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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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가을, 엄 정공을 모시고 마가지에서 배를 띄우며, 계(溪) 자 운을 얻다[晩秋陪嚴鄭公摩訶池泛舟得溪字]


晩秋陪嚴鄭公 주001)
엄정공(嚴鄭公)
정국공(鄭國公) 엄무(嚴武)를 말함. #엄무(嚴武) : 개원(開元) 13년(725) 생으로, 두보의 절친한 친구이자 후원자. 궁중의 문서나 조칙 따위를 맡아보았던 중서시랑 정(珽)의 아들. 신동의 기운을 가지고, 견문을 널리 쌓았으며, 어렸을 때에도 어른의 풍모를 풍겼다. 책을 읽을 때는 정밀한 뜻을 궁구하기보다는 많은 책을 두루 섭렵하였다. 약관일 때에는 그늘에서 이름을 얻으려 하였으나, 용우(隴右) 절도사 가서한(哥敍翰)의 진언으로 판관(判官)이 되고 다시 시어사(侍御史)가 되었다. 이후 경조소윤(京兆少尹), 절도사, 어사대부, 태자빈객, 성도윤(成都尹) 겸 검남서천절도사(劍南西川節度使) 등의 벼슬을 하였다. 광덕 2년(764)에는 정국공(鄭國公)에 봉해졌다. 영태(永泰) 원년(765) 4월 질병으로 사망하였는데 이때의 나이가 40이었다. 안녹산의 난 때 두보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엄무(嚴武)가 두보의 옛 친구로 성도윤 겸 검남서천절도사로 재임하고 있어서 두보에게 누구보다도 큰 후원자가 되어 주었다. 두보는 성도의 교외 완화계(浣花溪) 부근에 초당을 마련하고 비교적 평온한 나날을 보냈는데, 보응(寶應) 1년(762)에 엄무가 서울로 소환되고 성도 부근에서 서지도(徐知道)의 난이 일어나자 두보도 난을 피해 각지를 떠돌아다녔다. 광덕 1년(763) 1월 드디어 9년에 걸친 안녹산의 난이 끝났으나 이어지는 위구르족과 토번(吐番)의 침입으로 여전히 사천 지방을 전전했다. 그런 중에 엄무가 다시 성도에 돌아오게 되어 광덕 2년(764) 3월에 성도의 완화 초당으로 돌아왔다. 엄무는 두보를 천거해서 절도참모(節度參謀)·검교공부원외랑(檢校工部員外郞)으로 삼았다. 그러나 엄무의 막중(幕中)에서의 생활은 결코 즐겁지 않았고, 동료들과도 마음이 맞지 않았다. 게다가 두보는 이전부터 폐병을 앓고 있었는데, 그즈음에는 중풍 기운까지 나타나서 팔다리가 저렸다. 엄무에게 호소하여 영태 원년(765) 1월 관직을 사퇴하고 다시 초당의 생활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해 4월에 엄무가 갑자기 죽자 두보는 유일한 후원자를 잃고 더이상 사천 지방에 머무를 수 없게 되었다. 5월에 처자를 이끌고 배로 양자강을 내려와서 또다시 표류하는 여정을 시작하였다.
摩訶池 주002)
마가지(摩訶池)
『성도기(成都記)』에 의하면, 마가지는 장의(張儀)의 자성(子城) 안에 있는 연못이라 한다. 수나라 촉왕(蜀王) 수(秀)가 흙을 더 파내고 광자성(廣子城)을 쌓아 큰 연못이 되었다고 한다.
泛舟得溪字
주003)
만추배엄정공마가지범주득계자(晩秋陪嚴鄭公摩訶池泛舟得溪字)
늦은 가을, 엄 정공을 모시고 마가지에서 배를 띄움에, 계(溪)자 운을 얻다. 이 시는 광덕(廣德) 2년(764) 늦은 가을에 지은 것이라 한다. 당시 두보는 엄무의 막부(幕府)에 있었다.

