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지장경언해 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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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 여래찬탄품 012


경을 닐으면주001)
닐으면:
읽으면. ‘읽다’를 뜻하는 중세국어 어휘는 ‘닑다’이다. 이 책에는 ‘니르거나(중9ㄴ), 닐으면(중10ㄴ), 니ᄅᆞ거나(중11ㄴ), 닐으며(중24ㄱ, 하7ㄱ)’ 등 예가 많다. ‘닑다’가 ‘니르다’로 발달하기는 어렵다. 근대국어 이전 시기에 방언 ‘니르다’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현대에도 일부 방언에서 ‘책 이른다(=책 읽는다)’가 쓰이고 있다.
사미주002)
사미:
사람은. ‘사ᄅᆞ미’의 중철이다.
명죵주003)
명죵:
명종(命終)한. 죽은.
후의주004)
후의:
후(後)에. ‘의’는 중세국어에서는 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였다. 중세국어에서 관형격 조사와 모양이 같은 ‘의/’가 부사격 조사로 쓰이기도 하였다.
아주005)
아:
이전의. 숙세(宿世)의. 아ᄅᆡ+Ø(관형격 조사). 불경언해서에서는 ‘아ᄅᆡ’가 많이 나타나는데, ‘숙세(宿世)’ 즉 ‘전세(前世)’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중세국어에서는 ‘아·래’는 [下]를, ‘:아·래’는 [前]을 뜻하는 명사였고, ‘:아·ᄅᆡ’는 ‘전에, 일찍’을 뜻하는 부사였다.
앙화주006)
앙화:
앙화(殃禍). 재앙.
듕주007)
듕:
중(重)한.
죄와 오무간주008)
오무간:
오무간옥(五無間獄). ‘무간지옥(無間地獄)’을 가리킨다. 다섯 가지 그침이 없는 지옥이라는 뜻이다. ‘아비지옥(阿鼻地獄), 무구지옥(無救地獄)’이라고도 한다. ①이 세상에서 죄업을 짓든지, 다음 생에 짓든지 죄를 지으면 한 생을 건너지 않고 바로 고통의 과보를 받는다(趣果無間). ②고통을 받는데도 그침이 없이 고통을 연속으로 받는다(受苦無間). ③고통을 받는데 시간적으로도 끊임이 없이 고통을 받는다(時間無). ④목숨이 연속되어, 끊임없이 윤회한다(命無間). ⑤넓이가 8만 유순이나 되는 지옥에 죄인이 가득하여, 빈틈이 없어 숨이 막히는 고통까지 받는다(形無間).
죄예 니히주009)
니히:
이르기까지. 일반적으로는 ‘니르리’가 쓰이지만, ‘니르히’의 예도 적지 않다. ‘니ᄅᆞ-’는 ‘니르-’의 변형이다. ‘ㆍ’의 음가가 소멸하여 ‘ㅡ’로 변한 모습이다. ‘니르리’의 구조는 ‘니를-[至]+이(부사형 어미)’인데, ‘니르히’의 구조는 분명치 않다. ‘니릏다’라는 동사가 존재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니를-’에 붙은 ‘-이’는 부사 파생 접미사가 아니라 부사형 어미로 간주한다. ‘니를-’이 서술 기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길이 버서주010)
버서:
벗어나[解脫]. 벗-[脫]+어. 중세국어에서는 대상이 추상 명사일 때에는 ‘벗-’이 쓰이고, 대상이 구체 명사일 때에는 ‘밧-’이 쓰인다. ¶病도 덜며 厄도 버스리라〈석보상절 9:34ㄴ〉. 裸 옷 바 씨오〈월인석보 9:36 상ㄱ〉.
슈주011)
슈:
수생(受生)한. 삶을받은.
의주012)
의:
땅에서. ᄯᅡ[地]+의(부사격 조사). ㅎ말음체언인 ‘ᄯᅡᇂ’이 ‘ᄯᅡ’로 변한 것이다.
샹녜주013)
샹녜:
늘. 항상. 한자어(常例)이지만, 중세국어 시기부터 대개 한글로 적혔다.
슉명주014)
슉명:
숙명(宿命). 숙세의 생명. 전생(前生), 즉 과거생(過去生)의 생존 상태.
