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원각경언해 제4집

  • 역주 원각경언해
  • 역주 원각경언해 제4집 상1의2
  • 1. 문수사리보살장(文殊師利菩薩章) ②
  • 4-1) 핵심을 대답하심
  • 4-2) 어디에서 잘못이 생겼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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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어디에서 잘못이 생겼나 12


【종밀주석】 二 喩ㅣ니 文이 二니 初 直喩前文이오

둘흔 주001)
둘흔:
둘째는. 둟(二. ㅎ 종성체언)+은.
가비샤미니 주002)
가비샤미니:
비유하심이니. 가비-[比喩]+샤(주체존대 선어말어미)+옴/움(명사형어미)+이+니. ‘-샤-’는 주체 존대 선어말어미 ‘-시-’의 이형태로서, 모음 앞에서 쓰임.

원각경언해 상1의2:142ㄴ

둘히니 주003)
둘히니:
둘이니. 둟+이+니.
처믄 주004)
처믄:
처음은. 처+은.
바 주005)
바:
바로. 바-[直]+∅(부사파생접미사). 어간형부사라 일컫기도 함.
알 주006)
알:
앞의. 앒+(특수처소부사격조사)+ㅅ.
文을 가비샤미오

둘은 비유하심이니, 글이 둘이니, 처음은 바로 앞의 글을 비유하신 것이고,

【경】 譬彼病目이 見空中華와 及第二月니 善男子아 空實無華ㅣ어늘 病者ㅣ 妄執니

주007)
뎌:
저.
病 누니 空中엣 주008)
곳:
꽃. ‘곶→곳’은 8종성표기법에 따른 것.
과 第二  주009)
봄:
·보(어간. 거성)+옴(명사형어미)→:봄(상성). /ㅏ, ㅓ, ㅗ, ㅜ/ 뒤에 ‘-오/우-’가 결합되면, ‘-오/우-’는 나타나지 않고, 이처럼 성조가 바뀐다. [春]을 뜻하는 ‘·봄’은 거성이다.
니 善男子 주010)
선남자(善男子):
대승법을 믿는 신심(信心)이 있는 남자.
주011)
아:
-아/야. 호격 조사. 중세 국어에서도 모음으로 끝난 체언 뒤에서 호격 조사 ‘-야’가 쓰이기도 했는데, 여기서는 ‘-아’가 쓰임.
空이 實로 곳 업거늘 病니 妄히 잡니

저 병을 앓는 눈이 공중에 있는 꽃과 제2의 달을 보는 것과 같으니, 선남자야, 공이 실제로 꽃이 없거늘 병을 앓는 사람이 허망하게 잡나니(집착하나니),

【종밀주석】 翳眼으로 觀空裏면 無華애 妄見華며 捏目야 望月輪면 月邊에 別見月니 空華幻月은 皆喩妄見시니 衆生이 一念迷心으로 翳自圓明覺體

원각경언해 상1의2:143ㄱ

고 而於圓明體上애 妄見生滅身心니 故로 曰空實無華ㅣ어늘 病者ㅣ 妄執이라 시니 妄執之言은 正對前엣 妄認之語시니라 若悟眞如ㅣ 無相야 但是一心면 如空本無華며 天唯一月리니 故로 首棱에 云샤 見聞이 如幻翳고 三界ㅣ 若空華니 問復면 翳根이 除고 塵消면 覺圓淨이라 시며 又云샤 汝

원각경언해 상1의2:143ㄴ

身汝心과 外洎山河虛空大地히 咸是眞精妙心中에 所現物이라 시니라 亦可別配二喩ㅣ니 謂華 喩認身고 月은 喩認心니 身則但因心迷야 當體妄認호미 如空華ㅣ 但因眼翳야 外無別依고 心則內根外塵이 相依而起호미 如幻月이 下因捏目고 上因本月야 相依而生 니 故로 配身心이 昭然義現니라 然이나 月喩 例華홀뎬

원각경언해 상1의2:144ㄱ

亦應云月實無二어늘 捏者ㅣ 妄執이니 經文이 影略故로 不具之시니라 又爲一解호 翳捏은 皆喩見分고 空華二月은 皆喩相分고 眼은 喩智慧고 空及本月은 喩眞理니 世親般若論애 以翳로 喩相分者 據釋處之意컨댄 取所見之華也ㅣ니라
Ⓒ 구결 | 세조(조선) / 1465년(세조 11)

