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 | 세조(조선) / 1447년(세조 5)
[화색비구니의 출가 인연 4]
이윽고 큰 벗이 오니, 그 가운데 〈한〉 장자는 우리 부모님의 오랜 〈잘〉 아는 사람이더니, 부모님의 안부를 물으니까 이르되, ‘네 부모의 집이 어젯밤에 불이 붙어서 부모도 다 없어졌다.’ 하거늘, 내가 〈또〉 까무러쳐서 땅에 넘어졌다가 한참 되어서야 깨니, 오백의 도적 무리가 와서 벗들을 치고 우두머리 도적이 나를 잡아다가 아내를 삼고 살더니, 저들의 법에〈는〉 늘 문을 지켜 두고 만일 〈사람들이〉 쫓아 오면 빨리 문을 열라고 하였었는데, 한 번은 재물의 임자며 왕이며 마을 사람들이 모두 쫓아 오거늘, 〈그때〉 나는 아기를 낳느라고 〈문 밖에서〉 두어 번 부르는 것을 못 열어주었더니, 우두머리 도적이 담을 〈뛰어〉 넘어 들어와서 노하여 이르되, ‘네가 아기를 낳느라고 하여 나를 해하려 하니, 이 〈낳은〉 자식을 무엇에 쓰겠는가? 어서 가져다가 죽여라.’〈고 했다.〉
Ⓒ 역자 | 김영배 / 1994년 8월 27일
원본이미지
이 기사는 전체 2개의 원본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