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사리영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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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명으로 예불참문을 지음 2


太祖康獻大王 주001)
태조강헌대왕(太祖康獻大王):
1335~1408. 조선 제1대 임금. 재위 1392~1398. 성은 이씨(李氏) 본관은 전주(全州). 초휘는 성계(成桂). 휘는 단(旦). 초자는 중결(仲潔), 자는 군진(君晉), 호는 송헌(松軒). 시호는 강헌(康獻). 자춘(子春; 桓祖)의 둘째 아들. 영흥(永興) 출생. 사술(射術)이 뛰어나 고려 공민왕 5년(1356)에 등용되어, 공민왕 10년(1361) 홍건적(紅巾賊)을 방어하여 도성을 탈환하고 적을 대파시켰다. 공민왕 12년(1363) 원나라가 침입하자 동북면 병마사(兵馬使)가 되어 덕산동(德山洞)에서 대파시켰다. 공민왕 19년(1370) 원나라 동녕부(東寧府)를 원정하여 공을 세우고, 남해 일대에 출몰하는 왜적을 여러 차례 토벌하여 명성을 떨쳤다. 안으로는 최영(崔瑩)과 협력하여 이인임(李仁任) 일당의 전횡을 제거하여 문하시중에 이르렀다. 우왕(禑王) 때 우군도통사가 되어 요동을 정벌하러 갔다가 위화도(威化島)에서 회군하여 반대파를 제거하고 권력을 잡아 창왕(昌王)을 영립(迎立)하였다가 다시 공양왕을 세웠다. 삼군도총제사가 되어 조준(趙浚) 등과 결탁하여 사전(私田)을 개혁하고 특권층을 좌절시키는 한편, 자기들의 신흥세력의 기반을 굳혔다. 고려에 충절을 바치는 정몽주(鄭夢周) 등이 제거되자, 정도전(鄭道傳)·조준 등의 영립으로 공양왕 4년(1392, 태조 1) 수창궁(壽昌宮)에서 선위(禪位)의 형식으로 왕위에 올라 개국(開國)하였다. 처음에는 민심의 동요를 염려하여 국호를 고려로 그대로 두었다가 다음해 2월 15일에 조선(朝鮮)이라 정했다. 즉위 후 3대정책을 내세우니, 정치적으로는 명나라를 주종국으로 여겨 양국의 친선으로 국기를 다지는 사대주의를 썼고, 문화적으로는 숭유척불(崇儒斥佛) 주의로 고려의 폐단을 혁신하려 했고, 경제적으로는 농본민생주의(農本民生主義)로 농업을 장려하여 전지(田地)를 개혁하고 사회제도를 확립하였다. 아울러 구세력을 무력화하려고 개경(開京)을 버리고 한양(漢陽)으로 천도하여 도성을 신축하였다. 논공행상으로 창업에 공을 세운 개국공신들에게 전지와 노비를 주어 왕권을 강화하고, 관제(官制)와 국가 조직을 정비하여 『경제육전(經濟六典)』을 편찬 반포하였다. 그러나 여덟 왕자의 왕위 쟁탈이 된 왕자의 난이 일어나 세자 방석(芳碩)이 죽으니 정치에 뜻이 없어 둘째 아들 정종(定宗)에게 물려 주고 함흥으로 갔다. 다섯째 아들 태종이 즉위하여 성석린(成石璘)이 서울로 모셔왔으나 다음해 다시 함흥으로 가 돌아오지 않자 무학(無學)대사를 보내어 겨우 모셔왔다. 태조의 시호 강헌은 중국에서 내린 시호이고, 역대 임금들이 다시 존호를 추증한 것이 여러 차례 있어서, 정확한 명칭은 “태조강헌지인계운응천조통광훈영명성문신무정의광덕대왕(太祖康獻至仁啓運應天肇統廣勳永命聖文神武正義光德大王)”이다.
以黃金鑄三身如來 주002)
삼신여래(三身如來):
삼신불. 몸[身]이란 모아짐의 의미로 모든 진리[法]가 모여져 몸을 이루었으니, 이법(理法)으로 모여진 것이 법신불(法身佛), 지법(智法)으로 모여진 것이 보신불(報身佛), 공덕법(功德法)으로 모여진 것이 응신불(應身佛)이라 한 것이다.

사리영응기:2ㄱ

未就 주003)
미취(未就):
나아가지 못하다. 다 이루지 못하다.
賓天 주004)
빈천(賓天):
임금의 죽음을 이르는 말. 높은 분의 죽음을 이르는 말.
至是 주005)
지시(至是):
이에 이르러. 지금에 와서.
