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 | 세조(조선) / 1447년(세조 5)
[원앙부인의 극락왕생 14]
안락국이 그 말 들고 길로 향해 가다가 아버님을 만나 두 다리를 안고 울더니, 왕이 물으시되, “이 아기가 어떤 아이기에 늙은 이의 다리를 안고 이토록 우느냐?” 안락국이 온 뜻을 여쭈고 왕생게를 외운즉, 왕이 그제서야 태자인 줄을 아시고 길가에 안고 앉으시어 옷이 잠기게 우시고 이르시되, “네 어머님이 날 여의고 시름으로 살며 지내다가 이제 또 너를 여의고 더욱 울며 지내〈리〉니 어서 돌아가거라.” 왕과 태자가 슬픈 뜻을 이기지 못하시어 오래 계시다가 여의실 적에 왕이 노래를 부르시되, “갈 길을 알고 가는 사람, 끊어진 이런 혼미한 길에 누구를 보려고 울면서 왔느냐? 아가. 대자비를 울며 지내는 원앙새와 공덕 닦는 이 내 몸과 성등정각하는 날에야 반드시 만나볼 것이렸다.”
Ⓒ 역자 | 김영배 / 1993년 10월 22일
원본이미지
이 기사는 전체 3개의 원본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