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사리영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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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영응기 080


是夕 召 주001)
용(瑢):
안평대군의 이름. 1418~1453. 조선 세종의 셋째 아들. 자 청지(淸之), 호는 비해당(匪懈堂), 낭간거사(琅玕居士), 매죽헌(梅竹軒)이다. 대군은 왕자의 봉호로 세종(世宗)의 셋째 아들임. 어머니는 소헌왕후(昭憲王后) 심씨(沈氏). 세종 10년(1428) 안평대군으로 봉해지고, 이듬해 좌부대언(左副代言) 정연(鄭淵)의 딸과 결혼. 세종 12년(1430) 여러 왕자들과 함께 성균관에 입학하여 학문을 닦았다. 세종 20년(1438) 함경도에 진(鎭)을 설정하자, 왕자들과 함께 북변의 경계 임무를 맡아 야인(野人)들을 토벌하였다. 차츰 조정에서 배후의 실력자로 등장, 문신들을 포섭하여 권신 황보인(黃甫仁), 김종서(金宗瑞)와 제휴하여 수양대군 측의 무신 세력과 맞서 인사행정의 하나인 황표정사(黃標政事)를 장악, 측근의 문신들을 요직에 앉혔다. 1452년 단종(端宗)이 즉위하자 수양대군이 명나라에 사은사(謝恩使)로 가게 되어 외교권을 빼앗겼으나, 그 동안 이징옥(李澄玉)을 시켜 경성(鏡城)에 있는 무기를 서울로 옮기는 한편, 무계정사(武溪精舍)를 건립하여 장사들을 모아 무력을 양성하였으나, 귀국한 수양대군에 의해 황표정사가 폐지되어 실권을 상실했다. 이듬해 9월 다시 황표정사를 실시케 하는 등 실권을 회복하려 했으나, 다음달 계유정난(癸酉靖難)으로 황보인, 김종서 등이 살해된 후 강화로 유배되었다가 교동(喬洞)으로 옮겨 사사되었다. 시문에 뛰어났고 당대의 명필로 문종(文宗) 2년(1452)의 경자자(庚子字)를 개주(改鑄)한 임자자(壬子字)의 자모(字母)를 썼다.
주002)
염(琰):
세종의 여덟째 아들 영응대군(永膺大君)의 이름. 그림과 글씨에 능하고 음률에도 통했다.
命之曰 汝等奉衮龍袍二件 沈水香一封 往獻世尊 且謂信眉 주003)
신미(信眉):
조선 전기의 승려. 호가 혜각존자(慧覺尊者). 김수온(金守溫)의 형. 도가 높아 세조(世祖)가 스승의 대접을 했다. 간경도감의 언해 사업에 많은 공헌이 있음.
及一會大衆曰 予之孝誠 豈敢自謂能格 주004)
능격(能格):
감동할 수 있다. 격(格)은 ‘이르다, 감동하다’의 의미임.
佛鑑 주005)
불감(佛鑑):
부처님의 내려 보심. 부처님의 살핌.
耶 然冀憑衆力 獲覩感應 則

사리영응기:14ㄴ

不亦滿足扵薦往 주006)
천왕(薦往):
왕생한 사람을 천도함. 죽은 이의 명복을 빔.
之心乎 欲求舍利 주007)
사리(舍利):
범어 sarira. 곧 죽은 시체 유골의 의미. 또 실리(實利), 설리라(設利羅), 실리라(室利羅)라 함. 의역하면 신(身), 신골(身骨), 유신(遺身)이라고 함. 통상적으로 불타의 유골을 가리켜 불사리(佛舍利)라 하다가 그 뒤로 고승들이 사후에 불사른 뒤 남은 뼈를 말함.
不於今日 更 주008)
수(須):
기다리다.
何時可 扵今夜 精勤懇乞 於是 大衆頓首感泣 卽出 更衣 주009)
경의(更衣):
옷을 갈아 입다.
灌洗 주010)
관세(灌洗):
목욕 세수하다.
競發虔誠 相與約言 今者 聖上以追遠罔極 주011)
추원망극(追遠罔極):
아들이 둘아가신 부모를 위하여 멀리 추모하되 다함이 없다는 의미. 부모의 돌아가심에 관용적으로 쓰는 말.
之情 發大誓願 주012)
서원(誓願):
범어 pranidhana. 바라고 구하는 마음을 일으키거나 깊이 스스로 서약함이 있고, 또 어떤 일을 완성하기를 발원하고 맹세하는 것.
創建福田 주013)
복전(福田):
범어 punya-ksetra. 복덕을 낳을 수 있는 텃밭. 모든 부처와 스님과 부모를 정성으로 모시는 이는 복덕과 공덕을 얻을 수 있으니, 마치 농사꾼이 밭을 갈아 수확을 걷는 것과 같기 때문에 밭(田)으로 비유함.
