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사리영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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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영응기(舍利靈應記)


舍利靈應記
上之三十有一年 秋七月 十九日癸卯 傳旨于議政府曰 太宗嘗建佛堂扵文昭殿之側 所以追冥福扵列聖者也 文昭殿今旣徙建 而佛堂未營 予恐墜先王之願 卽命議政府左參贊臣鄭苯 中樞院使臣閔伸 判內侍府事臣崔濕 司直臣權懽 副司直臣邊大海 行直長臣李命敏經度之 安平大君臣瑢領之 又命行內侍府謁者臣李春 護軍臣安堅 行司勇臣李揚美 臣張吉生 行司𥔰局丞臣黃思義掌丹 확雘之事 錦城大君臣瑜 義昌君臣玒領之 瑢等卜地于宮城之北 始扵七月二十八日壬子 畢扵冬十一月 二十日壬寅 總二十六間 凡百制度 極一時之盛 初 太祖康獻大王以黃金鑄三身如來 未就而賓天 至是 上命行僉內侍府事臣韓洪 同判內侍府事臣田畇 堅 行司直臣金南洽 行副司直臣姜升 左副承直臣崔浥 行內侍府謁者臣金潔 率巧冶 踵成遺制 兼造藥師彌陁 及菩薩 羅漢像 瑢 臨瀛大君臣璆領之 命大慈庵住持臣信眉 及臣守溫撰三佛禮懺文 又親制新聲 仰鴻慈之曲 發大願之曲 隆善道之曲 妙因緣之曲 布法雲之曲 演甘露之曲 依定慧之曲 其樂章則有九 曰歸三寶 曰贊法身 曰贊報身 曰贊化身 曰贊藥師 曰贊彌陁 曰贊三乘 曰贊八部 曰希冥資 命行上護軍臣朴堧 行右副承直臣林童 典樂臣金允山 臣黃貴存 行內侍府給事臣安忠彥率伶人隷焉 首陽大君臣瑈奉新譜領之 執樂器者四十五人 執竹竿子者二人 歌者十人 童子執花而舞者十人 一執靑蓮花 一執黃蓮花 一執紅蓮花 一執白蓮花 一執黃牧丹 一執紅牧丹 一執白牧丹 一執黃芍藥 一執紅芍藥 一執白芍藥 乃扵十一月 二十八日庚戌 闕內始齋戒 十二月 初二日 甲寅 百官禁刑戮屠殺 是日 信眉 及判禪宗事 臣坦珠 判敎宗事 臣希忍 禪德 臣洪濬 前大慈庵住持 臣智海 禪德 臣信能 臣性均 前開慶寺住持 臣敬田 開慶寺住持 臣守眉 津寬寺住持 臣心明 大禪師 臣信柔 入選 臣性寒 禪德 臣法藏 大禪師 臣智牛 禪德 臣道膺 中德 臣海祐 禪德 臣義全 臣學悅 前僧伽寺住持 臣信敬 中德 臣雪徽 大選 臣義琳 禪德 臣敬義 臣尙濟 臣仁丕 臣海祥 臣一中 大選 臣道傳 禪德 臣信觀 臣洪戒 臣省丕 臣學觀 臣智禪 臣義玄 臣洪正 臣惠哲 臣一誾 臣景行 臣祖明 臣普門 臣尙惠 臣性宗 臣佛川 臣克虛 臣卓峰 臣七淨 臣義倫 臣法融 臣信正 臣水精 臣克馴 臣省正等 五十一比丘會扵新寺 命瑈瑢往會 與苯 伸 堧 判內侍府事 臣巖自治 濕 行左承直 臣安璐 洪 行同判內侍府事 臣印平 都承旨 臣李思哲 行同知內侍府事 臣李貴畇 少尹 臣鄭孝康 童 行內侍府謁者 臣李芸 懽 浥 大海 命敏 注書 臣成任 及臣守溫等 布置諸務 三日乙卯曉 瑈率洪 孝康 堅 南洽 童 浥 及臣守溫迎佛于闕 上命孝寧大君 臣𥙷 璆 瑜 永膺大君 臣琰 光德大夫 臣安孟耼侍佛而往 佛像自交泰殿由園中 出玄武門向寺 童與允山 貴存率伶人 立玄武門外 望佛奏新樂 先導瑢與比丘等 及苯 伸 堧 濕 思哲 畇 懽 大海 命敏 任等 以花香幢幡 吹法螺 擊法鼓 大作梵唄 迎于寺後嶺上 親近侍行 衆皆感泣 都人士女 奔波瞻望 稽首禮拜 乃妥佛像于新殿 四日丙辰 命瑈行香 瑈詣闕 與琰奉香而來
