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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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 친구 촉주 자사 고적의, 정월 초이렛날 부쳐진 시에 대하여 나중에 갚다[追酬故高蜀州人日見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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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친구 촉주 자사 고적의, 정월 초이렛날 부쳐진 시에 대하여 나중에 갚다[追酬故高蜀州人日見寄]


追酬 주001)
추수(追酬)
나중에 갚음.
故高蜀州 주002)
고고촉주(故高蜀州)
옛 친구 고적(高適) 촉주 자사(刺史).
人日見寄 주003)
견기(見寄)
부쳐진 것, 즉 부쳐진 시. 보내진 시.
주004)
추수고고촉주인일견기(追酬故高蜀州人日見寄)
옛 친구 고적(高適) 촉주 자사의, 정월 초이렛날 부쳐진 시에 대하여 나중에 갚음. 시인의 주에 의하면, 대력(大曆) 5년(770) 정월 21일에 지은 것이 된다. 대력 5년(770)은 두보의 몰년(沒年)이다.

추수고고촉주인일견기
(옛 친구 고적(高適) 촉주 자사의, 정월 초이렛날 부쳐진 시에 대하여 나중에 갚다)

開文書帙中야 檢所遺忘다가 因得故高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1:5ㄱ

常侍適이 往애 居在成都時예 高ㅣ 任蜀州刺史야 人日에 相憶見寄詩고 淚灑行閒야 讀終篇末호라 自枉詩로 已十餘年이오 莫記存沒이 又六七年矣니 老病懷舊호니 生意 可知니라 今海內예 忘形故人 獨漢中王瑀와 與韶州敬使君超先이 在니 愛而不見야 情見乎辭노라 大曆 五年 正月 二十一日에 却追酬高公의 此作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1:5ㄴ

因寄王及敬弟노라

글웘 주005)
글웘
글월[文件, 文書]+ㅅ(관형격 조사). 글월의. ‘글월’은 문서나 문건을 뜻한다. 원문에는 ‘문서질(文書帙)’과 같이 ‘질(帙)’이 들어 있다. 이 ‘질’은 문서를 싸 두툼한 상자나 천으로 만든 덮개나 갑과 같은 것을 뜻한다. 여기서는 책의 덮개와 같은 것으로 보기로 한다. 그래야 ‘열다’라는 말과 호응이 된다.
가온 주006)
가온
가온[中]+(대격 조사). 가운데를.
여러 주007)
여러
열[開]-+-어(연결 어미). 열어.
니준 주008)
니준
닞[忘]-+-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잊은.
바 주009)
바
바(의존 명사)+(대격 조사). 바를.
檢察다가 주010)
검찰(檢察)다가
검사하여 살피다가.
지즈로 주011)
지즈로
말미암아. 인(因)하여. ¶즌기 하고 지즈로 길히 구블(진흙이 많고 인하여 길이 굽을쌔)〈두시(초) 21:29〉.
녯 高常侍 주012)
상시(常侍)
산기상시(散骑常侍)의 약칭. 중국 위(魏)나라에서 천자를 측근에서 모시고 간언하는 일을 맡아보던 벼슬.
適이
주013)
녯 고상시적(高常侍適)이
예전의, 상시(常侍) 벼슬을 한 고적(高適)이.
주014)
예전. 옛날.
주015)
내가.
成都 주016)
성도(成都)
중국 사천(四川) 분지 서부에 있는 도시. 중국 남서부 교통의 요충지로 삼국 시대 촉한의 도읍이었다. 지금은 사천성(四川省)의 성도(省都)이다.
애 살 제 高適 주017)
고적(高適)
당나라 때의 시인. 자 달부(達夫). 하북(河北) 출생. 젊었을 때 산동(山東)과 하북 지방을 방랑하며 이백(李白), 두보(杜甫) 등과 사귀었다.
蜀州 刺史야 주018)
촉주(蜀州) 자사(刺史)야
촉주의 자사 벼슬을 하여. 촉주의 자사가 되어.
人日에 서르 야 브텨 보내욘 주019)
브텨 보내욘
브티[付]-+-어(연결 어미)#보내[送]-+-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부쳐 보낸. 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 ‘-오-’가 ‘-요-’로 된 것은 ‘보내-’의 ‘ㅣ’에 의한 영향이다.
그를 주020)
그를
글[文]+을(대격 조사). 글을.
어더 주021)
어더
얻[得]-+-어(연결 어미). 얻어. 찾아. 손에 넣어.
므를 주022)
므를
눈[眼]+ㅅ(사이시옷, 관형격 조사)+믈[水]+을(대격 조사). 눈물을.
긄 行列 주023)
긄 행렬(行列)
글[文]+ㅅ(관형격 조사)#행렬(行列). 글의 행과 열.
예 주024)
예
[間]+예(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사이에.
려 주025)
려
리[散]-+-어(연결 어미). 뿌려.
닐거 주026)
닐거
닑[讀]-+-어(연결 어미). 읽어.
篇ㅅ 그틀 주027)
편(篇)ㅅ 그틀
편(篇)+ㅅ(관형격 조사)#긑[末]+을(대격 조사). 편의 끝을. 한 편 글의 끝을.
초라 주028)
초라
[終]-+-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라(종결 어미). 마치었다. 마치었노라.
그를 보내요로 주029)
그를 보내요로
글[文]+을(대격 조사)#보내[送]-+-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로(조격 조사, 부사격 조사). 글을 보내는 것으로. 글을 보내는 것으로부터. 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 ‘-오-’가 ‘-요-’로 된 것은 ‘보내-’의 ‘ㅣ’에 의한 영향이다.
브터 마 주030)
마
이미.
여라 주031)
여라
여남은. ¶우루믈 그치디 아니더니 이리 호미 여라 열흐레 病勢 마 歇커(울음을 그치지 아니하였는데 이리 하는 것이 여남은 열흘에 병세 이미 가라앉거늘)〈내훈 3:43ㄴ〉.
오 주032)
오
[年]#이(지정 형용사)-+-고(연결 어미). 해이고. ‘이고’가 ‘이오’가 된 것은 지정 형용사 ‘이다’의 어간 뒤에서 ‘ㄱ’이 탈락한 것이다.
그릐 이시며 업수믈 주033)
그릐 이시며 업수믈
글[文]+의(관형격 조사)#이시[有]-+-며(연결 어미)#없[無]-+-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을(대격 조사). 글의 있으며 없음을. 글이 있고 없음을.
記錄 아니얀 디 주034)
아니얀 디
아니[不爲]-+-y(조음소)-+-아(완료의 상 표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의존 명사)+이(주격 조사). 아니한 지가.
여닐굽 주035)
여닐굽
엿[六]+닐굽[七]. 예닐곱. 여섯이나 일곱쯤 되는 수. ‘여’는 ‘엿’에서 ‘ㅅ’이 탈락한 것이다. ‘예닐곱’의 ‘예’는 ‘여’가 뒤에 오는 모음 ‘ㅣ’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니 늘거 病야셔 녯 이 주036)
녯 이
녯[故, 舊]#일[事]+을(대격 조사). 옛 일을.
호니 주037)
호니
[思, 憶]+-(동사 파생 접미사)-+-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생각하니.
나 주038)
나
나[生]-+-(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나는. 생기는.
들 주039)
들
[意]+을(대격 조사). 뜻을.
可히 알리로다 주040)
알리로다
알[知]-+-ㅭ(동명사 어미)#이(지정 형용사)-+-로(감탄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알 것이로다.
이제 四海 주041)
사해(四海)
온 세상.
안해 주042)
안해
안ㅎ[內] +애(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안에.
얼구를 니저 주043)
얼구를 니저
얼굴[形]+을(대격 조사)#닞[忘]-+-어(연결 어미). 모습을 잊고. 생활 모습을 잊고. 생활 모습에 개의치 않고. 체면 차리지 않고. 중세어에서는 ‘얼굴’이 사람의 목 위의 부분이 아니라 단순히 형상 또는 모습을 뜻하기도 하였다. 여기서는 ‘체면을 잊고’와 같이 풀이하는 것이 적합하다.
사괴 주044)
사괴
사괴[交]-+-(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사귀는.
버든 주045)
버든
벋[友]+은(보조사). 벗은. 친구는.
올로 주046)
올로
홀로. 단지. 다만.
漢中王 瑀 주047)
한중왕 우(漢中王瑀)
한중왕(汉中王) 이우(李瑀)를 가리킨다. 한중왕은 제후에 해당한다. 이우는 당나라 예종(睿宗) 이단(李旦)의 손자로, 어려서부터 재능이 뛰어나고 기품이 넘쳤다고 한다. 처음에는 농서군(陇西郡) 공으로 봉해졌으나 임금을 따라 촉으로 왔다. 하지(河池)에서 한중왕에 봉해졌다. 산남서도(山南西道)의 방어사(防御使)를 하였다.
다 주048)
다
함께.
韶州 주049)
소주(韶州)
중국 고대의 행정구획 이름. 지금의 광동성 소관(韶关), 악창(樂昌), 인화(仁化), 남웅(南雄), 옹원(翁源), 시흥(始兴), 유원(乳源) 등의 시와 현을 아우르는 지역을 가리킨다. 수나라 개황(开皇) 9년(589)동형주(東衡州)를 바꾸어 설치하였다. 주(州) 북쪽의 소석(韶石)이 있었는데 그것으로 이름을 얻게 되었다. 곡강현(曲江縣, 지금의 광동성 소관시(韶关市) 일부)을 다스렸으나, 11년에 폐지되었다. 당나라 정관 원년(627) 다시 설치되었고, 천보 원년(742)에 시흥군(始兴郡)으로 바뀌었고, 건원(乾元) 원년(758)에 다시 소주가 되었다.
使君 주050)
사군(使君)
사군은 임금의 명을 받들어 사절(使節)로 가거나 온 사람을 높이어 이르는 말이다. 중국 한나라 때에 태수(太守)와 자사(刺史)를 가리키던 이름으로, 한나라 이후에는 주(州), 군(郡)의 장관을 높여 부르는 칭호로 쓰였다. ‘자사(刺史)’는 중국 한나라 때에, 군(郡)․국(國)을 감독하기 위하여 각 주에 둔 감찰관으로, 당나라․송나라를 거쳐 명나라 때 없어졌다.
超先
주051)
경사군 초선(敬使君超先)
성명은 경초선(敬超先)으로, 사군 벼슬을 하였기 때문에, 성과 관직명을 합하여 경 사군(敬使君)이라 한 것이며, 그 뒤에 이름 ‘초선’을 부가한 것이다. 소주(韶州)에서 사군(使君) 벼슬을 한 인물로 여겨진다. 구체적인 생애는 자세히 알 수 없다.
이 잇니 호 주052)
호
[愛]-+-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연결 어미). 사랑하되. 중세어에서 ‘다’는 ‘생각하다’의 뜻으로 주로 쓰였으나 현재와 같이 ‘사랑하다’는 뜻으로도 쓰였다. 구결문의 ‘애(愛)’에 대한 번역임을 주의해 볼 일이다.
보디 몯야 들 주053)
들
[意, 情]+을(대격 조사). 뜻을.
말매 주054)
말매
말[言, 辭]+애(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말씀에. 말로.
나토노라 주055)
나토노라
낱[現, 見(나타나다)]-+-오(사동 파생 접미사)-+-(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라(종결 어미). 나타나게 하노라.
大曆 주056)
대력(大曆)
당나라 대종(代宗) 때의 연호. 766년에서 779년에 걸친 기간에 쓰이었다.
五年 正月 二十一日에 도혀 高公 주057)
고공(高公)
고공(高公)+(관형격 조사). 고적(高適) 공의.
주058)
지시 관형사. 화자에게 가까운 사물 또는 화자가 알고 있는 대상을 가리킬 때 쓰인다.
지 주059)
지
[作]-+-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지은.
그를 주060)
그를
글[文]+을(대격 조사). 글을.
조차 주061)
조차
좇[追]-+-아(연결 어미). 좇아.
가파 주062)
가파
갚[報, 却]-+-아(연결 어미). 갚아.
王과 주063)
왕(王)과
한중왕(汉中王) 이우(李瑀)를 가리키는 것으로 여겨진다.
敬弟의게 주064)
경제(敬弟)의게
경제(敬弟)+의게(여격 조사, 부사격 조사). 존경하는 동생에게. 아끼는 동생에게.
브티노라 주065)
브티노라
브티[寄]-+-(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라(종결 어미). 부치노라.

