此身飮罷無歸處 獨立蒼茫自詠詩【蒼茫은 荒寂皃ㅣ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이 모미 주091) 이 모미 이[此]#몸[身]+이(주격 조사). 이 몸이. 두보가 스스로를 가리킨 것임.
술
머굼 주092) 머굼 먹[食, 飮]-+-우(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 먹음. 먹는 것. 명사형 어미를 ‘-옴/움’과 같이 상정하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는 ‘술을 마시는 것’에 대하여 ‘술을 먹다’와 같이 썼다.
고 주093) 고 [終, 罷(마치다)]-+-고(연결 어미). 마치고.
갈 업서 주094) 갈 업서 가[去]-+-ㅭ(관형사형 어미)#(의존 명사)#없[無]-+-어(연결 어미). 갈 데 없어.
오 주095) 셔셔 주096) 셔셔 셔[立]-+-어(연결 어미)+셔(보조사). 서서. ‘-어셔’를 분석하지 않고 그 전체를 연결 어미로 분석하는 것은 재구조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괴외히 주097) 괴외히 괴외[蒼茫, 荒寂]+-(형용사 파생 접미사)-+-이(부사 파생 접미사). 고요히. ¶히 괴외니 며기 오놋다(들이 고요하니 흰 갈매기 오는구나.)〈두시(초) 11:41ㄴ〉.
내 주098) 내 내가. 중세어에서는 1인칭의 관형격과 주격 형태는 ‘내’로 같았다. 여기서는 주격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내가’로 번역하여서는 글이 어색해진다. 원문이 ‘자(自)’이므로, ‘스스로’로 번역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를 주099) 그를 글[文, 詩]+을(대격 조사). 글을. 시를. ‘시’를 두시에서는 흔히 ‘글’이라 하였다. ‘시’를 ‘시(詩)’라고 번역한 곳이 없는 것은 아니나, 대부분은 ‘시’를 ‘글’로 번역하였다. ¶漢字로 몬져 그를 오(한자로 먼저 글을 만들고)〈석보상절 서:5ㄴ〉. 술 호 晋ㅅ 山簡이오 詩 잘 호 何水曹ㅣ로라(술 사랑하는 것은 진(晋)나라의 산간(山簡, 253~312)이요 시 잘하는 것은 하수조(何水曹)로다.)〈두시(초) 7:21ㄴ〉. 대 야셔 아 보내야 그를 스이노라(대나무를 사랑하여서 아이 보내어 글을 쓰게 하노라.)〈두시(초) 10:39ㄱ〉.
입노라 주100) 입노라 잎[詠]-+-(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라(어말 어미). 읊노라. ‘잎다’의 발음이 ‘ㄴ’ 앞에서 말음법칙에 의하여 ‘입다’로 된 것이다. ‘잎다’가 ‘읖다’가 되고 다시 받침 ‘ㅍ’ 앞에 ‘ㄹ’이 첨가되어 현대의 ‘읊다’가 되었다. ¶수를 相對야셔 다 민기(가) 疑心고 그를 이퍼셔 正히 너를 思憶노라(술을 상대하여서 다 꿈인가 의심하고 글을 읊어서 바로 너를 생각하노라)〈두시(초) 8:43ㄱ〉. 시르미 오매 本來ㅣ그를 브터 興을 펴다니 詩句ㅣ 일어 이푸니 도로 슬프도다(시름이 가장 크게 오매 본래 글에 의지하여 흥을 폈는데, 시구(詩句)가 완성되어 읊으니 도로 가장 슬프도다.)〈두시(초) 10:44ㄱ〉.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차신음파무귀처 독립창망자영시【창망(蒼茫)은 거칠고 고요한 모양이다.】
【언해역】 이 몸이 술자리 마치고 갈 데 없어 홀로 서서 고요히 내(스스로) 시를 읊노라.
Ⓒ 역자 | 임홍빈 / 2014년 9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