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
지장경언해 상:26ㄴ
이 몯 차셔 말며 머리
조아주001) 조아:조아려. 좃-[稽首]+아. 조ᅀᅡ〉조아.
슬피
우러주002) 우러:울고. 울면서. 울-[泣]+어(연결 어미). ‘우러’에 쓰인 ‘-어’의 기능이 현대국어와 같지 않다. 현대국어라면 이 위치에 ‘-고’ 또는 ‘-면서’가 기대된다.
광목이려 닐오 업연으로 과보
제주003) 슈니
내주004) 내:나는(저는). 내가(제가). 나[我]+ㅣ(주격 조사). 나[我]+ㅣ(주격 조사). 1인칭 겸칭의 ‘저’는 19세기 후반기에 출현한다.
네주005) 어미로니주006) 어미로니:어미이니. 어미+Ø(서술격 조사 어간)+오/우+니. ‘-오/우-’는 1인칭 주어와 호응하는 선어말 어미이다. ‘-오/우-’는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에서 ‘-로-’로 교체되는데, 이로 보아 서술격 조사 어간 ‘이-’의 고형(古形)이 ‘일-’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오래
어두온주007) 어두온:어두운. 중세국어 어형은 ‘어드ᄫᅳᆫ’이고, 그 직접적 발달형은 ‘어드운’이다. ‘어두온’은 ‘어드운〉어두운(동화)〉어두온(이화)’의 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
잇다니주008) 잇다니:있었더니. 잇-+더(과거 회상 선어말 어미)+오/우+니. ‘-오/우-’는 화자 초점 표시 선어말 어미이다. 연결 어미 ‘-니’의 의미역은 상당히 넓었다. ‘-은데’와 같은 [배경] 또는 [화제 전환]의 의미를 나타내는 경우도 많이 있다.
너주009) 여여주010) 여여:(-와) 헤어져. 여희다〉여ᄒᆡ다. ‘희〉ᄒᆡ’의 변화는 ‘ㆍ’의 음가 소명을 반영한다. ‘ᄒᆡ’의 ‘ㆍ’는 문자의 보수성에 말미암은 것이다.
간 후로 큰
디온애주011) 디온애:지옥(地獄)에. ‘디옥애’의 오각이다.
여러 번
ᄠᅥ러디여주012) ᄠᅥ러디여:떨어져. ᄠᅥᆯ-[拂, 振]+어(연결어미)+디-(피동 보조동사 어간)+어.
잇다니 네
녁주013) 녁:힘을. 녁(力)+ᄋᆞᆯ. ‘녁’은 원문의 ‘福力’을 번역한 것이다.
니버주014) 슈주015) 야
고주016) 고:(신분이) 낮고. ᄂᆞᆽ-[卑]+고. 8종성 표기 규칙에 따른 것이다. ‘ᄂᆞᆺ고 쳔ᄒᆞᆫ’은 『월인석보』(21상:55ㄴ)의 ‘ᄂᆞᆯ아ᄫᆞᆫ(=비천하다)’을 고친 것이다. 18세기에는 ‘ᄂᆞᆯ압다’의 생명력이 약해졌음을 시사한다.
쳔 사미 ᄃᆞ외되 단명야 목수미 열세히면 다시 악도애 ᄠᅥ러디리니 네 엇던
뎨교주017) 뎨교:‘네 엇던 뎨교을 내여 면커 다’의 원문은 ‘汝有何計 令吾脫免’이며, 『월인석보』(21상:55ㄴ-56ㄱ)에서는 ‘네 엇던 혜ᄆᆞ로 나ᄅᆞᆯ 免케 ᄒᆞᇙ다’로 번역되어 있다. 그러므로 ‘뎨교’는 ‘계교(計巧)’의 오각임이 분명하다.
을 내여
면커주018) 면커:면(免)하게. (악도로부터) 벗어나게. 『월인석보』(21상:55ㄴ-56ㄱ)에 ‘免케’로 적혀 있으므로 ‘면커’가 오각일 가능성도 있지만, 이 책에는 이런 예가 적지 않다. 판소리의 창법을 고려하면, 현실음을 반영한 것일 가능성도 있다. ‘귀향커’(이 책 중3ㄴ) 참조. 즉 연결 어미 ‘-거’를 인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주019) ᄒᆞᆯ다:하겠느냐. ᄒᆞ-+ㄹ다. ‘-ㄹ다’는 2인칭 주어문의 미래 시제 안 높임 의문 종결 어미이다. 현재 시제에는 ‘-ㄴ다’가 쓰인다. ‘다’는 ‘ᄃᆞ(의존 명사)+여(감탄 보조사)’로 구성된 ‘뎌’에서 발달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 뎌〉댜〉다. ‘ᄒᆞᆯ다’는 중세국어에서는 ‘ᄒᆞᇙ다’로 나타난다.
광목이
듯고주020) 듯고:듣고. 중세국어의 음절 말음 ‘ㄷ’이 근대국어에서 ‘ㅅ’으로 표기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의심 업시
어민주021) 어민:어미[母]인. 어미(母)+Ø(서술격 조사 어간)+ㄴ(관형사형 어미).
ᄃᆞᆯ주022) ᄃᆞᆯ:줄을. ᄃᆞ(의존 명사)+ㄹ(목적격 조사).
아라 목몌여
슬허주023) 슬허:슬퍼하여. 슳-[悲](동사 어간)+어(연결 어미). ‘슬허 우러’는 『월인석보』(21상:56ㄱ)에도 같이 나타난다.
우러
비주024) 비ᄌᆞ:비자(婢子). 일반적으로 ‘비자(婢子)’는 ‘여종(女從)’을 뜻하지만, 여기서는 ‘여종(婢)의 아들(子)’을 뜻한다.
려
닐오오주025) 닐오오:이르되. 말하되. ‘닐오ᄃᆡ’의 잘못이다.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사흘이 못 차서 말하며, 머리를 조아려 슬피 울고, 광목이더러 이르되, 생사(生死)의 업연(業緣)으로 과보(果報)를 제 스스로 얻나니, 나는 너의 어미인데, 오래 어두운 데 있었다. 너와 이별하고 떠나간 후로 큰 지옥에 여러 번 떨어져 있었다. 너의 힘을 입어서 생명을 받아서 낮고 천한 사람이 되었는데, 또 단명(短命)하여 목숨(나이)이 열셋이면 다시 악도에 떨어지리니, 너는 어떤 계교를 내어 〈이 고통을〉 면케 하겠느냐? 광목이 듣고 의심 없이 어미인 줄을 알아, 목메어 슬퍼하고 울면서 계집종더러 이르되,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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