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머리
지장경언해 상:17ㄱ
터럭만 야도
내주001) 내:내가(제가). 나는(저는). 나[我]+ㅣ(주격 조사). 1인칭 겸칭의 ‘저’는 19세기 후반기에 출현한다.
졈졈
도탈주002) 도탈:도탈(度脫). 제도(濟度). ‘度’는 ‘渡’와 같다. ①생사의 고통에서 벗어남. ②생사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도와 줌. 여기서는 ②의 뜻으로 쓰였다.
야
대니주003) 을 얻게 니 원호 셰존이 후셰 악업
듕주004) 듕:중생(衆生). 이 책에는 ‘즁ᄉᆡᆼ’과 ‘듕ᄉᆡᆼ’이 공존한다. 중세국어 어형이 ‘쥬ᇰᄉᆡᇰ’이었으므로, ‘듕ᄉᆡᆼ’은 구개음화에 따른 과잉교정이다. 한편 중세국어 문헌에서는 한글로 표기된 ‘쥬ᇰᄉᆡᇰ’은 [獸]를, 한자로 표기된 ‘衆生’은 오늘날의 ‘중생(衆生)’을 뜻하였다.
을
분별주005) 마쇼셔 이티 세 번 부텨 로샤 원호 셰존이 후셰 악업 듕을
분별주006) 마쇼셔
급주007) 급ᄭᅴ:중세국어의 ‘그ᄢᅴ’의 ‘ㅂ’을 앞 음절 받침으로 표기한 것이다. 그+ᄢᅳ[時]+의(부사격 조사). 중세국어에서 관형격 조사와 모양이 같은 ‘의/’가 부사격 조사로 쓰이기도 하였다. 대개 신체 지칭어, 방위 지칭어, 시간 지칭어 등 특수 어휘가 ‘애/에/예’ 대신 이러한 부사격 조사를 취한다. 이것이 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인데, 이 책에서는 ‘의’가 그러한 고유 기능을 상실하고 광범위한 명사 뒤에 쓰였다.
부톄 디장보살을 찬탄하야 니르샤 됴타 됴타 내 너을
도아주008) 도아:도와. 중세국어에서는 ‘도ᄫᅡ, 도와’는 ‘돕다’의 활용형이고, ‘도아’는 ‘도ᄋᆞ다’의 활용형이었다. 의미는 같아 보인다. 그런데 『월인석보』(21상:34ㄴ)에 ‘도ᄫᅡ’로 적혀 있으므로 여기의 ‘도아’는 ‘도ᄫᅡ’의 발달형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중15ㄱ에도 ‘도아’가 보인다.
긷거노라주009) 긷거노라:기뻐하노라. 기ᇧ-[喜]+어+ᄒᆞ+노+라.
네 능히 오랜 겁붇터 발 큰
셰원주010) 셰원:서원(誓願). ‘誓’의 전통 한자음에는 ‘셰’와 ‘셔’ 두 가지가 있었다.
을 일워
너비주011) 너비:넙-[廣]+이(부사 파생 접미사). 파생부사 ‘너비’는 중세국어의 ‘너비’가 그대로 계승되었다. 중세국어 척도류(尺度類) 형용사에 결합하는 명사 파생 접미사와 부사 파생 접미사는 형태가 달랐다. 전자는 ‘ᄋᆡ/의’이고 후자는 ‘-이’이다. 즉 파생명사는 ‘노ᄑᆡ, 기픠, 너븨, 킈’로 파생부사는 ‘노피, 기피, 너비, 키’로 나타났던 것이다. 한편 『여사서언해』(1736)에 ‘널펴’(3:79ㄱ)가 출현하는 것으로 보아, 18세기에는 ‘넓-’이 형성돼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도탈홈을 쟝
면주012) 즉제주013) 즉제:즉시. 즉자히〉즉재/즉ᄌᆡ/즉제. 『석보상절』에서는 ‘즉자히’로, 『월인석보』에서는 ‘즉자히(1-12권까지), 즉재, 즉제(13-25권)’로 나타난다. ‘즉’은 한자어 ‘卽’으로 보인다. ‘재’가 ‘ᄌᆡ’로도 쓰이는 것은 ‘ㆍ’의 음운 소실을 반영한다. 이 책에서는 ‘즉제, 즉ᄌᆡ, 즉재’가 다 쓰인다.
보리주014) 보리:보리(菩提). 정각(正覺)의 지혜. 불(佛), 연각(緣覺), 성문(聲聞) 등이 각각 그 능력에 따라 얻은 깨달음의 지혜. 그 중에서도 특히 석가모니의 깨달음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하는데, 이는 더할 나위 없는 최상 최고의 깨달음이라는 뜻이다.
을
증주015) 증:증득(證得). 깨달음. 직관적으로 체득하여 아는 것.
리라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혹 머리털만큼 되어도(=머리털만큼 작더라도), 제가 점점 도탈(度脫)하여 대리(大利)를 얻게 하나니, 원컨대, 세존께서는 후세(後世) 악업(惡業) 중생을 걱정하지 마시옵소서.” 이같이 세 번 부처께 아뢰시되, “원컨대, 세존께서는 후세(後世) 악업(惡業) 중생을 걱정하지 마시옵소서.” 그때에 부처께서 지장보살을 찬탄하여 이르시되, “좋다. 좋다. 내 너를 도와 기뻐하노라. 너는 능히 오랜 겁(劫)부터 발(發)한 큰 서원(誓願)을 이루어 멀리 도탈(度脫)함을 장차 마치면, 즉시 보리(菩提)를 증득(證得)하리라.”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원본이미지
이 기사는 전체 2개의 원본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