上命行僉內侍府事臣韓洪 주006)
한홍(韓洪):
미상.
同判內侍府事臣田畇堅 주007)
전균견(田畇堅):
미상.
行司直臣金南洽 주008)
김남흡(金南洽):
미상.
行副司直臣姜升 주009)
강승(姜升):
미상.
左副承直臣崔浥 주010)
최읍(崔浥):
미상.
行內侍府謁者臣金潔 주011)
김결(金潔):
미상.
巧冶 주012)
교야(巧冶):
정교한 주물장(鑄物匠).
踵成 주013)
종성(踵成):
뒤이어 이루다. 종(踵)은 원래 발꿈치라는 말로 ‘뒤잇는다’는 의미임.
遺制 兼造藥師 주014)
약사(藥師):
약사불(藥師佛). 범어 Bhaisajy. 약사여래(藥師如來). 약사유리광여래(藥師琉璃光如來). 대의왕불(大醫王佛). 동방의 청정한 유리세계의 교주(敎主). 이 부처가 과거세에 보살도를 행할 때는 일찍이 12대원(大願)을 펴서 중생들의 괴로움을 제거하여 갖추어진 선한 근기로 해탈 세계에 들기를 원했다. 그러므로 이 소원에 의지하여 부처가 되어 청정한 유리세계에 살게 하니, 그 국토는 장엄하기 극락국과 같다.
彌陁 주015)
미타(彌陀):
아미타불(阿彌陀佛). 범어 Amita-buddha. 의역하면 무량(無量). 서방극락세계의 교주(敎主). 이 부처는 광명이 무량하고 수명이 무량하기 때문에 아미타불이라 한다. 그러나 아미타경에 근거하면 이 부처는 수명이 무량하고 오묘한 광채[妙光]가 가없기 때문에 무량수불(無量壽佛), 무량광불(無量光佛)이라 한다.
菩薩 주016)
보살(菩薩):
보리살타(菩提薩埵)의 약칭. 범어 bodhi-sattva. 의역하면 도를 구하는 중생[作道衆生]. 곧 도를 구하는 크게 깨달은 이라는 의미임. 보디는 각(覺 깨닫다), 지혜[智], 진리[道]의 의미이고, 살타는 중생(衆生), 유정(有情)의 의미이다. 곧 지혜로써 위로는 더 없는 보리지혜를 구하고, 자비로써 아래로 중생을 교화시켜[以智上求無上菩提 以悲下化衆生] 모든 파라밀행(波羅蜜行)을 닦아 미래세에서 불과(佛果)를 성취하도록 수행하는 자.
羅漢像 臨瀛大君 주017)
임영대군(臨瀛大君):
1420~1469. 세종의 넷째 아들. 이름이 구(璆)이고 자는 헌지(獻之)임. 어머니는 소헌왕후(昭憲王后) 심씨(沈氏). 세종 10년(1428) 성균관에 입학. 세조를 보좌하여 조정의 득실과 민간의 이해를 잘 가려 세조의 신임을 얻었다. 시호는 정간(貞簡)이다.
領之 命大慈庵 주018)
대자암(大慈庵):
절 이름. 경기도 고양시 벽제(碧蹄) 대자산(大慈山)에 있는 절. 조선 태종(太宗) 18년 (1418)에 넷째 아들 소경공(昭頃公)의 묘를 위하여 지은 절로 문종(문종) 1년(1451)에 중건하였다.
住持臣信眉 주019)
신미(信眉):
조선 전기의 승려. 호가 혜각존자(慧覺尊者). 김수온(金守溫)의 형. 도가 높아 세조(世祖)가 스승의 대접을 했다. 간경도감의 언해 사업에 많은 공헌이 있음.