을 알리라 믈며주015)
ᄒᆞ믈며:
하물며. 현대국어 ‘하물며’와 같이 ‘앞의 사실이 그러하다면, 뒤의 사실은 말할 것도 없다’는 뜻의 접속 부사이다. 여기서는 ‘죄의 과보로 지옥에 갈 사람들의 경우에도 여차여차하면 죄보를 면하게 되는데, 선남자 선여인이 여차여차하면, 좋은 과보를 받을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션남 션녀인이 이 경을 주016)
제:
스스로가. 저(재귀대명사)+ㅣ(주격조사). 중세국어에서는 ‘제’의 문법적 성격이 성조에 따라 구별되었다. 일반적으로 ‘:제(상성)’는 주격형이고, ‘제(평성)’는 관형격형이었다.
쓰거나  쳐주017)
ᄀᆞᄅᆞ쳐:
가르쳐. ‘ᄂᆞᆷ ᄀᆞᄅᆞ쳐 쓰거나’는 『월인석보』(21상:93ㄴ)에도 같이 적혀 있다. 원문은 ‘敎人書’인데, ‘敎’가 사동(使動) 표지이므로, ‘敎人書’를 ‘ᄂᆞᄆᆡ게 쓰게 ᄒᆞ야’로 언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두 책의 언해는 ‘敎’의 1차적 의미 중심의 번역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떻든 ‘ᄂᆞᆷ ᄀᆞᄅᆞ쳐 쓰거나’에서 ‘ᄂᆞᆷ’은 ‘ᄀᆞᄅᆞ쳐’의 부사어이다. 그런데 ‘쓰거나’의 주체도 ‘ᄂᆞᆷ’인데, 주격의 ‘ᄂᆞᆷ’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비문법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아래에 같은 내용이 또 나온다. ‘ 쳥야 닐거나’(중11ㄴ)에서도 유사한 현상을 볼 수 있다.
쓰거나 주018)
졔:
제 스스로가. 이 면(面)의 제5행에는 ‘제’로 나타난다. 표기의 혼란을 보여 준다.
보살 형상을 소화커나주019)
소화커나:
소화(塑畵)하거나. 조성하거나 그림으로 그리거나.
 쳐 소화커나 슈주020)
슈:
수(受)한. 받은.
주021)
바:
바(所).
과보의주022)
과보의:
과보에. 『월인석보』(21상:93ㄴ)에는 ‘果報애’로 나타난다. 중세국어에서는 ‘의/ᄋᆡ’가 특정 체언 뒤에서 처소 부사격 조사로서 사용되었으나, 근대국어에서는 일반적인 처소 부사격 조사로 쓰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반시 큰 니주023)
니:
이(利)를. 이익을.
어들이니주024)
어들이니:
얻으리니. ‘어드리니’의 분철이다.
이주025)
이:
이러하므로. 중세국어의 ‘이럴ᄊᆡ’에 해당한다. ‘이ᄅᆞᆯᄉᆡ’는 중세국어의 ‘이럴ᄊᆡ’에 해당한다. ‘ㅓ’가 ‘ㆍ’로 적힌 셈이다. 두 가지 전제를 통해 이 현상을 해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첫째는 ‘ㆍ’가 이미 소실하여 ‘ㅡ’로 변하기도 한 사실이고, 둘째는 언해자에게는 ‘ㅓ’가 ‘ㅡ’와 비변별적이었을 가능성이다. 그렇다면 ‘ㅓ’가 ‘ㆍ’로 적힐 수 있으리라 짐작한다. 즉 ‘ㆍ’가 ‘ㅡ’와 합류하게 되자, ‘ㅡ’와 비변별적인 ‘ㅓ’조차도 ‘ㆍ’로 표기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보광아 다가 아모주026)
아모:
아무[某].
살음주027)
살음:
사람. 이 책에서는 중세국어의 ‘사ᄅᆞᆷ’이 ‘사름, 살음’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사ᄅᆞᆷ〉사름. ‘사ᄅᆞᆷ’의 ‘ㆍ’가 ‘ㅡ’와 합류하여, ‘사름’으로 변화한 것이다. ‘사름’을 ‘살음’으로 적은 것은 분철화의 경향을 의식한 과잉교정의 예이다.
이나 경을 독숑커나 이 경을  주028)
념:
염(念). 아주 짧은 시간.
찬탄호매주029)
찬탄호매:
찬탄함에. 명사형 어미 ‘-옴/움’을 보여 주는 보수적인 표기이다.