만추배엄정공마가지범주 득계자
(늦은 가을, 엄 정공을 모시고 마가지에서 배를 띄우며, 계(溪) 자 운을 얻다)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5:26ㄴ

湍駚(駛)風醒酒 船行霧起隄

리 주004)
리
[速, 急, 駛(사)]-+-이(부사 파생 접미사). 빨리.
흐르 주005)
흐르
흐르[流]-+-(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연결 어미). 흐르는데.
미 주006)
미
[風]+이(주격 조사). 바람이.
수를 오니 주007)
오니
[醒]-+-오(사동 파생 접미사)-+-(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깨우나니. 깨우니.
 녀가매 주008)
 녀가매
[舟]#녀[行]-+가[去]-+-아(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애(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배 나아감에. 배 떠나감에.
안개 두들게셔 주009)
두들게셔
두듥[堤]+에셔(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두둑에서.
니놋다 주010)
니놋다
닐[起]-+-(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ㅅ(사이시옷)-+-다(어말 어미). 이는구나. 일도다. 이는도다.

【한자음】 단사풍성주 선행무기제
【언해역】 물 빨리 흐르는데 바람이 술을 깨우니, 배 떠나감에 안개 두둑에서 이는구나.

高城秋自落 雜樹晩相迷

노 城에  거시 주011)
 거시
[秋]#것(의존 명사)+이(주격 조사). 가을 것이. 여기서 ‘것’은 나뭇잎을 가리킨다. 가을 나뭇잎이.
절로 디니 주012)
디니
디[落]-+-(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지나니. 지니.
雜남 주013)
잡(雜)남
잡(雜)+[木]+(보조사). 잡나무는.
나조 주014)
나조
나조ㅎ[夕]+(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저녁에.
서르 주015)
서르
서로.
迷失리로다 주016)
미실(迷失)리로다
미실(迷失)+-(동사 파생 접미사)-+-ㅭ(동명사 어미)#이(지정 형용사)-+-로다(감탄 어미). 구별하지 못할 것이로다. 구별하지 못하겠구나.

【한자음】 고성추자락 잡수만상미
【언해역】 높은 성에 가을 것(나뭇잎)이 저절로 지니, 잡나무는 저녁에 서로 구별하지 못할 것이로다(구별하지 못하겠구나).

坐觸鴛鴦起 巢傾翡翠低

안자셔 주017)
안자셔
앉[坐]-+-아(연결 어미)+셔(보조사). 앉아서.
鴛鴦 다딜어 주018)
다딜어
다디[觸]-+-어(연결 어미). 부딪쳐. 건드려.
닐에 주019)
닐에
닐[起]-+-게(연결 어미). 일게. 일어나게.
호니 주020)
호니
[爲]-+-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하니.
기시 기우니 주021)
기시 기우니
깃[巢(소)]+이(주격 조사)#기울[傾]-+-니(연결 어미). 깃이 기우니. 보금자리 기우니. 새집이 기우니.
翡翠ㅣ 주022)
비취(翡翠)ㅣ
비취(翡翠)+이(주격 조사). 물총새가. 여기서 ‘비취’는 보석 이름이 아니다.
도다 주023)
도다
[低]+-(형용사 파생 접미사)-+-도다(감탄 어미). 나직하도다. 낮게 날도다.

【한자음】 좌촉원앙기 소경비취저
【언해역】 앉아서 원앙을 건드려 일어나게 하니, 새집이 기우니 물총새가 나직하도다.