五日丁巳 三點眼已
六日戊午 設法筵以落成
是夕 召 命之曰 汝等奉衮龍袍二件 沈水香一封 往獻世尊 且謂信眉 及一會大衆曰 予之孝誠 豈敢自謂能格于佛鑑耶 然冀憑衆力 獲覩感應 則不亦滿足扵薦往之心乎 欲求舍利 不扵今日 更須何時可 扵今夜 精勤墾乞 扵是 大衆頓首感泣 卽出 更衣灌洗 競發虔誠 相與約言 今者 聖上以追遠罔極之情 發大誓願 創建福田 思與臣民 爰及幽顯 共崇勝業 以結善因 實與菩薩弘願 同符無異 世尊慈悲 應物卽現 如月印江 如谷答響 以本願力 恒求度脫之幾 現大神通 拔濟群生 苟有致誠 無微不照 今日 聖上至誠懇惻扵世尊 求見眞身 世尊之應不應 有何疑也 只恐吾等致誠之未至耳 我等若不得舍利 則將爲三界罪人 生受殃禍 死墮地獄 永無出期矣 何顏復見世間人乎 我等應當以死爲限 期扵必得 卽聚所在大衆 無問貴賤 共入佛前 凡二百六十一人 然臂懺悔 扵是 瑢與信眉奠袍訖 瑈更肅恭焚香 以告所事 梵唄一聲 唱南無釋迦牟尼佛 卽時 舍利塔間 白氣橫亘 緇素齊和 踴躍後先 精勤苦禱 錚鼓轉急 衆志益勵 初場之始 莫不氣塞 或有仆扵床上者 或有開口未閉者 或有倚委他人者 自二更一點 至三點 作二場已 如是之間 中外四衆 皆言殿上放光 指仰觀賞 至心膜拜 異香彌布 內外咸聞 遂進見舍利塔前 袱舍利已 權身二粒 挺燭以映 勻圓瑩徹 光曜逸發 一會大衆 且拜且泣 生希有心 歎未曾有 讚言我等得見毗盧遮那無上世尊 曠劫積業 皆悉消滅 我佛如來憐憫一切 故現斯瑞 專是聖上至誠所感 稽首禮拜 深心仰對 卽聞于上 上遣浥奉衮龍叚二匹 綵帛二匹 獻設利羅 卽以香花音樂 種種供具 恭敬供養 歡喜之慶 何能盡述 神光昭映 罔間遐邇 普佛世界 同一慶幸 封殿以退 至翼明 又得二枚 合四枚矣 上又遣浥奉衮龍叚二匹 綵帛二匹 香花音樂 種種妙供 至誠供養 幷以絹布施諸大衆 一切大會同發願言 我等今日 蒙我上德 得參華藏之會 親供世尊 其與阿難迦葉何以異乎 共願此場之人 永世劫劫 同行不離 達覺迷顯濟沈 同入如來正遍知海 扵是燒香 證分身舍利 及十方諸佛菩薩 緣覺聲聞 天龍八部 緇素相向 爲同行拜 恭惟我主上殿下 善繼善述 措世雍熙 躋民仁壽 禮備樂作 升于大猷 以致東方所無之太平矣 而孝思罔極 追遠無已 霜露之感愈深 羹墻之慕益切 凡所以推隆三寶 奉先資祐 無所不用其極 故致玆瑞貺 若是其盛 臣伏覩自肇役以來 日督三千餘夫 無有一人觸扵木石 損一毛者 亦無一人感冒者 至佛像之將安寺也 先期三日 雲晦雺黑 愆陽蒸鬱 及其日晨前夜半 大風忽作 天宇廓淸 沍寒之氣 如截如割 佛像登路 風猶觱發 將至寺後之嶺 寂然風止 日光冲融 建場凡七日之間 陽和之氣布滿六合 蜂蝶草蟲飛遊場內 此卽世尊之在忉利天歡喜園中 爲母說法之日 諸妙花果 非時敷熟之祥也 及其罷會 溧冽其寒 大雪層積 感應之相 著顯如此 又乞舍利之事 決扵宸衷 外人無由得知 然瑢 琰之承命 未出闕也 寺中喧言 安平永膺將奉香幣之函 爲乞舍利而來也 