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 如衆空華ㅣ 滅於虛空이라 不可說言有定滅處ㅣ니 何以故오
Ⓒ 구결 | 세조(조선) / 1465년(세조 11)
한 주027) 虛空
앳 주028) 앳: -에, 있는. 애(부사격조사)+ㅅ(관형격조사).
고지 주029) 虛空애 滅홈
혼 주030) 혼: 같은. +-+오/우+ㄴ. 어간이 ‘-’으로도 나타난다. ‘-’는 ‘(부사)’에 ‘-’가 붙어 형성된 형용사인데, ‘니(+-+니)’와 같은 활용형에 대한 오분석의 결과 새로운 어간 ‘-’이 형성되었다. 이 ‘-’은 음절말에서는 8종성표기법에 의해 ‘-’으로 적힌다.
디라 주031) 디라: (-한) 지라. (의존명사)+ㅣ(서술격조사)+라(어미). 여기의 ‘디라’는 연결위치이다. 그러므로 ‘-라’는 보통의 종결어미 ‘-라’와 동일시하기 어려워 보인다. 서술격 조사가 ‘-일-’에서 발달한 것이라고 한다면, ‘-이라’는 ‘일+아’의 구조인 셈인데, ‘-아’가 종결 어미와 연결 어미의 두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라’가 두 가지 기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一定히 滅 곧 잇다
닐오미 주032) 닐오미: 이름이. 일컬음이. 니-+옴/움+이.
몯리니 주033) 몯리니: 못하리니. ‘닐오미 몯리니(=일컫지 못하리니)’는 현대 국어와는 다른 통사 구조.
엇뎨어뇨 주034) 엇뎨어뇨: 어찌하여 그런가. 엇뎨+∅(서술격조사)+거/어+니+고/오(의문 종결어미). 부사 ‘엇뎨’가 명사적 자격을 가지고 쓰인 것. ‘-거-’는 과거시제, 완료 또는 확정법을 나타내는데, 자동사와 형용사, 서술격 조사에서는 ‘-거-’가 쓰이고, 타동사에서는 ‘-어-, -아-’가 쓰인다. 그런데 ‘-거-’의 /ㄱ/은 서술격 조사나 /ㄹ/이나 이중모음의 음절부음 [j] 뒤에서 약화하여 유성성문(후두)마찰음 [ɦ]으로 변화하는데, 이를 표기한 것이 ‘ㅇ’이다. ‘-고’도 ‘-니-’가 ‘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서술격조사)’에서 문법화한 것이기 때문에 /ㄱ/이 약화되어 ‘-오’로 나타났다. ‘엇뎨’는 ‘엇디’와 공존하는데, 의미 차이가 없어 보인다. ‘엇뎨’는 ‘엇디’에 부사격 조사 ‘-에’가 통합하여 이루어진 것이라 생각된다.
Ⓒ 언해 | 세조(조선) 명찬 / 1465년(세조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