원각경언해 상1의2:144ㄴ

린 주012)
린:
가려진.
누느로 空裏 보면 주013)
곳:
꽃. ‘곶→곳’은 8종성표기법에 따른 것.
업슨 주014)
업슨:
없는. 없-+은. ‘없-’은 형용사이므로 ‘--’와 통합하지 못하여 ‘없’이 잘 쓰이지 않았는데, 현대 국어에서는 ‘없는’으로만 쓰임.
주015)
:
데에서. 곳에서. 음절부음 [j]로 끝나는 체언 중 시간이나 장소를 나타내는 말 뒤에는 부사격 조사(관형격 조사) ‘-/의’가 나타나지 않는다.
妄히 곳 보며 누늘 비븨여  라면 주016)
라면:
바라보면. 라-[望]+면.
 주017)
:
달의 가장자리에서. +ㅅ(관형격조사)+[際]+애(부사격조사). 여기의 ‘-애’는 [방향]이 아니라 [처소]를 나타냄.
各別히 주018)
각별(各別)히:
따로. 현대 국어의 ‘각별하다’와는 다른 뜻으로 쓰였다.
 보니 虛空ㅅ 곳과 幻  다 妄히 보 주019)
보:
보는 것을. ·보(어간. 거성)+옴(명사형어미)→:봄(상성). /ㅏ, ㅓ, ㅗ, ㅜ/ 뒤에 ‘-오/우-’가 결합되면, ‘-오/우-’는 나타나지 않고, 이처럼 성조가 바뀐다. [春]을 뜻하는 ‘·봄’은 거성이다.
가비시니 衆生이  念 迷 로 주020)
제:
스스로. ‘:제(주격)’와 ‘제(관형격)’가 구별되어 쓰이는데, 여기서는 주격의 ‘제’가 부사적인 용법으로 쓰인 것으로 보인다.
두려이 주021)
두려이:
원만하게. 뚜렷이. 두렵/두려-[圓. 圓滿]+이. 두려〉두려이. 근대국어 시기에 ‘두렷-’가 출현. [畏]를 뜻하는 말은 ‘두립-’임.
 覺體 리오고 주022)
리오고:
리오-[隔. 遮]+고. 리다〉리오다. ‘-오-(〈--)’는 사동접미사 또는 강세접미사로 보인다. 현대 국어에서는 ‘가리우다’의 ‘-우-’를 사동접미사로 기술하고 있다. ‘재우다, 세우다, 업히우다’ 등에서도 ‘-우-’가 쓰인다.
두려이  體 우희 주023)
우희:
위에서. 웋(上. ㅎ 종성체언)+의(특수처소부사격조사). 관형어라면 ‘우흿’으로 나타났을 것이다. ‘-의’는 관형격 조사와 형태가 같은데, 이러한 특수처소부사격 조사를 취하는 체언은 정해져 있다. 대개 시간, 장소, 방향을 나타내는 체언이 특수처소부사격 조사를 취한다.
妄히 生滅 身心 보니 그럴 니샤 空이 實로 곳 업거늘 病니 주024)
니:
-하는 사람이. (병을) 앓는 사람이. -+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주격조사). 중세 국어나 근대 국어에서는 ‘다’가 현대 국어보다 더 널리 쓰였다.
妄히 잡니라 시니 妄히 잡닷 주025)
잡닷:
잡는다는. 잡-+다(종결어미)+ㅅ(관형격조사). 하나의 문장이 명사적 자격을 가져 조사와 결합한 것.
마 正히 알 주026)
알:
앞의. 앒+(특수처소부사격조사)+ㅅ. ‘-ㅅ’은 관형격 조사.
妄히 아닷 주027)
아닷:
안다는. 알-+다(종결어미)+ㅅ(관형격조사).
마 對시니라

