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텨주001) 부텨:부처께서. 주어 위치이므로 ‘부톄’로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월인석보』(21하:127ㄴ)에는 ‘부톄’로 적혀 있다.
쥬명귀
지장경언해 중:27ㄱ
왕
려주002) ᄃᆞ려:더러. ‘려’는 [-높임]의 유정명사 뒤에 쓰이며, ‘니다, 묻다’와 호응한다. 중세국어의 이른바 여격 조사에는 평칭의 ‘게/의게, 려’, 경칭의 ‘-’가 있었다. ‘손/ㅅ손’는 선행 체언의 높임 자질에 제약이 없고, ‘니다, 묻다’ 외에 ‘가다, 오다’와 같은 동사와도 공기(共起)할 수 있었다.
니르샤
네주003) 네:너는. 네가. ‘네’는 주격으로도 쓰이고 관형격으로도 쓰였다. 중세국어에서는 인칭대명사의 주격 형태와 관형격 형태가 다음과 같이 성조에 의해 구별되는 일이 많았다. ①‧내(주격), 내(관형격) ②:네(주격), 네(관형격) ③‧뉘(주격), :뉘(관형격), ④:제(주격), 제(관형격).
대주004) 대:대자(大慈)하므로. 대단히 자애(慈愛)로우므로. ‘대ᄌᆞᄒᆞᆯᄉᆡ’의 오각이다. 『월인석보』(21하:127ㄴ)에 ‘大慈ᄒᆞᆯᄊᆡ’로 적혀 있다. ‘자비(慈悲)’는 사랑하고(慈) 가엾게 여긴다(悲)는 뜻이다. ‘자(慈)’에 해당하는 산스크리트어 ‘마이트리(maitrī)’는 진실한 우정을 뜻하며, ‘비(悲)’는 ‘카루나(karuṇā)’로서 동정이나 연민을 뜻한다. 마치 어머니가 외아들을 보살피듯이 중생을 연민하고, 애정을 쏟는 것이 바로 ‘자비’의 원뜻이다.
능히 이
주005) :같은. 이 책에는 ‘ᄀᆞᄐᆞᆫ, ᄀᆞᆺᄐᆞᆫ, ᄀᆞᆮᄐᆞᆫ, ᄀᆞᆺᄒᆞᆫ’이 두루 나타난다.
대원주006) 을 발야
주007) 듕의주008) 듕의:중(中)에. 바로 다음 행의 ‘즁의’와 대조적이다. ‘中’의 전통 한자음은 ‘듕’이다. 『월인석보』(21하:127ㄴ)에 ‘中에’로 적혀 있다. ‘의’가 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의 기능을 상실하고 광범위한 환경에 쓰인 것이다.
졔주009) 즁주010) 즁:중생(衆生). 중세국어 문헌에서는 한글로 표기된 ‘쥬ᇰᄉᆡᇰ’은 [獸]를, 한자로 표기된 ‘衆生’은 오늘날의 ‘중생(衆生)’을 뜻하였다. ‘짐승’을 뜻하는 ‘쥬ᇰᄉᆡᇰ’은 ‘즘, 즘’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책에는 ‘즁ᄉᆡᆼ’과 ‘듕ᄉᆡᆼ’이 공존한다. 중세국어 어형이 ‘쥬ᇰᄉᆡᇰ’이었으므로 ‘듕ᄉᆡᆼ’은 구개음화에 따른 과잉교정이다.
을
옹호니주011) 옹호니:옹호(擁護)하나니. ‘ᄒᆞᄂᆞᆫ니’는 ‘ᄒᆞᄂᆞ니’의 중철이다.
다가 미셰 즁의 남 녀인이
주012) 제주013) 제:때에. 제+Ø(부사격 조사). 중세국어에서는 시간이나 장소를 뜻하는 낱말들이 하향이중모음의 음절부음 [j]로 끝나는 경우에는 부사격조사 ‘애, 에, , 의’가 외현되지 않는데, 그러한 전통이 계승된 모습이다.
니거든주014) 니ᄅᆞ거든:(태어나고 죽을 때에) 이르거든. 여기의 ‘-거든’은 [조건]을 뜻한다. 『월인석보』(21하:127ㄴ)에는 ‘다ᄃᆞᆮ거든’으로 적혀 있다. ‘다ᄃᆞᆮ-[至]+거든’의 구조이다. ‘다ᄃᆞᆮ-’이 ‘니ᄅᆞ-’로 교체된 것이다.
네주015) 이
원주016) 원:서원(誓願). 불보살이 원을 세우고 반드시 이루기를 맹세하는 것.
을
므르디주017) 므르디:그만두지. 므르-[退]+디. ‘므르다’에는 ‘물러나다(자동사), 그만두다(타동사), 없었던 일로 하다(타동사), 물려받다(타동사), 상하다(자동사), 물렁물렁하다(형용사), 약하다(형용사), 연하다(형용사)’ 등 다양한 동음이의어 또는 유의어가 있다.
말고주018) 말고:말고. 말-[勿]+고. 『월인석보』(21하:128ㄱ)에는 ‘말오’로 적혀 있다. 약화되었던 ‘ㄱ’이 복원된 모습이다.
다주019) 다:다. ‘다ᄋᆞ-[盡]+아(연결 어미)’의 구조인 ‘다아(=다하여)’가 축약된 ‘다’가 부사로 굳어진 것이다.