【한자음】 〈원시 서문〉 문서 덮개 가운데를 열어 잊은 바를 살피다가 그로 말미암아 옛 상시(常侍) 벼슬을 한 고적(高適)이 예전에 내가 성도(成都)에 살 때 그가 촉주(蜀州) 자사(刺史)가 되어 정월 초이렛날에 서로 생각하여 부쳐 보낸 글을 얻어(찾아, 손에 넣어) 눈물을 글의 행과 열 사이에 뿌리며 읽어 한 편(篇)의 끝을 마치었다. 그것을 보낸 것으로부터 이미 여나믄 해이고 글이 있으며 없음을 기록 아니한 지 또 예닐곱 해니, 늙어 병들어서 옛 일을 생각하니 생기는 뜻을 가히 알 것이로다. 이제 온 세상 안에 체면을 잊고 사귀는 벗은 오로지 한중왕(漢中王) 이우(李瑀)와 함께 소주(韶州)의 사군(使君) 벼슬을 한 경초선(敬超先)이 있으니, 보고 싶되 보지 못하여 뜻을 말(서문)로 표현하노라. 대력(大曆) 5년 정월 21일에 도리어 고적의 이 지은 글을 조차 갚아 왕(王)과 경애하는 아우에게 보내노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1:6ㄱ

自蒙蜀州人日作 不意淸詩久零落

蜀州ㅅ 人日에 주066)
촉주(蜀州)ㅅ 인일(人日)에
촉주(蜀州)+ㅅ(관형격 조사)#인일(人日)+에(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촉주의 정월 초이렛날에. 촉주 자사의 정월 초이렛날에.
지 주067)
지
[作]-+-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지은. ¶獄 罪 지 사 가도 히니(옥은 죄 지은 사람을 가두는 곳이니)〈월석 1:28ㄴ〉. 寂滅은 사도 아니며 죽도 아니 씨니 衆生 煩惱 몯 러 려 이리 이실 됴 일 지 因緣으로 後生애 됴 몸 외오 머즌 일 지 因緣으로 後生애 머즌 몸 외야 살락 주그락 야 그지 업시 受苦거니와 부텨는 죽사리 업스실 寂滅이 즐겁다 시니라(적멸은 살지도 않으며 죽지도 아니하는 것이니, 중생은 번뇌를 쓸어 버리지 못하여 일이 있기 때문에 좋은 일을 지은 인연으로 후생에 좋은 몸 되고, 험악한 일을 지은 인연으로 후생에 험악한 몸 되어 살다 죽다 하여 한없이 수고하거니와 부처는 죽고 사는 것이 없으시므로 적멸이 즐겁다 하신 것이다.)〈월석 2:16ㄱ〉.
그를 주068)
그를
글[文]+을(대격 조사). 글을. 두시언해에서는 일관되게 ‘시’를 ‘글’로 번역하고 있다. ¶病을 견듸여  새배 안자쇼니 온 그른 이른 보 슬허 짓도다(병을 견디며 맑은 새벽에 앉아 있으니 떠오른 글은 이른 봄을 슬퍼하며 지었도다.)〈두시(초) 10:2ㄴ〉.
바도로브터 주069)
바도로브터
받[受, 蒙(받다)]-+-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로부터(출격 조사, 부사격 조사). 받음으로부터. 받는 것으로부터.
 주070)

[淸]-+-(조음소)-+-ㄴ(관형사형 어미). 맑은.
그릐 주071)
그릐
글[文]+의(관형격 조사). 글의.
오래 러뎌 슈믈 주072)
러뎌 슈믈
러디[落, 零落(보잘것없다)]-+-어(연결 어미)#시[有]-+-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을(대격 조사). 보잘것 없이 되었음을.
너기디 주073)
너기디
너기[意]-+-디(연결 어미). 여기지. 생각지. ¶大聖은 큰 聖人이라 文은  어여 너기시다 혼 디라(대성은 큰 성인이다. 문은 남을 불쌍히 여기신다는 뜻이다.≫)〈월석 2:52ㄱ~ㄴ〉.
아니호라 주074)
아니호라
아니호라 : 아니[不]+-(동사 파생 접미사)-+-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라(종결 어미). 아니하였다. 아니하였도다. 아니한 것이다. ¶淸淨야  업스며 圓明야 료미 업서 어루 노피 며 머리 드러 거 光明이 盛大야 先宗 더러디 아니리라(청정하여 가이 없으며 원명하여 가림이 없어야 가히 높이 날며 멀리 들어 거의 광명이 성대하여 선종을 더럽히지 아니할 것이다.)〈몽법 46ㄴ〉.
주075)
너기디 아니호라
여기지 아니하였도다. 이는 원문의 ‘불의(不意)’에 해당한다. 이는 ‘뜻하지 않게’와 같이 번역해야 할 곳으로 여겨진다.

【한자음】 자몽촉주인일작 불의청시구령락
【언해역】 촉주(蜀州) 〈자사(刺史)〉의, 정월 초이렛날에 지은 글을 받음으로부터 맑은 글의 보잘것없이 된 것을 여기지(생각지) 아니하였도다(뜻하지 않게, 맑은 글이 보잘것없이 되었었도다).

今晨散帙眼忽開 迸淚幽吟事如昨

오 아 주076)
오 아
오[今日]+ㅅ(관형격 조사)#아[朝, 晨(새벽)]+(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오늘 아침에.
흐렛 주077)
흐렛
흗[散]-+-어(연결 어미)#잇[有]-+-(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흩어져 있는. ¶도랏막대 딥고 눈 온 後에 블근 묏고 디러 슈니 佩玉 울여 아 오매 紫宸殿에셔 흐러 가니라(명아주지팡이 짚고 눈 온 후에 붉은 산골을 임해 있으니 패옥(佩玉)을 울리어 아침 옴에 자신전(紫宸殿)에서 흩어져 가는 것이다.)〈두시(초) 11:36ㄱ〉.
書帙에 주078)
서질(書帙)에
서질(書帙)+에(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서질은 책(冊)을 가리키기도 하고, 책을 한 권씩 또는 여러 권씩 싸서 넣어 두기 위하여 헝겊으로 만든 책 덮개, 즉 서투(書套)를 뜻하기도 하고, 책갑을 뜻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책 덮개’을 뜻하는 것으로 보기로 한다.
누늘 忽然히  주079)
누늘 
눈[眼]+을(대격 조사)#[開]-+-어(연결 어미). 눈을 떠. 눈을 떠서.
보고 믈 흘리고 幽深히 주080)
유심(幽深)히
유심(幽深)+-(형용사 파생 접미사)-+-이(부사 파생 접미사). 깊숙하게 그윽하게. 그윽히.
이푸니 주081)
이푸니
잎[吟]-+-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읊으니. ¶셴 머리예 글 이푸믈 슬노니 遊俠의 노니던 굼기 蕭條도다(백발 머리에 글 읊음을 슬퍼하니 협객 놀던 동굴이 호젓이 쓸쓸하구나.)〈두시(초) 10:26ㄱ〉.
이리 주082)
이리
일[事]+이(주격 조사). 일이.
어제 도다 주083)
도다
[如]-+-도(감탄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같도다. ‘-’가 ‘-’으로 축약된 뒤에 ‘-’에 내파화가 반영되어 ‘-’과 같이 된 것이다. ‘-도다’를 감탄형 어미로 분석하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한자음】 금신산질안홀개 병루유음사여작
【언해역】 오늘 아침에 흩어져 있는 책 덮개에 눈을 홀연히 떠 보고 눈물을 흘리며 그윽하게 읊으니 일이 어제 같도다.

嗚呼壯士多慷慨 合沓高名動寥廓【合沓은 相繼皃ㅣ라 寥廓 指天地間也ㅣ라】

슬프다 壯士ㅣ 주084)
장사(壯士)ㅣ
장사(壯士)+ㅣ(주격 조사). 장사가. 장사는 고적(高適)을 가리키는 것으로 여겨진다.
慷慨호미 주085)
강개(慷慨)호미
강개(慷慨)+-(동사 파생 접미사)-+-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이(주격 조사). 강개함이. 강개하는 것이. 의롭지 못한 것을 보고 원통하고 슬퍼 의기가 북받치는 것이. 의롭지 못한 것을 보고 원통하여 의분을 토하는 것이.
하니 주086)
하니
하[多]-+-니(연결 어미). 많으니.
니처 주087)
니처
니[合沓(잇대다. 잇다)]-+-어(연결 어미). 잇대어. 이어. 이어서. 되풀이되어. 되풀이하여. ‘니처, 니취며, 니취며’ 등과 같은 형식이 나타난다. 초간본의 이 형식 ‘니처’가 중간본에서는 ‘니으쳐’로 변하였다. ¶匍匐논 禮 니처 니 意氣ㅣ 주그며 사로매 親히 도다(포복하는(엎디어 기는, 극진히 섬기는) 예를 잇대어 하니(되풀이하니) 의기(意氣)가 죽으며 삶에 있어서 친히 하도다.)〈두시(초) 20:40ㄱ〉. 닐 뮈여 니논 中에 話頭 便安히 디녀 疑心 잡들면 힘 디 아니야도 니취며 隱密야 그처딘  업슨  工夫ㅣ 漸漸 무저기 외야   햇 므리 며 고미 야 비록 미 뮈여도 다 이  믌겨리리라(일어나 움직여 활동하는 중에 화두를 편안히 지녀 의심을 붙들면 힘 쓰지 아니하여도 서로 이어지며 은밀하여 끊어진 때 없는 때는 공부가 점점 커지는 무데기가 되어야 맑은 가을 들판의 물이 맑으며 맑음과 같아서 비록 바람이 움직여도 다 이 맑은 물결일 것이다.)〈몽법 27ㄱ~ㄴ〉.
노 주088)
노
높[高]-+-(조음소)-+-ㄴ(관형사형 어미). 높은.
일후미 주089)
일후미
일훔[名]+이(주격 조사). 이름이.
寥廓애 주090)
요확(寥廓)애
요확(寥廓)+애(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넓고 텅 빈 공중에. 텅 비고 한없이 넓은 곳에. 넓고 텅 빈 공간에.
뮈옛도다 주091)
뮈옛도다
뮈[動]-+-어(연결 어미)#잇[有]-+-도(감탄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움직여 있도다. ‘-도다’를 감탄형 어미로 분석하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한자음】 오호장사다강개 합답고명동요확【합답(合沓)은 서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요확(寥廓)은 천지간을 가리키는 것이다.】
【언해역】 슬프다 장사가 의분을 토하는 것이 많으니, 서로 이어져(되풀이되어, 메아리되어) 높은 이름이 끝없는 허공에 움직였도다.

嘆我悽悽求友篇 感時鬱鬱匡君略【鬱鬱은 言匡君之略을 不得伸也ㅣ라】

나 슬허셔 주092)
슬허셔
슳[哀, 悲]-+-어(연결 어미)+셔(보조사). 슬퍼하여. 슬퍼하여서. ¶ 아니 公主ㅣ 슬코 술위 타셔 貴嬪이 우놋다(말을 빼앗기니 공주가 슬퍼하고, 수레를 타고서 귀빈이 우는구나.) 〈두시(초) 10:11ㄴ〉. 愛見을 닛 몯 不足호 슬시니 이 첫  菩薩 미시니라(애견을 잊지를 못하므로 부족함을 슬퍼하시니, 이는 첫 마음의 보살일 따름이신 것이다.)〈법화 6:157ㄴ〉.
주093)
벗. 친구.
求혼 주094)
구(求)혼
구(求)+-(동사 파생 접미사)-+-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구한. 구하는.
글워리 주095)
글워리
글월[文書, 文件]+이(주격 조사). 글월이. 문서가. 글월이란 말을 문장이란 뜻으로 사용하는 문법가도 있으나, 글월은 기원적으로 글을 적은 문건(文件)을 뜻하던 것이었다.
슬프니 時節을 感傷야셔 주096)
시절(時節)을 감상(感傷)야셔
시절을 슬퍼하여. 시절을 슬퍼하여서. 당시의 시대 상황을 슬퍼하여. 당시의 시대 상황을 애달파하여.
님금 고티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1:6ㄴ

고져
주097)
고티고져
고티[改]-+-고져(연결 어미). 고치고자. ¶곧 이제 다봇  구미티 고티니 菊花 푸믈 오직 붓그리노라(곧 이제 다복쑥 같은 귀밑털로 바뀌니 국화의 핌을 오직 부끄러워하노라.)〈두시(초) 11:29ㄱ〉. 瞿塘애 므리 어드우니 城 안해 更漏ㅅ 사리 고티놋다(구당협(瞿塘峽)에 밤의 강물이 어두우니 성 안에 물시계의 경(更)을 표시하는 살이 〈위치를〉 바꾸는구나.)〈두시(초) 11:47ㄴ〉.
던 謀略이 답답도다 주098)
답답도다
답답[鬱鬱]+-(형용사 파생 접미사)-+-도(감탄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답답하도다. 시원하지 않도다.
주099)
모략(謀略)이 답답도다
지모와 책략이 답답하도다. 지모와 책략을 시원하게 펴지 못한 것을 말한다.

