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살음ᄃᆞᆯ을주001) 살음ᄃᆞᆯ을:사람들을. 이 책에서는 중세국어의 ‘사ᄅᆞᆷ’이 ‘사름, 살음’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사ᄅᆞᆷ〉사름. ‘사ᄅᆞᆷ’의 ‘ㆍ’가 ‘ㅡ’와 합류하여 ‘사름’으로 변화한 것이다. ‘사름’을 ‘살음’으로 적은 것은 분철화의 경향을 의식한 과잉교정의 예이다.
권호매주002) 권호매:『월인석보』(21상:94ㄱ)에는 ‘勸호ᄃᆡ’로 적혀 있다. ‘ᄃᆡ’를 ‘매’로 오독한 결과로 보인다.
브즈런주003) 브즈런:간절한. ‘브즈런 ’은 벽송암판(중8ㄴ)에 ‘勤心’으로 나타난다. 이 시기 이전에 이미 원순모음화와 전설모음화가 이루어진 ‘부지런-’이 쓰였으므로, 여기의 ‘브즈런’은 이 시기가 원순모음화와 전설모음화가 완성되지 않는 시기임을 보여 주는 예일 수도 있고, 과잉교정의 예일 가능성도 있다. ‘브즈런ᄒᆞ-’는 기원적으로 부사적 성격을 갖는 불규칙적 어근 ‘브즈런’에 접미사 ‘ᄒᆞ-’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 ‘브즈런’을 명사로 보기는 어렵다. 격조사와 결합한 ‘브즈런’이 확인되지 않기 때문이다.
주004) 을
므르디주005) 므르디:물러나지. 므르-[退]+디(보조적 연결 어미). 원순모음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모습을 보여 준다. 현대 국어의 보조적 연결어미 ‘-지’와 종결 어미 ‘-지’는 기원이 전혀 다르다. 보조적 연결 어미 ‘-지’는 ‘-디’가 발달한 것이고, 종결어미 ‘-지’는 ‘-디’가 발달한 것이다. ‘-디’는 선행 종속절을 강하게 긍정하고, 후행절을 부정하는 의미로 쓰였다.
말면주006) 말면:말면. 않으면. 현대국어에서 ‘말다’의 출현 환경은 명령문, 청유문 또는 [원망(願望)]을 나타내는 조건절(-지 말았으면)이다. 여기의 ‘말-’은 이러한 제약과 무관하다.
능히 미 현의 쳔만억
블가의주007) 블가의:불가사의(不可思議). 말로 표현하거나, 마음으로 추측할 수 없는 것. 줄여서 ‘불사의(不思議)’라고도 한다. ‘블가ᄉᆞ의’는 『월인석보』(21상:94ㄱ)에 ‘不·불可:카思ᄉᆞ議·ᅌᅴ’로 적혀 있다. ‘불’ 자는 ‘부ᇙ’에서 ‘ㆆ’을 지운 모양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不’의 모음은 ‘ㅜ’로 나타난다. ‘不’의 전통음도 ‘불’이었다. 그러므로 여기의 ‘블’은 원순모음화의 추세를 의식한 과잉교정에 따른 것이다.
공덕주008) 공덕:공덕(功德). ‘적공누덕(積功累德)’의 준말이다. 좋은 일을 함으로써 쌓이는 것이 공이며, 그러한 수행을 통해서 얻어진 것을 덕이라고 한다.
을
득니라주009) 득니라:득(得)ᄒᆞᄂᆞ니라. 얻느니라. 『월인석보』(21상:94ㄴ)에는 ‘得ᄒᆞ리라’로 되어 있다.
라주010) 보광아 미셰의
즁ᄃᆞᆯ히주011) 즁ᄃᆞᆯ히:중생(衆生)들이. 즁ᄉᆡᆼ+ᄃᆞᆶ(복수 접미사)+.이. ‘-ᄃᆞᆶ’이 ㅎ말음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러나 바로 아래의 ‘귀신ᄃᆞᆯ을’에서는 ‘ㅎ’이 소멸한 모습을 보여 준다. 복수 접미사 ‘-ᄃᆞᆶ’은 ㅎ말음체언과 같이 어말에 ‘ㅎ’을 지니고 있었다. ‘-ᄃᆞᆶ’이 애초에는 명사였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 책에는 ‘즁ᄉᆡᆼ’과 ‘듕ᄉᆡᆼ’이 공존한다. 중세국어 어형이 ‘쥬ᇰᄉᆡᇰ’이었으므로 ‘듕ᄉᆡᆼ’은 구개음화에 따른 과잉교정이다. 한편 중세국어 문헌에서는 한글로 표기된 ‘쥬ᇰᄉᆡᇰ’은 [獸]를, 한자로 표기된 ‘衆生’은 오늘날의 ‘중생(衆生)’을 뜻하였다.
