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지장경언해 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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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장경언해 상권(地藏經諺解 上卷)
  • 제1 도리천궁신통품(忉利天宮神通品)
  • 제1 도리천궁신통품 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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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 도리천궁신통품 002


이 져지 그 입에 가리라 시니 두 져지 나 년화ㅣ 주001)
곧:
곶[花]〉곧. ‘년화ㅣ 곧’은 『월인석보』(21상:6ㄴ)에는 ‘白蓮花ㅣ’로 표기되어 있던 것이다. 주격 조사였던 ‘ㅣ’가 여기서는 관형격 조사로 쓰였다. 동어 반복의 ‘화’와 ‘곧’ 사이에서 관형격 조사가 쓰인 것이다.
ᄀᆞᆮ야주002)
ᄀᆞᆮ야:
같아서. ᄀᆞᄐᆞ-[如]+어/아/야. 이 책에는 ‘ᄀᆞᆺ야’도 보인다(중27ㄴ). ‘ᄀᆞᆮᄐᆞ-’는 ‘ᄀᆞᄐᆞ-’를 중철한 것이다. ‘ᄀᆞᄐᆞ-’의 기원적 구조는 ‘(부사)+-’이다. ‘-야’가 쓰인 것은 ‘ᄒᆞ-’ 때문이다. ‘ᄀᆞᄐᆞ-’가 형용사 어간으로 쓰이게 된 것은 오분석의 결과이다. 예를 들면, 관형사형 ‘ᄀᆞᄐᆞᆫ’(ᄀᆞᆮ+ᄒᆞ-+ㄴ)을 ‘-(형용사 어간)+’으로 오분석한 결과 어간 ‘-’이 형성된 다음, ‘니’를 ‘-(형용사 어간)+니’로 오분석한 결과 새로운 어간 ‘-’가 형성되기에 이르렀다. 중세국어 시기는 이러한 변화의 과도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ᄐᆞ나’와 같은 경우는 다음 세 구조 중 어느 것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①(부사)+-+나 ②-+나 ③-+나. 현대국어에서 ‘같네요’보다는 ‘같으네요’가 더 지배적으로 쓰이는데, 그것은 ‘다’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현대국어에 ‘같다’와 ‘같으다’가 공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현대국어의 ‘(남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게 꼭) 맞다’를 뜻하는 ‘맛다’도 『석보상절』(23:51ㄴ)에 보인다. ‘-’의 어원을 고려하면, ‘맛-’의 ‘맛’ 역시 부사 ‘맞[適]’일 가능성이 있다. ‘맛-’는 ‘滿’의 번역이다.
여 입에 들어 마야ㅣ 긷거시니주003)
긷거시니:
기뻐하시니. 중세국어에서는 ‘깃거ᄒᆞ시니’로 나타난다. 기ᇧ-(형용사어간)+어+ᄒᆞ-+시+니.
대쳔 셰계 드러티고 시졀 아닌 곧도 픠며주004)
픠며:
피며. 프다〉픠다.
여도 여러 닉더라 마야ㅣ 문슈려 니샤 내 부텨와 야주005)
야:
‘와 ᄒᆞ야’는 ‘와 더불어’를 뜻한다.
모 도인주006)
도인:
된. ᄃᆞᄫᆡ다〉ᄃᆞ외다〉되다. 근대국어 시기에도 ‘ㅚ’는 [oj]였다. 그러므로 ‘되다’는 ‘도이다’로 적힐 수도 있었다.
후로 즐겁고 편안호미 오 ᄀᆞᆮ니주007)
ᄀᆞᆮ니:
같음이. ‘ᄀᆞᆮᄒᆞ니’의 구조를 ‘ᄀᆞᇀ-[如]+ᄋᆞᆫ(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이(주격 조사)’로 볼 수도 있지만, ‘때(날)’를 ‘이’로 대신하는 것은 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ㄴ’의 동명사 어미 기능이 남아 있는 구조 ‘ᄀᆞᇀ-+ᄋᆞᆫ(동명사 어미)+이(주격 조사)’일 가능성이 있다.
업다 시고 즉주008)
즉:
즉시. 즉자히〉즉재/즉ᄌᆡ/즉제. 『석보상절』에서는 ‘즉자히’로, 『월인석보』에서는 ‘즉자히(1-12권까지), 즉재, 즉제(13-25권)’로 나타난다. ‘즉’은 한자어 ‘卽’으로 보인다. ‘재’가 ‘ᄌᆡ’로도 쓰이는 것은 ‘ㆍ’의 음운 소실을 반영한다.