【한자음】 탄아처처구우편 감시울울광군략【울울(鬱鬱)은 임금의 지략을 펼 수 없음을 말한 것이다.】
【언해역】 나를 슬퍼하여서 벗 구하는 글월이 슬프니, 당시 상황을 애달파하여 님금 고치고져 하던 지략이 답답하도다.

錦里春光空爛熳 瑤墀侍臣已冥寞【錦里 指蜀州ㅣ라 適이 後爲刑部侍郞 주100)
형부시랑(刑部侍郞)
형부(刑部)의 시랑(侍郞). 형부는 법률과 소송 관련 재판에 관한 일을 보던 관서. 시랑은 중국의 벼슬 이름으로, 진나라와 한나라 때에는 낭중령(郞中令)의 속관(屬官)으로 궁문을 지키는 일을 맡아보았으나, 당나라 때에는 중서성과 문하성의 실질적 장관이었다. 그 이후에는 육부의 차관이었다고 한다.
而死니 冥寞 謂死也ㅣ라】

錦里옛 주101)
금리(錦里)옛
금리(錦里)+예(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ㅅ(관형격 조사). 금리의. 금리는 성도(成都)의 완화계를 가리킴.
비치 주102)
비치
봄[春]+ㅅ(관형격 조사, 사이시옷)+빛[光]+이(주격 조사). 봄빛이.
갓 주103)
갓
헛되이. 한갓지게. 쓸쓸히. 쓸데없이. 고요히. 적적히. ¶峽ㅅ 가온 다 블 니  우흰 오직 갓 울엣니로다(협곡 가운데 다 불 같으니, 강 위에는 오직 한갓 우레뿐이로다.)〈두시(초) 10:23ㄱ〉.
爛慢니 주104)
난만(爛慢)니
난만(爛慢)+-(동사 파생 접미사)-+-니(연결 어미). 활짝 피니. 흐드러지게 피니.
瑤墀옛 주105)
요지(瑤墀)옛
요지(瑤墀)+예(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ㅅ(관형격 조사). 요지(瑤墀)의. ‘요지(瑤墀)’의 ‘요(瑤)’는 아름다운 옥을 뜻하고, ‘지(墀)’는 계단 위의 공지 또는 꾸민 마룻바닥을 뜻한다. 아름다운 옥으로 꾸민 마룻바닥을 뜻하는 것이라 할 것인데, 임금이 있는 궁정을 가리킴.
近侍 주106)
근시(近侍)
근시(近侍)+-(동사 파생 접미사)-+-(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가까이 모시는. 임금을 가까이 모시는.
臣下 마 주107)
마
이미. ¶如來 마 三界 火宅 여희여 괴외히 겨르로이 사라 수픐 해 便安히 이셔(여래는 이미 삼계 불집을 떠나 고요히 한가로이 살아 수풀 들에 편안히 있어)〈법화 2:143ㄴ〉.
아도다 주108)
아도다
아[冥寞]+-(형용사 파생 접미사)-+-도다(감탄형 어미). 아득하도다. ‘-도다’를 ‘-도-’와 종결 어미 ‘-다’로 분석할 수도 있다. ‘-도다’를 감탄형 어미로 분석하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 부 帳 어 제 거텻뇨 치위옛 하 어젯바 소리로다 江漢로 나갈 말 업스니 시 그티 날로 아아도다(바람 부는 장막은 언제 걷혔느냐? 추위 속의 방아는 어젯밤의 소리로다. 강한으로 나갈 사유가 없으니 시름 끝이 날로 아득하도다.)〈두시(초) 3:36ㄱ〉.

【한자음】 금리춘광공란만 요지시신이명막【금리(錦里)는 촉주(蜀州)를 가리킨다. 고적(高適)이 뒤에 형부 시랑(刑部侍郞)이 되어서 죽으니, 명막(冥寞)은 죽음을 일컫는다.】
【언해역】 금리(촉주)의 봄빛이 헛되이 난만하니 요지(瑤墀)의 가까이 모시는 신하는 이미 아득하도다.

瀟湘水國旁黿鼉 鄠杜秋天失鵰鶚【上句 言甫ㅣ在潭州 而酬此詩오 下句 言適의 在長安而死也ㅣ라 鵰鶚 比適也ㅣ니라】

瀟湘 주109)
소상(瀟湘)
중국 호남성 동정호(洞庭湖)의 남쪽에 있는 소수(瀟水)와 상강(湘江)을 아울러 이르는 말. 부근에 경치가 아름다운 소상 팔경이 있다. 우리의 전통 회화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소상팔경도(瀟湘八景圖)’라는 제목의 원류를 찾아볼 수 있는 곳이다.
믌나라해 주110)
믌나라해
믈[水]+ㅅ(관형격 조사)#나라ㅎ[國]+애(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물나라에.
黿鼉ㅅ 서리예 주111)
원타(黿鼉)ㅅ 서리예
원타(黿鼉)+ㅅ(관형격 조사)#서리[間]+예(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큰 자라와 악어 사이에.
바라 주112)
바라
의지하여. 곁따라[旁]. 중세어에는 ‘바라다[倚(기대다, 의지하다), 傍(곁)]’란 동사가 있었다. 여기 나타나는 ‘바라’는 그 어간이 부사로 쓰이는 예가 될 것이다. ¶엇뎨  시내 우희셔 나날 샬깃 門 바라셔 놀 니리오(어찌 맑은 시냇물 위에서 날마다 사립문을 의지하여서(사립문 옆에서) 놀 뿐이겠느냐?)〈두시(초) 6:44ㄴ〉.
니노니 주113)
니노니
[走]-+니[行]-+-(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다니노니. 다니니.
鄠杜 주114)
호두(鄠杜)
호현(鄠縣)과 두릉(杜陵)을 말함. 두릉은 한나라 선제(宣帝)의 능묘로, 장안 가까운 곳에 있다. 경치가 좋기로 유명한 곳이다. 호(鄠)는 중국 진나라 때의 읍명으로, 섬서성 호현(户縣) 북쪽에 있었다. 호현(鄠縣)은 그곳에 설치된 현을 말한다.
 주115)

[秋]+ㅅ(관형격 조사). 가을의.
하해 주116)
하해
하ㅎ[天] +애(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하늘에.
鵰鶚 주117)
조악(鵰鶚)
조(鵰)는 ‘수리 조’자이며, 악(鶚)은 ‘물수리 악’자이다. 둘을 합쳐서 독수리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일토다 주118)
일토다
잃[失]-+-도다(감탄형 어미). 잃도다. 잃었도다. ¶나조  예 큰 남 일흐니 온 미 中에 새 지블 이놋다(저녁에 강 사이에 큰 나무를 잃으니, 사나운 바람이 밤중에 새 집을 날렸도다.)〈두시(초) 10:41ㄴ〉.  念의 迷惑호브터 곡도  受苦애 妄量로 마 닐온 眞을 일흐며(한 염(念)의 미혹함으로부터 꼭두각시 같은 수고에 망량(妄量)으로 빠져 이른바 진(眞)을 잃으며)〈법화 1:109ㄱ〉.

【한자음】 소상수국방원타 호두추천실조악【위의 구는 두보가 담주(潭州)에 있으면서 이 시를 주고받은 것을 말하고, 아래 구는 고적(高適)이 장안에 있으면서 죽은 것을 말한 것이다. 조악(鵰鶚)은 고적(高適)을 비유한 것이다.】
【언해역】 소상(瀟湘)의 물나라에 큰 자라와 악어 사이에 곁따라 다니다 보니, 호두(鄠杜)의 가을 하늘에 독수리를 잃었도다.

東西南北更堪論 白首扁舟病獨存【此 荅(答)東西南北之句다】

東西南北에 뇨 주119)
뇨
뇨매 : [走]-+니[行]-+-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보조사). 다니는 것은. ‘니-’의 ‘-’이 ‘니-’와 같이 ‘ㄴ’ 받침으로 변한 것은 자음 동화에 의한 것이다. 앞의 고적(高適)의 시에 두보가 동서남북에 다닌다고 지적한 구절이 있었는데, 이는 그것을 말한 것이다. ¶ 여 니건 디 스믈 니 明主ㅅ 恩惠 져릴가 전노라(말을 달려(몰고) 다닌 지 스물 해니 명군(名君, 총명한 임금)의 은혜를 저버릴까 두려워하노라)〈두시(초) 5:33ㄱ〉. 큰 나무가 나고  믈ㅅ고기가 나고  믈ㅅ속과 륙디에 니 즘승이 나고(큰 나무가 나고 또 물고기가 나고 또 물속과 육지에 다니는 짐승이 나고)〈사민 42〉.
다시 議論얌 직니아 주120)
의논(議論)얌 직니아
의논(議論)+-(동사 파생 접미사)-+-y(조음소)-+-아(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직[可]-+-ㄴ(동명사 어미)#이(지정 형용사)-+-가(의문형 어미). 의논함 직한 것인가? 의논하는 것이 그럴 만한 것인가? 완료의 선어말 어미 ‘-아’라고 한 것은 부사형 어미 ‘-아/어’가 재구조화된 것이다.
셴 머리예 주121)
셴 머리예
셰[白]-+-ㄴ(관형사형 어미)#머리[髮]+예(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센 머리에.
죠고맛 주122)
죠고맛
죠고마[小]-+-ㅅ(사이시옷). 조그만. ‘죠고마[小]-’는 ‘죠고마다’의 어근 부분이다. ‘ㅅ’은 사이시옷으로 통사적인 연결의 부자연성을 해소하는 장치이다. 현재 가용한 분석 도구의 한계 안에서 분석할 때에는 위와 달리 ‘죠고맛’에서 ‘ㅅ’을 어미로 분석하는 방법도 있을지 모르고, ‘죠고맛’ 전체를 관형사의 일종으로 분석하는 방법도 있을지 모른다. ‘ㅅ’을 어미로 분석하는 경우, 그 쓰임이 일반적이지 못한 결함을 가진다. ‘죠고마’가 ‘나히 여니 남도록 죠고마도 게을이 아니더니(나이 여든이 넘도록 조금도 게을리 아니하더니)〈속삼 효:35ㄱ〉’과 같이 ‘죠고마’가 명사 혹은 부사로 쓰인 것과 같은 예도 있다. 따라서 ‘죠고마’를 명사나 부사로, ‘ㅅ’을 관형격 조사와 같이 분석하는 방법도 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 경우는 ‘죠고마’의 명사나 부사적인 쓰임이 극히 제약된다는 결함을 감수해야 한다.
 고 주123)
 고
[舟]#[乘]-+-고(연결 어미). 배 타고.
病야 오 주124)
오
혼자. 홀로. ‘오’가 ‘호’가 되고 다시 ‘ㄴ’이 첨가되고 ‘ㅿ’이 ‘ㅈ’이 되어 현대의 ‘혼자’가 되었다. ‘호’가 처음 나타나는 것은 ≪속삼강행실도≫(1514)에서이다. ‘혼자’가 나타나는 것도 ≪삼강행실도≫, 순천김씨언간, ≪속삼강행실도≫, ≪번역소학≫과 같은 문헌에서이니 이 또한 16세기초이다. ¶崔叔咸이 稷山 사미라 咸悅 해 사더니 큰 時病에 어 病이 되어늘 아비와 과 아 다 避接나고 叔咸이 호셔 侍病며 어 大便을 맛보니 더니 果然 病이 됴니라(최숙함이는 직산(稷山) 사람이다. 함열(咸悅) 땅에 살았는데 큰 전염병에 어미가 병이 들거늘 아비와 형과 아우들은 모두 피접(避接, 피하여 멀리 감)나고 숙함이 혼자서 병을 돌보며 어미 대변을 맛보니 썼는데 과연 어미 병이 좋아졌던 것이다.)〈속삼 효:22ㄱ〉.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1:7ㄱ

잇노라

【한자음】 동서남북갱감론 백수편주병독존【이것은 동서남북의 구에 답한 것이다.】
【언해역】 동서남북에 다니는 것은 다시 의논함 직한 것인가? 센 머리에 조그만 배타고 병들어 혼자 있노라.