思與臣民 爰及幽顯 주014)
유현(幽顯):
어둠과 밝음. 음과 양. 삶과 죽음 등의 대칭.
共崇勝業 주015)
승업(勝業):
좋은 일. 여기서는 불교를 말함.
以結善因 實與菩薩弘願 주016)
홍원(弘願):
보살들이 널리 중생 구원으로 원을 삼기 때문에 큰 소원[弘願]이라 한다.
同符 주017)
동부(同符):
완전히 서로 함께 들어 맞는다.
無異 世尊 주018)
세존(世尊):
석가여래 10호 중의 하나. 곧 세간에서 존중히 여겨야 할 분이라는 의미. 역시 세계 중에서 가장 높은 분의 지칭이다.
慈悲 주019)
자비(慈悲):
자(慈)는 중생을 사랑하고 함께 즐거움을 주는 것[與樂]이고, 비(悲)는 중생과 괴로움을 함께 느끼고 연민하는 것[拔苦]이다.
應物卽現 如月印江 주020)
월인강(月印江):
달이 강에 거울처럼 비춤. 부처님이 어디에나 계시는 것이 마치 달이 모든 강에 그림자 지는 것과 같다.
如谷答響 以本願力 주021)
본원력(本願力):
본원의 힘의 작용. 축야하여 원력(願力)이라 하고, 또 숙원력(宿願力), 대원업력(大願業力)이라 한다. 제불보살이 과거세 부처가 되기 이전의 인위(因位)에서 일으켰던 서원의 힘이 과위(果位)에서 발원 성취하는 것.
恒求度脫 주022)
도탈(度脫):
사생의 괴로움을 초월하여 번뇌에서 해탈함. 득도해탈(得度解脫)의 약칭임. 득탈(得脫)이라고도 하니, 삼계(三界) 유전(流轉)의 경계를 벗어나 열반의 저 언덕에 도달함이다.
주023)
기(幾):
기(機)와 같음. 기연(機緣)의 의미이니, 기회와 인연의 만남.
現大神通 주024)
신통(神通):
범어 abhijna. 음역 작순(作旬). 선정으로 수행하여 얻은 자재로이 막힘이 없어 초인간적으로 불가사의한 작용. 육신통(六神通)이 있다고 한다. 신족통(神足通), 천안통(天眼通), 천이통(天耳通), 타심통(他心通), 숙명통(宿命通), 누진통(漏盡通).
拔濟群生 苟

사리영응기:15ㄱ

有致誠 無微不照 今日 聖上至誠懇惻 주025)
간측(懇惻):
간절한 슬픔.
扵世尊 求見眞身 주026)
진신(眞身):
부처님의 법신(法身)과 보신(報身)을 이름. 〈대지도론(大智度論)〉에, “불신에는 2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진신이고, 하나는 화신(化身)이니, 중생은 부처님의 진신을 보면 소원에 만족치 않음이 없다. 부처님 진신은 허공에 두루하여 공명이 시방세계에 두루하고, 설법의 음성도 시방의 무량한 항하사세계에 두루하여 세상에 가득한 대중들은 다같이 설법을 듣는다.” 하였다.
世尊之應不應 有何疑也 只恐吾等致誠之未至耳 我等若不得舍利 則將爲三界 주027)
삼계(三界):
중생들이 사는 욕계(欲界), 색계(色界), 무색계(無色界)를 일컬음.
罪人 生受殃禍 死墮地獄 주028)
지옥(地獄):
범어 naraka. 음역하여 날락가(捺落迦), 나락가(那落迦), 나락(奈落), 니리야(泥梨耶), 니리(泥犁). 또는 의역하여 불락(不樂), 가염(可厭), 고구(苦具), 고기(苦器), 무유(無有) 등으로도 말함.
永無出期矣 何顏復見世間人乎 我等應當以死爲限 期扵必得 卽聚所 주029)
취소(聚所):
모여 있는 곳.
