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주001) 이:이는. 이+Ø(주격 조사). ‘그러나 이 업뵐ᄉᆡ’의 원문은 ‘然是業報’(벽송암판 중20ㄱ)이다.
업뵐주002) 업뵐:업보(業報)이니. 업보+ㅣ(서술격 조사 어간)+ㄹᄉᆡ. ‘-ㄹᄉᆡ’는 일반적으로 ‘원인, 이유’를 뜻하지만, 여기의 ‘-ㄹᄉᆡ’에서는 그러한 의미를 찾기 어렵다. 여기의 ‘-ㄹᄉᆡ’가 쓰인 위치는 문말(文末)로 보인다.
우리주003) 우리:저희. 중세국어와 근대국어에서 ‘우리’는 오늘날의 ‘저희’가 쓰일 환경에서까지 쓰였다. ‘저희’는 현대국어의 ‘저희’와 달리 ‘우리’의 낮춤말이 아니고 3인칭 복수 재귀대명사로 쓰였다.
권쇽주004) 권쇽:권속(眷屬). ‘권속’은 대개 가족을 가리키는데, 넓게는 노복(奴僕) 또는 불보살을 따르는 협시존(脇侍尊) 등까지 가리킬 때가 있다.
이
셰계의주005) 셰계의:세계(世界)에. 세상에. 『월인석보』(21하:121ㄴ)에는 ‘世界예’로 적혀 있다. ‘의’가 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의 기능을 상실하고 광범위한 환경에 쓰인 것이다.
노라주006) 되주007) 모딘주008) 모딘:악한. 모딜-[惡]+ㄴ(관형사형 어미).
일이 만코 션 일이 져거
사름주009) 사름:사람. ‘사ᄅᆞᆷ’의 ‘ㆍ’가 ‘ㅡ’로 변화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중세국어의 ‘사ᄅᆞᆷ’이 ‘사름, 살음’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사ᄅᆞᆷ〉사름. ‘사ᄅᆞᆷ’의 ‘ㆍ’가 ‘ㅡ’와 합류하여 ‘사름’으로 변화한 것이다.
의
딥히어나주010) 딥히어나:집뜰이거나. 딥[家屋]+ᄯᅳᆶ[庭]+이(서술격 조사 어간)+거나.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에서 ‘ㄱ’이 약화한 것을 표기한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ㄱ’이 복원된 예도 많다. 『월인석보』(21하:121ㄴ)에 ‘집ᄠᅳᆯ히어나’로 적혀 있으므로, ‘딥’은 구개음화의 추세에 이끌린 과잉교정(역구개음화)임을 알 수 있고, ‘ᄯᅳᆶ’이 ‘ᄠᅳᆶ’에서 변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딥ᄯᅳᆶ’의 원문은 ‘家庭’(벽송암판 중20ㄱ)이다. 여기서 ‘가정(家庭)’의 의미가 변한 것을 알 수 있다.
혹주011) 혹:혹(或)은. ‘이런 경우도 있음’을 뜻하는 부사이다. ‘시혹’과 교체적으로 쓰이기도 한다. 『월인석보』(21하:121ㄴ)에는 ‘시혹’으로 적혀 있다. ‘시혹’은 ‘혹은, 때때로’의 뜻을 지닌다. 한자어(時或)이지만 ‘녜(常例)’처럼 대개 훈민정음으로 적혔는데, 이것은 당시에 이 어휘가 한자어라는 인식이 엷었기 때문일 것이다.
셩읍주012) 락주013) 장원주014) 장원:장원(莊園). 궁정이나 귀족이나 관료의 사유지. 중국 진(晉), 남북조 때까지의 장원은 주로 별장지(別莊地)의 성격이 강하였는데, 당나라 이후로는 경제적 성격을 띠게 되어 농민에게 경작하게 하고, 관리인을 두어 세금을 거두어들였다.
방샤어나주015) 방샤어나:방사(房舍)이거나. 방샤+이/ㅣ(서술격 조사 어간)+거나. ‘ㄱ’ 약화. 서술격 조사 어간 ‘ㅣ’가 없는데, 이는 실수이다. ‘방섀어나’로 표기하는 것이 정상이다. ‘방샤’는 방사(房舍). 방(房)만 있는 건물.
디나되 혹 남 녀인이
터럭만주016) 터럭만:터럭만큼. ‘만’은 ‘만큼’을 뜻하는 보조사이다. 중세국어에서 ‘:만’은 ‘기간(期間)’을 뜻하는 명사이고, ‘·만’은 ‘뿐, 만’ 또는 ‘만큼’을 뜻하는 보조사이다.
션을주017) 닷가주018)
번주019) 번:당번(幢幡). 부처나 보살의 위덕을 표시하는 깃발 모양의 장엄 도구. ‘증번(繒幡)’이라고도 한다.
개주020) 개:천개(天蓋, 天盖). 불상을 덮는 비단으로 된 일산(日傘).
며
죠고만주021) 죠고만:조그마한. 『월인석보』(21하:122ㄱ)에는 ‘죠고맛’으로 적혀 있다. ‘죠고맛’이 ‘ㄴ, ㅁ’ 등의 비자음으로 시작되는 명사(예: 몸) 앞에서 ‘죠고만’으로 실현되는데, 이것이 ‘죠고맛〉죠고만’의 변화를 초래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향 죠고만
고로주022) 고로:꽃으로. 곶[花]+ᄋᆞ로(부사격 조사).