遙拱北辰纏寇盜 欲傾東海洗乾坤

아라히 주125)
아라히
아라[遙]-+-이(부사 파생 접미사). 아스라이. 멀리. ¶큰 므리 아라야 더운 바래 니고 奇異 묏부리 노니 블  구루미 오놋다(큰 물이 아스라하여 더운 바다에 이어 있고, 기이한 산부리 높으니 불 같은 구름이 오르는구나.)〈두시(초) 10:24ㄱ〉.
北辰 주126)
북신(北辰)
북극성(北極星). 임금을 비유한 것이다.
拱向호니 주127)
공향(拱向)호니
공향(拱向)+-(동사 파생 접미사)-+-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공향하니. 두 손을 맞잡고 향하니. 두 손 모아 향하니.
盜賊 주128)
도적(盜賊)
난을 일으킨 무리.
얼겟도소니 주129)
얼겟도소니
얽[纏(얽다. 얽히다. 동이다)]-+-어(연결 어미)#잇[有]-+-도(감탄 선어말 어미)-+-소(주어짐의 양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얽매어 있도소니. 얽매어 있을 것이 분명하니. ¶ 貴 奇異 雜 보로 싁싀기 미고 보 노로 섯얽고 여러 가짓 빗난 瓔珞 드리우고(또 귀한 기이한 여러 보배로 엄숙하게 꾸미고 보배 노끈으로 섞어 얽고 여러 가지 빛나는 영락을 드리우고)〈법화 2:72ㄴ~73ㄱ〉.
東海 기우려 주130)
동해(東海) 기우려
동해를 기울여.
乾坤 주131)
건곤(乾坤)
건곤(乾坤)+(대격 조사). 건곤을. 하늘과 땅을.
싯고져 주132)
싯고져
싯[洗]-+-고져(연결 어미). 씻고자. 씻어 내고자. ¶淸淨 해 床座 펴고 기르므로 모매 며 듣글  싯고 새 조 옷 니버 안팟기 다 조커 法座애 便安히 處야(청정한 땅에 상좌 펴고 기름으로 몸에 바르며, 먼지 때를 씻고 새 깨끗한 옷 입어 안팎이 다 깨끗하여야 법좌에 편안히 처하여)〈법화 5:37ㄴ〉. 傷호 보고 피 스서 믈로 싯니(상함을 보고 피를 닦아 물로 씻으니)〈월석 20:46ㄱ〉.
노라

【한자음】 요공북진전구도 욕경동해세건곤
【언해역】 아스라이 북극성을 두 손 모아 향하니 도적이 얽매어 있도소니(있을 것이 분명하니) 동쪽 바다를 기울여 하늘과 땅을 씻고자 하노라.

邊塞西蕃最充斥 衣冠南渡多崩奔【西蕃 指吐蕃이라 充斥 猶縱橫이라 南渡 言避難也 ㅣ라】

 주133)

[邊]+애(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가에. 변새(邊塞)에. 변방 요새에. ¶南녁 져젯  머리예셔   리 잇건마 곧 사 욼  욜 도니 업세라(남녁 시장의 나루 머리에 배 파는 사람이 있건마는, 곧 사서 울타리 가에 맬 돈이 없구나.)〈두시(초) 10:4ㄴ〉. 舌相이 엷고 조시고 넙고 기르샤 能히  두프샤 귀 터릿  가샤미 二十六이시고(혀의 상이 엷고 깨끗하시고 넓고 기시어 능히 낯을 덮으시어 귀털의 가에 가시는 것이 26이시고)〈법화 2:13ㄴ〉.
西蕃 주134)
서번(西蕃)
토번(吐藩), 즉 티베트를 가리킴. 티베트를 서장(西藏)이라고도 하였기 때문에, 서번(西蕃)이란 이름을 붙인 것이다.
안직 주135)
안직
가장[最].
펴뎻니 주136)
펴뎻니
펴디[展, 充斥(퍼지다)]-+-어#잇[有]-+-(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퍼져 있나니. 퍼져 있으니.
衣冠 사미 주137)
의관(衣冠) 사미
의관을 입은 사람이. 의관은 옷과 예모(禮帽)를 가리킨다. 옷과 예모를 차려 입은 사람은 사대부나, 귀족 관료를 가리킨다.
南녀그로 믈 건너 주138)
하[多]-+-이(부사 파생 접미사). 많이.
놋다 주139)
놋다
[走]-+-(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ㅅ(사이시옷)-+-다(종결 어미). 달리는구나. 달아나는구나.

【한자음】 변새서번최충척 의관남도다붕분【서번은 토번(티베트)을 가리킨다. 충척은 세로와 가로를 아울러 이름이다. 남도는 피난살이 가는 것을 말한다.】
【언해역】 가(변방 요새)에 서번(토번, 티베트)이 가장 퍼져 있으니, 의관을 차려 입은 사람(사대부, 귀족 관료)이 남녘으로 물 건너 많이 달아나는구나!

鼓瑟至今悲帝子 曳裾何處覓王門ㅣ 在潭州 주140)
담주(潭州)
중국의 호남지구의 대부분과 호북지구의 일부를 포함하는 지구의 고대 행정 구획. 지금의 장사(長沙), 상담(湘潭)、주주(株洲) 악양남(岳陽南). 익양(益陽), 누저(娄底) 등지를 포괄하는 지역이다. 수나라 개황(开皇) 9년(589) 못과 호수가 많아 상주(湘州)를 담주(潭州)로 고쳤다. 당나라 무덕(武德) 3년(621) 장사군(長沙郡)을 다시 담주로 고쳤다.
而悲湘靈 주141)
상령(湘靈)
중국 고대의 상수(湘水)의 여신. 일설에 의하면 상령은 순임금의 비로, 상수에 빠져 죽었다고 한다. 중국의 사천여년 전, 요임금은 순을 덕과 재주를 겸비한 것으로 보았다. 순은 사람이 정직하고 일을 처리하는 것이 공정하고 힘써 노력하고, 깊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임금의 자리를 순에게 내주었다. 아울러 두 딸 아황(娥皇)과 여영(女英)도 순에게 주어 처를 삼게 하였다. 후에 순제가 남방을 순시하러 갔을 때, 아황과 여영이 발자취를 따라 동정호(洞庭湖)에 이르러 순임금이 창오(苍梧) 들판에서 죽었다는 소문을 듣는다. 두 비는 슬피 울며 상수에 투신하여 상령이 되었다고 한다.
也ㅣ라 鄒陽 주142)
추양(鄒陽)
서한의 산문가(散文家), 제(齊)나라 사람. 기원전 206~129까지 살았다. 문제 때에 오왕 유비(劉濞)의 문객이 되어, 글과 언변으로 세상에 이름을 날렸다. 오왕이 반란 음모를 꾸미자 추양이 상소하여 그만둘 것을 간하였으나 오왕은 듣지 않았다. 이로 인하여 매승(枚乘) 엄기(嚴忌) 등과 오를 떠나 양(梁)으로 가서 경제(景帝)의 작은 아우 양효왕(梁孝王)의 문객이 되었다. 추양은 지략이 있었으나, 정당하지 않은 것과 타협하지 않았다. 모함에 빠져 옥에 갇혀 처형될 위기에 빠졌으나 옥중에서 양효왕(梁孝王)에게 서신을 써서 가지의 심회를 표백하였다. 서신을 보고 양효왕은 크게 기뻐하여 추양을 석방하고 아울러 지위를 높여 상객으로 삼았다.
이 云何王之門에 不可曵長裾ㅣ라 니 言思漢中王也ㅣ라】

거믄고 주143)
거믄고
거문고[瑟].
노로 주144)
노로
놀[遊]-+-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대격 조사). 놂을. 노는 것을. 치는 것을. 뜯음을. 뜯는 것을. ¶ 구루믄 나리 도록 녀거늘 노니 子 오래 오디 몯놋다(뜬 구름은 날이 마치도록 가거늘 노니는 자네는 오래 오지 못하는구나.)〈두시(초) 10:52ㄱ〉.
이제 니르히 주145)
이제 니르히
이제#니르[至]-+-히(부사 파생 접미사). 이제 이르게. 이제까지.
帝子 주146)
제자(帝子)
임금의 자식. 요임금의 두 딸,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을 가리킨다.
슬노니 주147)
슬노니
슳[悲]-+-(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슬퍼하노니. 슬퍼하니.
옷기슭 주148)
옷기슭
옷자락[裾].
긋우믈 주149)
긋우믈
긋[引(끌다), 曳(끌다)]-+-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을(대격 조사). 끎을. 끄는 것을. ¶둘흔 精進如意足이니 精進이 主人이 외야 定을 得야 긋논 뎌기 일 씨오(둘은 정진여의족이니, 정진이 주인이 되어 선정을 얻어 끄는 행적이 이루어지는 것이고)〈월석 7:44ㄱ〉.
어듸 가 주150)
어듸 가
어디 가서.
王門을 어드리오 주151)
왕문(王門)을 어드리오
왕의 문을 얻을 것인가? 왕의 문객이 될 것인가? 왕은 한중왕(漢中王) 이우(李瑀)를 가리킨다.

【한자음】 고슬지금비제자 예거하처멱왕문두보가 담주(潭州)에서 상령(湘靈)을 슬퍼하는 것이다. 추양(鄒陽)이 말하기를, 어찌 왕의 문에 긴 옷자락을 끄는 것이 불가하겠는가 하니 한중왕(漢中王)을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언해역】 거문고 뜯는 것을(것은) 이제까지 임금의 자식을 슬퍼하노니, 옷자락 끄는 것을(것은) 어디 가서 왕의 문객이 될 것인가?

文章曹植波瀾闊 服食劉安德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1:7ㄴ

業尊【劉安 淮南王이니 著書야 言服食神仙事다 曹植 劉安 皆比王也ㅣ라】

文章 曹植 주152)
조식(曹植)
중국 삼국시대 위(魏)나라의 시인(192~232). 자 자건(子建). 시호 사(思). 안휘성(安徽省) 출생. 진사왕(陳思王)으로도 불린다. 위의 무제(武) 조(操)의 셋째 아들이며, 문제(文帝) 조비(曹丕)의 아우이다. 이들 세 사람은 삼조(三曹)라 하여, 건안문학(建安文學)의 중심적 존재로 칭송된다. 맏형 비와 태자 계승문제로 암투를 벌이다가 29세 때 아버지가 죽고 형이 위의 초대 황제로 즉위한 뒤, 시인 정의(丁儀) 등 그의 측근자들은 죽음을 당하였고, 그도 평생 정치적 위치가 불우하게 되었다. 그의 재주와 인품을 싫어한 문제는 거의 해마다 새 봉지에 옮겨 살도록 강요하였고, 그는 엄격한 감시 하에 신변의 위험을 느끼며 불우한 나날을 보내다가, 마지막 봉지인 진(陳)에서 죽었다. 그는 공융(孔融)·진림(陳琳) 등 건안칠자(建安七子)들과 사귀어 당시의 문학적 중심을 이루었고, 오언시를 서정시로서 완성시켜 문학사상 후세에 끼친 영향이 크다. 위·진(晉)을 거쳐 당나라의 두보(杜甫)가 나오기까지, 그는 시인의 이상상(理想像)이기도 하였다. 〈두산세계대백과 참조〉
믓겨리 주153)
믓겨리
믈[水]+ㅅ(관형격 조사)+결[波瀾(물결)]+이(주격 조사). 물결이. ‘믓’의 받침 ‘ㅅ’은 관형격 조사 혹은 사이시옷이고 ‘믈’이 본래 가졌던 받침 ‘ㄹ’은 탈락한 것이다.
어윈 주154)
어윈
어위[闊(트이다, 넓다)]-+-ㄴ(관형사형 어미). 넓은. 탁 트인. ¶맷 므리 보 洞庭이 어위니  말와미 머리 셴 한아비 시름케 다(바람의 물이 봄에 동정(洞庭)이 탁 트이니 흰 마름이 머리 센 할아비를 시름케 한다.) 〈두시(초) 11:15ㄱ〉.
고 주155)
고
[如]-+-고(연결 어미). 듯하고. ‘-’의 ‘’의 ‘ㅅ’과 ‘’의 ‘ㅎ’이 ‘ㅌ’으로 축약된 뒤에 받침의 내파에 의하여 ‘-’이 된 것인데, 그것이 다시 ‘-’과 같이 적힌 것이다.
머구믄 주156)
머구믄
먹[食]-+-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은(보조사). 먹음은. 먹는 것은.
劉安 주157)
유안(劉安)
중국 전한(前漢) 때 학자(BC 179?~BC 122). 한(漢)나라 고조의 손자. 회남왕(淮南王)이 되어, 문학애호가로 많은 문사와 방사(方士)를 식객으로 모아, 그 수가 수천에 이르렀다고 한다. 빈객들과 함께 ≪회남자(淮南子)≫를 저술하였다. 사상적으로 노장을 주축으로 여러 파의 사상을 통합하려 하였으며, 도가사상에 의거한 통일된 이론으로 당시 유교 중심의 이론과 대항하려 하였다. BC 122년 무제(武帝) 때 반역을 기도하였다가 실패하여 자살하였다.〈두산세계대백과 참조〉
德業 주158)
덕업(德業)
덕을 쌓은 일. 책을 쓴 것을 말한다.
尊 도다 주159)
존(尊) 도다
존(尊)+-(형용사 파생 접미사)-+-ㄴ(관형사형 어미)#[如]-+-(형용사 파생 접미사)-+-도(감탄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우러러 보이는 듯하도다.

