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믈을
만나지장경언해 상:23ㄴ
니주001) 만나ᄃᆞᆺᄒᆞ니:만나는 것과 같으니. 맛나다〉만나다. 중세국어 ‘맛나다’의 ‘맛-’은 ‘맞-[逢]’의 8종성 표기이다.
이
등주002) 을
내주003) 내:내가(제가). 나는(저는). 나+이(주격 조사). 나[我]+ㅣ(주격 조사). 1인칭 겸칭의 ‘저’는 19세기 후반기에 출현한다.
근심야
념니주004) 념니:념(念)ᄒᆞᄂᆞ니. 생각하나니. 염려하나니. ‘념’이 ‘근심’을 뜻하기도 하는데, 그 의미로 쓰인 것이라면 ‘근심야 념니’는 동어반복이다. 『월인석보』(21상:49ㄱ)에는 ‘시름ᄒᆞ야 念ᄒᆞ노니’로 적혀 있는데, 이것도 마찬가지이다. 원문 ‘憂念’의 축자역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네주005) 네:너는. 네가. ‘네’는 주격으로도 쓰이고 관형격으로도 쓰였다. 중세국어에서는 인칭대명사의 주격 형태와 관형격 형태가 다음과 같이 성조에 의해, 구별되는 일이 많았다. ①‧내(주격), 내(관형격) ②:네(주격), 네(관형격) ③‧뉘(주격), :뉘(관형격), ④:제(주격), 제(관형격).
임의주006) 임의:이미[旣]. 중세국어 어형은 ‘이믜’였다.
디나간주007) 디나간:지난. 원문의 ‘往’을 번역한 것이다. 『월인석보』(21상:49ㄱ)에는 ‘디나건’으로 적혀 있다. ‘디나건’의 구조는 ‘디나-[過]+거(확정법 선어말 어미)+ㄴ’이다. 그러므로 여기의 ‘디나간’은 중세국어 확정법 선어말 어미 ‘-거-’가 근대국어 시기에 거의 소멸한 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의 50ㄱ에도 같은 ‘디나간’이 보인다.
원주008) 을
차주009) 여려 겁에 다시
셰주010) 셰:맹세. 맹서(盟誓). 현대국어에는 ‘맹서’와 ‘맹세’가 공존하며 후자가 더 널리 쓰인다. 그리고 ‘誓’의 독음은 ‘서’로 굳어졌는데, 전통음은 ‘셰’ 또는 ‘셔’였다.
야
죄주011) 죄:죄배(罪輩). 죄 지은 무리. 『월인석보』(21상:49ㄱ-ㄴ)에는 ‘罪 무를’로 적혀 있다. ‘무를’의 구조는 ‘물[衆]+을(목적격 조사)’이다.
을
너비주012) 너비:넙-[廣]+이(부사 파생 접미사). 파생부사 ‘너비’는 중세국어의 ‘너비’가 그대로 계승되었다. 중세국어 척도류(尺度類) 형용사에 결합하는 명사 파생 접미사와 부사 파생 접미사는 형태가 달랐다. 전자는 ‘ᄋᆡ/의’이고 후자는 ‘-이’이다. 즉 파생명사는 ‘노ᄑᆡ, 기픠, 너븨, 킈’로 파생부사는 ‘노피, 기피, 너비, 키’로 나타났던 것이다. 한편 『여사서언해』(1736)에 ‘널펴’(3:79ㄱ)가 출현하는 것으로 보아, 18세기에는 ‘넓-’이 형성돼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도탈주013) 도탈:도탈(度脫). 제도(濟度). ‘度’는 ‘渡’와 같다. ①생사의 고통에서 벗어남. ②생사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도와 줌. 여기서는 ②의 뜻으로 쓰였다.
니 내 엇디
분별주014) 리요주015) ᄒᆞ리요:하리오. ᄒᆞ-+리(추측 선어말 어미)+요(의문 종결 어미). 의문 어미 ‘-요’는 15세기에는 ‘-오’로 나타난다. ‘-오’는 ‘-고’에서 ‘ㄱ’이 약화한 [ɦ]을 반영한 표기이다.
이 말
리르실주016) 리르실:이르실. ‘니르다’의 ‘ㄴ’이 ‘ㄹ’로 표기된 것이다.
제
회듕주017) 에 보살
마하살주018) 마하살(摩訶薩):산스크리트어 ‘mahā-sattva’를 음역한 것이다. ‘위대한 존재’란 뜻으로 보살에 대한 존칭이다. 한편 ‘ 보살 마하살이 일호미 뎡왕이’는 ‘A이 일호미 B이’의 구조인데, 이는 중세국어에서도 흔히 보이는 구조이다. 현대국어 ‘이름이 B인 A가’에 해당한다. 한문의 직역에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
이
일호미주019) 일호미:이름이. 중세국어의 ‘일후미’가 변한 것이다.
