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주001) 젼주002) 젼:마음껏. 마구. 함부로. 중세국어 문헌에서 ‘져ᇇᄀᆞᆮ, 져ᇇᄀᆞᆺ, 젼ᄭᆞᆺ’ 등으로 나타난다. ‘ᄠᅳᆺ의 젼ᄀᆞᆮ’이 『월인석보』(21상:98ㄴ)에는 ‘ᄠᅳᆮᄀᆞ자ᇰ’으로 나타난다.
살해며 도적며 샤음며
거즛말며주003) 거즛말며:거짓말하며. ‘거즛말ᄒᆞ며’와 ‘쳔 죄상이녀’의 연결 관계가 비문법적인 듯하다. ‘의 젼 살해며 도적며 샤음며 거즛말며’는 ‘ᄇᆡᆨ쳔 죄상’의 수식어가 되어야 할 듯한데, 수식 장치가 없이 대등 연결 어미 ‘-며’로 끝나고 있다. 『월인석보』(21상:98ㄱ)도 마찬가지이다.
쳔주004) 죄상이녀주005) 죄상이녀:죄상(罪狀)이랴? 이 대목의 의미는 ‘염부제 중생의 행위가 죄 아닌 것이 없는데, 이러이러한 백천 가지 죄상이야 더 말할 것이 있는가? 당연히 큰 죄이다.’라는 것이다. ‘-이녀’가 서술부에 쓰이면 평서문이 되고, 서술부 외의 위치에 쓰이면, 의문문이 된다. ‘-이녀’가 서술문을 구성하기도 하고 의문문을 구성하기도 하는 것은 ‘-이녀’의 마지막 구성 요소가 감탄의 보조사 ‘여’이기 때문이다. 보조사는 서술문과 의문문의 구별을 결정하지 않는다. ‘-이녀’가 서술문에도 쓰이고 의문문에도 쓰이는 것과 달리, ‘-이’은 언제나 서술문을 구성하며, ‘-이니가’는 언제나 의문문을 구성한다.
능히
십일의주006) 십일의:십재일(十齋日)에. ‘의’는 부사격 조사이다. 『월인석보』(21상:98ㄴ)의 ‘에’가 여기서는 ‘의’로 바뀌었다. ‘십재일’은 매월 음력 1, 8, 14, 15, 18, 23, 24, 28, 29, 30 일 등의 10일이다. 재가 신자들이 심신을 청정히 하고 8계를 지키는 정진일이다.
블보살와주007) 블보살와:불보살과. 블보살+과(접속 조사). ‘불(佛)’이 ‘블’로 된 것은 원순모음화에 이끌린 과잉교정이다. ‘ㄹ’ 받침 뒤에서 ‘ㄱ’이 약화한 ‘와’로 나타나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ㄱ’이 복원된 표기가 많이 나타난다.
여러
현셩주008) 샹
압페주009) 압페:앞에서. 앞+에. 여기의 ‘에’는 ‘에서’의 의미로 쓰였다. ‘앞’의 소급형인 중세국어의 ‘앒’에는 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 ‘ᄋᆡ’가 쓰였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를 광범위하게 사용하면서도, 정작 ‘앞’에서는 사용하지 않았다. 이는 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의 기능이 소멸했음을 시사한다. 『월인석보』(21상:98ㄱ)에는 ‘알ᄑᆡ’로 나타난다.
이 경을 번
니르면주010) 니르면:읽으면. 중세국어에서는 ‘닑다’가 쓰였는데, 근대국어 문헌에서는 ‘니르다’도 보인다.
동셔남북
유슌주011) 유슌:유순(由旬). 거리의 단위. 제왕이 하루에 행군하는 거리. 40리, 30리, 16리 등. 일반적으로 1유순은 약 7마일을 가리키는 단위로 쓰인다.