及臣守溫 주020)
김수온(金守溫):
1409~1481. 자는 문량(文量), 호는 괴애(乖崖), 식우(拭疣)이다. 본관은 영동. 승려인 신미(信眉)의 아우이다. 세종 20년(1438)에 진사가 되고, 23년(1441)에 식년 문과에 급제, 교서관정자(校書館正字)로 있을 때 세종의 특명으로 『치평요람(治平要覽)』을 편찬하였다. 세종 27년(1445)에 승정원교리로 『의방유취(醫方類聚)』 365권을 3년에 걸쳐 편찬하였고, 다음 해에는 『석가보(釋迦譜)』를 증수하였다. 세조 3년(1457)에 문과중시에 합격 첨지중추원사가 되었다. 정조부사로 중국에 다녀왔다. 한성부윤, 공조판서를 거쳐 세조의 총애를 받았다. 성종 2년(1471)에 좌리공신 4등으로 영산부원군(永山府院君)에 책봉되었다. 학문과 문장이 뛰어나 서거정(徐居正), 강희맹(姜希孟) 등과 문명을 나란히 하면서, 사서 오경(四書五經)의 구결(口訣)을 도왔다. 고승 신미의 동생으로 불교에 조예가 깊어 세종, 세조의 불교 신봉에 일조하여 불경의 언해에도 공이 컸다. 유저로 『식우집(拭疣集)』이 있다. 아버지의 불충스러웠던 일로 물의가 되기도 하였고, 형이 이름난 승려로 왕족과 가깝다는 이유로 논란이 되기도 하였다. 본 『사리영응기』를 쓰게 되는 것도 이러한 불교적 조예를 가질 수 있었던 가계와 주변의 여건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撰三佛禮懺文 주021)
예참문(禮懺文):
예참은 예배(禮拜)와 참회(懺悔)의 약칭이니, 여러 부처님께 예배하고 지은 죄업에 대해 참회하는 의식을 이르는 말. 예참문은 이를 위해 쓴 글임. 대체로 참법(懺法)은 여러 경전의 말씀에 따라서 죄와 허물을 참회하는 법으로 이를 ‘참의(讖儀)’라 하고, 이 의식에 따라 수행하는 것을 ‘수참(修讖)’이라 하니, 대체로 참회란 것은 원래 자신이 생활상 지은 과실을 가지고 일정한 날에 스님 앞에 나아가 고백하여 그 뜻을 표하는 것이다.
預前 주022)
예전(預前):
어떤 일을 하기에 앞서.
擇衆設浴 以淨道場 주023)
도장(道場):
불가에서는 “도량”이라 함. 범어로 Bodhi-manda. 불도를 수행하는 구역. 불당이나 사원의 있고 없음을 막론하고 불도를 수행하는 장소의 통칭. 일반적으로 말하는 도량은 불도를 수습(修習)하는 장소를 말하게 되니, 사원의 별다른 이름이 될 수도 있다.
爾乃 주024)
이내(爾乃):
우시(于是)와 같음. 이에.
開此禮懺 주025)
법(法):
범어 dharma. 음역으로 달마(達磨), 달마(達摩), 태마(駄摩), 담마(曇摩), 담무(曇無). 불전(佛典) 중에 법의 용례가 너무 많아 한결같지 않으나, 총괄적으로 말하면 자성(自性)을 지켜 바꾸지 않는 것과 생활 윤리적 규범의 2가지로 요약된다. 곧 법이란 갖추어져 있는 자성의 일체 존재를 지칭하고, 또 인식의 표준, 규범, 법칙, 도리, 교리, 교설, 진리, 선행 등을 지칭한다.
筵 禮懺要在 주026)
요재(要在):
요(要)는 부사로 ‘요는’ ‘중요하게’의 의미이고, 재(在)가 동사로서, ‘~에 있다.’이니, 다음 구 ‘외이(外而)~’와 ‘내이(內而)’ 두 구를 아우르는 동사이다.
外而 주027)
외이(外而):
밖으로는.
道場精嚴 주028)
정엄(精嚴):
정성(精誠과) 엄숙(嚴肅)의 합성어.
內而 주029)
내이(內而):
안으로는. ‘이(而)’는 앞 글자의 의미를 보강해 주는 접미사의 구실을 한다.
身心淸淨 주030)
청정(淸淨):
청결(淸潔)함과 순정(純淨)함의 합성어. 맑고 순수하여 외부의 흔들림을 받지 않는다.
燒香 주031)
소향(燒香):
범어 dhupana. 부처 보살 조사님 앞에 각종의 향을 사름. 염향(捻香), 염향(拈香), 분향(焚香), 주향(炷香)이라고도 함. 애초에 인도는 기후가 몹시 더워 당시 사람들이 향을 발라서 몸의 냄새를 없앤 데서 시작되었다. 그 후로 향을 태워 청원(請願)으로 영접하거나 부처 보살을 맞이하는 행사에 이용됨.
散花 주032)
산화(散花):
법회의 의식 중에 부처님 앞에서 꽃을 뿌리는 의식. 향나무 꽃[樒花]이나 종이로 만든 연꽃잎을 소반에 담아 한편으로는 게송을 읊고 한 편으로는 꽃을 뿌리는 의식이다.