뎡왕이 부텨 로샤 셰존하 디장보살이 여러
겁주020) 겁:겁(劫). 산스크리트어 ‘kalpa’의 음역. 통상적인 시간의 단위로 잴 수 없을 만큼 매우 길고 긴 세월을 가리키는 말. ‘갈랍파(羯臘波), 겁파(劫波)’라고도 함.
부터 오매주021) 부터 오매:‘A부터 오매’는 ‘A 이래로’를 뜻한다.
각각
얻던주022) 원을
발시관주023) 발시관:발(發)하셨기에. 여기에는 과거 시제 선어말 어미가 없지만, 동사에 과거 시제 선어말 어미가 없으면 과거의 사건을 나타낸다.
이주024) 이ᄌᆡ:중세 문헌에서는 ‘이제’로 나타난다. 이+ᄌᆡ+Ø(부사격 조사). ‘제’는 한자어 ‘際’로 보인다. 오늘날의 ‘이제’는 발화시와 일치하나, 중세국어의 ‘이제’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쓰인다. 원문이 ‘今’일 때에는 ‘지금’의 뜻으로 쓰인 부사(합성어)이지만, 그 밖의 경우(예: 於是)에는 ‘이때에’의 뜻으로 쓰인 것이다.
셰존에주025) 셰존에:세존(世尊)의. 주어적 관형격의 ‘의’가 쓰일 자리에 ‘에’가 쓰인 것이다.
부즐어니주026) 부즐어니:곡진하게. 간절하게. 『월인석보』(21상:50ㄱ)에는 ‘브즈러니’라 적혀 있다. 원문 ‘慇懃’(벽송암판 상20ㄴ)의 번역이다. ‘브즈런-, 부즐언-’의 의미에 대하여 종래의 사전에서는 간과한 경향이 있다. ‘브즈런-, 부즈런-’은 현대국어의 ‘부지런-’으로 발달하였다. 중세국어 ‘브즈러니’의 구조를 기술하는 세 가지 방안이 있다. ①‘브즈런(명사)+다(형용사파생접미사)’에 ‘-이(부사파생접미사)’가 붙은 ‘브즈런히’에서 ‘ㅎ’이 약화되어 형성된 것으로 보는 것. ②명사 ‘브즈런’에 접사 ‘-이’가 붙은 것으로 보는 것. ③기원적으로 부사적 성격을 갖는 불규칙적 어근 ‘브즈런’에 접미사 ‘-이’가 붙은 것. 여기서는 ③을 취하기로 한다. ①은 ‘ㅎ’ 탈락이 중세국어 시기에 활발하지 않았으므로 취하지 않는다. ②도 격조사와 결합한 ‘브즈런’이 확인되지 않으므로, 취하지 않는다.
찬탄
시믈주027) 시믈:하심을. 중세국어 ‘ᄒᆞ샤ᄆᆞᆯ’의 발달형이다.
닙닏고주028) 닙닏고:입삽나이까. 닙-[被]+ᄉᆞᆸ(겸양 선어말 어미)+ᄂᆞ+니+잇(청자 존대 선어말 어미)+가(의문 종결 어미).
원옴니주029) 원옴니:원하옵나니. ‘-옵-’의 ‘ㅂ’이 ‘ㄴ’에 동화된 것을 표기에 반영한 것이다.
셰존
이주030) 이:께서. 중세국어나 근대국어에서는 높임의 대상인 주어에 대해서 ‘ᄭᅴ셔’가 아닌 보통의 주격 조사 ‘이’를 사용하기도 하였다.
뎌기주031) 뎌기:대략. 뎍-[少]+이(부사 파생 접미사). 중세국어 어형이 ‘져기’이므로 ‘뎌기’는 구개음화에 따른 과잉교정이다. 『월인석보』(21상:50ㄱ)의 ‘어둘(=대략)’을 고쳐 쓴 것이다. 18세기에 부사 ‘어둘’이 생명력을 잃었음을 시사한다.
니르쇼셔 급 셰존이 뎡왕보살
러주032) ᄃᆞ러:더러. 에게. 보조사 ‘ᄃᆞ려’의 오각이다.
니
지장경언해 상:24ㄱ
르샤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또 그물을 만나는 것과 같으니, 이와 같은 무리들을 내가 근심하여 생각하나니, 너는 이미 지난번의 서원(誓願)을 마치고, 여러 겁(劫)에 〈걸쳐〉 다시 맹세하여, 죄배(罪輩)를 널리 구제하나니, 내 어찌 걱정하리오? 이 말씀을 이르실 제 회중(會中)에 한 보살 마하살(菩薩摩訶薩)이 이름이 정자재왕(定自在王)이 부처께 아뢰시되, 세존이시여, 지장보살이 여러 겁(劫)부터 〈그〉 이래로 각각 어떤 원(願)을 발(發)하셨기에 이제 세존의 곡진(曲盡)하게 찬탄하심을 입삽나이까? 원하옵나니 세존께서 대략 일러 주소서. 그때에 세존께서 정자재왕보살(定自在王菩薩)더러 이르시되,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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