及舍利初現二枚之夕 亦喧說分身四枚 至翌明 果得四枚 神矣哉 如是靈奇 言之非一 皆由我聖上至德無間 道合大雄 孝誠之感 彰彰赫赫 至扵此極 實古今超越之勝緣 而我國家億萬世無彊之休也 夫寂滅場中 固莫能測 解脫境界 本不思議 豈臣贊歎所能及者 然而 臣等屬玆奇遇 不勝抃慶 叨弄劣毫 謹記如右 仍繼之以詩 將以垂諸後世 冀對揚之萬一 其詩曰 天啓東方 肇我隆運 聖作神承 如堯如舜 我王誕興 德兼三五 凡厥猷爲 動必邁古 道洽政治 禮備樂作 民樂太平 時升妥帖 吁嗟列聖 永祕仙扃 感興霜露 哀慕于情 爰發神斷 載營佛刹 跂翼高標 映于深谷 乃啓道場 揭揚聖諦 法筵淸淨 高流濟濟 鼓樂絃歌 奏微妙音 其音和雅 悅可衆心 偉設利羅 有赫其靈 豈其有他 王心之誠 佛身無碍 與虛空同 十方橫遍 三際竪窮 叩之卽響 如谷之聲 人曰此應 維佛之精 我曰不然 吾王德馨 鳴呼德馨 有此耿光 萬有千劫 永播無疆
承議郞 守兵曹正郞金守溫謹記
Ⓒ 저자 | 김수온 / 년 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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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31년(1449) 7월 19일 계묘일에 〈주상께서〉 의정부에 전지하기를, “태종께서 일찍이 <건물>문소전 옆에 불당을 세운 것은 선열의 성상들에게 명복을 드리기 위함이었는데, <건물>문소전을 지금 이미 옮겨 세우고서도 불당을 아직 세우지 못했으니 나는 선왕님들의 소원을 떨어뜨릴까 염려된다.”라고 하시고는 곧 의정부 좌참찬정분(鄭苯), 중추원사민신(閔伸), 판내시부사최습(崔濕), 사직권환(權懽), 부사직변대해(邊大海), 행 직장이명민(李命敏)에게 명하여 경영하고 주선하게 하고, 안평대군이용(李瑢)에게 지휘하게 하였다. 또 행 내시부 알자이춘(李春), 호군안견(安堅), 행 사용이양미(李揚美), 신 장길생(張吉生), 행 사표국 승황사의(黃思義)에게 단청의 일을 맡도록 명하시고, 금성대군이유(李瑜), 의창군이강(李玒)에게 주관하게 하니, 지휘자 이용 등이 궁성의 북쪽에 터를 잡고, 7월 28일 임자일에 시작하여 11월 20일 임인일에 마치니, 총계 26칸이다. 모든 제도가 일시의 풍성함을 다하였다.
애초에 태조강헌대왕께서 황금으로 삼신여래를 주조하시다 마치지 못하고 승하하시었는데, 지금에 이르러 주상께서 행 첨내시부사한홍(韓洪), 동판내시부사전균(田畇), 안견(安堅), 행 사직김남흡(金南洽), 행 부사직강승(姜升), 좌부승직최읍(崔浥), 행 내시부 알자김결(金潔)에게 명하여, 뛰어난 주철공을 거느리고 이어서 남은 작업을 완성하게 하고, 아울러 약사여래와 아미타불과 보살 나한상을 조성하라 하시었습니다. 이용(李瑢)임영대군(臨瀛大君)이구(李璆)에게 주관하게 하고, 대자암 주지신미(信眉)와 신 김수온(金守溫)에게 명하여 <작품>‘삼불예찬문’을 짓게 하시었습니다.