行道 주033)
행도(行道):
줄을 이루어 돌며 예배하는 것. 요불(繞佛) 요당(繞堂)이라고도 함. 고대 인도 예법에 존경할 이나 예배를 할 때의 일반적 형식. 또는 불상이나 불탑을 도는 예법. 통상 오른쪽으로 돈다. 오른쪽으로 한 번 돌거나 일곱 번, 백 천 번까지도 한다. 또한 왼쪽으로 돈다는 설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오른쪽으로 도는 것이 정상적이다.
禮懺 凡所動作 주034)
일(一):
하나같이, 한결같이.
皆至誠 屛息 주035)
병식(屛息):
물리치고 숨죽이다.
주036)
연(緣):
범어 pratyaya. 협의로 말하면 결과를 가져오는 직접적인 원인[內因]과 밖으로의 간접 원인[外因]. 광의로 말하면 인(因)과 연(緣)을 합한 명칭으로 4 부류로 나누어지니, (1) 인연(因緣)이니 과보를 낳게 하는 직접적 내재의 원인. (2) 등무간연(等無間緣)이니, 마음과 마음의 대상이 이어지면서 일순간의 찰나에 다음의 순간적 찰나의 생각을 일으키는 원인. (3) 소연연(所緣緣)이니, 인연이 되는 것이 외연(外緣)이니 마음이 외연을 만나면 반드시 외경에 의지하여 조연(助緣)으로 삼는다. (4) 증상연(增上緣)이니, 어떤 대상을 만나지도 않고서 장애를 일으키는 일체의 법(法)[能作因].

사리영응기:2ㄴ

冥心 주037)
명심(冥心):
원래 가지고 있는 청정한 여래장의 마음과 은연중 맞음. 곧 본래 가지고 있는 청정한 자성의 마음과 은연중 맞음.
一境 주038)
일경(一境):
한결같은 경지.
致令 주039)
치령(致令):
~로 하여금 ~에 이르게 하다. 영(令)은 사역조동사.
根塵 주040)
근진(根塵):
근경(根境)이라고도 함. 근(根)은 인식 기관이고, 진(塵)은 인식의 대상으로 경(境)이라고도 함. 인식 기관의 여섯 가지가 육근(六根)이니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 의(意)이고, 인식 대상의 여섯 가지가 육진(六塵)이니, 색(色), 성(聲), 향(香), 미(味), 촉(觸), 법(法)이다.
兩忘 주041)
양망(兩忘):
두 가지를 다 잊다. 앞에서 말한 인식 기관인 근(根)과 인식 대상인 진(塵)을 다 잊는다.
心佛 주042)
심불(心佛):
마음과 부처. 심은 범어 citta의 의역. 음역은 질다(質多). 모든 대상을 떠나서 갖추어져 있는 생각[思考]. 색(色, 물질)과 신(身, 육체)의 상대적 지칭. 심(心, 마음)과 의(意, 생각), 식(識, 알음알이) 3가지가 같은 물질인데 이름을 달리함. 불(佛,부처)은 범어 buddha의 음역. 의역은 각자(覺者), 지자(知者). 깨닫다[覺]의 의미는 진리를 깨달은 이. 곧 자각(自覺), 타각(他覺)을 갖추어 깨달음과 실행이 원만하여 여실하게 일체법의 성상(性相)을 알아 성취함이 바른 깨달음과 대등함을 이룬 대성인인 자.
無㝵 주043)
무애(無㝵):
무애(無碍), 무애(無礙)와 같음. 무장애(無障礙), 막힘이 없음.
주044)
부(夫):
대저. 무릇. 대체로. 발어사(發語辭). 문두에서 글을 이끌어내는 말.
然後 주045)
연후(然後):
그러한 뒤에.
十方 주046)
십방(十方):
십방(十方)을 시방으로, 이 때 ‘十’을 ‘시’로 발음하는 것이 불교계의 관용음. 범어 dasa. 사방 상하의 총칭. 불교에서 사방 상하의 무수한 세계와 정토(淨土)를 시방 세계(十方世界)라 함.
所有佛無不應 一會 주047)
시방(十方)~일회(一會):
이 2구는 대구로, “시방 세계에 존재하는 부처께서 응답하지 않음이 없고, 한 장소에 모여 행사하는 일에 판결나지 않을 일이 없다”는 것이다. 해석에 대구임을 유의해야 작자의 견해를 명확히 이해할 수가 있다.