【한자음】 문장조식파란활 복식류안덕업존【유안(劉安)은 회남왕(淮南王)이니 책을 써서 ‘입는 것, 먹는 것과 신선의 일’을 말하였다. 조식(曹植), 유안(劉安)은 모두 왕을 비유한 것이다.】
【언해역】 문장은 조식(曹植)의 물결이 트인 듯하고, 약 먹는 것은 유안(劉安)의 덕으로 쌓은 업적이 우러러 보이는 듯하도다.

長笛誰能亂愁思 昭州詞翰與招魂【晉ㅅ 向秀 주160)
향수(向秀)
위진 시대의 죽림칠현의 하나(약227~272). 자는 자기(子期), 하내부(河內府, 지금의 하남무척(河南武陟)의 서남쪽) 사람으로,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여 은거하며 벼슬을 하지 않고, 혜강(嵇康), 여안(呂安) 등과 가까이 지냈다. 경원(景元) 4년(263) 혜강과 여안이 사마(司馬) 씨의 해를 입어 죽게 되자, 낙양에 나아가 황문시랑(黄門侍郞), 산기상시(散騎常侍) 등의 벼슬을 하였다. 향수는 노장(老庄)의 학문을 즐겨 이야기하였다고 한다. 혜강이 죽은 뒤에, 향수가 그의 예전 거처를 지나는데, 그 이웃집에서 피리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다. 홀연 옛정이 생각나서 〈사구부(思舊賦)〉란 시를 지었다. 향수가 혜강을 생각하여 시를 짓는 것과 지금 두보가 고적을 생각하며 시를 짓는 것이 비교됨 직하다.
ㅣ 聞隣人吹笛고 追思曩遊야 作思舊賦니 此 言追思高蜀州也ㅣ라 ㅣ 遇亂야 精魂이 散矣니 昭州 作詞而招之也ㅣ니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긴 뎟소리 주161)
긴 뎟소리
길[長]-+-ㄴ(관형사형 어미)#뎌[笛]+ㅅ(관형격 조사, 사이시옷))#소리[音]. 긴 피리소리는. 의미도 그렇지만, ‘뎌’라는 음은 ‘적(笛)’의 발음을 차용한 것이다.
뉘 能히 시름도왼 주162)
시름도왼
시름[愁]+-도외(형용사 파생 접미사)-+-ㄴ(관형사형 어미). 시름된. 시름하는. ‘시름도외-’의 ‘도’는 ‘’가 변한 것이다. ¶通泉이 百里 만 梓州예 갓가오니 請 그듸 번 와 내 시르믈 열라(통천(通泉)이 백 리 정도 재주(梓州)에 가까우니, 청컨대 그대는 한번 와서 내 시름을 열어라.)〈두시(초) 10:2ㄴ〉. 시름왼 데 되 픗뎌 부 나조히여 서코 슬픈 漢苑ㅅ 보미로다(시름 많은 생각에 오랑캐 풀피리 부는 저녁이여, 서늘하고 슬픈 한(漢)나라 뜰의 봄이로다.)〈두시(초) 5:5ㄴ〉. 져근 材官이 涇渭예 屯守얫니 將軍 시름도왼  허러 리디 말라(작은 재목의 관리가 경수와 위수에 머물러 지키고 있으니 장군들은 시름된 얼굴을 헐어 버리지 말라.)〈두시(초) 5:44ㄴ〉.
들 주163)
들
[意, 思]+을(대격 조사). 뜻을.
亂오니오 주164)
난(亂)오니오
난(亂)+-(동사 파생 접미사)-+-ㅣ오(사동 파생 접미사)-+-(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동명사 어미)#이(지정 형용사)-+-고(의문형 어미). 어지럽히는 것인가. 어지럽힌단 말인가.
昭州 주165)
소주(昭州)
지금 중국의 광서(廣西) 평락현(平樂縣).
ㅅ 글워리
주166)
소주(昭州)ㅅ 글워리
소주(昭州)+ㅅ(관형격 조사)#글월[文書]+이(주격 조사). 소주(昭州)의 글월이.
넋 블로 주167)
넋 블로
넋[魂]#브르[招]-+-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대격 조사). 넋 부름을. 넋 부르는 것을. 혼백 부름을.
與許라 주168)
여허(與許)라
허여하라. 허락하여 주어라. ¶늘거 가맨 詩篇을 다 쇽졀업시 與許노니 보 곳과 새와 기피 시름디 말라(늙어 감에 시편들을 다 속절없이 허락하여 주노니 봄의 꽃과 새는 깊이 시름하지 말라)〈두시(초) 3:31ㄴ〉.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장적수능란수사 소주사한여초혼진(晉)나라 향수(向秀)가 이웃사람이 피리 부는 것을 듣고, 그때 놀던 것을 추억하여 〈사구부(思舊賦)〉의 시를 지으니, 이것은 고 촉주 자사를 추억하는 것이다. 두보가 난을 만나 죽은 사람의 넋이 흐트러지니 소주(昭州)〈의 글월〉은 혼을 부르는 것이다.】
【언해역】 긴 피리소리는 누가 능히 시름된 뜻을 어지럽히는 것인가? 소주(昭州)의 글월이(로) 내가 넋 부르는 것을 허락하여 주어라.
Ⓒ 역자 | 임홍빈 / 2012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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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추수(追酬) : 나중에 갚음.
주002)
고고촉주(故高蜀州) : 옛 친구 고적(高適) 촉주 자사(刺史).
주003)
견기(見寄) : 부쳐진 것, 즉 부쳐진 시. 보내진 시.
주004)
추수고고촉주인일견기(追酬故高蜀州人日見寄) : 옛 친구 고적(高適) 촉주 자사의, 정월 초이렛날 부쳐진 시에 대하여 나중에 갚음. 시인의 주에 의하면, 대력(大曆) 5년(770) 정월 21일에 지은 것이 된다. 대력 5년(770)은 두보의 몰년(沒年)이다.
주005)
글웘 : 글월[文件, 文書]+ㅅ(관형격 조사). 글월의. ‘글월’은 문서나 문건을 뜻한다. 원문에는 ‘문서질(文書帙)’과 같이 ‘질(帙)’이 들어 있다. 이 ‘질’은 문서를 싸 두툼한 상자나 천으로 만든 덮개나 갑과 같은 것을 뜻한다. 여기서는 책의 덮개와 같은 것으로 보기로 한다. 그래야 ‘열다’라는 말과 호응이 된다.
주006)
가온 : 가온[中]+(대격 조사). 가운데를.
주007)
여러 : 열[開]-+-어(연결 어미). 열어.
주008)
니준 : 닞[忘]-+-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잊은.
주009)
바 : 바(의존 명사)+(대격 조사). 바를.
주010)
검찰(檢察)다가 : 검사하여 살피다가.
주011)
지즈로 : 말미암아. 인(因)하여. ¶즌기 하고 지즈로 길히 구블(진흙이 많고 인하여 길이 굽을쌔)〈두시(초) 21:29〉.
주012)
상시(常侍) : 산기상시(散骑常侍)의 약칭. 중국 위(魏)나라에서 천자를 측근에서 모시고 간언하는 일을 맡아보던 벼슬.
주013)
녯 고상시적(高常侍適)이 : 예전의, 상시(常侍) 벼슬을 한 고적(高適)이.
주014)
녜 : 예전. 옛날.
주015)
내 : 내가.
주016)
성도(成都) : 중국 사천(四川) 분지 서부에 있는 도시. 중국 남서부 교통의 요충지로 삼국 시대 촉한의 도읍이었다. 지금은 사천성(四川省)의 성도(省都)이다.
주017)
고적(高適) : 당나라 때의 시인. 자 달부(達夫). 하북(河北) 출생. 젊었을 때 산동(山東)과 하북 지방을 방랑하며 이백(李白), 두보(杜甫) 등과 사귀었다.
주018)
촉주(蜀州) 자사(刺史)야 : 촉주의 자사 벼슬을 하여. 촉주의 자사가 되어.
주019)
브텨 보내욘 : 브티[付]-+-어(연결 어미)#보내[送]-+-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부쳐 보낸. 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 ‘-오-’가 ‘-요-’로 된 것은 ‘보내-’의 ‘ㅣ’에 의한 영향이다.
주020)
그를 : 글[文]+을(대격 조사). 글을.
주021)
어더 : 얻[得]-+-어(연결 어미). 얻어. 찾아. 손에 넣어.
주022)
므를 : 눈[眼]+ㅅ(사이시옷, 관형격 조사)+믈[水]+을(대격 조사). 눈물을.
주023)
긄 행렬(行列) : 글[文]+ㅅ(관형격 조사)#행렬(行列). 글의 행과 열.
주024)
예 : [間]+예(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사이에.
주025)
려 : 리[散]-+-어(연결 어미). 뿌려.
주026)
닐거 : 닑[讀]-+-어(연결 어미). 읽어.
주027)
편(篇)ㅅ 그틀 : 편(篇)+ㅅ(관형격 조사)#긑[末]+을(대격 조사). 편의 끝을. 한 편 글의 끝을.
주028)
초라 : [終]-+-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라(종결 어미). 마치었다. 마치었노라.
주029)
그를 보내요로 : 글[文]+을(대격 조사)#보내[送]-+-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로(조격 조사, 부사격 조사). 글을 보내는 것으로. 글을 보내는 것으로부터. 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 ‘-오-’가 ‘-요-’로 된 것은 ‘보내-’의 ‘ㅣ’에 의한 영향이다.
주030)
마 : 이미.
주031)
여라 : 여남은. ¶우루믈 그치디 아니더니 이리 호미 여라 열흐레 病勢 마 歇커(울음을 그치지 아니하였는데 이리 하는 것이 여남은 열흘에 병세 이미 가라앉거늘)〈내훈 3:43ㄴ〉.
주032)
오 : [年]#이(지정 형용사)-+-고(연결 어미). 해이고. ‘이고’가 ‘이오’가 된 것은 지정 형용사 ‘이다’의 어간 뒤에서 ‘ㄱ’이 탈락한 것이다.
주033)
그릐 이시며 업수믈 : 글[文]+의(관형격 조사)#이시[有]-+-며(연결 어미)#없[無]-+-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을(대격 조사). 글의 있으며 없음을. 글이 있고 없음을.
주034)
아니얀 디 : 아니[不爲]-+-y(조음소)-+-아(완료의 상 표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의존 명사)+이(주격 조사). 아니한 지가.
주035)
여닐굽 : 엿[六]+닐굽[七]. 예닐곱. 여섯이나 일곱쯤 되는 수. ‘여’는 ‘엿’에서 ‘ㅅ’이 탈락한 것이다. ‘예닐곱’의 ‘예’는 ‘여’가 뒤에 오는 모음 ‘ㅣ’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주036)
녯 이 : 녯[故, 舊]#일[事]+을(대격 조사). 옛 일을.
주037)
호니 : [思, 憶]+-(동사 파생 접미사)-+-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생각하니.
주038)
나 : 나[生]-+-(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나는. 생기는.
주039)
들 : [意]+을(대격 조사). 뜻을.
주040)
알리로다 : 알[知]-+-ㅭ(동명사 어미)#이(지정 형용사)-+-로(감탄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알 것이로다.
주041)
사해(四海) : 온 세상.
주042)
안해 : 안ㅎ[內] +애(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안에.
주043)
얼구를 니저 : 얼굴[形]+을(대격 조사)#닞[忘]-+-어(연결 어미). 모습을 잊고. 생활 모습을 잊고. 생활 모습에 개의치 않고. 체면 차리지 않고. 중세어에서는 ‘얼굴’이 사람의 목 위의 부분이 아니라 단순히 형상 또는 모습을 뜻하기도 하였다. 여기서는 ‘체면을 잊고’와 같이 풀이하는 것이 적합하다.
주044)
사괴 : 사괴[交]-+-(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사귀는.
주045)
버든 : 벋[友]+은(보조사). 벗은. 친구는.
주046)
올로 : 홀로. 단지. 다만.
주047)