또 〈임금께서〉 친히 새로운 노래를 지으시니, <작품>앙홍자지곡, <작품>발대원지곡, <작품>융선도지곡, <작품>묘인연지곡, <작품>포법운지곡, <작품>연감로지곡, <작품>의정혜지곡이다. 그 악장은 아홉이 있으니, <작품>귀삼보, <작품>찬법신, <작품>찬보신, <작품>찬화신, <작품>찬약사, <작품>찬미타, <작품>찬삼승, <작품>찬팔부찬, <작품>희명자라 이른다. 행 상호군박연(朴堧), 행 우부승직 신 임동(林童), 전악 신 김윤산(金允山), 신 황귀존(黃貴存), 행 내시부 급사 신 안충언(安忠彥)에게 명령하여 영인
(악공)
을 거느리고 예속하게 하고, 수양대군이유(李瑈)에게는 새 악보를 가지고 인솔하게 하였다. 악기를 잡은 자가 45인이고, 죽간자를 잡은 자가 2인이며, 노래하는 자가 10인이고, 동자로 꽃을 잡고 춤추는 자가 10인데, 푸른 연꽃을 잡은 이가 1, 누런 연꽃을 잡은 이가 1, 붉은 연꽃을 잡은 이가 1, 흰 연꽃을 잡은 이가 1, 누런 모란을 잡은 이가 1, 붉은 모란을 잡은 이가 1, 흰 모란을 잡은 이가 1, 누런 작약을 잡은 이가 1, 붉은 작약을 잡은 이가 1, 흰 작약을 잡은 이가 1인이다.
이에 11월 28일 경술일에 대궐 안에서 재계를 시작하고, 12월 초2일 갑인일에 모든 관원에게 형벌, 살인, 도살을 금지시키었다. 이날에, 신미판선종사탄주(坦珠), 판교종사희인(希忍), 선덕(禪德)홍준(洪濬), 전 대자암 주지지해(智海), 선덕신능(信能), 신 성균(性均), 전 개경사 주지경전(敬田), 개경사 주지수미(守眉), 진관사 주지심명(心明), 대선사신유(信柔), 입선성한(性寒), 선덕법장(法藏), 대선사지우(智牛), 선덕도응(道膺), 중덕(中德)해우(海祐), 선덕의전(義全), 신 학열(學悅), 전 승가사 주지신경(信敬), 중덕설휘(雪徽), 대선(大選)의림(義琳), 선덕경의(敬義), 신 상제(尙濟), 신 인비(仁丕), 신 해상(海祥), 신 일중(一中), 대선도전(道傳), 선덕신관(信觀), 신 홍계(洪戒), 신 성비(省丕), 신 학관(學觀), 신 지선(智禪), 신 의현(義玄), 신 홍정(洪正), 신 혜철(惠哲), 신 일은(一誾), 신 경행(景行), 신 조명(祖明), 신 보문(普門), 신 상혜(尙惠), 신 성종(性宗), 신 불천(佛川), 신 극허(克虛), 신 탁봉(卓峰), 신 칠정(七淨), 신 의륜(義倫), 신 법융(法融), 신 신정(信正), 신 수정(水精), 신 극순(克馴), 신 성정(省正) 등 51비구가 새 절에 모였는데, 이유, 이용에게 명하여, 가서 모여 정분(鄭苯), 민신(閔伸), 박연(朴堧), 판내시부사엄자치(巖自治), 최습(崔濕), 행 내시부좌승직안로(安璐), 한홍(韓洪), 행 동판내시부사인평(印平), 도승지이사철(李思哲), 행 동지내시부사이귀균(李貴畇), 소윤정효강(鄭孝康), 임동(林童), 행 내시부 알자이운(李芸), 권환(權懽), 최읍(崔浥), 변대해(邊大海), 이명민(李命敏), 주서성임(成任) 및 신 김수온(金守溫) 등과 함께 여러 업무에 배치하게 하시다.