니거나주030)
니거나:
이르거나. 니ᄅᆞ-[至]+거나. 중세국어의 ‘니를어나’에 해당한다. ‘니ᄅᆞ거나’는 문법적인 면에서 옳지 않은 언해로 보인다. 언해문과 원문을 대비해 보면 문제점이 드러난다. ‘다가 아모 살음이나 경을 독숑커나 이 경을  념 찬탄호매 니거나 혹 이 경을 공경 이 보와’의 원문은 ‘若見有人 讀誦是經 乃至一念 讚歎是經 或恭敬是經者’(벽송암판 중8ㄴ)이다. ‘見’의 대상을 보자. ‘見’의 대상은 세 가지이다. ‘讀誦是經, (乃至)一念讚歎是經, (或)恭敬是經’이다. ‘讚歎’과 ‘恭敬’은 순차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誦讀’은 이 둘과는 구별되는 행위이다. 그러므로 원문의 구조는 ‘[若見[有人[讀誦是經][乃至一念讚歎是經 或恭敬是經]者]]’이다. 그렇다면 적절한 현대역은 ‘만약 어떤 사람이 이 경을 독송하고, (나아가서는) 잠시라도 이 경을 찬탄하고 혹은 이 경을 공경하기에 이르는 것을 보면’이 될 것이다. 이것이 옳다면 ‘至(=니ᄅᆞ거나)’의 번역이 잘못된 셈이 된다.
혹 이 경을 공경 이 보와주031)
보와:
보거든. 보-[見]+아+ᄃᆞᆫ. ‘-아-’는 확정법 선어말 어미 ‘-거-’의 이형태이다. ‘-아ᄃᆞᆫ’이 ‘-와ᄃᆞᆫ’으로 변한 것은 앞 음절의 ‘ㅗ’에 동화된 것이다.
주032)
네:
너는. 너[汝]+ㅣ(주격 조사).
모로매주033)
모로매:
모름지기. 반드시. ‘모름에’를 뜻하는 것은 ‘몰로매’이다.
쳔주034)
쳔:
백천(百千).

지장경언해 중:11ㄱ

주035)
방변:
방편(方便). 진실한 법으로 이끌기 위해서 임시적으로 쓰는 방법. ‘便’의 전통 독음에는 ‘편, 변’ 둘이 있었다. 동국정운음은 ‘뼌, ·뼌’이었다〈동국정운 3:17ㄴ〉.
으로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경을 읽으면 이 사람이 명종(命終)한 뒤에 숙세(宿世)의 앙화(殃禍)로 무거운 죄와 오무간 죄에 이르기까지 〈그것으로부터〉 영원히 벗어나 〈다시〉 생(生)을 받은 땅에서 〈살면서〉 항상 숙명
(과거세의 삶)
을 알리라. 하물며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經)을 스스로 쓰거나 남을 가르쳐 쓰거나(남에게 쓰게 하거나), 스스로 보살의 형상을 조성하거나, 그림으로 그리거나, 남을 가르쳐 조성하거나, 그림으로 그리거나 〈하면〉, 받은 바 과보(果報)에 반드시 큰 이로움을 얻으리니, 이러하므로 보광아, 만약 아무 사람이든지, 경(經)을 독송(讀誦)하거나 이 경(經)을 한 염
(念, 잠깐)
이라도 찬탄함에 이르거나 혹 이 경(經)을 공경할 이를 보거든, 너는 모름지기 백천 방편으로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원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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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닐으면:읽으면. ‘읽다’를 뜻하는 중세국어 어휘는 ‘닑다’이다. 이 책에는 ‘니르거나(중9ㄴ), 닐으면(중10ㄴ), 니ᄅᆞ거나(중11ㄴ), 닐으며(중24ㄱ, 하7ㄱ)’ 등 예가 많다. ‘닑다’가 ‘니르다’로 발달하기는 어렵다. 근대국어 이전 시기에 방언 ‘니르다’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현대에도 일부 방언에서 ‘책 이른다(=책 읽는다)’가 쓰이고 있다.
주002)
사미:사람은. ‘사ᄅᆞ미’의 중철이다.
주003)
명죵:명종(命終)한. 죽은.
주004)
후의:후(後)에. ‘의’는 중세국어에서는 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였다. 중세국어에서 관형격 조사와 모양이 같은 ‘의/’가 부사격 조사로 쓰이기도 하였다.
주005)
아:이전의. 숙세(宿世)의. 아ᄅᆡ+Ø(관형격 조사). 불경언해서에서는 ‘아ᄅᆡ’가 많이 나타나는데, ‘숙세(宿世)’ 즉 ‘전세(前世)’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중세국어에서는 ‘아·래’는 [下]를, ‘:아·래’는 [前]을 뜻하는 명사였고, ‘:아·ᄅᆡ’는 ‘전에, 일찍’을 뜻하는 부사였다.