원각경언해 상1의2:145ㄱ

다가 眞如ㅣ 相 업서 오직 이  민 주028)
:
것을. (의존명사)+ㄹ(목적격조사). 중세 국어에서 목적격 조사 ‘-ㄹ’과 ‘-/를’의 교체는 수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에는 항상 ‘-ㄹ’만이 쓰인다.
알면 空이 本來 곳 업스며 하해 오직  리 주029)
리:
달과. [月]+이(비교부사격조사). 이 ‘리’를 주어로 보고, ‘空이 本來 곳 업스며 하해 오직  리 리니’를 이중주어문으로 볼 수도 있다.
리니 그럴 首棱 주030)
수능(首棱):
수능엄경. 부처님께서 견의 보살이 보리를 빨리 구할 수 있는 삼매를 물음에 대하여 설명하시고, 사리불이 마경(魔境)을 여의는 것을 물음에 대하여, 마경을 나타내어 물리치고 이를 증명한 것을 설명한 책.
에 니샤 주031)
봄:
보는 것. ·보(어간. 거성)+옴(명사형어미)→:봄(상성). /ㅏ, ㅓ, ㅗ, ㅜ/ 뒤에 ‘-오/우-’가 결합되면, ‘-오/우-’는 나타나지 않고, 이처럼 성조가 바뀐다. [春]을 뜻하는 ‘·봄’은 거성이다.
과 드로미 幻 룜 고 三界ㅣ 虛空ㅅ 곳 니 드로미 도라가면 리 주032)
근(根):
근기.
덜오 주033)
덜오:
줄어들고. 덜-[除]+고. 연결어미 ‘-고’가 /ㄱ/ 약화를 거쳐 ‘-오’로 교체된 것. /ㄱ/은 서술격 조사와 /ㄹ/ 및 하향이중모음의 음절부음 [j] 뒤에서 약화 되어 ‘ㅇ’으로 표기됨. /ㄱ/이 약화된 ‘ㅇ’은 유성성문(후두)마찰음 [ɦ]을 표기한 것. 이 때의 ‘ㅇ’은 자음을 표기한 것이므로 연철되거나, 모음 /ㅣ/의 영향을 입어 ‘요’로 변화하지 않는다.
【드로미 도라가 드로 두르혀 제 性을 드를 시라】 주034)
진(塵):
육진(六塵). 6경(境). 6근(根)을 통하여 몸 속에 들어가서 우리의 정심(淨心)을 더럽히고 진성(眞性)을 흐리게 하므로 진(塵)이라 함.
슬면 주035)
슬면:
사라지면. 슬-[消]+면.
覺이 두려이 조리라 주036)
조리라:
깨끗하리라. 좋-[淨]+리+라. ‘좋-, 조-’ 두 어간이 있었는데, 이 중 ‘좋-’이 더 널리 쓰였다.
시며  니샤 주037)
네:
너의. 인칭대명사의 주격 형태와 관형격 형태는 이처럼 성조에 의해 구별되는 일이 많다. ①‧내(주격), 내(관형격) ②:네(주격), 네(관형격) ③‧뉘(주격), :뉘(관형격), ④:제(주격), 제(관형격).
몸과 네 과 밧긧 주038)
밧긧:
밖의. +의(특수처소부사격조사)+ㅅ(관형격조사). ‘-의’는 관형격 조사와 형태가 같은데, 이러한 특수처소부사격 조사를 취하는 체언은 정해져 있다. 대개 시간, 장소, 방향을 나타내는 체언이 특수처소부사격 조사를 취한다.
山河와 虛空과 大地예 니르리 주039)
니르리:
이르기까지. 니를-[至]+이(부사형어미).
다 이 眞實ㅅ 精 微妙  中에 現 物이라 시니라  어루 두 가뵤 各別히 마촐 주040)
마촐:
맞출. 짝을 지을. 맞-+호(부사파생접미사)+ㄹ(관형사형어미).
디니 주041)
디니:
것이니. (의존명사)+ㅣ(서술격조사)+니.
닐오 고 몸 아로 주042)
아로:
앎을. 알-+옴/움+(목적격조사).
가비고 주043)
가비고:
비유하고. 비유함이고.
  아로 가비니 모 오직  迷호 因야 當 體 妄히 아로미 虛空앳 고지 오직 누넷 주044)
누넷:
눈의. 눈[眼]+에(부사격조사)+ㅅ(관형격조사).
료 因야