문슈아 샤주009)
문슈아 샤:
『월인석보』(21상:7ㄱ)에는 ‘文殊와 ᄒᆞ샤’로 적혀 있다. 여기의 ‘아’는 ‘와’의 잘못이다. 문수보살과 더불어. 와(접속 조사)+ᄒᆞ-+시+아(연결 어미). 여기의 ‘ᄒᆞ다’는 ‘더불다’를 대신한다. ‘ᄒᆞ다’의 대용역이 넓었음을 보여 준다.
셰존주010)
셰존:
석가세존께. 세존(世尊)은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이라는 뜻이다. 석가모니를 부르는 열 가지 호칭 중 하나이다. 산스크리트어로는 ‘bhagavat’인데, 이를 음역하여 ‘바가바(婆伽婆), 박가범(薄伽梵)’이라고도 한다. ‘ᄭᅴ’는 높임의 부사격 조사이다. 현대국어 ‘께’에 해당한다.
오나시 셰존이 라신니 슈미산이 뮈 샹이주011)
샹이:
상(相)과. 모양과. ‘이’는 비교를 나타내는 부사격 조사이다.
ᄀᆞᆮ더신이 범음주012)
범음:
범음(梵音). 부처의 맑은 음성.
으로 로샤주013)
로샤:
아뢰시되. ᄉᆞ로-[白]+시+아ᄃᆡ. 중세국어 시기에는 ‘ᄉᆞᆲ-[白]+ᄋᆞ시+아ᄃᆡ’로 구성된 ‘ᄉᆞᆯᄫᆞ샤ᄃᆡ’로 나타난다. ‘ㅸ’이 소멸한 뒤 ‘ㆍ’까지 소멸하면서 ‘ᄉᆞᆯᄫᆞ-’가 ‘ᄉᆞ로-’로 발달하게 된 것이다. ‘ᄉᆞ로샤ᄃᆡ’의 구성 요소인 ‘ㅗ’는 본래 어미부에 속해 있던 매개모음이 변한 것이다.
몸주014)
몸ᄆᆡ:
몸의. 몸이. 몸+ᄋᆡ. ‘ᄋᆡ’는 ‘주어적 관형격’ 기능의 조사이다. 서술어가 관형사형 또는 명사형을 취할 때에 ‘ᄋᆡ/의’가 주격 위치에 쓰인다.
디나 히 고락과

지장경언해 상:3ㄴ

주015)
ᄒᆞᆫᄃᆡ:
함께. ‘ᄒᆞᆫᄭᅴ’도 같은 뜻을 나타낸다.
니니 녈반주016)
녈반:
열반(涅槃). 여기서는 『열반경』에서 설한 수행의 내용 또는 방법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닷가야주017)
닷가야:
닦아야. 다ᇧ-[修]+아(연결 어미)+야(보조사). ‘야’는 ‘-ᅀᅡ’의 발달형이다. ‘ᅀᅡ’는 ‘의무, 당연’을 뜻하는데, 어미나 체언 및 조사 뒤에 쓰일 때에는 보조사이고, ‘거’에서처럼 선어말 형태소 뒤에 나타날 때에는 어말 어미이다.
고락을 기리주018)
기리:
길이. 길-[長, 永]+이(부사 파생 접미사). ‘길다’에서 파생된 명사는 ‘기릐’이다. 이른바 척도류(尺度類) 형용사들은 명사 파생 접미사로는 ‘-/의’를, 부사 파생 접미사로는 ‘-이’를 취한다. ‘기릐(명사) : 기리(부사)’, ‘기픠(명사) : 기피(부사)’, ‘노(명사) : 노피(부사)’와 같다. 그러나 파생 명사 ‘기릐’는 ‘기리’로 나타나는 일도 있었다. ¶羅睺阿脩羅王 本來ㅅ  기리 七百 由旬이오 큰 威力이 잇니〈석보상절 13:9ㄴ〉.
여희리다주019)
여희리다:
벗어나리이다. 여희-[離]+리+이(청자 존대 선어말 어미)+다.
마야ㅣ 일심으로 오톄투디주020)
오톄투디:
오체투지(五體投地). 이마, 두 팔꿈치, 두 무릎 등 다섯 곳이 땅에 닿도록 몸을 낮추어서 공경을 표현하는 예법.