주006)
앙화:앙화(殃禍). 재앙.
주007)
듕:중(重)한.
주008)
오무간:오무간옥(五無間獄). ‘무간지옥(無間地獄)’을 가리킨다. 다섯 가지 그침이 없는 지옥이라는 뜻이다. ‘아비지옥(阿鼻地獄), 무구지옥(無救地獄)’이라고도 한다. ①이 세상에서 죄업을 짓든지, 다음 생에 짓든지 죄를 지으면 한 생을 건너지 않고 바로 고통의 과보를 받는다(趣果無間). ②고통을 받는데도 그침이 없이 고통을 연속으로 받는다(受苦無間). ③고통을 받는데 시간적으로도 끊임이 없이 고통을 받는다(時間無). ④목숨이 연속되어, 끊임없이 윤회한다(命無間). ⑤넓이가 8만 유순이나 되는 지옥에 죄인이 가득하여, 빈틈이 없어 숨이 막히는 고통까지 받는다(形無間).
주009)
니히:이르기까지. 일반적으로는 ‘니르리’가 쓰이지만, ‘니르히’의 예도 적지 않다. ‘니ᄅᆞ-’는 ‘니르-’의 변형이다. ‘ㆍ’의 음가가 소멸하여 ‘ㅡ’로 변한 모습이다. ‘니르리’의 구조는 ‘니를-[至]+이(부사형 어미)’인데, ‘니르히’의 구조는 분명치 않다. ‘니릏다’라는 동사가 존재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니를-’에 붙은 ‘-이’는 부사 파생 접미사가 아니라 부사형 어미로 간주한다. ‘니를-’이 서술 기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010)
버서:벗어나[解脫]. 벗-[脫]+어. 중세국어에서는 대상이 추상 명사일 때에는 ‘벗-’이 쓰이고, 대상이 구체 명사일 때에는 ‘밧-’이 쓰인다. ¶病도 덜며 厄도 버스리라〈석보상절 9:34ㄴ〉. 裸 옷 바 씨오〈월인석보 9:36 상ㄱ〉.
주011)
슈:수생(受生)한. 삶을받은.
주012)
의:땅에서. ᄯᅡ[地]+의(부사격 조사). ㅎ말음체언인 ‘ᄯᅡᇂ’이 ‘ᄯᅡ’로 변한 것이다.
주013)
샹녜:늘. 항상. 한자어(常例)이지만, 중세국어 시기부터 대개 한글로 적혔다.
주014)
슉명:숙명(宿命). 숙세의 생명. 전생(前生), 즉 과거생(過去生)의 생존 상태.
주015)
ᄒᆞ믈며:하물며. 현대국어 ‘하물며’와 같이 ‘앞의 사실이 그러하다면, 뒤의 사실은 말할 것도 없다’는 뜻의 접속 부사이다. 여기서는 ‘죄의 과보로 지옥에 갈 사람들의 경우에도 여차여차하면 죄보를 면하게 되는데, 선남자 선여인이 여차여차하면, 좋은 과보를 받을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주016)
제:스스로가. 저(재귀대명사)+ㅣ(주격조사). 중세국어에서는 ‘제’의 문법적 성격이 성조에 따라 구별되었다. 일반적으로 ‘:제(상성)’는 주격형이고, ‘제(평성)’는 관형격형이었다.
주017)
ᄀᆞᄅᆞ쳐:가르쳐. ‘ᄂᆞᆷ ᄀᆞᄅᆞ쳐 쓰거나’는 『월인석보』(21상:93ㄴ)에도 같이 적혀 있다. 원문은 ‘敎人書’인데, ‘敎’가 사동(使動) 표지이므로, ‘敎人書’를 ‘ᄂᆞᄆᆡ게 쓰게 ᄒᆞ야’로 언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두 책의 언해는 ‘敎’의 1차적 의미 중심의 번역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떻든 ‘ᄂᆞᆷ ᄀᆞᄅᆞ쳐 쓰거나’에서 ‘ᄂᆞᆷ’은 ‘ᄀᆞᄅᆞ쳐’의 부사어이다. 그런데 ‘쓰거나’의 주체도 ‘ᄂᆞᆷ’인데, 주격의 ‘ᄂᆞᆷ’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비문법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아래에 같은 내용이 또 나온다. ‘ 쳥야 닐거나’(중11ㄴ)에서도 유사한 현상을 볼 수 있다.
주018)
졔:제 스스로가. 이 면(面)의 제5행에는 ‘제’로 나타난다. 표기의 혼란을 보여 준다.