원각경언해 상1의2:145ㄴ

주045)
밧긔:
밖에. [外]+의(특수처소부사격조사).
다 브툼 주046)
브툼:
붙음. 의거함. 의지함. 말미암음.
업슨 고  주047)
:
안의. 안[內]+ㅅ(관형격조사).
根과 밧긧 주048)
밧긧:
밖의. [外]+의(특수처소부사격조사)+ㅅ(관형격조사).
塵이 서르 브터 주049)
브터:
붙어. 말미암아. 븥-[依]+어. ‘븥-[附]+어’가 관용화하여 어떤 동작이나 사건의 출발점을 표시함. 현대 국어 ‘-로부터’도 이와 같다.
니루미 주050)
니루미:
일어남이. 닐-[起]+옴/움+이.
幻 리 아래 주051)
아래:
아래로는. 아래+∅(부사격조사). 여기에 외현되지 않은 부사격 조사는 특수처소부사격 조사 ‘-’이다. ‘-/의’는 관형격 조사와 형태가 같은데, 이러한 특수처소부사격 조사를 취하는 체언은 정해져 있다. 대개 시간, 장소, 방향을 나타내는 체언이 특수처소부사격 조사를 취한다. 한편 음절부음 [j]로 끝나는 체언 중 시간이나 장소를 나타내는 말 뒤에는 부사격 조사(관형격 조사) ‘-/의’가 나타나지 않는다.
눈 비븨욤 因고 우희 주052)
우희:
위로는. 웋+의(특수처소부사격조사).
本來ㅅ  因야 서르 브터 나니 그럴 身과 心과애 마초미 가 디 나니라 주053)
나니라:
나타났느니라. 낱-[現]+니+라.
그러나  가뵤 고재 주054)
고재:
꽃에. 곶[花]+애.
홀뎬 주055)
홀뎬:
-한다면. -+올뎬.
 반기 닐오 리 實로 둘 업거늘 주056)
업거늘:
없는데도. 없-+거늘. 현대 국어의 ‘-거늘’이 이른바 순접의 관계로 접속되는 경우에 쓰이는 것과 달리 중세 국어에서는 순접과 역접의 경우에 두루 쓰인다. ‘-거-’는 과거시제, 완료 또는 확정법을 나타내는데, 자동사와 형용사, 서술격 조사에서는 ‘-거-’가 쓰이고, 타동사에서는 ‘-어-, -아-’가 쓰인다.
비븨니 주057)
비븨니:
비비는 사람이. 비븨-[捏]++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주격조사).
妄히 잡다 주058)
홀:
할. -+오/우+ㄹ(관형사형어미).
디니 주059)
디니:
것이니. (의존명사)+ㅣ(서술격조사)+니.
經文이 그리메로 略히 신 젼로 초 주060)
초:
갖추어. -[具]+호(부사파생접미사).
아니시니라   사굠 호 리며 비븨요 다 見分을 가비고 虛空ㅅ 곳과 第二  다 相分을 가비고 누는 智慧 가비고 空과 本來ㅅ  眞理 가비니 世親 주061)
세친(世親):
북인도 사람. 4-5세기 경의 학승.
ㅅ 般若論애 료로 相分 주062)
상분(相分):
심법(心法) 4분(分)의 하나. 심식(心識)이 인식 작용을 일으킬 때에 그와 동시에 인지(認知)할 그림자를 마음 가운데 떠오르게 하여 대상을 삼는다.
에 가뵤 사긴 고댓 주063)
고댓:
곳의. 곧+애(부사격조사)+ㅅ(관형격조사).
들 주064)
들:
뜻을. +을. 〉〉뜻.
븓건댄 주065)
본:
바라본. 보-[見]+ㄴ(관형사형어미).
고 取니라
Ⓒ 언해 | 세조(조선) 명찬 / 1465년(세조 11)