在大衆 無問貴賤 共入佛前 凡二百六十一人

이날 저녁 이용이염을 불러 명하시기를, “너희들은 곤룡포 두 벌, 침수향 한 봉지를 받들고 가서 세존에게 드려라.” 하시고, 또 신미와 모인 대중에게 이르시기를, “나의 효성이 어찌 감히 부처님의 영감에 합격할 수가 있겠는가? 그러나 대중의 힘에 의지하여 감응을 얻는다면 역시 가신 분을 천도하는 마음에 만족하지 않겠는가? 사리를 구하고자 한다면 오늘이 아니고 다시 어느 때를 기다려야 되겠는가? 오늘 밤에 정성으로 간걸하기를 부지런히 하리라.” 하시니, 이에 대중들이 머리 조아려 감동해 울며 곧 나와서 옷을 갈아입고 세수하고 다투어 정성을 피며 서로 언약하기를, “지금 성상께서 조상을 추모하여 끝이 없는 정으로 큰 소원을 발하시어 복 밭을 창건하시고, 생각하시기를 백성들과 및 돌아가신 분에게까지 함께 좋은 업을 숭상하여 착한 인연을 맺고자 하시니, 실로 보살들의 큰 소원과 함께한다 해도 다를 것이 없다. 세존의 자비는 사물에 대응하여 곧 나타나는 것이 마치 달이 강물에 비춤과 같고 골짜기 울림으로 답하는 것과 같다. 본디 소원의 힘으로 항상 건너고 벗어나는 기미를 구하면 큰 신통력을 들어내 뭇 중생을 건져 주시니 진실로 정성을 다한다면 작은 것까지도 비추시지 않음이 없을 것이다. 오늘 성상이 지성으로 세존에게 간절히 측은한 생각으로 진신부처님을 보기 원했으니 세존께서 감응하시거나 감응하지 않거나 무슨 의아함이 있으리오. 다만 우리들의 정성이 이르지 못할까 염려될 뿐이다. 우리들이 만약 사리를 얻지 못한다면 장차 삼계의 죄인이 될 것이다. 살아서는 재앙 앙화를 받고 죽어서는 지옥에 떨어져 영원히 벗어날 기약이 없으리니, 무슨 낯으로 다시 세상 사람을 볼 수 있겠는가? 우리들은 응당 죽음으로 기한을 삼더라도 기필코 반듯이 얻어야 한다.”라고 하고는, 곧 그 장소에 모인 대중들이 귀하고 천함을 따질 것 없이 함께 부처님 앞에 들어가니, 모두 2백 61인이었다.
Ⓒ 역자 | 이종찬 / 2013년 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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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용(瑢):안평대군의 이름. 1418~1453. 조선 세종의 셋째 아들. 자 청지(淸之), 호는 비해당(匪懈堂), 낭간거사(琅玕居士), 매죽헌(梅竹軒)이다. 대군은 왕자의 봉호로 세종(世宗)의 셋째 아들임. 어머니는 소헌왕후(昭憲王后) 심씨(沈氏). 세종 10년(1428) 안평대군으로 봉해지고, 이듬해 좌부대언(左副代言) 정연(鄭淵)의 딸과 결혼. 세종 12년(1430) 여러 왕자들과 함께 성균관에 입학하여 학문을 닦았다. 세종 20년(1438) 함경도에 진(鎭)을 설정하자, 왕자들과 함께 북변의 경계 임무를 맡아 야인(野人)들을 토벌하였다. 차츰 조정에서 배후의 실력자로 등장, 문신들을 포섭하여 권신 황보인(黃甫仁), 김종서(金宗瑞)와 제휴하여 수양대군 측의 무신 세력과 맞서 인사행정의 하나인 황표정사(黃標政事)를 장악, 측근의 문신들을 요직에 앉혔다. 1452년 단종(端宗)이 즉위하자 수양대군이 명나라에 사은사(謝恩使)로 가게 되어 외교권을 빼앗겼으나, 그 동안 이징옥(李澄玉)을 시켜 경성(鏡城)에 있는 무기를 서울로 옮기는 한편, 무계정사(武溪精舍)를 건립하여 장사들을 모아 무력을 양성하였으나, 귀국한 수양대군에 의해 황표정사가 폐지되어 실권을 상실했다. 이듬해 9월 다시 황표정사를 실시케 하는 등 실권을 회복하려 했으나, 다음달 계유정난(癸酉靖難)으로 황보인, 김종서 등이 살해된 후 강화로 유배되었다가 교동(喬洞)으로 옮겨 사사되었다. 시문에 뛰어났고 당대의 명필로 문종(文宗) 2년(1452)의 경자자(庚子字)를 개주(改鑄)한 임자자(壬子字)의 자모(字母)를 썼다.
주002)
염(琰):세종의 여덟째 아들 영응대군(永膺大君)의 이름. 그림과 글씨에 능하고 음률에도 통했다.
주003)
신미(信眉):조선 전기의 승려. 호가 혜각존자(慧覺尊者). 김수온(金守溫)의 형. 도가 높아 세조(世祖)가 스승의 대접을 했다. 간경도감의 언해 사업에 많은 공헌이 있음.
주004)
능격(能格):감동할 수 있다. 격(格)은 ‘이르다, 감동하다’의 의미임.
주005)
불감(佛鑑):부처님의 내려 보심. 부처님의 살핌.
