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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록1] 여래현상기(如來現相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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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현상기(如來現相記)


如來現相記 주001)
여래현상기(如來現相記):
김수온(金守溫)의 유저(遺著)인 『식우집(拭疣集)』(1673) 권2에 실려 있는 글. 이 글은 화엄사(華嚴寺) 서남쪽에 원각사(圓覺寺) 도량을 낙성하면서 사리를 얻게 된 이야기다. 그 영이(靈異)한 형상은 『사리영응기』와 유사하다. 「여래현상기」 뒤에는 또 「견성암영응기(見性庵靈應記)」가 함께 실려 있으니, 이 세 가지가 모두 불당을 지으면서 사리를 얻게 되는 신비로운 일을 적은 글이어서 여기 부록으로 실어 그 내용을 살펴보도록 한다. 『식우집』 권2에는 이밖에도 여 32편의 ‘중창기(重創記)’류의 글이 더 실려 있다.
上卽位之十年夏四月有日 孝寧大君𥙷來啓曰 臣嘗與同願緇素供佛于檜菴寺 乞舍利卽分身若干粒 相興謀所以安之 咸曰 檜菴 我國之大刹 而三和尙浮圖之所在 盍安於是 乃募諸善 樹石鍾于西南隅 以妥舍利 用是月二十八日庚戌 會緇素數萬餘指 設圓覺道場以落之 時降香弊 令臣獻佛 以賁其會 是夜二鼓 新厝石鍾上 忽放光屬天殿堂 山木皆可瞭辨 至四更 其光尤煜煜 且有異香芬馥 輕電閃㸌 甘露降庭 又於石鍾上空中 神僧五六行道 若有若亡 見卓子上舍利分身八百五十枚 翼日辛亥 供養石鍾 又有瑞氣空濛掩靄 及夕 瑞氣從石鍾而起 盤旋繚結 向西南而去 其上現釋迦金色丈六眞身 相好圓滿 威光煜赫 四衆驚喜 奔波膜拜 謹將分身舍利若干粒以進 上與中宮 御康寧殿 開封視之 光明瑩徹 輝映交射 如來全身 不違咫尺 兩殿尤加敬重 數其枚 則又已分身三百七十粒 及供養于含元殿 又得分身四十六枚
Ⓒ 저자 | 김수온 / 년 월 일

여래현상기
임금
(세조)
이 즉위한 지 10년(1464) 4월 어느 날, 효령대군이보(李𥙷)가 와서 아뢰기를, “신이 일찍이 소원을 같이하는 승 속들과 회암사에서 부처님께 공양하여 분신사리 약간 잎을 애걸하여 서로 봉안할 곳을 상의하니, 모두가 ‘회암사는 우리나라의 큰 절로서 3화상의 부도가 있는 곳이니, 어찌 여기에 봉안하지 않겠는가?’ 하여, 이에 여러 선행을 모아 서남쪽에 석종을 세워서 사리가 평안하게 하였습니다. 이 달 28일 경술일에 승속인 수만 인들이 모여 원각도량을 개설하고 낙성을 하였습니다. 이때 향과 폐백을 내리시어 신으로 하여금 부처님께 바치어 이 회합을 성대하게 하였습니다. 이날 밤 2경에 새로 조성한 석종 위에 홀연 광채가 천전당(天殿堂) 위로 비치어 나무들이 다 밝히 구별되더니, 5경에 이르러 그 광채가 더욱 빛나고 또한 기이한 향기 퍼지고 가벼운 번갯불이 빛나더니, 감로의 이슬이 뜰에 내렸습니다. 또 석종 위 공중에는 신승(神僧) 대여섯 행렬이 있는 듯 없는 듯 하더니, 탁자 위에 분신사리 850잎이 보였습니다. 다음날 신해(辛亥)일에 석종에다 공양을 하니, 또 서기가 공중에 알연히 떠 있었고, 저녁이 되자 서기가 석종으로부터 일어나 빙빙 돌다가 서남방을 향하여 사라지고, 그 위에 석가여래의 황금빛 장륙(丈六) 진신이 나타나 원만한 모습에 위엄스런 용모가 빛나시니 사부대중이 놀라고 기뻐 파도처럼 달려 예배하였습니다.”라고 하면서 삼가 분신사리 약간 잎을 가져다 바치니, 임금과 중궁이 강녕전에 있다가 봉함을 열고 보시니, 광명이 투철하여 이리저리 비치는 것이 마치 여래의 온몸이 지척 사이에 지나지 않은 듯하였다. 두 전하께서 더욱 공경을 더하여 매수를 세어 보니, 또 나누어진 분신이 370잎이었다. 함원전에 공양하게 하매, 또 나누어진 분신 46잎을 얻었다.

於是 上手製赦文 宥中外 都城中 舊有寺曰興福 廢毀巳久 卽令重創 賜額圓覺 百官具箋陳賀 越五月初九日辛酉 特遣臣𥙷仁山君洪允成 齎香弊 供養石鍾 又有祥光四溢 山川大虛 煜煜如晝 舍利又分身三百粒 𥙷及允成復命 以分身舍利進 上益大喜 命大臣董役 經始圓覺寺 且浩佛像 乃於六月十三日乙未 直造佛之處 黃雲靉靆 天雨四花 時有瑞氣 出自石鍾 三道橫亘 屬于其上 都人士女 瞻仰歡喜 歎未曾有 上又製文 赦中外 賜百官爵一級 百官具箋陳賀 命臣守溫志之
臣竊惟 佛如來之道 徧于天下而無彼此之殊 佛如來之體 充于刹土而無隱顯之間 蓋非顯非隱 非非顯非非隱者 如來之體 而或顯焉或隱焉者 則係乎世道之隆汚焉
恭惟我主上殿下 天縱聖智 卓冠群倫 臨御之餘 手不釋卷 內外之典 靡不博通 旣超二帝三王之至學 以致二帝三王之極治 雨晹時若 日月貞明 民物咸軌 四夷賓服 禮備樂和 刑措不用 是故 佛日感通 眞身顯現 舍利屢應 天花交墜 祥光瑞氣 不一而足
臣聞 自古祥瑞之應 在天則爲慶雲 爲景星 爲甘露靈雨 在地則爲龍鳳 爲麒麟 爲嘉禾芝草焉 今我聖朝之瑞 則不祥于天 不瑞于地 光明遍照 唯常住眞身是現 而舍利之產 靈花之雨 曠世希有之祥 一時騈臻 豈以我聖上有諸佛之德 故諸佛應聖上之瑞 若是其特異也耶
經曰 唯佛與佛 乃能知之 臣於此而益信焉