所作事無不辦】

애초에 태조강헌대왕께서 황금으로 삼신여래를 주조하시다 마치시지 못하고 승하하시었는데, 지금에 이르러 주상께서 행 첨내시부사 신 한홍(韓洪), 동판내시부사 신 전균(田畇), 안견(安堅), 행 사직 신 김남흡(金南洽), 행 부사직 신 강승(姜升), 좌부승직 신 최읍(崔浥), 행 내시부 알자 신 김결(金潔)에게 명하여, 뛰어난 주철공을 거느리고 이어서 남은 작업을 완성하게 하고, 아울러 약사여래와 아미타불과 보살 나한상을 조성하라 하시었습니다. 이용(李瑢)임영대군(臨瀛大君)이구(李璆)에게 주관하게 하고, 대자암 주지 신 신미(信眉)와 신 김수온(金守溫)에게 명하여 ‘삼불예찬문’을 짓게 하시었습니다.【행사하기에 앞서, 대중을 선발하여 목욕을 하게 하여 도량을 정결하게 하고, 이내 이 예배와 참회의 법석 자리를 열었으니, 예배와 참회의 중요함은 밖으로는 도량이 정일 엄숙함에 있고 안으로는 몸과 마음이 맑고 정결함에 있다. 향을 사르고 꽃을 날리고 부처님을 돌고 예배 참회하는 모든 행동거지가 한결같이 모두 지극한 정성으로 온갖 인연을 물리치고 잠재워, 조용한 마음 한 경계로 근기[根]와 대상[塵]의 두 끝을 잊어서 마음과 부처가 막힘이 없게 한 연후에 시방에 계신 부처가 감응하지 않는 이가 없고, 한 번의 법회로 이루지지 않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 역자 | 이종찬 / 2013년 10월 20일

원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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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태조강헌대왕(太祖康獻大王):1335~1408. 조선 제1대 임금. 재위 1392~1398. 성은 이씨(李氏) 본관은 전주(全州). 초휘는 성계(成桂). 휘는 단(旦). 초자는 중결(仲潔), 자는 군진(君晉), 호는 송헌(松軒). 시호는 강헌(康獻). 자춘(子春; 桓祖)의 둘째 아들. 영흥(永興) 출생. 사술(射術)이 뛰어나 고려 공민왕 5년(1356)에 등용되어, 공민왕 10년(1361) 홍건적(紅巾賊)을 방어하여 도성을 탈환하고 적을 대파시켰다. 공민왕 12년(1363) 원나라가 침입하자 동북면 병마사(兵馬使)가 되어 덕산동(德山洞)에서 대파시켰다. 공민왕 19년(1370) 원나라 동녕부(東寧府)를 원정하여 공을 세우고, 남해 일대에 출몰하는 왜적을 여러 차례 토벌하여 명성을 떨쳤다. 안으로는 최영(崔瑩)과 협력하여 이인임(李仁任) 일당의 전횡을 제거하여 문하시중에 이르렀다. 우왕(禑王) 때 우군도통사가 되어 요동을 정벌하러 갔다가 위화도(威化島)에서 회군하여 반대파를 제거하고 권력을 잡아 창왕(昌王)을 영립(迎立)하였다가 다시 공양왕을 세웠다. 삼군도총제사가 되어 조준(趙浚) 등과 결탁하여 사전(私田)을 개혁하고 특권층을 좌절시키는 한편, 자기들의 신흥세력의 기반을 굳혔다. 고려에 충절을 바치는 정몽주(鄭夢周) 등이 제거되자, 정도전(鄭道傳)·조준 등의 영립으로 공양왕 4년(1392, 태조 1) 수창궁(壽昌宮)에서 선위(禪位)의 형식으로 왕위에 올라 개국(開國)하였다. 처음에는 민심의 동요를 염려하여 국호를 고려로 그대로 두었다가 다음해 2월 15일에 조선(朝鮮)이라 정했다. 즉위 후 3대정책을 내세우니, 정치적으로는 명나라를 주종국으로 여겨 양국의 친선으로 국기를 다지는 사대주의를 썼고, 문화적으로는 숭유척불(崇儒斥佛) 주의로 고려의 폐단을 혁신하려 했고, 경제적으로는 농본민생주의(農本民生主義)로 농업을 장려하여 전지(田地)를 개혁하고 사회제도를 확립하였다. 아울러 구세력을 무력화하려고 개경(開京)을 버리고 한양(漢陽)으로 천도하여 도성을 신축하였다. 논공행상으로 창업에 공을 세운 개국공신들에게 전지와 노비를 주어 왕권을 강화하고, 관제(官制)와 국가 조직을 정비하여 『경제육전(經濟六典)』을 편찬 반포하였다. 그러나 여덟 왕자의 왕위 쟁탈이 된 왕자의 난이 일어나 세자 방석(芳碩)이 죽으니 정치에 뜻이 없어 둘째 아들 정종(定宗)에게 물려 주고 함흥으로 갔다. 다섯째 아들 태종이 즉위하여 성석린(成石璘)이 서울로 모셔왔으나 다음해 다시 함흥으로 가 돌아오지 않자 무학(無學)대사를 보내어 겨우 모셔왔다. 태조의 시호 강헌은 중국에서 내린 시호이고, 역대 임금들이 다시 존호를 추증한 것이 여러 차례 있어서, 정확한 명칭은 “태조강헌지인계운응천조통광훈영명성문신무정의광덕대왕(太祖康獻至仁啓運應天肇統廣勳永命聖文神武正義光德大王)”이다.
