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귀 등
지장경언해 상:28ㄱ
을 여게 야 이 죄보앳 살히 다
부텨ᄋᆞᆯ주001) 부텨ᄋᆞᆯ:부처를. ‘부텨을’이 일반적인 표기인데, 여기서는 ‘부텨ᄋᆞᆯ’로 적혀 있다. ‘ㆍ’ 위치에 희미한 ‘ㅡ’가 겹친 듯이 보이기도 한다. ‘부처를 이룸’은 ‘成佛’이다. ‘성불’은 ‘지극한 깨달음을 열어 부처가 되는 것’을 뜻한다. ‘성도(成道), 득도(得道)’와 같은 말이다.
일운
후의야주002) 후의야:후에야. 후(後)+의(부사격 조사)+야(강조의 보조사). ‘야’는 ‘ᅀᅡ’의 발달형이다.
내
졍각주003) 졍각:정각(正覺). 바른 깨달음. 모든 법을 깨달은 여래의 지혜.
을
일워디다주004) 일워디다:이루고자 합니다. 일워지ᅌᅵ다〉일워디다. 일-[成]+우(사동 접미사)+어(확정법 선어말 어미)+디(원망 표현 선어말 어미)+이(청자 존대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디-’는 ‘-지-’의 과잉교정(역구개음화)이다. 현실 발음은 [지]였을 것이다. ‘-어-’는 어말 어미가 아니고 선어말 어미 ‘-거-’의 이형태이다. 중세국어의 ‘-지-’가 보조 동사라는 견해도 있으나, 다음 사실을 통해 선어말 어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첫째, ‘-지-’를 구성 요소로 지니고 있는 종결형식 ‘-져, -쟈, -졋, -져라’는 어간에 직접 통합한다. 보조 용언은 앞 용언의 어간에 직접 통합하지 못한다. 둘째, ‘-지-’ 앞에는 ‘-거-, -나-, -가-’ 등의 선어말 어미가 선행할 수 있다. 보조 용언은 선어말 어미 뒤에 바로 나타나지 못한다. 셋째, ‘들아지다, 살아지라’와 같은 분철은 ‘-어/아-’가 어말 어미가 아님을 명백하게 보여 준다. 이들이 선어말 어미라면 그 뒤에 놓인 ‘-지-’는 보조 동사일 수 없다.
야 셰원을 발니 쳥졍년화목여 말
듯오니주005) 듯오니:듣자오니. 듣잡게 되니. ‘셰원을 발니 쳥졍년화목여 말 듯오니’에서 ‘-니’가 반복되고 있는데, 글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다. 이런 현상은 드물지 않은데, ‘-니’의 의미역이 현대국어의 ‘-니’보다 넓었음을 시사한다.
니샤 광목아 네
대민주006) 야 능히 엄미 위야
일런주007) 대원 발니
보주008) 보ᄃᆡ:‘보ᄃᆡ’ 앞에 주어 ‘내’가 누락되었다. 『월인석보』(21상:58ㄴ)에는 ‘내 보ᄃᆡ’로 적혀 있고 원문은 ‘吾觀’이다.
네 엄미 열세
히주009) 면주010) 이 보 리고
범지주011) 범지:범지(梵志). 브라마나. 인도의 사성 계급 중 첫째인 바라문 계급 출신의 사람.
되야 목수미 ᄇᆡᆨ 셰리니 이 보 디낸 후에 무우국토에 나 목수미 몯
혈주012) 혈:헤아릴. ‘혤’의 오각으로 보인다. 혜-[計]+ㄹ(관형사형 어미).
겁쉬리라주013) 겁쉬리라:겁수(劫數)이리라. ‘겁수(劫數)’는 영원한 세월. 겁수+ㅣ(서술격 조사 어간)+리+라.
그 후에 부텨 되야
인텬주014) 인텬:인천(人天). 인간과 천신. 인간계와 천상계.
을
너비주015) 너비:넙-[廣]+이(부사 파생 접미사). 파생부사 ‘너비’는 중세국어의 ‘너비’가 그대로 계승되었다. 중세국어 척도류(尺度類) 형용사에 결합하는 명사 파생 접미사와 부사 파생 접미사는 형태가 달랐다. 전자는 ‘ᄋᆡ/의’이고 후자는 ‘-이’이다. 즉 파생명사는 ‘노ᄑᆡ, 기픠, 너븨, 킈’로 파생부사는 ‘노피, 기피, 너비, 키’로 나타났던 것이다. 한편 『여사서언해』(1736)에 ‘널펴’(3:79ㄱ)가 출현하는 것으로 보아, 18세기에는 ‘넓-’이 형성돼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졔도야
수이주016) 수이:숫자가. 수(數)+이(주격 조사). 한자어이지만 한글로 적혔으므로, 일반적인 표기법에 따른다면 ‘쉬’로 적어야 한다.
사주017) 사:항하사(恒河沙). 인도의 강가 강(갠지스 강)의 모래. 셀 수 없을 만큼 많음을 비유한 말.
리라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아귀(餓鬼)를 벗어나게 하여, 이 같은 죄보(罪報)의 사람들이 다 부처를 이룬 후에야 저는 정각(正覺)을 이루고자 합니다라고 하여 서원을 발(發)하니, 청정연화목여래(淸淨蓮華目如來)의 말을 듣자오니 이르시되, 광목(廣目)아, 네가 큰 자비와 연민을 품어 능히 어미 위하여 이런 대원(大願)을 발(發)하니, 〈내가〉 보되, 네 어미는 열세 해가 끝나면 이 보(報)를 버리고 범지(梵志)가 되어 목숨이 백 세일 것이니, 이 보(報)를 지낸 후에 무우국토(無憂國土)에 태어나, 목숨이 헤아리지 못할 겁수(劫數)일 것이다. 그 후에 부처가 되어 인천(人天)을 널리 제도(濟度)하여, 〈제도 받은 인천의〉 숫자가 항하사(恒河沙) 같으리라.”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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