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 | 세조(조선) / 1447년(세조 5)
[화색비구니의 출가 인연 5]
내가 차마 〈아기를〉 죽이지 못하니, 우두머리 도적이 환도를 빼어 〈아기의〉 손과 발을 마구 베고 날더러 이르되, ‘네가 도로 〈그 아기를〉 먹어라. 먹지 않는다면 네 머리를 벨 것이다.’ 하므로, 두려워하여 〈억지로〉 먹으니, 〈그제서야〉 성낸 것을 가라 앉혔다. 그 도적이 후에도 계속하여 도둑질하다가 왕께 잡히니, 도적〈에게〉 죄주는 법은, 죽이고 그 아내마저 산 채로 묻더니, 내가 그때에 좋은 영락을 가지고 있었는데, 한 사람이 밤중이 된 후에 〈구덩이에서 나를〉 파내어 내 영락을 가지고 나와 함께 가니(도망치니), 오래지 않아 관청에서 〈쫓아와〉 잡고 그 사람을 죽이고 〈다시〉 나를 산 채로 묻거늘, 밤중이 된 후에 범과 이리들이 무덤을 열고(파헤치고) 주검을 먹거늘, 나는 그 동안에 나와서 〈정신〉 차리지 못하고 되는대로 달려가다, 길 가는 많은 사람을 보고 묻되, ‘내 서러워하니, 〈이 세상에〉 어디라야 시름 없는 곳이 있느냐?’ 〈하니〉,
Ⓒ 역자 | 김영배 / 1994년 8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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