주006)
천왕(薦往):왕생한 사람을 천도함. 죽은 이의 명복을 빔.
주007)
사리(舍利):범어 sarira. 곧 죽은 시체 유골의 의미. 또 실리(實利), 설리라(設利羅), 실리라(室利羅)라 함. 의역하면 신(身), 신골(身骨), 유신(遺身)이라고 함. 통상적으로 불타의 유골을 가리켜 불사리(佛舍利)라 하다가 그 뒤로 고승들이 사후에 불사른 뒤 남은 뼈를 말함.
주008)
수(須):기다리다.
주009)
경의(更衣):옷을 갈아 입다.
주010)
관세(灌洗):목욕 세수하다.
주011)
추원망극(追遠罔極):아들이 둘아가신 부모를 위하여 멀리 추모하되 다함이 없다는 의미. 부모의 돌아가심에 관용적으로 쓰는 말.
주012)
서원(誓願):범어 pranidhana. 바라고 구하는 마음을 일으키거나 깊이 스스로 서약함이 있고, 또 어떤 일을 완성하기를 발원하고 맹세하는 것.
주013)
복전(福田):범어 punya-ksetra. 복덕을 낳을 수 있는 텃밭. 모든 부처와 스님과 부모를 정성으로 모시는 이는 복덕과 공덕을 얻을 수 있으니, 마치 농사꾼이 밭을 갈아 수확을 걷는 것과 같기 때문에 밭(田)으로 비유함.
주014)
유현(幽顯):어둠과 밝음. 음과 양. 삶과 죽음 등의 대칭.
주015)
승업(勝業):좋은 일. 여기서는 불교를 말함.
주016)
홍원(弘願):보살들이 널리 중생 구원으로 원을 삼기 때문에 큰 소원[弘願]이라 한다.
주017)
동부(同符):완전히 서로 함께 들어 맞는다.
주018)
세존(世尊):석가여래 10호 중의 하나. 곧 세간에서 존중히 여겨야 할 분이라는 의미. 역시 세계 중에서 가장 높은 분의 지칭이다.
주019)
자비(慈悲):자(慈)는 중생을 사랑하고 함께 즐거움을 주는 것[與樂]이고, 비(悲)는 중생과 괴로움을 함께 느끼고 연민하는 것[拔苦]이다.
주020)
월인강(月印江):달이 강에 거울처럼 비춤. 부처님이 어디에나 계시는 것이 마치 달이 모든 강에 그림자 지는 것과 같다.
주021)
본원력(本願力):본원의 힘의 작용. 축야하여 원력(願力)이라 하고, 또 숙원력(宿願力), 대원업력(大願業力)이라 한다. 제불보살이 과거세 부처가 되기 이전의 인위(因位)에서 일으켰던 서원의 힘이 과위(果位)에서 발원 성취하는 것.
주022)
도탈(度脫):사생의 괴로움을 초월하여 번뇌에서 해탈함. 득도해탈(得度解脫)의 약칭임. 득탈(得脫)이라고도 하니, 삼계(三界) 유전(流轉)의 경계를 벗어나 열반의 저 언덕에 도달함이다.
주023)
기(幾):기(機)와 같음. 기연(機緣)의 의미이니, 기회와 인연의 만남.
주024)
신통(神通):범어 abhijna. 음역 작순(作旬). 선정으로 수행하여 얻은 자재로이 막힘이 없어 초인간적으로 불가사의한 작용. 육신통(六神通)이 있다고 한다. 신족통(神足通), 천안통(天眼通), 천이통(天耳通), 타심통(他心通), 숙명통(宿命通), 누진통(漏盡通).
주025)
간측(懇惻):간절한 슬픔.
주026)
진신(眞身):부처님의 법신(法身)과 보신(報身)을 이름. 〈대지도론(大智度論)〉에, “불신에는 2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진신이고, 하나는 화신(化身)이니, 중생은 부처님의 진신을 보면 소원에 만족치 않음이 없다. 부처님 진신은 허공에 두루하여 공명이 시방세계에 두루하고, 설법의 음성도 시방의 무량한 항하사세계에 두루하여 세상에 가득한 대중들은 다같이 설법을 듣는다.” 하였다.
주027)
삼계(三界):중생들이 사는 욕계(欲界), 색계(色界), 무색계(無色界)를 일컬음.
주028)
지옥(地獄):범어 naraka. 음역하여 날락가(捺落迦), 나락가(那落迦), 나락(奈落), 니리야(泥梨耶), 니리(泥犁). 또는 의역하여 불락(不樂), 가염(可厭), 고구(苦具), 고기(苦器), 무유(無有) 등으로도 말함.
주029)
취소(聚所):모여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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