주002)
삼신여래(三身如來):삼신불. 몸[身]이란 모아짐의 의미로 모든 진리[法]가 모여져 몸을 이루었으니, 이법(理法)으로 모여진 것이 법신불(法身佛), 지법(智法)으로 모여진 것이 보신불(報身佛), 공덕법(功德法)으로 모여진 것이 응신불(應身佛)이라 한 것이다.
주003)
미취(未就):나아가지 못하다. 다 이루지 못하다.
주004)
빈천(賓天):임금의 죽음을 이르는 말. 높은 분의 죽음을 이르는 말.
주005)
지시(至是):이에 이르러. 지금에 와서.
주006)
한홍(韓洪):미상.
주007)
전균견(田畇堅):미상.
주008)
김남흡(金南洽):미상.
주009)
강승(姜升):미상.
주010)
최읍(崔浥):미상.
주011)
김결(金潔):미상.
주012)
교야(巧冶):정교한 주물장(鑄物匠).
주013)
종성(踵成):뒤이어 이루다. 종(踵)은 원래 발꿈치라는 말로 ‘뒤잇는다’는 의미임.
주014)
약사(藥師):약사불(藥師佛). 범어 Bhaisajy. 약사여래(藥師如來). 약사유리광여래(藥師琉璃光如來). 대의왕불(大醫王佛). 동방의 청정한 유리세계의 교주(敎主). 이 부처가 과거세에 보살도를 행할 때는 일찍이 12대원(大願)을 펴서 중생들의 괴로움을 제거하여 갖추어진 선한 근기로 해탈 세계에 들기를 원했다. 그러므로 이 소원에 의지하여 부처가 되어 청정한 유리세계에 살게 하니, 그 국토는 장엄하기 극락국과 같다.
주015)
미타(彌陀):아미타불(阿彌陀佛). 범어 Amita-buddha. 의역하면 무량(無量). 서방극락세계의 교주(敎主). 이 부처는 광명이 무량하고 수명이 무량하기 때문에 아미타불이라 한다. 그러나 아미타경에 근거하면 이 부처는 수명이 무량하고 오묘한 광채[妙光]가 가없기 때문에 무량수불(無量壽佛), 무량광불(無量光佛)이라 한다.
주016)
보살(菩薩):보리살타(菩提薩埵)의 약칭. 범어 bodhi-sattva. 의역하면 도를 구하는 중생[作道衆生]. 곧 도를 구하는 크게 깨달은 이라는 의미임. 보디는 각(覺 깨닫다), 지혜[智], 진리[道]의 의미이고, 살타는 중생(衆生), 유정(有情)의 의미이다. 곧 지혜로써 위로는 더 없는 보리지혜를 구하고, 자비로써 아래로 중생을 교화시켜[以智上求無上菩提 以悲下化衆生] 모든 파라밀행(波羅蜜行)을 닦아 미래세에서 불과(佛果)를 성취하도록 수행하는 자.
주017)
임영대군(臨瀛大君):1420~1469. 세종의 넷째 아들. 이름이 구(璆)이고 자는 헌지(獻之)임. 어머니는 소헌왕후(昭憲王后) 심씨(沈氏). 세종 10년(1428) 성균관에 입학. 세조를 보좌하여 조정의 득실과 민간의 이해를 잘 가려 세조의 신임을 얻었다. 시호는 정간(貞簡)이다.
주018)
대자암(大慈庵):절 이름. 경기도 고양시 벽제(碧蹄) 대자산(大慈山)에 있는 절. 조선 태종(太宗) 18년 (1418)에 넷째 아들 소경공(昭頃公)의 묘를 위하여 지은 절로 문종(문종) 1년(1451)에 중건하였다.
주019)
신미(信眉):조선 전기의 승려. 호가 혜각존자(慧覺尊者). 김수온(金守溫)의 형. 도가 높아 세조(世祖)가 스승의 대접을 했다. 간경도감의 언해 사업에 많은 공헌이 있음.
