陳氏 나히 열 여스세
남진어러 주001) 남진어러: 남진+얼-ㅓ. 시집가. “남진”은 “남인”과 같으며 ‘남자 또는 남편’을 뜻함. “얼-”은 ‘짝짓다’를 뜻하는 “어르다”의 으벗어난줄기임. 그래서 “남진어르다”는 ‘시집가다’를 뜻하고, “겨집어르다”는 ‘장가들다’와 같음.
그 남지니 防禦
주002) -: 가-ㄹ+ㆆ. 갈. 된이응(ㆆ)은 두 낱말이나 형태소의 연결을 강화하는 이른바 사잇소리를 표기하는 방법의 하나임. “ 저긔”는 “갈 쩌긔”로도 표기될 수 있음.
저긔
닐오 주003) 닐오: 닐-오. 이르되. “닐-”은 “이르다”로 변한 “니르다”의 으벗어난줄기임.
≪防禦는 軍마기 주004) 군(軍)마기: 군+막+ㅣ. 군대로 적을 막는 일.
라≫ 내
죽사리 주005) 죽사리: 죽+살+ㅣ. 죽고 사는 일, 죽느냐 사느냐 하는 일, 죽을 동 살 동 애쓰는 일.
몯내 알리니 兄弟 업고 늘근 어미 네 孝道
다 주006) 다: -ㄹㆆ다. 하겠느냐. “-ㄹㆆ다”는 이인칭 주체에게 묻는 말로 쓰이는 맺음씨끝으로서 “-ㄹ따”로도 표기됨.
그리호리다 주007) 그리호리다: 그리+ㅎ-ㅗ-리--다. 그리하겠습니다. “-ㅗ-”는 일인칭 주체임을 표시하며, “--”는 상대높임을 표시하는 안맺음씨끝임.
果然 몯
도라오나 주008) 싀어미 주009)
나날 주010) 새 주011) 새: 새++ㅸ+ㅣ. 새삼스럽게, 새롭게.
孝道야
乃終내 주012) 내종(乃終)내: 乃終+나+ㅣ. 마침내, 끝내.
다 남진 디 업더니 제 父母ㅣ 다 남진
얼유려 주013) 얼유려: 얼+이-ㅜ려. “얼이다”는 “어르다”에 하임의 뒷가지 “이”를 끼워 ‘짝지우다’를 뜻함.
커늘 주014) 닐오 남진 저긔 늘근 어미로
맛뎌늘 주015) 맛뎌늘: +ㅣ-ㅓ늘. 맡기거늘. “-”은 “맡-”의 옛말이며, 하임의 뒷가지 “ㅣ”를 붙여 “맡기-”를 뜻함.
그리호려
호니 주016) 호니: ㅎ-ㅗ-니. 하니. “-ㅗ-”는 일인칭 주체임을 나타내는 안맺음씨끝임.
주017) 늘근 어미
치다가 주018) 치다가: 치-다가. 봉양하다가. “치다”는 오늘날 ‘양을 치다, 벌을 치다, 새끼를 치다’ 등에 남아서 ‘사육하다’를 뜻하나, 본디는 ‘봉양하다’를 뜻했음.
乃終내
5ㄴ
몯며
그 주019) 오녀 주020) 고
고티면 주021) 고티면: 곧+히-면. 고치면(팔자를), 개가하면.
어드리 주022) 世間애 니리오 고
주구려 주023) 커늘
두리여 주024) 몯
얼이니 주025) 싀어미 스므 여듧 孝道다가 죽거늘
받과 주026) 집과 다 라 무드니
일후믈 주027) 孝婦ㅣ라 니라
≪孝婦는 孝道 겨지비라≫
Ⓒ 편찬 | 세종(조선) 명찬 / 1481년(성종 12)
5ㄴ
陳孝婦. 年十六而嫁. 其夫當戍. 且行. 屬曰. 我生死未可知. 幸有老母. 無他兄弟備養. 吾不還. 汝肯養吾母乎. 婦曰諾. 夫果死不還. 婦養姑不衰. 終無嫁意. 其父母將取而嫁之. 婦曰. 夫去時. 屬妾以養老母. 妾旣許諾. 養人老母而不能卒. 許人以諾而不能信. 將何以立於世. 欲自殺. 父母懼而不敢嫁. 養姑二十八年. 姑終. 盡賣田宅葬之. 號曰孝婦
良人遠征. 屬我老母. 身歿不歸. 言在敢負. 之死靡他. 養專葬厚. 萬世稱之. 曰陳孝婦
Ⓒ 편찬 | 세종(조선) 명찬 / 1434년(세종 16) 11월 25일 반포
진씨양고 한나라
진씨가 나이 열 여섯에 시집가서 그 남편이 군대 갈 적에 이르되,≪방어는 병역이다.≫ “내가 죽살이를 못내 알 것이니, 형제 없고, 늙은 어미를 네가 효도하겠는가?” “그리하겠습니다.” 과연 못 돌아오거늘, 시어미를 나날이 새롭게 효도하여 마침내 다른 남편 구할 뜻이 없더니, 제 부모가 다른 남자한테 시집보내려 하거늘, 이르되, “남편 갈 적에 늙은 어미를 맡기기에 그리하려 하는데, 남의 늙은 어미를 봉양하다가 끝내 못 하며 남에게 오냐 하고 개가하면 어찌 세상에 다니리오?” 하고, 죽으려 하거늘, 두려워 시집을 못 보내니, 시어미를 스무 여덟 해를 효도하다가 죽어서 밭과 집을 다 팔아 묻으니, 이름을 “효부”라 하니라.≪효부는 효도하는 여자이다.≫
Ⓒ 역자 | 김정수 / 2010년 10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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