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머그며 눈멀며 입 헐 보을 닐으고 법
무던니주001) 무던니:무던히. 가볍게. 하찮게. 중세국어의 ‘므더니’가 원순모음화를 입은 것이다.
너기며
팀주002) 팀:가르침. 중세국어의 ‘ᄀᆞᄅᆞ춈’이 발달한 것이다. ‘ㅊ’이 ‘ㅌ’으로 변한 것은 구개음화에 따른 과잉교정이다. 명사형 어미 ‘-옴’은 ‘-음’으로 변하였다.
업슈이주003) 업슈이 너기:업신여기는. ‘업슈이 너기 니을’이 『월인석보』(21상:66ㄴ)에는 ‘업시우릴’로 적혀 있다. ‘업시우다’는 ‘업시ᄫᅳ다’의 발달형이다.
너기 니을 만나던 악도에 기리
쳐주004) 보을 니르고
샹듀주005) 샹듀:상주(常住). 절의 모든 재산. 『월인석보』(21상:39ㄴ)의 협주에서 ‘常住는 뎘 거시라’라 하였다.
허러 쓰 니을 만나던 억겁에 디옥에 뉸회 보을 니르고
조주006) 덕주007) 덕:행적. ‘조ᄒᆞᆫ 덕’은 ‘梵’(벽송암판 상26ㄴ)의 번역이다. 『월인석보』(21상:상66ㄴ-67ㄱ)에는 한글 ‘조ᄒᆞᆫ ᄒᆡᇰ뎍’으로 적혀 있다.
더러히며주008) 더러히며:더럽히며. 『월인석보』(21상:상67ㄱ)에는 ‘더러ᄫᅵ며’로 적혀 있다. ‘더러ᄫᅵ며’는 ‘더러이며’로 발달하게 된다. 여기의 ‘더러히며’는 음운 강화 현상을 반영한 것이다.
즁 소기 니을 만나던
튝주009) 튝:축생(畜生). 금수(禽獸), 어류(魚類), 충류(蟲類) 등의 생류(生類)를 총칭하는 말. 악취(惡趣)에 해당함.
에 기리 이실 보을 니르고
탕화며주010) 탕화며:탕화(湯火)하며. 끓이고 구우며. ‘탕화며 버히며 산 것 샹 니’의 원문은 ‘湯火斬斫傷生者’이다. ‘湯火’에 ‘ᄒᆞ-’가 결합한 예는 이례적이다. 『월인석보』(21상:67ㄱ)에는 ‘湯火ㅣ며 버히며 산 것 傷ᄒᆞ릴’로 적혀 있는데, ‘湯火ㅣ며’는 오역인 듯하다.
버히며주011) 버히며:(칼로) 베며. 이때의 ‘-며’는 ‘버히-’와 ‘산 것 傷ᄒᆞ-’를 대등하게 연결하는 어미가 아니다. ‘湯火斬斫傷生者’는 ‘탕화며 버히며 산 것 샹 니’로 번역하기보다는 ‘탕화며 버혀 산 것 샹 니’로 번역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산 것
샹주012) 샹:상(傷)하게 하는. ‘샹ᄒᆞ다’가 타동사로 쓰인 것이다.
니을 만나던 윤회야 서로
가풀주013) 가풀:갚을. 중세국어의 ‘가ᄑᆞᇙ’이 발달한 것이다. ‘가ᄑᆞᆯ’이 ‘가플’을 거쳐 원순모음화한 것이다.
보을 니르고 계을 헐며
주014) :재(齋)를. ‘齋(재)’는 산스크리트어의 ‘poṣadha(포샤다)’ 또는 ‘upoṣadha(우포샤다)’를 번역한 것이다. ‘결재(潔齋)’라고도 하며, 음차하여 ‘布薩(포살)’이라고도 한다. ①일정한 날을 정하여 계율을 지키는 것. ②신(身)·구(口)·의(意) 3업을 청정히 하는 것. ③정오의 식사. 때가 아니면 먹지 않는 것. ④불사(佛事)나 불공(佛供) 법회. 또는 그런 때 먹는 식사.
범니을 만나던 금슈 되야
주으릴주015) 보을 니
지장경언해 상:32ㄴ
으고
니주016) 안닌주017) 주018) :데에. 곳에. ᄃᆡ+Ø(부사격 조사). 부사격 조사 ‘ᄋᆡ’가 외현되지 않은 것이다.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귀먹으며 눈멀며 입이 헐 응보를 이르고, 불법을 소홀하게 여기며 가르침을 업신여기는 이를 만나면, 악도(惡道)에 오래 머물게 될 응보를 니르고, 상주물(常住物)를 헐어 쓰는 이를 만나면, 억겁 동안 지옥에 윤회할 응보를 이르고, 깨끗한 행적을 더럽히며 중을 속이는 이를 만나면, 축생(畜生)에 길이(오래) 있을 응보를 이르고, 끓이거나 굽거나, 또는 〈칼로〉 베어서 살아있는 것을 상하게 하는 이를 만나면, 윤회하여 서로 되갚을 응보를 이르고, 계율을 깨뜨리며 재(齋)를 범하는 이를 만나면, 금수(禽獸)가 되어 굶주릴 응보를 이르고 이치가 아닌 곳에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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