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 | 세조(조선) / 1447년(세조 5)
[16관경 설법 13]
○한 법을 두 뜻에 나누었으니, 빌린 이름을 헐지 아니하며 차별을 논하되 평등을 헐지 아니하는 것이다. ≪차별은 여러 가지이다.≫ ○진은 있는 것이 비고, 속은 빈 것을 있다고 하니, 속체는 있는 것이 늘 스스로가 비고, 진체는 비어도 빈 것이 있음에 사무치(통하)는 것이다. ○상을 일러, 만법이 느런히 벌려있어도 사실에는 얻음이 없으며, 성을 일러 함께 적멸하여도 인연을 따름에 막지 아니하니, 진은 속의 진이다. 만법이 절로 없고 속은 진의 속이다. 한 성이 평상시와 다르니 빌린 이름을 헐지 아니하므로 저것과 이것의 생멸이 다르고, 제법의 실상을 이르므로, 저것과 이것의 생멸이 스스로 없으니, 하나가 아닌 거기에 둘이 아닌 것을 밝히므로 아는 것에는 늘 하나이고 ≪지혜로 사뭇 비추면 법성이 늘 하나이다.≫ 체에는 늘 둘이니 ≪성인은 진을 보고, 범부는 속을 보는 것이다.≫ 이 하나와 둘을 꿰뚫어 알아야 진실로 성의체에 들 것이다. ○진과 속이 없어야 2체가 늘 있으며, 공과 유가 다 없어야 한 맛이 늘 나타나니, 이러므로 각각 잡으면 잃고, 서로 녹으면 얻으니, ‘잃다’는 것은 하는 일 있음이 비록 거칠지만 버리면 큰 업을 이루지 못하고, 하는 일 없음이 비록 비지만 주하면 지혜의 마음이 맑지 못하리라. ‘얻다’고 하는 것은 제불국과 중생이 빈 줄을 비록 알아도 늘 정토를 닦아 중생을 교화하기 때문이다.
Ⓒ 역자 | 김영배 / 1993년 10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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