한중왕 우(漢中王瑀) : 한중왕(汉中王) 이우(李瑀)를 가리킨다. 한중왕은 제후에 해당한다. 이우는 당나라 예종(睿宗) 이단(李旦)의 손자로, 어려서부터 재능이 뛰어나고 기품이 넘쳤다고 한다. 처음에는 농서군(陇西郡) 공으로 봉해졌으나 임금을 따라 촉으로 왔다. 하지(河池)에서 한중왕에 봉해졌다. 산남서도(山南西道)의 방어사(防御使)를 하였다.
주048)
다 : 함께.
주049)
소주(韶州) : 중국 고대의 행정구획 이름. 지금의 광동성 소관(韶关), 악창(樂昌), 인화(仁化), 남웅(南雄), 옹원(翁源), 시흥(始兴), 유원(乳源) 등의 시와 현을 아우르는 지역을 가리킨다. 수나라 개황(开皇) 9년(589)동형주(東衡州)를 바꾸어 설치하였다. 주(州) 북쪽의 소석(韶石)이 있었는데 그것으로 이름을 얻게 되었다. 곡강현(曲江縣, 지금의 광동성 소관시(韶关市) 일부)을 다스렸으나, 11년에 폐지되었다. 당나라 정관 원년(627) 다시 설치되었고, 천보 원년(742)에 시흥군(始兴郡)으로 바뀌었고, 건원(乾元) 원년(758)에 다시 소주가 되었다.
주050)
사군(使君) : 사군은 임금의 명을 받들어 사절(使節)로 가거나 온 사람을 높이어 이르는 말이다. 중국 한나라 때에 태수(太守)와 자사(刺史)를 가리키던 이름으로, 한나라 이후에는 주(州), 군(郡)의 장관을 높여 부르는 칭호로 쓰였다. ‘자사(刺史)’는 중국 한나라 때에, 군(郡)․국(國)을 감독하기 위하여 각 주에 둔 감찰관으로, 당나라․송나라를 거쳐 명나라 때 없어졌다.
주051)
경사군 초선(敬使君超先) : 성명은 경초선(敬超先)으로, 사군 벼슬을 하였기 때문에, 성과 관직명을 합하여 경 사군(敬使君)이라 한 것이며, 그 뒤에 이름 ‘초선’을 부가한 것이다. 소주(韶州)에서 사군(使君) 벼슬을 한 인물로 여겨진다. 구체적인 생애는 자세히 알 수 없다.
주052)
호 : [愛]-+-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연결 어미). 사랑하되. 중세어에서 ‘다’는 ‘생각하다’의 뜻으로 주로 쓰였으나 현재와 같이 ‘사랑하다’는 뜻으로도 쓰였다. 구결문의 ‘애(愛)’에 대한 번역임을 주의해 볼 일이다.
주053)
들 : [意, 情]+을(대격 조사). 뜻을.
주054)
말매 : 말[言, 辭]+애(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말씀에. 말로.
주055)
나토노라 : 낱[現, 見(나타나다)]-+-오(사동 파생 접미사)-+-(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라(종결 어미). 나타나게 하노라.
주056)
대력(大曆) : 당나라 대종(代宗) 때의 연호. 766년에서 779년에 걸친 기간에 쓰이었다.
주057)
고공(高公) : 고공(高公)+(관형격 조사). 고적(高適) 공의.
주058)
이 : 지시 관형사. 화자에게 가까운 사물 또는 화자가 알고 있는 대상을 가리킬 때 쓰인다.
주059)
지 : [作]-+-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지은.
주060)
그를 : 글[文]+을(대격 조사). 글을.
주061)
조차 : 좇[追]-+-아(연결 어미). 좇아.
주062)
가파 : 갚[報, 却]-+-아(연결 어미). 갚아.
주063)
왕(王)과 : 한중왕(汉中王) 이우(李瑀)를 가리키는 것으로 여겨진다.
주064)
경제(敬弟)의게 : 경제(敬弟)+의게(여격 조사, 부사격 조사). 존경하는 동생에게. 아끼는 동생에게.
주065)
브티노라 : 브티[寄]-+-(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라(종결 어미). 부치노라.
주066)
촉주(蜀州)ㅅ 인일(人日)에 : 촉주(蜀州)+ㅅ(관형격 조사)#인일(人日)+에(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촉주의 정월 초이렛날에. 촉주 자사의 정월 초이렛날에.
주067)
지 : [作]-+-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지은. ¶獄 罪 지 사 가도 히니(옥은 죄 지은 사람을 가두는 곳이니)〈월석 1:28ㄴ〉. 寂滅은 사도 아니며 죽도 아니 씨니 衆生 煩惱 몯 러 려 이리 이실 됴 일 지 因緣으로 後生애 됴 몸 외오 머즌 일 지 因緣으로 後生애 머즌 몸 외야 살락 주그락 야 그지 업시 受苦거니와 부텨는 죽사리 업스실 寂滅이 즐겁다 시니라(적멸은 살지도 않으며 죽지도 아니하는 것이니, 중생은 번뇌를 쓸어 버리지 못하여 일이 있기 때문에 좋은 일을 지은 인연으로 후생에 좋은 몸 되고, 험악한 일을 지은 인연으로 후생에 험악한 몸 되어 살다 죽다 하여 한없이 수고하거니와 부처는 죽고 사는 것이 없으시므로 적멸이 즐겁다 하신 것이다.)〈월석 2:16ㄱ〉.
주068)
그를 : 글[文]+을(대격 조사). 글을. 두시언해에서는 일관되게 ‘시’를 ‘글’로 번역하고 있다. ¶病을 견듸여  새배 안자쇼니 온 그른 이른 보 슬허 짓도다(병을 견디며 맑은 새벽에 앉아 있으니 떠오른 글은 이른 봄을 슬퍼하며 지었도다.)〈두시(초) 10:2ㄴ〉.
주069)
바도로브터 : 받[受, 蒙(받다)]-+-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로부터(출격 조사, 부사격 조사). 받음으로부터. 받는 것으로부터.
주070)
 : [淸]-+-(조음소)-+-ㄴ(관형사형 어미). 맑은.
주071)
그릐 : 글[文]+의(관형격 조사). 글의.
주072)
러뎌 슈믈 : 러디[落, 零落(보잘것없다)]-+-어(연결 어미)#시[有]-+-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을(대격 조사). 보잘것 없이 되었음을.
주073)
너기디 : 너기[意]-+-디(연결 어미). 여기지. 생각지. ¶大聖은 큰 聖人이라 文은  어여 너기시다 혼 디라(대성은 큰 성인이다. 문은 남을 불쌍히 여기신다는 뜻이다.≫)〈월석 2:52ㄱ~ㄴ〉.
주074)
아니호라 : 아니호라 : 아니[不]+-(동사 파생 접미사)-+-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라(종결 어미). 아니하였다. 아니하였도다. 아니한 것이다. ¶淸淨야  업스며 圓明야 료미 업서 어루 노피 며 머리 드러 거 光明이 盛大야 先宗 더러디 아니리라(청정하여 가이 없으며 원명하여 가림이 없어야 가히 높이 날며 멀리 들어 거의 광명이 성대하여 선종을 더럽히지 아니할 것이다.)〈몽법 46ㄴ〉.
주075)
너기디 아니호라 : 여기지 아니하였도다. 이는 원문의 ‘불의(不意)’에 해당한다. 이는 ‘뜻하지 않게’와 같이 번역해야 할 곳으로 여겨진다.
주076)
오 아 : 오[今日]+ㅅ(관형격 조사)#아[朝, 晨(새벽)]+(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오늘 아침에.
주077)
흐렛 : 흗[散]-+-어(연결 어미)#잇[有]-+-(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흩어져 있는. ¶도랏막대 딥고 눈 온 後에 블근 묏고 디러 슈니 佩玉 울여 아 오매 紫宸殿에셔 흐러 가니라(명아주지팡이 짚고 눈 온 후에 붉은 산골을 임해 있으니 패옥(佩玉)을 울리어 아침 옴에 자신전(紫宸殿)에서 흩어져 가는 것이다.)〈두시(초) 11:36ㄱ〉.
주078)
서질(書帙)에 : 서질(書帙)+에(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서질은 책(冊)을 가리키기도 하고, 책을 한 권씩 또는 여러 권씩 싸서 넣어 두기 위하여 헝겊으로 만든 책 덮개, 즉 서투(書套)를 뜻하기도 하고, 책갑을 뜻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책 덮개’을 뜻하는 것으로 보기로 한다.
주079)
누늘  : 눈[眼]+을(대격 조사)#[開]-+-어(연결 어미). 눈을 떠. 눈을 떠서.
주080)
유심(幽深)히 : 유심(幽深)+-(형용사 파생 접미사)-+-이(부사 파생 접미사). 깊숙하게 그윽하게. 그윽히.
주081)
이푸니 : 잎[吟]-+-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읊으니. ¶셴 머리예 글 이푸믈 슬노니 遊俠의 노니던 굼기 蕭條도다(백발 머리에 글 읊음을 슬퍼하니 협객 놀던 동굴이 호젓이 쓸쓸하구나.)〈두시(초) 10:26ㄱ〉.
주082)
이리 : 일[事]+이(주격 조사). 일이.
주083)
도다 : [如]-+-도(감탄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같도다. ‘-’가 ‘-’으로 축약된 뒤에 ‘-’에 내파화가 반영되어 ‘-’과 같이 된 것이다. ‘-도다’를 감탄형 어미로 분석하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주084)
장사(壯士)ㅣ : 장사(壯士)+ㅣ(주격 조사). 장사가. 장사는 고적(高適)을 가리키는 것으로 여겨진다.
주085)
강개(慷慨)호미 : 강개(慷慨)+-(동사 파생 접미사)-+-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이(주격 조사). 강개함이. 강개하는 것이. 의롭지 못한 것을 보고 원통하고 슬퍼 의기가 북받치는 것이. 의롭지 못한 것을 보고 원통하여 의분을 토하는 것이.
주086)
하니 : 하[多]-+-니(연결 어미). 많으니.
주087)
니처 : 니[合沓(잇대다. 잇다)]-+-어(연결 어미). 잇대어. 이어. 이어서. 되풀이되어. 되풀이하여. ‘니처, 니취며, 니취며’ 등과 같은 형식이 나타난다. 초간본의 이 형식 ‘니처’가 중간본에서는 ‘니으쳐’로 변하였다. ¶匍匐논 禮 니처 니 意氣ㅣ 주그며 사로매 親히 도다(포복하는(엎디어 기는, 극진히 섬기는) 예를 잇대어 하니(되풀이하니) 의기(意氣)가 죽으며 삶에 있어서 친히 하도다.)〈두시(초) 20:40ㄱ〉. 닐 뮈여 니논 中에 話頭 便安히 디녀 疑心 잡들면 힘 디 아니야도 니취며 隱密야 그처딘  업슨  工夫ㅣ 漸漸 무저기 외야   햇 므리 며 고미 야 비록 미 뮈여도 다 이  믌겨리리라(일어나 움직여 활동하는 중에 화두를 편안히 지녀 의심을 붙들면 힘 쓰지 아니하여도 서로 이어지며 은밀하여 끊어진 때 없는 때는 공부가 점점 커지는 무데기가 되어야 맑은 가을 들판의 물이 맑으며 맑음과 같아서 비록 바람이 움직여도 다 이 맑은 물결일 것이다.)〈몽법 27ㄱ~ㄴ〉.
주088)
노 : 높[高]-+-(조음소)-+-ㄴ(관형사형 어미). 높은.
주089)
일후미 : 일훔[名]+이(주격 조사). 이름이.
주090)
요확(寥廓)애 : 요확(寥廓)+애(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넓고 텅 빈 공중에. 텅 비고 한없이 넓은 곳에. 넓고 텅 빈 공간에.
주091)
뮈옛도다 : 뮈[動]-+-어(연결 어미)#잇[有]-+-도(감탄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움직여 있도다. ‘-도다’를 감탄형 어미로 분석하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주092)
슬허셔 : 슳[哀, 悲]-+-어(연결 어미)+셔(보조사). 슬퍼하여. 슬퍼하여서. ¶ 아니 公主ㅣ 슬코 술위 타셔 貴嬪이 우놋다(말을 빼앗기니 공주가 슬퍼하고, 수레를 타고서 귀빈이 우는구나.) 〈두시(초) 10:11ㄴ〉. 愛見을 닛 몯 不足호 슬시니 이 첫  菩薩 미시니라(애견을 잊지를 못하므로 부족함을 슬퍼하시니, 이는 첫 마음의 보살일 따름이신 것이다.)〈법화 6:157ㄴ〉.