주019)
소화커나:소화(塑畵)하거나. 조성하거나 그림으로 그리거나.
주020)
슈:수(受)한. 받은.
주021)
바:바(所).
주022)
과보의:과보에. 『월인석보』(21상:93ㄴ)에는 ‘果報애’로 나타난다. 중세국어에서는 ‘의/ᄋᆡ’가 특정 체언 뒤에서 처소 부사격 조사로서 사용되었으나, 근대국어에서는 일반적인 처소 부사격 조사로 쓰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주023)
니:이(利)를. 이익을.
주024)
어들이니:얻으리니. ‘어드리니’의 분철이다.
주025)
이:이러하므로. 중세국어의 ‘이럴ᄊᆡ’에 해당한다. ‘이ᄅᆞᆯᄉᆡ’는 중세국어의 ‘이럴ᄊᆡ’에 해당한다. ‘ㅓ’가 ‘ㆍ’로 적힌 셈이다. 두 가지 전제를 통해 이 현상을 해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첫째는 ‘ㆍ’가 이미 소실하여 ‘ㅡ’로 변하기도 한 사실이고, 둘째는 언해자에게는 ‘ㅓ’가 ‘ㅡ’와 비변별적이었을 가능성이다. 그렇다면 ‘ㅓ’가 ‘ㆍ’로 적힐 수 있으리라 짐작한다. 즉 ‘ㆍ’가 ‘ㅡ’와 합류하게 되자, ‘ㅡ’와 비변별적인 ‘ㅓ’조차도 ‘ㆍ’로 표기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주026)
아모:아무[某].
주027)
살음:사람. 이 책에서는 중세국어의 ‘사ᄅᆞᆷ’이 ‘사름, 살음’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사ᄅᆞᆷ〉사름. ‘사ᄅᆞᆷ’의 ‘ㆍ’가 ‘ㅡ’와 합류하여, ‘사름’으로 변화한 것이다. ‘사름’을 ‘살음’으로 적은 것은 분철화의 경향을 의식한 과잉교정의 예이다.
주028)
념:염(念). 아주 짧은 시간.
주029)
찬탄호매:찬탄함에. 명사형 어미 ‘-옴/움’을 보여 주는 보수적인 표기이다.
주030)
니거나:이르거나. 니ᄅᆞ-[至]+거나. 중세국어의 ‘니를어나’에 해당한다. ‘니ᄅᆞ거나’는 문법적인 면에서 옳지 않은 언해로 보인다. 언해문과 원문을 대비해 보면 문제점이 드러난다. ‘다가 아모 살음이나 경을 독숑커나 이 경을  념 찬탄호매 니거나 혹 이 경을 공경 이 보와’의 원문은 ‘若見有人 讀誦是經 乃至一念 讚歎是經 或恭敬是經者’(벽송암판 중8ㄴ)이다. ‘見’의 대상을 보자. ‘見’의 대상은 세 가지이다. ‘讀誦是經, (乃至)一念讚歎是經, (或)恭敬是經’이다. ‘讚歎’과 ‘恭敬’은 순차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誦讀’은 이 둘과는 구별되는 행위이다. 그러므로 원문의 구조는 ‘[若見[有人[讀誦是經][乃至一念讚歎是經 或恭敬是經]者]]’이다. 그렇다면 적절한 현대역은 ‘만약 어떤 사람이 이 경을 독송하고, (나아가서는) 잠시라도 이 경을 찬탄하고 혹은 이 경을 공경하기에 이르는 것을 보면’이 될 것이다. 이것이 옳다면 ‘至(=니ᄅᆞ거나)’의 번역이 잘못된 셈이 된다.
주031)
보와:보거든. 보-[見]+아+ᄃᆞᆫ. ‘-아-’는 확정법 선어말 어미 ‘-거-’의 이형태이다. ‘-아ᄃᆞᆫ’이 ‘-와ᄃᆞᆫ’으로 변한 것은 앞 음절의 ‘ㅗ’에 동화된 것이다.
주032)
네:너는. 너[汝]+ㅣ(주격 조사).
주033)
모로매:모름지기. 반드시. ‘모름에’를 뜻하는 것은 ‘몰로매’이다.
주034)
쳔:백천(百千).
주035)
방변:방편(方便). 진실한 법으로 이끌기 위해서 임시적으로 쓰는 방법. ‘便’의 전통 독음에는 ‘편, 변’ 둘이 있었다. 동국정운음은 ‘뼌, ·뼌’이었다〈동국정운 3:17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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