주020)
김수온(金守溫):1409~1481. 자는 문량(文量), 호는 괴애(乖崖), 식우(拭疣)이다. 본관은 영동. 승려인 신미(信眉)의 아우이다. 세종 20년(1438)에 진사가 되고, 23년(1441)에 식년 문과에 급제, 교서관정자(校書館正字)로 있을 때 세종의 특명으로 『치평요람(治平要覽)』을 편찬하였다. 세종 27년(1445)에 승정원교리로 『의방유취(醫方類聚)』 365권을 3년에 걸쳐 편찬하였고, 다음 해에는 『석가보(釋迦譜)』를 증수하였다. 세조 3년(1457)에 문과중시에 합격 첨지중추원사가 되었다. 정조부사로 중국에 다녀왔다. 한성부윤, 공조판서를 거쳐 세조의 총애를 받았다. 성종 2년(1471)에 좌리공신 4등으로 영산부원군(永山府院君)에 책봉되었다. 학문과 문장이 뛰어나 서거정(徐居正), 강희맹(姜希孟) 등과 문명을 나란히 하면서, 사서 오경(四書五經)의 구결(口訣)을 도왔다. 고승 신미의 동생으로 불교에 조예가 깊어 세종, 세조의 불교 신봉에 일조하여 불경의 언해에도 공이 컸다. 유저로 『식우집(拭疣集)』이 있다. 아버지의 불충스러웠던 일로 물의가 되기도 하였고, 형이 이름난 승려로 왕족과 가깝다는 이유로 논란이 되기도 하였다. 본 『사리영응기』를 쓰게 되는 것도 이러한 불교적 조예를 가질 수 있었던 가계와 주변의 여건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주021)
예참문(禮懺文):예참은 예배(禮拜)와 참회(懺悔)의 약칭이니, 여러 부처님께 예배하고 지은 죄업에 대해 참회하는 의식을 이르는 말. 예참문은 이를 위해 쓴 글임. 대체로 참법(懺法)은 여러 경전의 말씀에 따라서 죄와 허물을 참회하는 법으로 이를 ‘참의(讖儀)’라 하고, 이 의식에 따라 수행하는 것을 ‘수참(修讖)’이라 하니, 대체로 참회란 것은 원래 자신이 생활상 지은 과실을 가지고 일정한 날에 스님 앞에 나아가 고백하여 그 뜻을 표하는 것이다.
주022)
예전(預前):어떤 일을 하기에 앞서.
주023)
도장(道場):불가에서는 “도량”이라 함. 범어로 Bodhi-manda. 불도를 수행하는 구역. 불당이나 사원의 있고 없음을 막론하고 불도를 수행하는 장소의 통칭. 일반적으로 말하는 도량은 불도를 수습(修習)하는 장소를 말하게 되니, 사원의 별다른 이름이 될 수도 있다.
주024)
이내(爾乃):우시(于是)와 같음. 이에.
주025)
법(法):범어 dharma. 음역으로 달마(達磨), 달마(達摩), 태마(駄摩), 담마(曇摩), 담무(曇無). 불전(佛典) 중에 법의 용례가 너무 많아 한결같지 않으나, 총괄적으로 말하면 자성(自性)을 지켜 바꾸지 않는 것과 생활 윤리적 규범의 2가지로 요약된다. 곧 법이란 갖추어져 있는 자성의 일체 존재를 지칭하고, 또 인식의 표준, 규범, 법칙, 도리, 교리, 교설, 진리, 선행 등을 지칭한다.
주026)
요재(要在):요(要)는 부사로 ‘요는’ ‘중요하게’의 의미이고, 재(在)가 동사로서, ‘~에 있다.’이니, 다음 구 ‘외이(外而)~’와 ‘내이(內而)’ 두 구를 아우르는 동사이다.
주027)
외이(外而):밖으로는.
주028)
정엄(精嚴):정성(精誠과) 엄숙(嚴肅)의 합성어.
주029)
내이(內而):안으로는. ‘이(而)’는 앞 글자의 의미를 보강해 주는 접미사의 구실을 한다.
주030)
청정(淸淨):청결(淸潔)함과 순정(純淨)함의 합성어. 맑고 순수하여 외부의 흔들림을 받지 않는다.
주031)
소향(燒香):범어 dhupana. 부처 보살 조사님 앞에 각종의 향을 사름. 염향(捻香), 염향(拈香), 분향(焚香), 주향(炷香)이라고도 함. 애초에 인도는 기후가 몹시 더워 당시 사람들이 향을 발라서 몸의 냄새를 없앤 데서 시작되었다. 그 후로 향을 태워 청원(請願)으로 영접하거나 부처 보살을 맞이하는 행사에 이용됨.
