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병 사름 위야
된소뢰주001) 된소뢰:큰 소리. ‘소리’를 뜻하는 낱말은 훈민정음 초기 문헌에서 대개 ‘소리’가 쓰였는데, 대략 16세기 문헌에서부터 ‘소ᄅᆡ’가 널리 쓰였고, ‘소릐’도 많이 보인다. 여기의 ‘소뢰’는 ‘소ᄅᆡ’의 ‘ㆍ’가 ‘ㅗ’로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
로 부텨 일홈을
념오면주002) 념오면:염(念)하오면. 외우면. ᄒᆞ-+오+면. ‘-오-’는 ‘-ᅀᆞᄫᆞ-’가 변한 것이다. ᄒᆞᅀᆞᄫᆞ면〉ᄒᆞᄋᆞ오면〉ᄒᆞ오면.
이 명죵 사름미
오무간주003) 오무간:오무간옥(五無間獄). ‘무간지옥(無間地獄)’을 가리킨다. 다섯 가지 그침이 없는 지옥이라는 뜻이다. ‘아비지옥(阿鼻地獄), 무구지옥(無救地獄)’이라고도 한다. ①이 세상에서 죄업을 짓든지 다음 생에 짓든지 죄를 지으면 한 생을 건너지 않고, 바로 고통의 과보를 받는다(趣果無間). ②고통을 받는데도 그침이 없이 고통을 연속으로 받는다(受苦無間). ③고통을 받는데 시간적으로도 끊임이 없이 고통을 받는다(時間無). ④목숨이 연속되어 끊임없이 윤회한다(命無間). ⑤넓이가 8만 유순이나 되는 지옥에 죄인이 가득하여 빈틈이 없어 숨이 막히는 고통까지 받는다(形無間).
죄을 덜고
녀나문주004) 녀나문:여느. 또 다른. 『월인석보』(21하:137ㄱ)에는 ‘녀나ᄆᆞᆫ’으로 적혀 있다. ‘녀나ᄆᆞᆫ’은 ‘녀느[他](관형사)’와 ‘나[餘]’의 합성으로 보인다. 녀나ᄆᆞᆫ〉녀나믄〉녀나문.
업보ᄃᆞᆯᄒᆞᆫ주005) 업보ᄃᆞᆯᄒᆞᆫ:업보(業報)들은. ᄃᆞᆶ(복수 접미사)+ᄋᆞᆫ(보조사). 약사전판(중31ㄴ)에는 ‘업보들을’로 되어 있다.
다 쇼멸리니 이 오무간 죄 비록 지극
듕매주006) 듕ᄒᆞ매:중(重)하므로. ᄒᆞ-+매(연결 어미).
닐으면주007) 닐으면:이르면. ‘닐으면 억겁을 디내야 잠간도 나디 몯건마’의 원문은 ‘動經億劫 了不得出’(벽송암판 중26ㄱ)이다. 『월인석보』(21하:137ㄱ)에는 ‘들면 億劫을 디내야 자ᇝ간도 나디 몯ᄒᆞ건마ᄅᆞᆫ’으로 언해되어 있다. 원문의 ‘動’에는 ‘늘. 항상. 걸핏하면’이란 뜻이 있다. 그러므로 ‘-하기만 하면’ 정도로 번역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이 책의 다른 곳(상20ㄴ, 상33ㄱ)을 참조할 것.
억겁을 디내야
잠간주008) 잠간:잠깐. 한자어 ‘暫間’이다. 『월인석보』(21하:137ㄱ)에는 ‘자ᇝ간’으로 나타난다.
도
나디주009) 나디:나가지. 나-[出]+디(보조적 연결 어미).
몯건마주010) 몯건마:못하건만. 『월인석보』(21하:17ㄱ)에는 ‘몯건마ᄅᆞᆫ’으로 적혀 있다.
마 명죵 제 미 위야 부텨 일홈
칭념주011) 칭념:칭념(稱念). (부처의 이름을) 외워서 부름.
타로주012) 타로:덕택으로. 『월인석보』(21하:137ㄴ)에는 ‘다ᄉᆞ로’로 적혀 있다. 닷〉탓. 중세국어와 근대국어의 ‘닷, 탓’은 결과가 긍정적인 경우(=덕택)와 부정적인 경우에 다 쓰였다.
이 죄
듕의주013) 듕의:중(中)에. ‘이 죄 듕의 졈졈 쇼멸리니’는 『월인석보』(21하:137ㄴ)에 ‘이 罪 中에 ᄯᅩ 漸漸 消滅ᄒᆞ리니’로 나타난다. 원문은 ‘於是罪中 亦漸消滅’(벽송암판 중26ㄱ)이다. ‘듕(中)’이 ‘중의 하나’를 가리키는 ‘듕(中)’이라면, 이 문장은 비문이다. 둘 다 ‘消滅ᄒᆞ-, 쇼멸ᄒᆞ-’의 주어가 없다.
졈졈 쇼멸리니 믈며 즁이
제주014) 일며주015) 일며:일컬으며. 부르며. 일-[稱]+ᄋᆞ며/으며.
제
념호미닛가주016) 념호미닛가:염(念)하는 경우야 더 말할 것이 있겠습니까. 념+ᄒᆞ-옴(명사형 어미)+이ᄯᆞᆫ(보조사)+이(서술격 조사 어간)+잇(청자 높임 선어말 어미)+가(판정의문 종결 어미).
복 어드미
그디주017) 그디:한(限)이. ‘그디’의 중세국어 어형은 ‘그지’였고, 이 책에도 ‘그지’가 많이 쓰이고 있다. 여기의 ‘그디’는 과잉교정의 일종인 역구개음화 표기이다.
업서 그디 업슨 죄을
멸리다주018) 멸리다:멸(滅)하리이다. ‘멸ᄒᆞ-’가 타동사로 쓰였다.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이 병 않는 사람 위하여 큰 소리로 한 부처의 이름을 념(念)하오면, 이 명종(命終)할 사람은 오무간(五無間)에 떨어질 죄를 덜고, 나머지 업보들은 다 소멸(消滅)하리니, 이 오무간(五無間) 죄가 비록 지극히 무거워 〈그곳에〉 도달하면, 억겁(億劫)을 지내도록 잠깐도 벗어나지 못하건만, 장차 명종(命終)할 때에 남이 〈그를〉 위하여 부처 이름을 부른 덕택으로 이 죄(罪) 중에 또 점점(漸漸) 소멸(消滅)하리니, 하물며 중생이 스스로 〈부처의 이름을〉 부르고 스스로 〈부처를〉 생각하는 사람이야 더 말할 것이 있겠습니까? 복 얻음이 한이 없어, 한이 없는 죄(罪)를 멸(滅)하리이다.”
〈중권 마침〉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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