가려진 눈으로 공의 속을 보면 꽃 없는 데에서 허망하게 꽃을 보며 눈을 비비어 달을 바라보면 달의 가장자리에서 따로 달을 보게 되나니, 허공의 꽃과 환상의 달은 다 허망하게 보는 것을 비유하신 것이니, 중생이 한 생각 어두운 마음으로 스스로 둥그렇게 밝은 각체를 가리고, 둥그렇게 밝은 본체 위에 허망하게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몸과 마음을 보나니, 그러므로 이르시되 공이 실로 꽃 없는데 병을 가진 사람이 허망하게 잡느니라 하시니, 허망하게 잡는단 말은 바로 앞의 허망하게 안다는 말을 대칭한(=말과 짝이 된) 것이다. 만일 진여가 상이 없어 오직 이것이 한 마음인 것을 알면 공이 본래 꽃이 없으며 하늘에 오직 한 달과 같으리니, 그러므로 수능엄경에서 이르시되, 보는 것과 듣는 것이 환상의 가려짐과 같고 3계가 허공의 꽃 같으니, 듣는 것이 돌아가면 가려지는 근이 줄어들고 【듣는 것이 돌아감은 듣는 것을 돌이키어 자기 자신의 본성을 듣는 것이다.】, 진이 사라지면 각이 뚜렷이 깨끗하리라 하시며, 또 이르시되 너의 몸과 너의 마음과 밖의 산하와 허공과 대지에 이르기까지 다 이것이 진실로 정(精)한 미묘한 마음의 속에 나타난 외물이라 하시니라. 또 가히 두 비유함을 별도로 맞출(=짝을 지을) 것이니, 이르되 꽃은 몸 앎을 비유함이고 달은 마음 앎을 비유한 것이니, 몸은 오직 마음이 미혹함을 말미암아 당한 체를 허망하게 앎이 허공의 꽃이 오직 눈의 가려짐을 말미암아 밖의 다른 붙음(=말미암음)이 없는 듯하고 마음은 안의 근과 밖의 진이 서로 의지하여 생겨나는 것이 환상의 달이 아래로는 눈 비비는 것에서 말미암고 위로는 본래의 달로 말미암아 서로 의거하여 나듯하니, 그러므로 몸과 마음이 맞춤(=짝이 이루어짐)이 밝아 뜻이 나타났느니라. 그러나 달에 비유함을 꽃에 맞춘다면, 또 반드시 이르되 달이 실로 둘이 없거늘 〈눈을〉 비비는 사람이 허망하게 잡는다 할 것이니, 경의 글이 그림자로(=그림자에 대한 이야기로써) 간략하게 하신 까닭으로 갖추어서 〈말씀하시지〉 아니하시니라. 또 한 새김(=풀이)을 하되, 가리며 비빔은 다 견분을 비유한 것이고, 허공의 꽃과 제2의 달은 다 상분을 비유한 것이고, 눈은 지혜를 비유한 것이고, 허공과 본래의 달은 진리를 비유한 것이니, 세친의 반야론에 가림으로써 상분에 비유함은 새긴 곳의 뜻을 의거한다면 바라본 꽃을 취한 것이다.
Ⓒ 역자 | 이유기 / 2005년 5월 1일

