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친구 촉주 자사 고적의, 정월 초이렛날 부쳐진 시에 대하여 나중에 갚다[追酬故高蜀州人日見寄]
長笛誰能亂愁思 昭州詞翰與招魂
【晉ㅅ 向秀 주160) 향수(向秀) 위진 시대의 죽림칠현의 하나(약227~272). 자는 자기(子期), 하내부(河內府, 지금의 하남무척(河南武陟)의 서남쪽) 사람으로,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여 은거하며 벼슬을 하지 않고, 혜강(嵇康), 여안(呂安) 등과 가까이 지냈다. 경원(景元) 4년(263) 혜강과 여안이 사마(司馬) 씨의 해를 입어 죽게 되자, 낙양에 나아가 황문시랑(黄門侍郞), 산기상시(散騎常侍) 등의 벼슬을 하였다. 향수는 노장(老庄)의 학문을 즐겨 이야기하였다고 한다. 혜강이 죽은 뒤에, 향수가 그의 예전 거처를 지나는데, 그 이웃집에서 피리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다. 홀연 옛정이 생각나서 〈사구부(思舊賦)〉란 시를 지었다. 향수가 혜강을 생각하여 시를 짓는 것과 지금 두보가 고적을 생각하며 시를 짓는 것이 비교됨 직하다.
ㅣ 聞隣人吹笛고 追思曩遊야 作思舊賦니 此 言追思高蜀州也ㅣ라 甫ㅣ 遇亂야 精魂이 散矣니 昭州 作詞而招之也ㅣ니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긴 뎟소리 주161) 긴 뎟소리 길[長]-+-ㄴ(관형사형 어미)#뎌[笛]+ㅅ(관형격 조사, 사이시옷))#소리[音]. 긴 피리소리는. 의미도 그렇지만, ‘뎌’라는 음은 ‘적(笛)’의 발음을 차용한 것이다.
뉘 能히
시름도왼 주162) 시름도왼 시름[愁]+-도외(형용사 파생 접미사)-+-ㄴ(관형사형 어미). 시름된. 시름하는. ‘시름도외-’의 ‘도’는 ‘’가 변한 것이다. ¶通泉이 百里 만 梓州예 갓가오니 請 그듸 번 와 내 시르믈 열라(통천(通泉)이 백 리 정도 재주(梓州)에 가까우니, 청컨대 그대는 한번 와서 내 시름을 열어라.)〈두시(초) 10:2ㄴ〉. 시름왼 데 되 픗뎌 부 나조히여 서코 슬픈 漢苑ㅅ 보미로다(시름 많은 생각에 오랑캐 풀피리 부는 저녁이여, 서늘하고 슬픈 한(漢)나라 뜰의 봄이로다.)〈두시(초) 5:5ㄴ〉. 져근 材官이 涇渭예 屯守얫니 將軍 시름도왼 허러 리디 말라(작은 재목의 관리가 경수와 위수에 머물러 지키고 있으니 장군들은 시름된 얼굴을 헐어 버리지 말라.)〈두시(초) 5:44ㄴ〉.
들 주163) 亂오니오 주164) 난(亂)오니오 난(亂)+-(동사 파생 접미사)-+-ㅣ오(사동 파생 접미사)-+-(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동명사 어미)#이(지정 형용사)-+-고(의문형 어미). 어지럽히는 것인가. 어지럽힌단 말인가.
昭州 주165) 소주(昭州) 지금 중국의 광서(廣西) 평락현(平樂縣).
ㅅ 글워리 주166) 소주(昭州)ㅅ 글워리 소주(昭州)+ㅅ(관형격 조사)#글월[文書]+이(주격 조사). 소주(昭州)의 글월이.
내
넋 블로 주167) 넋 블로 넋[魂]#브르[招]-+-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대격 조사). 넋 부름을. 넋 부르는 것을. 혼백 부름을.
與許라 주168) 여허(與許)라 허여하라. 허락하여 주어라. ¶늘거 가맨 詩篇을 다 쇽졀업시 與許노니 보 곳과 새와 기피 시름디 말라(늙어 감에 시편들을 다 속절없이 허락하여 주노니 봄의 꽃과 새는 깊이 시름하지 말라)〈두시(초) 3:31ㄴ〉.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장적수능란수사 소주사한여초혼【진(晉)나라 향수(向秀)가 이웃사람이 피리 부는 것을 듣고, 그때 놀던 것을 추억하여 〈사구부(思舊賦)〉의 시를 지으니, 이것은 고 촉주 자사를 추억하는 것이다. 두보가 난을 만나 죽은 사람의 넋이 흐트러지니 소주(昭州)〈의 글월〉은 혼을 부르는 것이다.】
【언해역】 긴 피리소리는 누가 능히 시름된 뜻을 어지럽히는 것인가? 소주(昭州)의 글월이(로) 내가 넋 부르는 것을 허락하여 주어라.
Ⓒ 역자 | 임홍빈 / 2012년 12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