버서나
기리주020) 기리:길이. 영원히. 길-[長, 永]+이(부사 파생 접미사). ‘길다’에서 파생된 명사는 ‘기릐’이다. 이른바 척도류(尺度類) 형용사들은 명사 파생 접미사로는 ‘-/의’를, 부사 파생 접미사로는 ‘-이’를 취한다. ‘기릐(명사) : 기리(부사)’, ‘기픠(명사) : 기피(부사)’, ‘노(명사) : 노피(부사)’와 같다. 그러나 파생명사 ‘기릐’는 ‘기리’로 나타나는 일도 있었다. ¶羅睺阿脩羅王 本來ㅅ 기리 七百 由旬이오 큰 威力이 잇니〈석보상절 13:9ㄴ〉.
안락을
득게주021) 라 귀왕이 부텨
로되주022) 로되:아뢰되. ᄉᆞ로-[白]+ᄃᆡ. 중세국어의 ‘ᄉᆞᆯᄫᅩᄃᆡ(ᄉᆞᆲ-[白]+오ᄃᆡ)’가 바뀐 것이다. ‘ᄉᆞ로ᄃᆡ’의 구성 요소인 ‘ㅗ’는 본래 어미부에 속해 있던 매개모음이 변한 것이다.
원옵니주023) 원옵니:원(願)하옵나니. ‘ᄒᆞ옵ᄂᆞ니’의 중세국어 어형은 ‘ᄒᆞᅀᆞᆸ노니’이다. ‘-노니(ᄂᆞ+오/우+니)’가 쓰이는 것은 화자 초점 표지 ‘-오/우-’ 때문이다. 『월인석보』(21하:128ㄱ)에는 ‘願ᄒᆞᆫ ᄃᆞᆫ(=바라는 것은)’으로 적혀 있다.
분별주024) 마쇼셔주025) 내주026) 내:내가(제가). 나는(저는). 나[我]+ㅣ(주격 조사). 1인칭 겸칭의 ‘저’는 19세기 후반기에 출현한다. 여기의 ‘내’는 관형어가 아니고 주어이다. ‘내 이 얼굴이 ᄆᆞᆺ도록’의 원문은 ‘我畢是形’(벽송암판 중22ㄴ)이다.
이
얼굴주027) 얼굴:육신으로서의 몸. 원문이 ‘身, 體’가 아니고 ‘形’인 것은 ‘정신 세계’와의 대조를 두드러지게 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
도록주028) 도록:마치도록. 끝나도록. -[畢, 終]+도록. ‘ᄆᆞᆾ’을 ‘ᄆᆞᆺ’으로 적은 것은 8종성 표기 규칙에 따른 것이다.
념념의주029) 념념의:염념(念念)에. 순간순간마다. ‘염(念)’은 아주 짧은 시간.
염부 즁을 옹호야
시주030) 시의주031) 다 안락을
득케주032) 득케:득(得)하게. 무성 자음 받침 ‘ㄱ’ 뒤에서 ‘ᄒᆞ-’가 탈락한 ‘득게’가 옳다. 이 책의 다른 곳(중28ㄱ)에도 ‘득케’가 보인다.
니주033) 오딕주034) 오딕:오직. 오직〉오딕. 구개음화의 추세에 이끌린 따른 과잉교정이다.
원호되주035) 즁히
주036) 제 내 말을
신슈주037) 야 버서나디
몯리주038) 몯리:못할 사람이. 몯+ᄒᆞ-+ㄹ(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Ø(주격 조사).
지장경언해 중:27ㄴ
업서 큰
니익주039) 을
엇과쟈주040) 엇과쟈:얻기를 바라노라. 얻-[得]+과쟈. 『월인석보』(21하:128ㄴ)에는 ‘얻과뎌’로 적혀 있다. 구개음화가 일어나고, ‘ㅓ’가 ‘ㅏ’로 바뀐 것이다. 문장 종결 어미의 모음 ‘ㅓ’가 ‘ㅏ’로 바뀌는 것은 일반적 추세였다. ‘-과뎌/과댜’는 화자와 청자 외의 제3의 인물의 행위를 소망할 때에 쓰이는 종결 형식인데, 여기서처럼 내포문의 종결 형식으로 쓰이는 일이 많다.
뇌다주041) 뇌다:하나이다. ᄒᆞ-+ᄂᆞ+오/우(화자 초점 표지)+이(청자 높임 선어말 어미)+다. 『월인석보』(21하:128ㄴ)에는 ‘ᄒᆞ노니ᅌᅵ다’로 적혀 있다. ᄒᆞ-+ᄂᆞ+오/우(화자 초점 표지)+니+ᅌᅵ+다. 중세국어에서도 ‘-ᅌᅵ-’ 앞에서는 ‘-니-’가 수의적으로 쓰였다.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부처께서 주명귀왕(主命鬼王)더러 이르시되, “너는 대자(大慈)하므로 능히 이 같은 대원(大願)을 발(發)하여 나고 죽는 일 가운데에서 모든 중생을 옹호하나니, 만약 미래세 중에 남자와 여인이 태어나고 죽을 때에 이르거든 너는 이 서원(誓願)을 그만두지 말고, 다 (불행에서) 벗어나 길이 안락(安樂)을 득(得)하게 하라.” 귀왕(鬼王)이 부처께 아뢰되, 원하옵나니, “염려 마소서. 제가 이 몸이 마치도록 순간순간마다 염부제(閻浮提) 중생을 옹호하여 태어날 때에나 죽을 때에나 다 안락(安樂)을 득(得)하게 하나니, 오직 원하되 중생들이 태어나고 죽을 때에 제 말을 신수(信受)하여, (불행에서) 벗어나지 못할 이가 없어 큰 이익을 얻기를 바랍니다.”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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