주093)
벋 : 벗. 친구.
주094)
구(求)혼 : 구(求)+-(동사 파생 접미사)-+-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구한. 구하는.
주095)
글워리 : 글월[文書, 文件]+이(주격 조사). 글월이. 문서가. 글월이란 말을 문장이란 뜻으로 사용하는 문법가도 있으나, 글월은 기원적으로 글을 적은 문건(文件)을 뜻하던 것이었다.
주096)
시절(時節)을 감상(感傷)야셔 : 시절을 슬퍼하여. 시절을 슬퍼하여서. 당시의 시대 상황을 슬퍼하여. 당시의 시대 상황을 애달파하여.
주097)
고티고져 : 고티[改]-+-고져(연결 어미). 고치고자. ¶곧 이제 다봇  구미티 고티니 菊花 푸믈 오직 붓그리노라(곧 이제 다복쑥 같은 귀밑털로 바뀌니 국화의 핌을 오직 부끄러워하노라.)〈두시(초) 11:29ㄱ〉. 瞿塘애 므리 어드우니 城 안해 更漏ㅅ 사리 고티놋다(구당협(瞿塘峽)에 밤의 강물이 어두우니 성 안에 물시계의 경(更)을 표시하는 살이 〈위치를〉 바꾸는구나.)〈두시(초) 11:47ㄴ〉.
주098)
답답도다 : 답답[鬱鬱]+-(형용사 파생 접미사)-+-도(감탄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답답하도다. 시원하지 않도다.
주099)
모략(謀略)이 답답도다 : 지모와 책략이 답답하도다. 지모와 책략을 시원하게 펴지 못한 것을 말한다.
주100)
형부시랑(刑部侍郞) : 형부(刑部)의 시랑(侍郞). 형부는 법률과 소송 관련 재판에 관한 일을 보던 관서. 시랑은 중국의 벼슬 이름으로, 진나라와 한나라 때에는 낭중령(郞中令)의 속관(屬官)으로 궁문을 지키는 일을 맡아보았으나, 당나라 때에는 중서성과 문하성의 실질적 장관이었다. 그 이후에는 육부의 차관이었다고 한다.
주101)
금리(錦里)옛 : 금리(錦里)+예(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ㅅ(관형격 조사). 금리의. 금리는 성도(成都)의 완화계를 가리킴.
주102)
비치 : 봄[春]+ㅅ(관형격 조사, 사이시옷)+빛[光]+이(주격 조사). 봄빛이.
주103)
갓 : 헛되이. 한갓지게. 쓸쓸히. 쓸데없이. 고요히. 적적히. ¶峽ㅅ 가온 다 블 니  우흰 오직 갓 울엣니로다(협곡 가운데 다 불 같으니, 강 위에는 오직 한갓 우레뿐이로다.)〈두시(초) 10:23ㄱ〉.
주104)
난만(爛慢)니 : 난만(爛慢)+-(동사 파생 접미사)-+-니(연결 어미). 활짝 피니. 흐드러지게 피니.
주105)
요지(瑤墀)옛 : 요지(瑤墀)+예(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ㅅ(관형격 조사). 요지(瑤墀)의. ‘요지(瑤墀)’의 ‘요(瑤)’는 아름다운 옥을 뜻하고, ‘지(墀)’는 계단 위의 공지 또는 꾸민 마룻바닥을 뜻한다. 아름다운 옥으로 꾸민 마룻바닥을 뜻하는 것이라 할 것인데, 임금이 있는 궁정을 가리킴.
주106)
근시(近侍) : 근시(近侍)+-(동사 파생 접미사)-+-(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가까이 모시는. 임금을 가까이 모시는.
주107)
마 : 이미. ¶如來 마 三界 火宅 여희여 괴외히 겨르로이 사라 수픐 해 便安히 이셔(여래는 이미 삼계 불집을 떠나 고요히 한가로이 살아 수풀 들에 편안히 있어)〈법화 2:143ㄴ〉.
주108)
아도다 : 아[冥寞]+-(형용사 파생 접미사)-+-도다(감탄형 어미). 아득하도다. ‘-도다’를 ‘-도-’와 종결 어미 ‘-다’로 분석할 수도 있다. ‘-도다’를 감탄형 어미로 분석하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 부 帳 어 제 거텻뇨 치위옛 하 어젯바 소리로다 江漢로 나갈 말 업스니 시 그티 날로 아아도다(바람 부는 장막은 언제 걷혔느냐? 추위 속의 방아는 어젯밤의 소리로다. 강한으로 나갈 사유가 없으니 시름 끝이 날로 아득하도다.)〈두시(초) 3:36ㄱ〉.
주109)
소상(瀟湘) : 중국 호남성 동정호(洞庭湖)의 남쪽에 있는 소수(瀟水)와 상강(湘江)을 아울러 이르는 말. 부근에 경치가 아름다운 소상 팔경이 있다. 우리의 전통 회화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소상팔경도(瀟湘八景圖)’라는 제목의 원류를 찾아볼 수 있는 곳이다.
주110)
믌나라해 : 믈[水]+ㅅ(관형격 조사)#나라ㅎ[國]+애(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물나라에.
주111)
원타(黿鼉)ㅅ 서리예 : 원타(黿鼉)+ㅅ(관형격 조사)#서리[間]+예(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큰 자라와 악어 사이에.
주112)
바라 : 의지하여. 곁따라[旁]. 중세어에는 ‘바라다[倚(기대다, 의지하다), 傍(곁)]’란 동사가 있었다. 여기 나타나는 ‘바라’는 그 어간이 부사로 쓰이는 예가 될 것이다. ¶엇뎨  시내 우희셔 나날 샬깃 門 바라셔 놀 니리오(어찌 맑은 시냇물 위에서 날마다 사립문을 의지하여서(사립문 옆에서) 놀 뿐이겠느냐?)〈두시(초) 6:44ㄴ〉.
주113)
니노니 : [走]-+니[行]-+-(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다니노니. 다니니.
주114)
호두(鄠杜) : 호현(鄠縣)과 두릉(杜陵)을 말함. 두릉은 한나라 선제(宣帝)의 능묘로, 장안 가까운 곳에 있다. 경치가 좋기로 유명한 곳이다. 호(鄠)는 중국 진나라 때의 읍명으로, 섬서성 호현(户縣) 북쪽에 있었다. 호현(鄠縣)은 그곳에 설치된 현을 말한다.
주115)
 : [秋]+ㅅ(관형격 조사). 가을의.
주116)
하해 : 하ㅎ[天] +애(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하늘에.
주117)
조악(鵰鶚) : 조(鵰)는 ‘수리 조’자이며, 악(鶚)은 ‘물수리 악’자이다. 둘을 합쳐서 독수리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주118)
일토다 : 잃[失]-+-도다(감탄형 어미). 잃도다. 잃었도다. ¶나조  예 큰 남 일흐니 온 미 中에 새 지블 이놋다(저녁에 강 사이에 큰 나무를 잃으니, 사나운 바람이 밤중에 새 집을 날렸도다.)〈두시(초) 10:41ㄴ〉.  念의 迷惑호브터 곡도  受苦애 妄量로 마 닐온 眞을 일흐며(한 염(念)의 미혹함으로부터 꼭두각시 같은 수고에 망량(妄量)으로 빠져 이른바 진(眞)을 잃으며)〈법화 1:109ㄱ〉.
주119)
뇨 : 뇨매 : [走]-+니[行]-+-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보조사). 다니는 것은. ‘니-’의 ‘-’이 ‘니-’와 같이 ‘ㄴ’ 받침으로 변한 것은 자음 동화에 의한 것이다. 앞의 고적(高適)의 시에 두보가 동서남북에 다닌다고 지적한 구절이 있었는데, 이는 그것을 말한 것이다. ¶ 여 니건 디 스믈 니 明主ㅅ 恩惠 져릴가 전노라(말을 달려(몰고) 다닌 지 스물 해니 명군(名君, 총명한 임금)의 은혜를 저버릴까 두려워하노라)〈두시(초) 5:33ㄱ〉. 큰 나무가 나고  믈ㅅ고기가 나고  믈ㅅ속과 륙디에 니 즘승이 나고(큰 나무가 나고 또 물고기가 나고 또 물속과 육지에 다니는 짐승이 나고)〈사민 42〉.
주120)
의논(議論)얌 직니아 : 의논(議論)+-(동사 파생 접미사)-+-y(조음소)-+-아(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직[可]-+-ㄴ(동명사 어미)#이(지정 형용사)-+-가(의문형 어미). 의논함 직한 것인가? 의논하는 것이 그럴 만한 것인가? 완료의 선어말 어미 ‘-아’라고 한 것은 부사형 어미 ‘-아/어’가 재구조화된 것이다.
주121)
셴 머리예 : 셰[白]-+-ㄴ(관형사형 어미)#머리[髮]+예(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센 머리에.
주122)
죠고맛 : 죠고마[小]-+-ㅅ(사이시옷). 조그만. ‘죠고마[小]-’는 ‘죠고마다’의 어근 부분이다. ‘ㅅ’은 사이시옷으로 통사적인 연결의 부자연성을 해소하는 장치이다. 현재 가용한 분석 도구의 한계 안에서 분석할 때에는 위와 달리 ‘죠고맛’에서 ‘ㅅ’을 어미로 분석하는 방법도 있을지 모르고, ‘죠고맛’ 전체를 관형사의 일종으로 분석하는 방법도 있을지 모른다. ‘ㅅ’을 어미로 분석하는 경우, 그 쓰임이 일반적이지 못한 결함을 가진다. ‘죠고마’가 ‘나히 여니 남도록 죠고마도 게을이 아니더니(나이 여든이 넘도록 조금도 게을리 아니하더니)〈속삼 효:35ㄱ〉’과 같이 ‘죠고마’가 명사 혹은 부사로 쓰인 것과 같은 예도 있다. 따라서 ‘죠고마’를 명사나 부사로, ‘ㅅ’을 관형격 조사와 같이 분석하는 방법도 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 경우는 ‘죠고마’의 명사나 부사적인 쓰임이 극히 제약된다는 결함을 감수해야 한다.
주123)
 고 : [舟]#[乘]-+-고(연결 어미). 배 타고.
주124)
오 : 혼자. 홀로. ‘오’가 ‘호’가 되고 다시 ‘ㄴ’이 첨가되고 ‘ㅿ’이 ‘ㅈ’이 되어 현대의 ‘혼자’가 되었다. ‘호’가 처음 나타나는 것은 ≪속삼강행실도≫(1514)에서이다. ‘혼자’가 나타나는 것도 ≪삼강행실도≫, 순천김씨언간, ≪속삼강행실도≫, ≪번역소학≫과 같은 문헌에서이니 이 또한 16세기초이다. ¶崔叔咸이 稷山 사미라 咸悅 해 사더니 큰 時病에 어 病이 되어늘 아비와 과 아 다 避接나고 叔咸이 호셔 侍病며 어 大便을 맛보니 더니 果然 病이 됴니라(최숙함이는 직산(稷山) 사람이다. 함열(咸悅) 땅에 살았는데 큰 전염병에 어미가 병이 들거늘 아비와 형과 아우들은 모두 피접(避接, 피하여 멀리 감)나고 숙함이 혼자서 병을 돌보며 어미 대변을 맛보니 썼는데 과연 어미 병이 좋아졌던 것이다.)〈속삼 효:22ㄱ〉.
주125)
아라히 : 아라[遙]-+-이(부사 파생 접미사). 아스라이. 멀리. ¶큰 므리 아라야 더운 바래 니고 奇異 묏부리 노니 블  구루미 오놋다(큰 물이 아스라하여 더운 바다에 이어 있고, 기이한 산부리 높으니 불 같은 구름이 오르는구나.)〈두시(초) 10:24ㄱ〉.
주126)
북신(北辰) : 북극성(北極星). 임금을 비유한 것이다.
주127)
공향(拱向)호니 : 공향(拱向)+-(동사 파생 접미사)-+-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공향하니. 두 손을 맞잡고 향하니. 두 손 모아 향하니.
주128)
도적(盜賊) : 난을 일으킨 무리.
주129)
얼겟도소니 : 얽[纏(얽다. 얽히다. 동이다)]-+-어(연결 어미)#잇[有]-+-도(감탄 선어말 어미)-+-소(주어짐의 양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얽매어 있도소니. 얽매어 있을 것이 분명하니. ¶ 貴 奇異 雜 보로 싁싀기 미고 보 노로 섯얽고 여러 가짓 빗난 瓔珞 드리우고(또 귀한 기이한 여러 보배로 엄숙하게 꾸미고 보배 노끈으로 섞어 얽고 여러 가지 빛나는 영락을 드리우고)〈법화 2:72ㄴ~73ㄱ〉.
주130)
동해(東海) 기우려 : 동해를 기울여.
주131)
건곤(乾坤) : 건곤(乾坤)+(대격 조사). 건곤을. 하늘과 땅을.
주132)