莫須驚白鷺 爲伴宿靑溪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모로매 白鷺 놀래디 주024)
놀래디
놀라[驚]-+-이(사동 파생 접미사)-+-디(연결 어미). 놀라게 하지.
마라 주025)
마라
말[止, 禁]-+-아(어말 어미). 마라. ‘마라’를 ‘말아라’의 축약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마라’는 ‘말아’를 연철해 쓰는 것에 불과하다. ‘말아’와 ‘말아라’는 ‘라’가 쓰이지 않고 쓰인 차이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쓰지 않게 되어 있다.
벋야 주026)
벋야
벋[友]+-(동사 파생 접미사)-+-j(조음소)-+-아(연결 어미). 벗하여.
靑溪예 주027)
청계(靑溪)예
청계(靑溪)+예(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푸른 시내에. 여기서 ‘청계’는 완화계(浣花溪)를 가리킨다.
잘 디로다 주028)
잘 디로다
자[宿]-+-ㅭ(관형사형 어미)#(의존 명사)#이(지정 형용사)-+-로다(감탄 어미). 잘 것이로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막수경백로 위반숙청계
【언해역】 모름지기 백로를 놀라게 하지 마라. 벗하여 청계(靑溪)에서 잘 것이로다.
Ⓒ 역자 | 임홍빈 / 2014년 9월 30일