주석
주001)
둘흔:둘째는. 둟(二. ㅎ 종성체언)+은.
주002)
가비샤미니:비유하심이니. 가비-[比喩]+샤(주체존대 선어말어미)+옴/움(명사형어미)+이+니. ‘-샤-’는 주체 존대 선어말어미 ‘-시-’의 이형태로서, 모음 앞에서 쓰임.
주003)
둘히니:둘이니. 둟+이+니.
주004)
처믄:처음은. 처+은.
주005)
바:바로. 바-[直]+∅(부사파생접미사). 어간형부사라 일컫기도 함.
주006)
알:앞의. 앒+(특수처소부사격조사)+ㅅ.
주007)
뎌:저.
주008)
곳:꽃. ‘곶→곳’은 8종성표기법에 따른 것.
주009)
봄:·보(어간. 거성)+옴(명사형어미)→:봄(상성). /ㅏ, ㅓ, ㅗ, ㅜ/ 뒤에 ‘-오/우-’가 결합되면, ‘-오/우-’는 나타나지 않고, 이처럼 성조가 바뀐다. [春]을 뜻하는 ‘·봄’은 거성이다.
주010)
선남자(善男子):대승법을 믿는 신심(信心)이 있는 남자.
주011)
아:-아/야. 호격 조사. 중세 국어에서도 모음으로 끝난 체언 뒤에서 호격 조사 ‘-야’가 쓰이기도 했는데, 여기서는 ‘-아’가 쓰임.
주012)
린:가려진.
주013)
곳:꽃. ‘곶→곳’은 8종성표기법에 따른 것.
주014)
업슨:없는. 없-+은. ‘없-’은 형용사이므로 ‘--’와 통합하지 못하여 ‘없’이 잘 쓰이지 않았는데, 현대 국어에서는 ‘없는’으로만 쓰임.
주015)
:데에서. 곳에서. 음절부음 [j]로 끝나는 체언 중 시간이나 장소를 나타내는 말 뒤에는 부사격 조사(관형격 조사) ‘-/의’가 나타나지 않는다.
주016)
라면:바라보면. 라-[望]+면.
주017)
:달의 가장자리에서. +ㅅ(관형격조사)+[際]+애(부사격조사). 여기의 ‘-애’는 [방향]이 아니라 [처소]를 나타냄.
주018)
각별(各別)히:따로. 현대 국어의 ‘각별하다’와는 다른 뜻으로 쓰였다.
주019)
보:보는 것을. ·보(어간. 거성)+옴(명사형어미)→:봄(상성). /ㅏ, ㅓ, ㅗ, ㅜ/ 뒤에 ‘-오/우-’가 결합되면, ‘-오/우-’는 나타나지 않고, 이처럼 성조가 바뀐다. [春]을 뜻하는 ‘·봄’은 거성이다.
주020)
제:스스로. ‘:제(주격)’와 ‘제(관형격)’가 구별되어 쓰이는데, 여기서는 주격의 ‘제’가 부사적인 용법으로 쓰인 것으로 보인다.
주021)
두려이:원만하게. 뚜렷이. 두렵/두려-[圓. 圓滿]+이. 두려〉두려이. 근대국어 시기에 ‘두렷-’가 출현. [畏]를 뜻하는 말은 ‘두립-’임.
주022)
리오고:리오-[隔. 遮]+고. 리다〉리오다. ‘-오-(〈--)’는 사동접미사 또는 강세접미사로 보인다. 현대 국어에서는 ‘가리우다’의 ‘-우-’를 사동접미사로 기술하고 있다. ‘재우다, 세우다, 업히우다’ 등에서도 ‘-우-’가 쓰인다.
주023)
우희:위에서. 웋(上. ㅎ 종성체언)+의(특수처소부사격조사). 관형어라면 ‘우흿’으로 나타났을 것이다. ‘-의’는 관형격 조사와 형태가 같은데, 이러한 특수처소부사격 조사를 취하는 체언은 정해져 있다. 대개 시간, 장소, 방향을 나타내는 체언이 특수처소부사격 조사를 취한다.
주024)
니:-하는 사람이. (병을) 앓는 사람이. -+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주격조사). 중세 국어나 근대 국어에서는 ‘다’가 현대 국어보다 더 널리 쓰였다.
주025)
잡닷:잡는다는. 잡-+다(종결어미)+ㅅ(관형격조사). 하나의 문장이 명사적 자격을 가져 조사와 결합한 것.
주026)
알:앞의. 앒+(특수처소부사격조사)+ㅅ. ‘-ㅅ’은 관형격 조사.
주027)
아닷:안다는. 알-+다(종결어미)+ㅅ(관형격조사).
주028)
:것을. (의존명사)+ㄹ(목적격조사). 중세 국어에서 목적격 조사 ‘-ㄹ’과 ‘-/를’의 교체는 수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에는 항상 ‘-ㄹ’만이 쓰인다.
주029)
리:달과. [月]+이(비교부사격조사). 이 ‘리’를 주어로 보고, ‘空이 本來 곳 업스며 하해 오직  리 리니’를 이중주어문으로 볼 수도 있다.
주030)
수능(首棱):수능엄경. 부처님께서 견의 보살이 보리를 빨리 구할 수 있는 삼매를 물음에 대하여 설명하시고, 사리불이 마경(魔境)을 여의는 것을 물음에 대하여, 마경을 나타내어 물리치고 이를 증명한 것을 설명한 책.
주031)
봄:보는 것. ·보(어간. 거성)+옴(명사형어미)→:봄(상성). /ㅏ, ㅓ, ㅗ, ㅜ/ 뒤에 ‘-오/우-’가 결합되면, ‘-오/우-’는 나타나지 않고, 이처럼 성조가 바뀐다. [春]을 뜻하는 ‘·봄’은 거성이다.