불샹과 보살샹의 공양며 혹
존경주023) 존경:존경(尊經). ‘경전(經典)’을 높여서 표현한 말.
을
닐으며주024) 닐으며:읽으며. ‘읽다’를 뜻하는 중세국어 어휘는 ‘닑다’이다. 이 책에는 ‘니르거나(중9ㄴ), 닐으면(중10ㄴ), 니ᄅᆞ거나(중11ㄴ), 닐으며(중24ㄱ, 하7ㄱ)’ 등 예가 많다. ‘닑다’가 ‘니르다’로 발달하기는 어렵다. 근대국어 이전 시기에 방언 ‘니르다’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현대에도 일부 방언에서 ‘책 이른다(=책 읽는다)’가 쓰이고 있다.
향
로고주025) 로고:불사르고. ᄉᆞ로/ᄊᆞ로-[燒]+고. 중세국어의 ‘ᄉᆞᆯ-’은 [燒]를 뜻하는 타동사였다. ¶블 나면 도로 가져 두 남 니 나모와 블왜 마 다면 自然히 滅야〈원각경언해 상2-1:48ㄴ〉. ‘ᄉᆞᆯ다’가 ‘ᄉᆞ로다’로 발달한 것은 오분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즉 다음 예문의 ‘ᄉᆞᄅᆞ신’은 ‘ᄉᆞᆯ-[燒]+ᄋᆞ시+ㄴ’의 구조인데, 매개모음 ‘ᄋᆞ’를 사동 접미사로 오분석하여 ‘ᄉᆞᄅᆞ다’가 형성되고, ‘ᄉᆞᄅᆞ다’의 제2음절 모음 ‘ㆍ’가 ‘ㅗ’로 변하여 ‘ᄉᆞ로다’가 형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국어 ‘사르다’도 마찬가지이다. ¶몸 신 後에 陁羅尼 得시고〈석보상절 20:14ㄱ〉.
일구주026) 일게주027) 일게:일게(一偈). 약사전판에는 ‘일계’로 적혀 있다. 한 게송(偈頌). ‘게송(偈頌)’은 산스크리트어 ‘gāthā’의 번역이다. 음역하여 ‘가타(伽陀, 伽他)’라고도 하고, 줄여서 ‘게(偈)’라고도 한다. 송(頌), 송문(頌文) 경(經), 논(論), 석(釋) 등에서 시구(詩句)의 형식으로 불덕(佛德)을 찬탄하는 것을 가리킨다.
공양매
니르러도주028) 니르러도:이르러도. 이르는 경우까지도. 니를-[至]+어(연결 어미)+도(보조사). 중세국어에는 [至]를 뜻하는 동사 ‘니르다’와 ‘니를다’가 공존하였는데, ‘니르-+게’는 ‘니르게’로 적히지만 ‘니를-+게’는 ‘니를에’로 적힌다.
우리 귀왕이 이
사름주029) 사름:사람. ‘사ᄅᆞᆷ’의 ‘ㆍ’가 ‘ㅡ’로 변화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중세국어의 ‘사ᄅᆞᆷ’이 ‘사름, 살음’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사ᄅᆞᆷ〉사름. ‘사ᄅᆞᆷ’의 ‘ㆍ’가 ‘ㅡ’와 합류하여 ‘사름’으로 변화한 것이다.
을 공경야
녜되주030) 녜되:예(禮)를 드리되. 공경하되. 『월인석보』(21하:122ㄱ)에는 ‘禮數호ᄃᆡ’로 적혀 있다. 이 책에는 ‘禮數’가 ‘녜’로 바뀐 예가 몇 있는데, 그것은 근대국어 시기에 ‘예수(禮數)’가 생산성을 잃었음을 시사한다. ‘예수’는 명성이나 지위에 알맞은 예의와 대우를 뜻한다. 예의 절차를 뜻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 현 미
졔불티주031) 야
쇼지장경언해 중:24ㄴ
귀을주032) 쇼귀을:소귀(小鬼)들을. 작은 귀신들을. ᄃᆞᆯ(복수 접미사)+을(목적격 조사). ㅎ말음체언의 ‘ㅎ’이 소멸한 모습이다.
틱야주033) 각각 큰 힘과
토디분주034) 토디분:토지분(土地分). 토지를 관장하는 직분.
을
두어주035) 두어:두어. 두-[置]+어. 문맥으로는 ‘(큰 힘과 토지 관할권을) 주어’를 뜻한다.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그러나 이는 업보이니, 저희 권속이 세상에 돌아다니는데, 악한 일이 많고 선한 일이 적어, 사람의 집뜰이거나 혹은 성읍(城邑) 취락(聚落) 장원(莊園) 방사(房舍)이거나 〈이곳들을〉 지나되, 혹 남자나 여인이 터럭만한 선사(善事)를 닦는 일, 〈나아가서는〉 한 개의 번(幡) 한 개의 개(盖)를 달며, 작은 향 작은 꽃으로 불상(佛象)과 보살상(菩薩像)을 공양(供養)하며, 혹 존경(尊經)을 읽으며, 향(香)을 사르고 일구(一句) 일게(一偈)를 공양함에 이르는 경우까지도, 저희 귀왕이 이 사람을 공경하여 예를 드리되, 과거 현재 미래의 제불(諸佛)같이 하여, 소귀(小鬼)들을 칙(勅)하여 각각 큰 힘과 토지분
(土地分, 토지 할당량)
을 두어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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