이에 임금이 손수 특사(特赦)의 글을 지어 중외에 선포하였다. 도성 안에 옛날에 흥복사가 있었는데 허물어진 지가 이미 오랜 지라, 곧 중창하라 명령하시고 원각사라는 현판을 내리시니 문무백관들이 하례의 글을 올렸다. 그 후 5월 9일 신유(辛酉)일에 특별히 신 이보인산군 홍윤성을 보내어 향과 폐백을 올리고 석종에 공양을 하니, 또 상서로운 빛이 사방으로 넘쳐나 산천과 공중이 대낮처럼 밝았다. 사리가 또 나뉘어 3백 잎이 되어 이보홍윤성이 복명을 하고 분신사리를 올리니 임금이 크게 기뻐하였다. 대신에게 명하여 일을 독려하게 하여 원각사를 시작하고 또 불상을 조성하였다. 이에 6월 13일 을미(乙未)일에 바로 불상을 조성하던 곳에 누런 구름이 드리우고, 하늘에서 꽃비가 사방으로 내리고, 때로는 서기가 석종에서 나와 세 갈래 길에 빗겨 있다가 위로 솟았다. 도성 안 남녀들이 우러러보고 기뻐하며 일찍 없던 일에 감탄하였다. 임금은 또 글을 지어 중외에 특사하고, 온갖 관윈에게 작위 1급씩을 내리니, 온갖 관원들은 전문(箋文)을 갖추어 하례를 올리었다. 신 김수온에게 명하여 기록하라 하였다.
신은 조용히 생각건대, 부처 여래의 도는 천하에 두루 하여 너와 나 피차의 구분이 없고, 부처 여래의 본체는 불국토에 충만하여 숨고 나타나는 간격이 없다. 대체로 드러남도 아니고 숨는 것도 아니며, 드러나지 아니함도 아니고 숨지 않는 것도 아닌 것이 여래의 본체인데, 혹은 드러나고 혹은 숨는 것은 세속의 길이 융성하고 침체함에 달린 것이다.
공손히 생각건대, 우리 주상전하께서는 하늘이 내리신 선인의 지혜로 모든 사람들에게 우뚝 솟아 국가를 다스리는 여가에도 손에 책을 놓지 않으시어 안팎의 유불 경전에 두루 통하지 않음이 없으십니다. 이미 요순(堯舜), 우탕(禹湯), 문무(文武)의 2제 3왕의 학문을 초월하시어, 2제 3왕의 지극한 정치를 이루시었습니다. 가뭄 장마가 계절에 맞았고, 해와 달이 정상적으로 밝아 인민과 사물이 모두 제 길이요, 사방의 이웃나라가 다 감복하고, 예가 갖추어지고 음악이 조화로워 형벌이 사용되지 않습니다. 이런 까닭으로 부처님의 해가 감동으로 통하고, 여래의 진신이 나타나고, 사리가 자주 감응하고, 하늘 꽃이 섞여 떨어지니, 상서로운 광채와 상서로운 기운이 한둘이 아니게 풍족합니다.
신은 듣건대, 옛날부터 상서로운 감응이 하늘에 있어서는 경사로운 구름, 밝은 별, 단 이슬의 감로 신령한 비의 영우(靈雨)가 되고, 땅에 있어서는 용과 봉황, 기린, 아름다운 곡식, 지초의 풀이 된다 하였습니다. 우리 성스런 왕조의 상서로움은 하늘에서의 상서도 아니요 땅에서의 상서도 아니지만, 광명이 두루 비쳐 오직 진신이 나타나고, 사리의 출현이 항상 머무시고, 신령한 꽃비와 세상에 없는 상서가 일세에 다 이르니, 어쩌면 우리 성상에게 여러 부처님의 덕이 있고 모든 부처는 성상의 상서로움에 감응되심이 이렇듯 특별히 기이함입니다.
경에 이르기를, “오직 부처와 부처만이 알 수 있다.” 했으니, 신은 이에 더욱 믿겠나이다.
Ⓒ 역자 | 이종찬 / 2013년 10월 20일

주석
주001)
여래현상기(如來現相記):김수온(金守溫)의 유저(遺著)인 『식우집(拭疣集)』(1673) 권2에 실려 있는 글. 이 글은 화엄사(華嚴寺) 서남쪽에 원각사(圓覺寺) 도량을 낙성하면서 사리를 얻게 된 이야기다. 그 영이(靈異)한 형상은 『사리영응기』와 유사하다. 「여래현상기」 뒤에는 또 「견성암영응기(見性庵靈應記)」가 함께 실려 있으니, 이 세 가지가 모두 불당을 지으면서 사리를 얻게 되는 신비로운 일을 적은 글이어서 여기 부록으로 실어 그 내용을 살펴보도록 한다. 『식우집』 권2에는 이밖에도 여 32편의 ‘중창기(重創記)’류의 글이 더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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