ᄒᆞ샤 졍셩을 오올와주021)
오올와:
온전히 하여. 오올-[全]+오(사동 접미사)+아.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이 젖이 그 입에 〈흘러〉가리라.” 하시니 두 젖이 나서 흰 연꽃 같아서
(=같았는데)
여래의 입에 들어가거늘, 마야 부인이 기뻐하시니, 대천 세계가 들어치고 제 철이 아닌 꽃도 피며, 열매도 열려서 익었다. 마야 부인문수보살더러 이르시되, “내 부처와 더불어 모자가 된 후로 즐겁고 편안함이 오늘 같음이
(=오늘 같은 때가)
없다.” 하시고, 즉시 문수보살과 더불어 세존께 오시거늘, 세존께서 바라보시니, 수미산이 움직이는 모양과 같으시니, 〈세존께서〉 범음으로 아뢰시되, “몸
(육신)
이 지나가는
(=살아가는)
땅이 고락과 함께 다니나니, 열반도를 닦아야 고락을 영원히 여의리이다.” 마야 부인이 오체투지하시고 정성을 온전히 하여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원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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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곧:곶[花]〉곧. ‘년화ㅣ 곧’은 『월인석보』(21상:6ㄴ)에는 ‘白蓮花ㅣ’로 표기되어 있던 것이다. 주격 조사였던 ‘ㅣ’가 여기서는 관형격 조사로 쓰였다. 동어 반복의 ‘화’와 ‘곧’ 사이에서 관형격 조사가 쓰인 것이다.
주002)
ᄀᆞᆮ야:같아서. ᄀᆞᄐᆞ-[如]+어/아/야. 이 책에는 ‘ᄀᆞᆺ야’도 보인다(중27ㄴ). ‘ᄀᆞᆮᄐᆞ-’는 ‘ᄀᆞᄐᆞ-’를 중철한 것이다. ‘ᄀᆞᄐᆞ-’의 기원적 구조는 ‘(부사)+-’이다. ‘-야’가 쓰인 것은 ‘ᄒᆞ-’ 때문이다. ‘ᄀᆞᄐᆞ-’가 형용사 어간으로 쓰이게 된 것은 오분석의 결과이다. 예를 들면, 관형사형 ‘ᄀᆞᄐᆞᆫ’(ᄀᆞᆮ+ᄒᆞ-+ㄴ)을 ‘-(형용사 어간)+’으로 오분석한 결과 어간 ‘-’이 형성된 다음, ‘니’를 ‘-(형용사 어간)+니’로 오분석한 결과 새로운 어간 ‘-’가 형성되기에 이르렀다. 중세국어 시기는 이러한 변화의 과도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ᄐᆞ나’와 같은 경우는 다음 세 구조 중 어느 것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①(부사)+-+나 ②-+나 ③-+나. 현대국어에서 ‘같네요’보다는 ‘같으네요’가 더 지배적으로 쓰이는데, 그것은 ‘다’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현대국어에 ‘같다’와 ‘같으다’가 공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현대국어의 ‘(남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게 꼭) 맞다’를 뜻하는 ‘맛다’도 『석보상절』(23:51ㄴ)에 보인다. ‘-’의 어원을 고려하면, ‘맛-’의 ‘맛’ 역시 부사 ‘맞[適]’일 가능성이 있다. ‘맛-’는 ‘滿’의 번역이다.
주003)
긷거시니:기뻐하시니. 중세국어에서는 ‘깃거ᄒᆞ시니’로 나타난다. 기ᇧ-(형용사어간)+어+ᄒᆞ-+시+니.
주004)
픠며:피며. 프다〉픠다.
주005)
야:‘와 ᄒᆞ야’는 ‘와 더불어’를 뜻한다.
주006)
도인:된. ᄃᆞᄫᆡ다〉ᄃᆞ외다〉되다. 근대국어 시기에도 ‘ㅚ’는 [oj]였다. 그러므로 ‘되다’는 ‘도이다’로 적힐 수도 있었다.
주007)
ᄀᆞᆮ니:같음이. ‘ᄀᆞᆮᄒᆞ니’의 구조를 ‘ᄀᆞᇀ-[如]+ᄋᆞᆫ(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이(주격 조사)’로 볼 수도 있지만, ‘때(날)’를 ‘이’로 대신하는 것은 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ㄴ’의 동명사 어미 기능이 남아 있는 구조 ‘ᄀᆞᇀ-+ᄋᆞᆫ(동명사 어미)+이(주격 조사)’일 가능성이 있다.