초3일 을묘 새벽에, 이유(李瑈)한홍(韓洪), 정효강(鄭孝康), 안견(安堅), 김남흡(金南洽), 임동(林童), 최읍(崔浥) 및 신 김수온(金守溫)을 거느리고 부처님을 대궐로 영접하니, 주상께서 효령대군이보(李{示+甫}), 이구(李璆), 이유(李瑜), 영응대군이염(李琰), 광덕대부안맹담(安孟耼)에게 명하여, 부처님을 모시고 가게 하였다. 불상이 <건물>교태전에서 정원을 거쳐 <건물>현무문으로 나와 절로 향하니 임동김윤산(金允山), 황귀존(黃貴存)과 함께 영인
(伶人; 배우)
을 거느리고 <건물>현무문 밖에 서 있다가, 부처를 바라보자 새 음악을 연주하며 이용과 비구 등 및 정분(鄭苯), 민신(閔伸), 박연(朴堧), 최습(崔濕), 이사철(李思哲), 전균(田畇), 권환(權懽), 변대해(邊大海), 이명민(李命敏), 성임(成任) 등을 앞에서 인도했다. 꽃 향기의 당번으로 법라를 불고 법고를 쳐서 크게 범패를 하며 절 뒤의 산마루 위에서 영접하니, 가까이 모시는 행렬의 무리가 다 감동하여 울었다. 도시의 남녀가 물결처럼 내달려 바라보며 머리 조아려 예배하며 이에 새로운 전각에 불상을 평안히 모셨다.
초4일 병진일에, 이유(李瑈)에게 명하여 분향을 올리게 하니, 이유가 대궐로 가서 이염(李琰)과 함께 향을 받들어 왔다.
초5일 정사일에, 세 번 점안이 끝나고, 초6일 무오일에 법 자리를 펴고 낙성식을 하였다. 이날 저녁 이용이염을 불러 명하시기를, “너희들은 곤룡포 2벌, 침수향 1봉지를 받들고 가서 세존에게 드려라.” 하시고, 또 신미와 모인 대중에게 이르시기를, “나의 효성이 어찌 감히 부처님의 영감에 합격할 수가 있겠느냐? 그러나 대중의 힘에 의지하여 감응을 얻는다면 역시 가신 분을 천도하는 마음에 만족하지 않겠는가? 사리를 구하고자 한다면 오늘이 아니고 다시 어느 때를 기다려야 되겠는가? 오늘 밤에 정성으로 간절히 애걸하기를 부지런히 하리라.” 하시니, 이에 대중들이 머리 조아려 감동해 울며, 곧 나와서 옷을 갈아입고, 세수하고 다투어 정성을 피며 서로 언약하기를, “지금 성상께서 조상을 추모하여 끝이 없는 정으로 큰 소원을 발하시어 복밭을 창건하시고, 생각하시기를 백성들과 및 돌아가신 분에게까지 함께 좋은 업을 숭상하여 착한 인연을 맺고자 하시니, 실로 보살들의 큰 소원과 함께해도 다를 것이 없도다. 세존의 자비는 사물에 대응하여 곧 나타나는 것이 마치 달이 강물에 인 찍히는 것 같고, 골짜기가 메아리로 답하는 것과 같다. 본디 소원의 힘으로 항상 건너고 벗어나는 기미를 구하면 큰 신통력을 들어내 뭇 중생을 건져 주시니 진실로 정성을 이룬다면 작은 것까지도 비추시지 않음이 없을 것이다. 오늘 성상이 지성으로 세존에게 간절히 측은한 생각으로 진신부처님을 보기 원했으니 세존께서 감응하시거나 감응하지 않거나 함이야 무슨 의아함이 있으리오. 다만 우리들의 정성이 이르지 못할까 염려될 뿐이다. 우리들이 만약 사리를 얻지 못한다면 장차 삼계의 죄인이다. 살아서는 재앙 앙화를 받고 죽어서는 지옥에 떨어져 영원히 벗어날 기약이 없으리니, 무슨 낯으로 다시 세상 사람을 볼 수 있겠는가? 우리들은 응당 죽음으로 기한을 삼더라도 기필코 반듯이 얻어야 한다.”라고 하고는, 곧 그 장소에 모인 대중들이 귀하고 천함을 따질 것 없이 함께 부처님 앞에 들어가니, 모두 2백 61인이었다. 팔뚝을 태우며 참회하고, 이에 이용신미가 곤룡포를 올리고 나자, 이유가 다시 엄숙히 공경으로 향을 사르며 이룬 일을 보고하니, 범패 한 곡조가 나무석가모니불을 불렀다.
