옵고,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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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악:악취(惡趣). 악도(惡道). 악한 업인(業因)에 대한 과보로서 태어나는 곳. 6도(道) 중에서 흔히 3악도로 꼽히는 지옥계(地獄界), 아귀계(餓鬼界), 축생계(畜生界)가 해당하며, 아수라계(阿修羅界)까지 포함시키기도 함.
주002)
슈고:수고(受苦). 고통을 받음.
주003)
려:에게. 더러. 부사격(여격) 조사이다. 려〉더러. ‘려’는 [-높임]의 유정명사 뒤에 쓰이며, ‘니다, 묻다’와 호응한다. 중세국어의 여격 조사에는 평칭의 ‘게/의게, 려’, 경칭의 ‘-’가 있었다. ‘손/ㅅ손’는 선행 체언의 높임 자질에 제약이 없고, ‘니다, 묻다’ 외에 ‘가다, 오다’와 같은 동사와도 공기(共起)할 수 있었다.
주004)
ᄂᆞᆫ다:‘ᄒᆞᄂᆞᆫ다’는 ‘ᄒᆞᄂᆞ다’ 또는 ‘ᄒᆞᆫ다’의 잘못이다. 『월인석보』(21상:53ㄴ)에는 ‘ᄒᆞᄂᆞ다’로 번역되어 있다. 즉 원문은 ‘汝母在生 作何行業 今在惡趣受極大苦’인데(벽송암판 상21ㄴ), 『월인석보』(21상:53ㄴ)에서는 ‘네 어미 사라 제 엇던 行業을 더뇨 이제 惡趣예 이셔 至極 受苦다’로 언해하였고, 이 책에서는 ‘네 엄미 살라 이실 제 얻던 업을 더뇨 이제 악예 이셔 지극 슈고ᄂᆞᆫ다’로 언해하였다. ‘ᄒᆞᄂᆞ다’의 ‘-ᄂᆞ다’는 ‘-ㄴ다’ 또는 ‘-는구나’의 뜻을 지닌 평서문 종결 형식이고, ‘ᄒᆞᄂᆞᆫ다’의 ‘-ㄴ다’는 2인칭 주어문의 안 높임 의문 종결 형식이다. 단 이 시기 무렵에는 중세국어의 ‘ᄒᆞᄂᆞ다’가 ‘ᄒᆞᆫ다’로 발달하였다. 즉 이 시기의 ‘ᄒᆞᆫ다’는 평서문 종결 형식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주005)
쟈래:자라[鼈]. 15세기 어형과 같다. 쟈래〉쟈라〉자라. 현대국어에서도 ‘자래’가 널리 분포되어 있다.
주006)
삿기:새끼.
주007)
븓그며:볶으며. 『월인석보』(21상:54ㄱ)에는 ‘봇그며’로 적혀 있다. ‘봇그며’의 구조는 ‘보ᇧ-[炒(볶을 초)]+으며’이다. 이 책의 ‘븓’은 ‘볻’의 오각일 것이다.
주008)
구어:구워. 구ᄫᅥ〉구워〉구어.
주009)
젼:마음껏. 한껏. 마음대로. ‘젼ᄭᆞᆺ, 져ᇇᄀᆞᆺ, 져ᇇᄀᆞᆮ’에서 변한 말이다.
주010)
이:‘텬만이’의 잘못이다. ‘이  이다’와 짝이 되는 『월인석보』(21상:54ㄱ) 부분은 ‘千萬이 고ᄇᆞ니ᅌᅵ다’이다. ‘고ᄇᆞ니이다’는 ‘곱-[倍](동사 어간)+ᄋᆞ니+ᅌᅵ+다’의 구조이다. 원문은 ‘千萬復倍(={천만 하고도/천만에서도} 몇 배나 더 되다)’이다. 그러므로 ‘千萬이’의 ‘이’는 비교 부사격 조사이다.
주011)
이다:배(倍)가 더 됩니다. ᄇᆡ(倍)+ᄒᆞ-+이(청자 존대 선어말 어미)+다.
주012)
존쟤:존자(尊者)께서는. 존쟈(尊者)+ㅣ(주격 조사).
주013)
어엳비:가엾게. 어엿비〉어엳비.
주014)
구완시리읻고:구하시렵니까? 구완+ᄒᆞ-+시+리+잇(청자 존대 선어말 어미)+고(설명 의문 종결 어미). ‘존쟤 어엳비 너기샤 얻디 구완시리읻고’ 부분이 『월인석보』(21상:54ㄱ)에는 ‘尊者ㅣ 어엿비 너기샤 엇뎨 救시리ᅌᅵᆺ고’로 적혀 있다. 이 번역은 오역인 듯하다. 원문은 ‘尊者 慈愍 如何哀救’이다. ‘존자께서는 慈愍하시니 어찌해서든 불쌍히 여겨 구원해 주십시오’라는 의미로 보인다.
주015)
방변:방편(方便). 진실한 법으로 이끌기 위해서 임시적으로 쓰는 방법. ‘便’의 전통 독음에는 ‘편, 변’ 둘이 있었다. 동국정운음은 ‘뼌, ·뼌’이었다〈동국정운 3:17ㄴ〉.
주016)
작야:작(作)하야. 지어.
주017)
권ᄒᆞ야:권(勸)하야. 현대국어 동사 ‘권하다’는 세 유형의 구문을 취한다. ①「NP(사람)+{에/에게} VP+기를 권하다}」. ②「NP(사람)+{에/에게} VP+으라고 권하다」. ③「NP(사람)+{에/에게} NP+를 권하다}」. 그런데 중세국어와 근대국어에서는 「NP(사람)+을 권ᄒᆞ다」 구문이 쓰였다.
주018)
념고:염(念)하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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