싯고져 : 싯[洗]-+-고져(연결 어미). 씻고자. 씻어 내고자. ¶淸淨 해 床座 펴고 기르므로 모매 며 듣글  싯고 새 조 옷 니버 안팟기 다 조커 法座애 便安히 處야(청정한 땅에 상좌 펴고 기름으로 몸에 바르며, 먼지 때를 씻고 새 깨끗한 옷 입어 안팎이 다 깨끗하여야 법좌에 편안히 처하여)〈법화 5:37ㄴ〉. 傷호 보고 피 스서 믈로 싯니(상함을 보고 피를 닦아 물로 씻으니)〈월석 20:46ㄱ〉.
주133)
 : [邊]+애(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가에. 변새(邊塞)에. 변방 요새에. ¶南녁 져젯  머리예셔   리 잇건마 곧 사 욼  욜 도니 업세라(남녁 시장의 나루 머리에 배 파는 사람이 있건마는, 곧 사서 울타리 가에 맬 돈이 없구나.)〈두시(초) 10:4ㄴ〉. 舌相이 엷고 조시고 넙고 기르샤 能히  두프샤 귀 터릿  가샤미 二十六이시고(혀의 상이 엷고 깨끗하시고 넓고 기시어 능히 낯을 덮으시어 귀털의 가에 가시는 것이 26이시고)〈법화 2:13ㄴ〉.
주134)
서번(西蕃) : 토번(吐藩), 즉 티베트를 가리킴. 티베트를 서장(西藏)이라고도 하였기 때문에, 서번(西蕃)이란 이름을 붙인 것이다.
주135)
안직 : 가장[最].
주136)
펴뎻니 : 펴디[展, 充斥(퍼지다)]-+-어#잇[有]-+-(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퍼져 있나니. 퍼져 있으니.
주137)
의관(衣冠) 사미 : 의관을 입은 사람이. 의관은 옷과 예모(禮帽)를 가리킨다. 옷과 예모를 차려 입은 사람은 사대부나, 귀족 관료를 가리킨다.
주138)
해 : 하[多]-+-이(부사 파생 접미사). 많이.
주139)
놋다 : [走]-+-(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ㅅ(사이시옷)-+-다(종결 어미). 달리는구나. 달아나는구나.
주140)
담주(潭州) : 중국의 호남지구의 대부분과 호북지구의 일부를 포함하는 지구의 고대 행정 구획. 지금의 장사(長沙), 상담(湘潭)、주주(株洲) 악양남(岳陽南). 익양(益陽), 누저(娄底) 등지를 포괄하는 지역이다. 수나라 개황(开皇) 9년(589) 못과 호수가 많아 상주(湘州)를 담주(潭州)로 고쳤다. 당나라 무덕(武德) 3년(621) 장사군(長沙郡)을 다시 담주로 고쳤다.
주141)
상령(湘靈) : 중국 고대의 상수(湘水)의 여신. 일설에 의하면 상령은 순임금의 비로, 상수에 빠져 죽었다고 한다. 중국의 사천여년 전, 요임금은 순을 덕과 재주를 겸비한 것으로 보았다. 순은 사람이 정직하고 일을 처리하는 것이 공정하고 힘써 노력하고, 깊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임금의 자리를 순에게 내주었다. 아울러 두 딸 아황(娥皇)과 여영(女英)도 순에게 주어 처를 삼게 하였다. 후에 순제가 남방을 순시하러 갔을 때, 아황과 여영이 발자취를 따라 동정호(洞庭湖)에 이르러 순임금이 창오(苍梧) 들판에서 죽었다는 소문을 듣는다. 두 비는 슬피 울며 상수에 투신하여 상령이 되었다고 한다.
주142)
추양(鄒陽) : 서한의 산문가(散文家), 제(齊)나라 사람. 기원전 206~129까지 살았다. 문제 때에 오왕 유비(劉濞)의 문객이 되어, 글과 언변으로 세상에 이름을 날렸다. 오왕이 반란 음모를 꾸미자 추양이 상소하여 그만둘 것을 간하였으나 오왕은 듣지 않았다. 이로 인하여 매승(枚乘) 엄기(嚴忌) 등과 오를 떠나 양(梁)으로 가서 경제(景帝)의 작은 아우 양효왕(梁孝王)의 문객이 되었다. 추양은 지략이 있었으나, 정당하지 않은 것과 타협하지 않았다. 모함에 빠져 옥에 갇혀 처형될 위기에 빠졌으나 옥중에서 양효왕(梁孝王)에게 서신을 써서 가지의 심회를 표백하였다. 서신을 보고 양효왕은 크게 기뻐하여 추양을 석방하고 아울러 지위를 높여 상객으로 삼았다.
주143)
거믄고 : 거문고[瑟].
주144)
노로 : 놀[遊]-+-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대격 조사). 놂을. 노는 것을. 치는 것을. 뜯음을. 뜯는 것을. ¶ 구루믄 나리 도록 녀거늘 노니 子 오래 오디 몯놋다(뜬 구름은 날이 마치도록 가거늘 노니는 자네는 오래 오지 못하는구나.)〈두시(초) 10:52ㄱ〉.
주145)
이제 니르히 : 이제#니르[至]-+-히(부사 파생 접미사). 이제 이르게. 이제까지.
주146)
제자(帝子) : 임금의 자식. 요임금의 두 딸,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을 가리킨다.
주147)
슬노니 : 슳[悲]-+-(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슬퍼하노니. 슬퍼하니.
주148)
옷기슭 : 옷자락[裾].
주149)
긋우믈 : 긋[引(끌다), 曳(끌다)]-+-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을(대격 조사). 끎을. 끄는 것을. ¶둘흔 精進如意足이니 精進이 主人이 외야 定을 得야 긋논 뎌기 일 씨오(둘은 정진여의족이니, 정진이 주인이 되어 선정을 얻어 끄는 행적이 이루어지는 것이고)〈월석 7:44ㄱ〉.
주150)
어듸 가 : 어디 가서.
주151)
왕문(王門)을 어드리오 : 왕의 문을 얻을 것인가? 왕의 문객이 될 것인가? 왕은 한중왕(漢中王) 이우(李瑀)를 가리킨다.
주152)
조식(曹植) : 중국 삼국시대 위(魏)나라의 시인(192~232). 자 자건(子建). 시호 사(思). 안휘성(安徽省) 출생. 진사왕(陳思王)으로도 불린다. 위의 무제(武) 조(操)의 셋째 아들이며, 문제(文帝) 조비(曹丕)의 아우이다. 이들 세 사람은 삼조(三曹)라 하여, 건안문학(建安文學)의 중심적 존재로 칭송된다. 맏형 비와 태자 계승문제로 암투를 벌이다가 29세 때 아버지가 죽고 형이 위의 초대 황제로 즉위한 뒤, 시인 정의(丁儀) 등 그의 측근자들은 죽음을 당하였고, 그도 평생 정치적 위치가 불우하게 되었다. 그의 재주와 인품을 싫어한 문제는 거의 해마다 새 봉지에 옮겨 살도록 강요하였고, 그는 엄격한 감시 하에 신변의 위험을 느끼며 불우한 나날을 보내다가, 마지막 봉지인 진(陳)에서 죽었다. 그는 공융(孔融)·진림(陳琳) 등 건안칠자(建安七子)들과 사귀어 당시의 문학적 중심을 이루었고, 오언시를 서정시로서 완성시켜 문학사상 후세에 끼친 영향이 크다. 위·진(晉)을 거쳐 당나라의 두보(杜甫)가 나오기까지, 그는 시인의 이상상(理想像)이기도 하였다. 〈두산세계대백과 참조〉
주153)
믓겨리 : 믈[水]+ㅅ(관형격 조사)+결[波瀾(물결)]+이(주격 조사). 물결이. ‘믓’의 받침 ‘ㅅ’은 관형격 조사 혹은 사이시옷이고 ‘믈’이 본래 가졌던 받침 ‘ㄹ’은 탈락한 것이다.
주154)
어윈 : 어위[闊(트이다, 넓다)]-+-ㄴ(관형사형 어미). 넓은. 탁 트인. ¶맷 므리 보 洞庭이 어위니  말와미 머리 셴 한아비 시름케 다(바람의 물이 봄에 동정(洞庭)이 탁 트이니 흰 마름이 머리 센 할아비를 시름케 한다.) 〈두시(초) 11:15ㄱ〉.
주155)
고 : [如]-+-고(연결 어미). 듯하고. ‘-’의 ‘’의 ‘ㅅ’과 ‘’의 ‘ㅎ’이 ‘ㅌ’으로 축약된 뒤에 받침의 내파에 의하여 ‘-’이 된 것인데, 그것이 다시 ‘-’과 같이 적힌 것이다.
주156)
머구믄 : 먹[食]-+-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은(보조사). 먹음은. 먹는 것은.
주157)
유안(劉安) : 중국 전한(前漢) 때 학자(BC 179?~BC 122). 한(漢)나라 고조의 손자. 회남왕(淮南王)이 되어, 문학애호가로 많은 문사와 방사(方士)를 식객으로 모아, 그 수가 수천에 이르렀다고 한다. 빈객들과 함께 ≪회남자(淮南子)≫를 저술하였다. 사상적으로 노장을 주축으로 여러 파의 사상을 통합하려 하였으며, 도가사상에 의거한 통일된 이론으로 당시 유교 중심의 이론과 대항하려 하였다. BC 122년 무제(武帝) 때 반역을 기도하였다가 실패하여 자살하였다.〈두산세계대백과 참조〉
주158)
덕업(德業) : 덕을 쌓은 일. 책을 쓴 것을 말한다.
주159)
존(尊) 도다 : 존(尊)+-(형용사 파생 접미사)-+-ㄴ(관형사형 어미)#[如]-+-(형용사 파생 접미사)-+-도(감탄 선어말 어미)-+-다(종결 어미). 우러러 보이는 듯하도다.
주160)
향수(向秀) : 위진 시대의 죽림칠현의 하나(약227~272). 자는 자기(子期), 하내부(河內府, 지금의 하남무척(河南武陟)의 서남쪽) 사람으로,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여 은거하며 벼슬을 하지 않고, 혜강(嵇康), 여안(呂安) 등과 가까이 지냈다. 경원(景元) 4년(263) 혜강과 여안이 사마(司馬) 씨의 해를 입어 죽게 되자, 낙양에 나아가 황문시랑(黄門侍郞), 산기상시(散騎常侍) 등의 벼슬을 하였다. 향수는 노장(老庄)의 학문을 즐겨 이야기하였다고 한다. 혜강이 죽은 뒤에, 향수가 그의 예전 거처를 지나는데, 그 이웃집에서 피리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다. 홀연 옛정이 생각나서 〈사구부(思舊賦)〉란 시를 지었다. 향수가 혜강을 생각하여 시를 짓는 것과 지금 두보가 고적을 생각하며 시를 짓는 것이 비교됨 직하다.
주161)
긴 뎟소리 : 길[長]-+-ㄴ(관형사형 어미)#뎌[笛]+ㅅ(관형격 조사, 사이시옷))#소리[音]. 긴 피리소리는. 의미도 그렇지만, ‘뎌’라는 음은 ‘적(笛)’의 발음을 차용한 것이다.
주162)
시름도왼 : 시름[愁]+-도외(형용사 파생 접미사)-+-ㄴ(관형사형 어미). 시름된. 시름하는. ‘시름도외-’의 ‘도’는 ‘’가 변한 것이다. ¶通泉이 百里 만 梓州예 갓가오니 請 그듸 번 와 내 시르믈 열라(통천(通泉)이 백 리 정도 재주(梓州)에 가까우니, 청컨대 그대는 한번 와서 내 시름을 열어라.)〈두시(초) 10:2ㄴ〉. 시름왼 데 되 픗뎌 부 나조히여 서코 슬픈 漢苑ㅅ 보미로다(시름 많은 생각에 오랑캐 풀피리 부는 저녁이여, 서늘하고 슬픈 한(漢)나라 뜰의 봄이로다.)〈두시(초) 5:5ㄴ〉. 져근 材官이 涇渭예 屯守얫니 將軍 시름도왼  허러 리디 말라(작은 재목의 관리가 경수와 위수에 머물러 지키고 있으니 장군들은 시름된 얼굴을 헐어 버리지 말라.)〈두시(초) 5:44ㄴ〉.
주163)
들 : [意, 思]+을(대격 조사). 뜻을.
주164)
난(亂)오니오 : 난(亂)+-(동사 파생 접미사)-+-ㅣ오(사동 파생 접미사)-+-(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동명사 어미)#이(지정 형용사)-+-고(의문형 어미). 어지럽히는 것인가. 어지럽힌단 말인가.
주165)
소주(昭州) : 지금 중국의 광서(廣西) 평락현(平樂縣).
주166)
소주(昭州)ㅅ 글워리 : 소주(昭州)+ㅅ(관형격 조사)#글월[文書]+이(주격 조사). 소주(昭州)의 글월이.
주167)
넋 블로 : 넋[魂]#브르[招]-+-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대격 조사). 넋 부름을. 넋 부르는 것을. 혼백 부름을.
주168)
여허(與許)라 : 허여하라. 허락하여 주어라. ¶늘거 가맨 詩篇을 다 쇽졀업시 與許노니 보 곳과 새와 기피 시름디 말라(늙어 감에 시편들을 다 속절없이 허락하여 주노니 봄의 꽃과 새는 깊이 시름하지 말라)〈두시(초) 3:31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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