주석
주001)
엄정공(嚴鄭公) : 정국공(鄭國公) 엄무(嚴武)를 말함. #엄무(嚴武) : 개원(開元) 13년(725) 생으로, 두보의 절친한 친구이자 후원자. 궁중의 문서나 조칙 따위를 맡아보았던 중서시랑 정(珽)의 아들. 신동의 기운을 가지고, 견문을 널리 쌓았으며, 어렸을 때에도 어른의 풍모를 풍겼다. 책을 읽을 때는 정밀한 뜻을 궁구하기보다는 많은 책을 두루 섭렵하였다. 약관일 때에는 그늘에서 이름을 얻으려 하였으나, 용우(隴右) 절도사 가서한(哥敍翰)의 진언으로 판관(判官)이 되고 다시 시어사(侍御史)가 되었다. 이후 경조소윤(京兆少尹), 절도사, 어사대부, 태자빈객, 성도윤(成都尹) 겸 검남서천절도사(劍南西川節度使) 등의 벼슬을 하였다. 광덕 2년(764)에는 정국공(鄭國公)에 봉해졌다. 영태(永泰) 원년(765) 4월 질병으로 사망하였는데 이때의 나이가 40이었다. 안녹산의 난 때 두보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엄무(嚴武)가 두보의 옛 친구로 성도윤 겸 검남서천절도사로 재임하고 있어서 두보에게 누구보다도 큰 후원자가 되어 주었다. 두보는 성도의 교외 완화계(浣花溪) 부근에 초당을 마련하고 비교적 평온한 나날을 보냈는데, 보응(寶應) 1년(762)에 엄무가 서울로 소환되고 성도 부근에서 서지도(徐知道)의 난이 일어나자 두보도 난을 피해 각지를 떠돌아다녔다. 광덕 1년(763) 1월 드디어 9년에 걸친 안녹산의 난이 끝났으나 이어지는 위구르족과 토번(吐番)의 침입으로 여전히 사천 지방을 전전했다. 그런 중에 엄무가 다시 성도에 돌아오게 되어 광덕 2년(764) 3월에 성도의 완화 초당으로 돌아왔다. 엄무는 두보를 천거해서 절도참모(節度參謀)·검교공부원외랑(檢校工部員外郞)으로 삼았다. 그러나 엄무의 막중(幕中)에서의 생활은 결코 즐겁지 않았고, 동료들과도 마음이 맞지 않았다. 게다가 두보는 이전부터 폐병을 앓고 있었는데, 그즈음에는 중풍 기운까지 나타나서 팔다리가 저렸다. 엄무에게 호소하여 영태 원년(765) 1월 관직을 사퇴하고 다시 초당의 생활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해 4월에 엄무가 갑자기 죽자 두보는 유일한 후원자를 잃고 더이상 사천 지방에 머무를 수 없게 되었다. 5월에 처자를 이끌고 배로 양자강을 내려와서 또다시 표류하는 여정을 시작하였다.
주002)
마가지(摩訶池) : 『성도기(成都記)』에 의하면, 마가지는 장의(張儀)의 자성(子城) 안에 있는 연못이라 한다. 수나라 촉왕(蜀王) 수(秀)가 흙을 더 파내고 광자성(廣子城)을 쌓아 큰 연못이 되었다고 한다.
주003)
만추배엄정공마가지범주득계자(晩秋陪嚴鄭公摩訶池泛舟得溪字) : 늦은 가을, 엄 정공을 모시고 마가지에서 배를 띄움에, 계(溪)자 운을 얻다. 이 시는 광덕(廣德) 2년(764) 늦은 가을에 지은 것이라 한다. 당시 두보는 엄무의 막부(幕府)에 있었다.
주004)
리 : [速, 急, 駛(사)]-+-이(부사 파생 접미사). 빨리.
주005)
흐르 : 흐르[流]-+-(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연결 어미). 흐르는데.
주006)
미 : [風]+이(주격 조사). 바람이.
주007)
오니 : [醒]-+-오(사동 파생 접미사)-+-(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깨우나니. 깨우니.
주008)
 녀가매 : [舟]#녀[行]-+가[去]-+-아(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애(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배 나아감에. 배 떠나감에.
주009)
두들게셔 : 두듥[堤]+에셔(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두둑에서.
주010)
니놋다 : 닐[起]-+-(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ㅅ(사이시옷)-+-다(어말 어미). 이는구나. 일도다. 이는도다.
주011)
 거시 : [秋]#것(의존 명사)+이(주격 조사). 가을 것이. 여기서 ‘것’은 나뭇잎을 가리킨다. 가을 나뭇잎이.
주012)
디니 : 디[落]-+-(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지나니. 지니.
주013)
잡(雜)남 : 잡(雜)+[木]+(보조사). 잡나무는.
주014)
나조 : 나조ㅎ[夕]+(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저녁에.
주015)
서르 : 서로.
주016)
미실(迷失)리로다 : 미실(迷失)+-(동사 파생 접미사)-+-ㅭ(동명사 어미)#이(지정 형용사)-+-로다(감탄 어미). 구별하지 못할 것이로다. 구별하지 못하겠구나.
주017)
안자셔 : 앉[坐]-+-아(연결 어미)+셔(보조사). 앉아서.
주018)
다딜어 : 다디[觸]-+-어(연결 어미). 부딪쳐. 건드려.
주019)
닐에 : 닐[起]-+-게(연결 어미). 일게. 일어나게.
주020)
호니 : [爲]-+-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하니.
주021)
기시 기우니 : 깃[巢(소)]+이(주격 조사)#기울[傾]-+-니(연결 어미). 깃이 기우니. 보금자리 기우니. 새집이 기우니.
주022)
비취(翡翠)ㅣ : 비취(翡翠)+이(주격 조사). 물총새가. 여기서 ‘비취’는 보석 이름이 아니다.
주023)
도다 : [低]+-(형용사 파생 접미사)-+-도다(감탄 어미). 나직하도다. 낮게 날도다.
주024)
놀래디 : 놀라[驚]-+-이(사동 파생 접미사)-+-디(연결 어미). 놀라게 하지.
주025)
마라 : 말[止, 禁]-+-아(어말 어미). 마라. ‘마라’를 ‘말아라’의 축약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마라’는 ‘말아’를 연철해 쓰는 것에 불과하다. ‘말아’와 ‘말아라’는 ‘라’가 쓰이지 않고 쓰인 차이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쓰지 않게 되어 있다.
주026)
벋야 : 벋[友]+-(동사 파생 접미사)-+-j(조음소)-+-아(연결 어미). 벗하여.
주027)
청계(靑溪)예 : 청계(靑溪)+예(부사격 조사, 처격 조사). 푸른 시내에. 여기서 ‘청계’는 완화계(浣花溪)를 가리킨다.
주028)
잘 디로다 : 자[宿]-+-ㅭ(관형사형 어미)#(의존 명사)#이(지정 형용사)-+-로다(감탄 어미). 잘 것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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