에 여러
가딛주012) 가딛:가지(종류)의. 가지+ㅅ(관형격 조사). 중세국어 어형이 ‘가지’였으므로, ‘가디’는 구개음화의 추세에 이끌린 과잉교정(역구개음화)이다.
란주013) 란:재난(災難). ‘難’의 전통 한자음은 ‘난’이었으므로, ‘란’은 과잉교정이다.
이 업고 이
집의주014) 사
얼운주015) 이며
아주016) 며
주017) 얼운이며 아며:어른이나 아이나. ‘여ᄒᆡ리니’의 주어이다. 주어임에도 불구하고 연결 어미 ‘-며’로 끝난 점이 특이하다.
현 미 쳔셰 듕의
악을주018) 악을:악취(惡趣)를. 악한 업인(業因)에 대한 과보로서 태어나는 곳. 6도(道) 중에서 흔히 3악도로 꼽히는 지옥계(地獄界), 아귀계(餓鬼界), 축생계(畜生界)가 해당하며, 아수라계(阿修羅界)까지 포함시키기도 한다.
기리 여리니 능히 십일마다 번 니르면
현셰의주019) 이
디뷔주020) 디뷔:집에. 집[家]+의(부사격 조사). ‘디뷔’는 ‘지븨’에 대한 두 가지 측면의 과잉교정이다. 첫째는 역구개음화이고, 둘째는 원순모음화 표기이다.
사라주021) 사라:살아. 문맥 면에서는 ‘살면서’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이 디뷔 사라 여러 가딛 횡병이 업고 의식이 가위멸어 넘니’의 원문은 ‘令此居家 無諸橫病 衣食豊溢’(벽송암판 중11ㄱ)이고, 『월인석보』(21상:99ㄱ)에는 ‘이 지븨 사 사미 여러가짓 橫病이 업서 衣食이 가멸리니’로 언해되어 있다. ‘令’이 사동(使動)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이는데, 두 언해에는 그것이 반영되지 않았다.
여러 가딛
횡병주022) 이 업고 의식이
가위멸어주023) 가위멸어:풍요로워. [풍요]를 뜻하는 중세국어의 ‘가ᅀᆞ멸-’이 여기서는 ‘가위멸-’로 적혀 있다. 같은 예가 확인되지 않는다. 잘못일 가능성이 있다.
넘니주024) 넘니:넘치나니. [溢]을 뜻하는 중세국어의 ‘넘ᄣᅵ다, 넘ᄯᅵ다’는 근대국어에서 ‘넘ᄶᅵ다’로 나타난다. 여기의 ‘넘ᄭᅵ-’는 ‘넘ᄶᅵ-’의 잘못이거나, 구개음화의 추세를 의식한 과잉교정일 가능성이 있다.
보광아 알라
지장경언해 중:13ㄴ
디장보살이
일어ᄹᆞᆫ주025) 일어ᄹᆞᆫ:이러한. ‘일어ᄐᆞᆺᄒᆞᆫ’의 잘못으로 보인다. 『월인석보』(21상:99ㄴ)에는 ‘이러틋ᄒᆞᆫ’으로 적혀 있다.
불가셜주026) 불가셜:불가설(不可說).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음.
쳔만억 대위신녁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뜻대로 마구 살해하며 도적질하며 사음(邪婬)하며 거짓말하며
(=거짓말하는 등의)
백천 가지 죄상이랴? 능히 십재일에 불보살과 여러 현성(賢聖)의 상(像)앞에서 이 경(經)을 한 번 읽으면, 동서남북 백 유순 안에 여러 가지 재난이 없고, 이 집에 사는 어른이나 아이나 현재 미래 백천세 등의 악취(惡趣)를 영원히 벗어나리니, 능히 십재일(十齋日)마다 한 번 읽으면, 현세에 이 집에 살아
(=살면서)
여러 가지의 횡병(橫病)이 없고 의식(衣食)이 풍요로워 넘치나니,
보광아, 알라.
지장보살이 이러한 불가설(不可說) 백천만억 대위신력의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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