주008)
즉:즉시. 즉자히〉즉재/즉ᄌᆡ/즉제. 『석보상절』에서는 ‘즉자히’로, 『월인석보』에서는 ‘즉자히(1-12권까지), 즉재, 즉제(13-25권)’로 나타난다. ‘즉’은 한자어 ‘卽’으로 보인다. ‘재’가 ‘ᄌᆡ’로도 쓰이는 것은 ‘ㆍ’의 음운 소실을 반영한다.
주009)
문슈아 샤:『월인석보』(21상:7ㄱ)에는 ‘文殊와 ᄒᆞ샤’로 적혀 있다. 여기의 ‘아’는 ‘와’의 잘못이다. 문수보살과 더불어. 와(접속 조사)+ᄒᆞ-+시+아(연결 어미). 여기의 ‘ᄒᆞ다’는 ‘더불다’를 대신한다. ‘ᄒᆞ다’의 대용역이 넓었음을 보여 준다.
주010)
셰존:석가세존께. 세존(世尊)은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이라는 뜻이다. 석가모니를 부르는 열 가지 호칭 중 하나이다. 산스크리트어로는 ‘bhagavat’인데, 이를 음역하여 ‘바가바(婆伽婆), 박가범(薄伽梵)’이라고도 한다. ‘ᄭᅴ’는 높임의 부사격 조사이다. 현대국어 ‘께’에 해당한다.
주011)
샹이:상(相)과. 모양과. ‘이’는 비교를 나타내는 부사격 조사이다.
주012)
범음:범음(梵音). 부처의 맑은 음성.
주013)
로샤:아뢰시되. ᄉᆞ로-[白]+시+아ᄃᆡ. 중세국어 시기에는 ‘ᄉᆞᆲ-[白]+ᄋᆞ시+아ᄃᆡ’로 구성된 ‘ᄉᆞᆯᄫᆞ샤ᄃᆡ’로 나타난다. ‘ㅸ’이 소멸한 뒤 ‘ㆍ’까지 소멸하면서 ‘ᄉᆞᆯᄫᆞ-’가 ‘ᄉᆞ로-’로 발달하게 된 것이다. ‘ᄉᆞ로샤ᄃᆡ’의 구성 요소인 ‘ㅗ’는 본래 어미부에 속해 있던 매개모음이 변한 것이다.
주014)
몸ᄆᆡ:몸의. 몸이. 몸+ᄋᆡ. ‘ᄋᆡ’는 ‘주어적 관형격’ 기능의 조사이다. 서술어가 관형사형 또는 명사형을 취할 때에 ‘ᄋᆡ/의’가 주격 위치에 쓰인다.
주015)
ᄒᆞᆫᄃᆡ:함께. ‘ᄒᆞᆫᄭᅴ’도 같은 뜻을 나타낸다.
주016)
녈반:열반(涅槃). 여기서는 『열반경』에서 설한 수행의 내용 또는 방법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017)
닷가야:닦아야. 다ᇧ-[修]+아(연결 어미)+야(보조사). ‘야’는 ‘-ᅀᅡ’의 발달형이다. ‘ᅀᅡ’는 ‘의무, 당연’을 뜻하는데, 어미나 체언 및 조사 뒤에 쓰일 때에는 보조사이고, ‘거’에서처럼 선어말 형태소 뒤에 나타날 때에는 어말 어미이다.
주018)
기리:길이. 길-[長, 永]+이(부사 파생 접미사). ‘길다’에서 파생된 명사는 ‘기릐’이다. 이른바 척도류(尺度類) 형용사들은 명사 파생 접미사로는 ‘-/의’를, 부사 파생 접미사로는 ‘-이’를 취한다. ‘기릐(명사) : 기리(부사)’, ‘기픠(명사) : 기피(부사)’, ‘노(명사) : 노피(부사)’와 같다. 그러나 파생 명사 ‘기릐’는 ‘기리’로 나타나는 일도 있었다. ¶羅睺阿脩羅王 本來ㅅ  기리 七百 由旬이오 큰 威力이 잇니〈석보상절 13:9ㄴ〉.
주019)
여희리다:벗어나리이다. 여희-[離]+리+이(청자 존대 선어말 어미)+다.
주020)
오톄투디:오체투지(五體投地). 이마, 두 팔꿈치, 두 무릎 등 다섯 곳이 땅에 닿도록 몸을 낮추어서 공경을 표현하는 예법.
주021)
오올와:온전히 하여. 오올-[全]+오(사동 접미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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