주032)
근(根):근기.
주033)
덜오:줄어들고. 덜-[除]+고. 연결어미 ‘-고’가 /ㄱ/ 약화를 거쳐 ‘-오’로 교체된 것. /ㄱ/은 서술격 조사와 /ㄹ/ 및 하향이중모음의 음절부음 [j] 뒤에서 약화 되어 ‘ㅇ’으로 표기됨. /ㄱ/이 약화된 ‘ㅇ’은 유성성문(후두)마찰음 [ɦ]을 표기한 것. 이 때의 ‘ㅇ’은 자음을 표기한 것이므로 연철되거나, 모음 /ㅣ/의 영향을 입어 ‘요’로 변화하지 않는다.
주034)
진(塵):육진(六塵). 6경(境). 6근(根)을 통하여 몸 속에 들어가서 우리의 정심(淨心)을 더럽히고 진성(眞性)을 흐리게 하므로 진(塵)이라 함.
주035)
슬면:사라지면. 슬-[消]+면.
주036)
조리라:깨끗하리라. 좋-[淨]+리+라. ‘좋-, 조-’ 두 어간이 있었는데, 이 중 ‘좋-’이 더 널리 쓰였다.
주037)
네:너의. 인칭대명사의 주격 형태와 관형격 형태는 이처럼 성조에 의해 구별되는 일이 많다. ①‧내(주격), 내(관형격) ②:네(주격), 네(관형격) ③‧뉘(주격), :뉘(관형격), ④:제(주격), 제(관형격).
주038)
밧긧:밖의. +의(특수처소부사격조사)+ㅅ(관형격조사). ‘-의’는 관형격 조사와 형태가 같은데, 이러한 특수처소부사격 조사를 취하는 체언은 정해져 있다. 대개 시간, 장소, 방향을 나타내는 체언이 특수처소부사격 조사를 취한다.
주039)
니르리:이르기까지. 니를-[至]+이(부사형어미).
주040)
마촐:맞출. 짝을 지을. 맞-+호(부사파생접미사)+ㄹ(관형사형어미).
주041)
디니:것이니. (의존명사)+ㅣ(서술격조사)+니.
주042)
아로:앎을. 알-+옴/움+(목적격조사).
주043)
가비고:비유하고. 비유함이고.
주044)
누넷:눈의. 눈[眼]+에(부사격조사)+ㅅ(관형격조사).
주045)
밧긔:밖에. [外]+의(특수처소부사격조사).
주046)
브툼:붙음. 의거함. 의지함. 말미암음.
주047)
:안의. 안[內]+ㅅ(관형격조사).
주048)
밧긧:밖의. [外]+의(특수처소부사격조사)+ㅅ(관형격조사).
주049)
브터:붙어. 말미암아. 븥-[依]+어. ‘븥-[附]+어’가 관용화하여 어떤 동작이나 사건의 출발점을 표시함. 현대 국어 ‘-로부터’도 이와 같다.
주050)
니루미:일어남이. 닐-[起]+옴/움+이.
주051)
아래:아래로는. 아래+∅(부사격조사). 여기에 외현되지 않은 부사격 조사는 특수처소부사격 조사 ‘-’이다. ‘-/의’는 관형격 조사와 형태가 같은데, 이러한 특수처소부사격 조사를 취하는 체언은 정해져 있다. 대개 시간, 장소, 방향을 나타내는 체언이 특수처소부사격 조사를 취한다. 한편 음절부음 [j]로 끝나는 체언 중 시간이나 장소를 나타내는 말 뒤에는 부사격 조사(관형격 조사) ‘-/의’가 나타나지 않는다.
주052)
우희:위로는. 웋+의(특수처소부사격조사).
주053)
나니라:나타났느니라. 낱-[現]+니+라.
주054)
고재:꽃에. 곶[花]+애.
주055)
홀뎬:-한다면. -+올뎬.
주056)
업거늘:없는데도. 없-+거늘. 현대 국어의 ‘-거늘’이 이른바 순접의 관계로 접속되는 경우에 쓰이는 것과 달리 중세 국어에서는 순접과 역접의 경우에 두루 쓰인다. ‘-거-’는 과거시제, 완료 또는 확정법을 나타내는데, 자동사와 형용사, 서술격 조사에서는 ‘-거-’가 쓰이고, 타동사에서는 ‘-어-, -아-’가 쓰인다.
주057)
비븨니:비비는 사람이. 비븨-[捏]++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주격조사).
주058)
홀:할. -+오/우+ㄹ(관형사형어미).
주059)
디니:것이니. (의존명사)+ㅣ(서술격조사)+니.
주060)
초:갖추어. -[具]+호(부사파생접미사).
주061)
세친(世親):북인도 사람. 4-5세기 경의 학승.
주062)
상분(相分):심법(心法) 4분(分)의 하나. 심식(心識)이 인식 작용을 일으킬 때에 그와 동시에 인지(認知)할 그림자를 마음 가운데 떠오르게 하여 대상을 삼는다.
주063)
고댓:곳의. 곧+애(부사격조사)+ㅅ(관형격조사).
주064)
들:뜻을. +을. 〉〉뜻.
주065)
본:바라본. 보-[見]+ㄴ(관형사형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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