주032)
산화(散花):법회의 의식 중에 부처님 앞에서 꽃을 뿌리는 의식. 향나무 꽃[樒花]이나 종이로 만든 연꽃잎을 소반에 담아 한편으로는 게송을 읊고 한 편으로는 꽃을 뿌리는 의식이다.
주033)
행도(行道):줄을 이루어 돌며 예배하는 것. 요불(繞佛) 요당(繞堂)이라고도 함. 고대 인도 예법에 존경할 이나 예배를 할 때의 일반적 형식. 또는 불상이나 불탑을 도는 예법. 통상 오른쪽으로 돈다. 오른쪽으로 한 번 돌거나 일곱 번, 백 천 번까지도 한다. 또한 왼쪽으로 돈다는 설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오른쪽으로 도는 것이 정상적이다.
주034)
일(一):하나같이, 한결같이.
주035)
병식(屛息):물리치고 숨죽이다.
주036)
연(緣):범어 pratyaya. 협의로 말하면 결과를 가져오는 직접적인 원인[內因]과 밖으로의 간접 원인[外因]. 광의로 말하면 인(因)과 연(緣)을 합한 명칭으로 4 부류로 나누어지니, (1) 인연(因緣)이니 과보를 낳게 하는 직접적 내재의 원인. (2) 등무간연(等無間緣)이니, 마음과 마음의 대상이 이어지면서 일순간의 찰나에 다음의 순간적 찰나의 생각을 일으키는 원인. (3) 소연연(所緣緣)이니, 인연이 되는 것이 외연(外緣)이니 마음이 외연을 만나면 반드시 외경에 의지하여 조연(助緣)으로 삼는다. (4) 증상연(增上緣)이니, 어떤 대상을 만나지도 않고서 장애를 일으키는 일체의 법(法)[能作因].
주037)
명심(冥心):원래 가지고 있는 청정한 여래장의 마음과 은연중 맞음. 곧 본래 가지고 있는 청정한 자성의 마음과 은연중 맞음.
주038)
일경(一境):한결같은 경지.
주039)
치령(致令):~로 하여금 ~에 이르게 하다. 영(令)은 사역조동사.
주040)
근진(根塵):근경(根境)이라고도 함. 근(根)은 인식 기관이고, 진(塵)은 인식의 대상으로 경(境)이라고도 함. 인식 기관의 여섯 가지가 육근(六根)이니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 의(意)이고, 인식 대상의 여섯 가지가 육진(六塵)이니, 색(色), 성(聲), 향(香), 미(味), 촉(觸), 법(法)이다.
주041)
양망(兩忘):두 가지를 다 잊다. 앞에서 말한 인식 기관인 근(根)과 인식 대상인 진(塵)을 다 잊는다.
주042)
심불(心佛):마음과 부처. 심은 범어 citta의 의역. 음역은 질다(質多). 모든 대상을 떠나서 갖추어져 있는 생각[思考]. 색(色, 물질)과 신(身, 육체)의 상대적 지칭. 심(心, 마음)과 의(意, 생각), 식(識, 알음알이) 3가지가 같은 물질인데 이름을 달리함. 불(佛,부처)은 범어 buddha의 음역. 의역은 각자(覺者), 지자(知者). 깨닫다[覺]의 의미는 진리를 깨달은 이. 곧 자각(自覺), 타각(他覺)을 갖추어 깨달음과 실행이 원만하여 여실하게 일체법의 성상(性相)을 알아 성취함이 바른 깨달음과 대등함을 이룬 대성인인 자.
주043)
무애(無㝵):무애(無碍), 무애(無礙)와 같음. 무장애(無障礙), 막힘이 없음.
주044)
부(夫):대저. 무릇. 대체로. 발어사(發語辭). 문두에서 글을 이끌어내는 말.
주045)
연후(然後):그러한 뒤에.
주046)
십방(十方):십방(十方)을 시방으로, 이 때 ‘十’을 ‘시’로 발음하는 것이 불교계의 관용음. 범어 dasa. 사방 상하의 총칭. 불교에서 사방 상하의 무수한 세계와 정토(淨土)를 시방 세계(十方世界)라 함.
주047)
시방(十方)~일회(一會):이 2구는 대구로, “시방 세계에 존재하는 부처께서 응답하지 않음이 없고, 한 장소에 모여 행사하는 일에 판결나지 않을 일이 없다”는 것이다. 해석에 대구임을 유의해야 작자의 견해를 명확히 이해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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