그때 즉시 사리탑 사이에서 흰 기운이 옆으로 뻗쳤다. 스님과 신도들이 일제히 화답하며, 앞뒤에서 춤을 추며, 정성 드려 깊이 기도하며, 징과 북이 점점 빨라져 대중의 의지가 더욱 간절해졌다. 첫 마당의 시작에는 누구나 숨이 막혀 혹은 책상 위에 엎어지는 자, 혹은 입을 벌려 다물지 못하는 자, 혹은 쓰러져 남에게 의지하는 자가 있었다. 2경의 1점에서 3점에 이르러 둘째 마당이 끝났다. 이러는 사이에 안팎의 사부 대중이 모두 불전 위에 광채가 난다 하며 가리키는 곳을 우러러 보며 지극한 마음으로 절을 올리니, 특이한 향기가 널리 퍼져 안팎이 모두 향내를 맡았다.
드디어 사리탑 앞으로 나아가 보며 사리보를 덮고 나니, 권신사리 2잎이 촛불에 들려 비치어 고루 둥글게 빛이 통하여 광채가 뛰어났다. 한 장소에 모인 대중이 절하거나 울거나 하며 보기 드문 마음을 내고 일찍이 없었던 일에 감탄하여 말하기를, “우리들은 비노차나(毗盧遮那)의 위없는 세존을 뵙고 오랜 세월 쌓인 업이 모두 다 소멸되었습니다. 우리 부처여래님께서 일체를 가엾이 여기시기 때문에 이런 상서로움을 나타내시니 오로지 성상의 지성에 감동하심입니다.”라고 하며, 머리 조아려 예배하며 깊은 마음으로 우러러 대하였다. 곧바로 성상에게 알리니 성상께서 최읍(崔浥)을 보내어 곤룡단 2필과 채백 비단 2필을 받들고 사리에 헌정하게 하였다. 곧 향 꽃과 음악과 갖가지 공양 도구로 공경하여 공양을 하니 환희의 경사를 어떻게 다 서술하랴. 신령한 광채가 빛나 멀고 가까움 없이 널리 부처의 세계가 한가지로 경사롭고 행복하였다.
봉해 올리고 물러났다가 다음날 아침에 또 2잎을 얻으니 합쳐서 4잎이었다. 성상께서 또 최읍을 보내어 곤룡단 2필과 채단비단 2필과 향기로운 꽃과 음악의 갖가지 이바지로 지성으로 공양하였다. 아울러 견직 천으로 대중들에게 주시니, 일체의 대회 대중이 함께 발원하기를, “우리들은 오늘 우리 성상의 덕을 힘입어 화장의 회합에 참여하여 친히 세존을 공양할 수 있었으니, 아난 가섭과 무엇이 다르리이까? 함께 발원하되 이 도량의 사람들은 오랜 세월 겁겁에 함께하여 이별 없이 미혹을 깨달음에 통달하고 잠긴 자 구제함을 들어내어 함께 여래의 바다 같은 지혜에 들기를 원합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향을 사르고 분신사리와 시방 모든 부처님 보살과 연각과 성문과 팔부 신중(神衆)을 체험하고, 스님과 신도 대중이 서로 마주보며 함께 절을 올렸다.
공손히 생각건대, 우리 주상전하께서 잘 따르시고 잘 이으시어 세상을 화락 태평으로 이끄시고 백성을 인자 장수로 건지시어 예의가 갖추고, 음악이 이루어져 태평성대로 올라 동방에서는 없는 태평을 이루었는데, 효도의 생각이 끝이 없어서 선조들을 추모해 마지않아 서리 이슬 계절의 감회가 더욱 깊고, 보이는 듯한 사모가 더욱 간절하였습니다. 모든 삼보(三寶)를 높이시는 것이나 선조의 도움을 받듦에 있어 지극 정성을 쓰지 않음이 없으십니다. 그래서 이런 상서로운 주심이 이렇듯 성대함을 이루었습니다. 신은 엎드려 일을 시작하던 처음부터 직접 보아왔습니다. 날마다 독려되는 3천여 인부가 누구 하나도 나무 돌에 부딪치거나 터럭 하나 손상되는 이 없었고, 역시 누구 하나 감기에 걸리는 이도 없었습니다. 불상을 안치하기 이전 사흘부터 구름이 어둡고 안개 짙고 불볕이 찌는 듯하더니, 그날 새벽 전 한밤이 되자 큰 바람이 홀연히 일어 하늘이 확 맑아지고 싸늘히 찬 기운이 살을 에는 듯하다가 불상이 길을 떠나자 바람이 오히려 세어지다가 절 뒤의 고개마루에 이르려 하니 조용히 바람이 멎고 햇빛이 부드러웠습니다.
