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註疏)〗 선조를 받들고 효도를 생각하매 항상 잇고 이어가기가 어려운 마음이고, 부처님을 받들고 은혜를 넓히기에는 자비 사랑의 광대함을 빌리기 바랍니다. 그러므로 마음 속의 정성을 뿌리며 감히 현묘한 관문을 두드립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지난번 밝으신 선고가 계실 때 태조의 뜻을 잘 따라 궁전 담 북쪽을 점쳐 선택하여 이미 수용을 안치하고, 그 곁에 요사채를 창건하여, 이에 청정한 스님들을 거처하게 하니 실로 명복을 의지하려고 함이나 지극 정성에서 나오지 않음이 없었습니다. 외람되이 조그마한 몸이 아름다운 통서(統緖)를 받들어 이어 종묘를 옮긴 지는 이미 오래나 소원의 사당은 꾸미지 못하였으니, 산 것처럼 섬기고 계신 것처럼 섬김에 어찌 감히 사랑과 정성을 게을리 하며, 부처께 조아려 의지하고 불법에 조아려 의지함에 깊이 믿음의 빌미에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이에 생각하고 생각하매 잊지 못하고 매양 고독하게 근심으로 있다가 이에 방위를 살펴 공력을 다하도록 명령하여 공쟁이를 모으고 재목을 구하니 백성들이 모두 힘을 권하여 몇 날만의 역사로 빨리 이룩하니, 방들은 이미 법대로 이루어 거의 터를 버린 허물을 면하게 되었습니다. 비노사나 석가여래를 조성하니 이는 선대 조상이 다하지 못한 소원이고, 약사미타보살님들을 조성하니 이에 제자가 복을 쫓는 정성입니다. 이미 전각이 훌륭하니 드디어 초상이 평안하고 황금 모래 보배로운 땅에 부처님 궁전이 구중궁궐에 이어지니 백옥의 터럭의 참 모습을 엄연히 영산에서 한 번 만나는 듯합니다. 향불 올리는 일을 부지런히하여 서리 이슬 내리는 계절 추모의 생각 펴고, 또 약사여래의 관무량수경은 이것이 바로 경전의 전기이니 어느 것인들 부처님의 말씀이 아니랴. 대장경의 보배 경전에 기울이면 모두가 중생 구제를 얻으나, 삼부의 영특한 경전이 가장 왕생을 추천하는데 적절합니다. 이에 황금 활자로 써서 다시 구슬 상자에 두었는데, 이제 전각이 이루어짐에 다다라 어찌 용장(龍藏)의 비밀로 펴지 않으리오. 비구는 이칠재에 더욱 익히 우러르고 재가불자는 널리 시방에서 공양합니다. 참다운 종지를 드날려 모든 사람 구제하여 칭찬하고 경사로운 채색을 펴서 한 마음으로 다하여 정성 근면합니다. 그 영향으로 감통함이 항하사 같은 공덕이로다. 엎드려 원하옵건대, 태조강헌대왕 영가와 신의왕후 영가와 태종공정대왕 영가와 원경왕후 영가께서 일체 지은 법을 살피시고, 곧바로 극락세계에 이르러 사대(四大)의 덧없는 육신을 깨달으시고, 모름지기 바른 깨달음을 이루시어 보고 들음이 미치는 곳에서 풍성함을 두루 펴시기 바랍니다.】
Ⓒ 역자 | 이종찬 / 2013년 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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