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은보가 서 척이와 한 스승에게 글 배우더니, 서로 이르되, “임금과 어버이와 스승은 한 가지로 섬길 것이다.” 하고, 좋은 음식 얻으면 대접하며 명일이면 반드시 대접하더니, 스승이 죽으니 둘이 각각 어버이에게 시묘 살이 하고 싶다고 청하니까, 어여삐 여겨 그리하라 해서 검은 고깔 쓰고 거상 띄 띄어 손수 불때어 제물 만들었다. 은보의 아비가 병들어서 돌아와 약 지으며 옷 벗지 아니하더니, 아비가 나아서 도로 가라 하므로 한 달은 지나서 황당한 꿈 꾸고 빨리 돌아오니 꿈꾼 밤에 아비가 병 얻어 열흘 못 되어 죽어 아침 저녁에 빈소 곁에서 부르고 울며 시묘 살이 하더니, 하루는 바람이 세어 상 위의 향합을 잃었는데, 서너 달 지나 까마귀가 그 향합을 물어다가 무덤 앞에 놓았다. 은보가 삭망이면 여전히 스승의 무덤에도 제사했다. 에 나라에 여쭈니 둘을 다 벼슬 시키시고 홍문 세우라 하시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