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註疏)〗 모든 부처님께서 사물과 인연에 따라 소원 바다 넓히시고 자비의 뗏목을 빌리시고, 소자는 선조 받들고 효도 생각해 인정의 밭을 개간하고 선한 뿌리 심었습니다. 정성으로 귀의하여 높임을 다하여 도리어 풍요로운 도움을 입었습니다. 생각건대 우리 밝으신 선고께서 빛나는 터전을 이어 의지를 계승하고, 종사를 이으시기 오직 부지런히 하고, 근본에 보답하고 멀리 추모하기 더욱 간절하였습니다. 살아 계신 듯이 섬김을 다하여 이미 궁궐 옆에 문소전을 건립하였고, 또 지난 세월을 추모하는 자료로 다시 전각 곁에 사원을 창건하였습니다. 외람되이 적고 우매함으로 감히 풍성히 이룸을 받아서 뒷사람들의 아름다움을 펴려고 항상 물려줄 자리의 큼을 생각하였습니다. 감히 선왕의 사업을 급히 마치고 즐거이 공경하는 회포를 펴되, 모두 옛 법규에 따라 대궐의 법전을 들어 원래의 사당을 옮겨 건립하기로 생각하니 헤아려보면 이미 16년입니다. 유독 정결한 집을 경영 못하여 얼굴 붉어 한두 말로 하기 어려웠습니다. 이에 궁성의 곁에 터를 잡아 특별히 도량의 기초를 열어 원앙의 집을 짓고 법복의 스님을 모으려 하나, 혹 종묘의 좌우에서 멀어질까 걱정되고, 용의 장경을 알리고 어산의 범패를 울리려면 반드시 영령님들이 보고 듣기에 흡족해야 합니다. 이미 풍성하고 아름다이 완성하여 마땅히 부처님 모시기에 마음을 다하였습니다. 엎드려 생각건대 태조께서 일찍이 수승한 인연을 맺어 삼존의 불상을 조성하고자 원하여 황금의 모습을 이루기에 다가가다 마지막 마무리를 성취 못하셨으니, 어찌 옥 탁자에 기대어 항상 옛날 생각에 슬픔만 더하랴. 이제 와서 규범을 고치어 마침내 물리신 구성의 뜻을 이루었습니다. 이에 보배 불전 중에 안치하니 황금빛의 부처님 모습이요, 삼엄하신 법체의 모습에 백옥의 솜털이요, 소라의 상투로다. 참다운 불신의 몸과 닮았고, 양쪽에 약사 미타여래를 나누어 두고, 또 앞뒤로 보살과 나한을 나열하였습니다. 혹 보처보살도 갖추어 큰 의식을 다 원만히 하였으니 어찌 바라보는 예배의 훈훈한 자리를 베풀지 않으리오. 조그만 정성의 특수한 폐백을 펴고, 이에 한 마음의 정성을 뿌리어 정성스러이 연꽃으로 다섯 번 점안(點眼)합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명랑한 거울이 널리 통하고 자비의 시원함이 옆으로 윤택하여, 태조강헌대왕 영가(靈駕; 영혼)와 신의왕후 영가와 태종공정대왕 영가와 원경왕후 영가께서 무생인을 깨달으셔 유루의 인연을 버리시고, 곧바로 도솔천궁에 이르시어 모든 쾌락을 받으시며 함께 안양극락의 세계에 이르러 큰 보살을 증득하소서.】
Ⓒ 역자 | 이종찬 / 2013년 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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