도량을 건설하는 7일 동안에는 온화한 기후가 천지에 가득하여 벌, 나비, 벌레들이 도량 안을 날아들었으니, 이것이 곧 세존께서 도리천의 환희동산에 있어 어머니를 위하여 설법하던 날 모든 묘화의 과일이 계절이 아닌데도 익었던 상서로움과 같았습니다. 대회가 끝나기에 이르러 다시 추위가 어는 듯하여 큰 눈이 쌓이었으니, 감응하신 모습이 이렇듯이 들어났던 것입니다.
또 사리를 소원하신 일이 임금님 마음에서만 결정되어 밖의 사람들이 알아차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용(李瑢), 이염(李琰)이 명령을 받고 대궐을 나서지도 않았는데도 절 안이 떠들썩했고, 안평대군과 영응대군이 향 폐백의 함을 받들고 사리를 소원하러 왔고, 사리가 처음 2개가 출현했던 저녁에도 또 분신사리가 4잎이라고 떠들썩하게 말들을 했는데, 다음날 아침에 이르러 과연 4잎을 얻었으니 신통합니다. 이렇듯 영험스럽고 기특함을 말하려면 하나 둘이 아닙니다. 모두가 우리 성상의 지극한 덕에 빈틈이 없음으로 말미암아, 도리가 큰 영웅과 합치하였고 효성의 감동이 빛나고 빛나기가 이런 극진함에 이르렀음도 실로 고금을 뛰어넘는 훌륭하고 좋은 인연으로 우리 국가 만세토록 무궁한 아름다움입니다.
대체로 적멸 도량 안의 일은 진실로 측량할 수 없고, 해탈의 경계는 본래 생각할 수도 없는 것이니, 어찌 신들의 찬탄이 미칠 바이겠습니까? 그러나 신들이 이런 기이한 계기를 만나 기쁜 경사를 감당하지 못하고 다만 졸렬한 붓을 희롱하여 삼가 위와 같이 쓰고, 이어 시로써 이어서 장차 후세에 물리며 드날려 알리는 만분의 하나에라도 기대해 봅니다. 시로 쓰되,
하늘이 동방을 열어 우리의 높은 국운을 시작하니
성인 나고 신령이 이어 요임금 같고 순임금 같구나.
우리 임금께서 중흥에 태어나셔 덕은 삼황 오제 겸하시니
모든 하시는 일은 움직이면 반드시 옛 것에까지 닿다.
도가 정치에 흡족하여 예의 갖추고 음악 지으시니
백성들 태평을 즐기며 시대가 안정으로 오르네.
오! 여러 성상님들 영원히 신선 구역을 비장하여
서리 이슬의 계절에 감흥, 정으로 애절히 사모했네.
이에 신령한 판단을 내려 부처님 사찰을 경영하시니
높은 표식으로 벌려 있어 깊은 골짜기에 비치다.
이에 도량을 열어 성인의 진리를 걸어 드날리니
법의 자리가 맑고 맑아 높은 흐름이 출렁이다.
북의 음악이나 노래가 미묘한 음정을 알리니
그 소리 온화하고 우아하여 대중의 마음 기쁘게 하다.
위대하도다 저 사리여 빛나도다 그 영혼이시여
그것이 어찌 딴 뜻이랴 임금님의 정성이로다.
부처님 마음은 끝이 없어 허공과 한가지이니
시방은 가로로 퍼졌고 삼제는 세로로 다하다.
두드리면 울리니 마치 골짜기의 소리 같아
사람들 이것이 감응이라 오직 부처님 정기라 하나
나는 그렇지 않다 우리 임금의 덕스런 향기라네.
오! 덕스런 향기여 이처럼 빛나는 광채여
일만 하고도 일천의 영겁 길이 끝없이 전파되리.
승의랑 수 병조정랑김수온 삼가 쓰다.
Ⓒ 역자 | 이종찬 / 2013년 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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