혹
이어나주012) 이어나:꿈이거나. ᄭᅮᆷ[夢]+이-(서술격 조사 어간)+거나/어나. ‘-어나’는 ‘-거나’의 변이형이다. 중세국어에서 ‘ㄱ’은 서술격 조사 어간이나 ‘ㄹ’ 받침 뒤, 이중모음의 음절부음 [j] 뒤에서 약화하여 유성 성문 마찰음 [ɦ]으로 실현되었다. 이를 ‘ㅇ’으로 표기하였다. 그러나 이 책에는 ‘ㄱ’이 약화되지 않은 예들이 많이 나타나므로, 여기의 ‘-어나’가 현실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믿기는 어렵다.
혹 자거나
귀신ᄃᆞᆯ을주013) 귀신ᄃᆞᆯ을:귀신들을. ᄃᆞᆯ(복수 접미사)+을(목적격 조사). 바로 위의 ‘즁ᄉᆡᆼᄃᆞᆯ히’에 비해 여기서는 ‘ㅎ’이 소멸한 모습을 보여 준다.
보 여러
가짇주014) 가짇:가지의. 종류의. 가지[種類, 件]+ㅅ(관형격 조사). ‘ㅅ’이 ‘ㄷ’으로 표기된 것이다.
양주015) 양:양자(樣姿)가. ‘ㅣ’는 주격 조사이다.
혹
슬커나주016) 슬커나:슬퍼하거나. 중세국어에서는 대체로 ‘슳다’는 ‘슬퍼하다’를 뜻하는 동사였고, ‘슬ᄒᆞ다’는 ‘싫어하다’를 뜻하는 동사였다. 근대국어 시기의 ‘슳다’는 ‘싫다’를 뜻하는 형용사로도 쓰였다. 여기의 ‘스리’는 ‘슳-[厭]+이(부사 파생 접미사)’의 구조이다.
혹
울거나주017) 울거나:울거나. ‘ㄹ’ 받침 뒤에서 ‘ㄱ’이 약화되지 않고 유지된 모습을 보여 준다. 중세국어와는 다른 모습이다. 약화되었던 ‘ㄱ’이 다시 복원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중세국어의 표기가 지녔던 비현실성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중세국어의 ‘ㄱ’ 약화 현상이 특정 지역의 방언 현상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월인석보』(21상:94ㄴ)에는 ‘올어나’로 되어 있는데, ‘울어나’의 잘못일 것이다.
혹
실음커나주018) 실음커나:시름하거나. ‘실음’은 과잉교정에 속하는 분철이다.
혹
한숨주019) 한숨:한숨. ‘한’은 ‘큰’을 뜻한다. 하-[大]+ㄴ(관형사형 어미)+숨.
디거나주020) 디거나:『월인석보』(21상:94ㄴ)에는 ‘디커나’로 적혀 있다. 근대국어에서는 ‘ㅎ’이 탈락한 ‘디다’로 나타난다. 그러나 현대국어의 ‘(한숨) 짓다’는 ‘딯다’와 직접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세국어의 ‘딯다’에는 네 가지 종류가 있었다. ①‘베풀다(설치하다)’를 뜻하는 ‘딯다’. ¶아비 門 안해 寶帳 디코〈법화경언해 2:244ㄴ〉. ②(방아를) 찧다. ¶와개 디터니〈월인석보 25:77ㄴ〉. ③그물을 치다. ¶얼믠 그므를 디허도 디 아니며〈월인석보 13:59ㄴ〉. ④한숨 짓다. ¶한숨 디허 닐오〈삼강행실도, 동경, 효 2ㄱ〉.
혹
공포커나주021) 면 이 다 일 십 쳔 과거 부모
남녀주022) 남녀:남녀(男女). 여기서는 ‘자녀, 즉 아들과 딸’을 가리킨다.
뎨주023) 부쳐주024) 권쇽주025) 권속:권속(眷屬). 가족. 넓게는 노복(奴僕), 또는 불보살을 따르는 협시존(脇侍尊) 등까지 가리킬 때가 있다.
이
악에이셔주026) 악에이셔:악취(惡趣)에서. 악취(惡趣)는 ‘악도(惡道)’라고도 한다. 악한 업인(業因)에 대한 과보로서 태어나는 곳. 6도(道) 중에서 흔히 3악도로 꼽히는 지옥계(地獄界), 아귀계(餓鬼界), 축생계(畜生界)가 해당하며, 아수라계(阿修羅界)까지 포함시키기도 한다. ‘-에이셔’의 형태 구조는 ‘에(부사격 조사)+이시-[有]+어(연결 어미)’인데, ‘행위의 공간’ 또는 ‘행위의 출발점’을 뜻하는 부사격 조사로 쓰인다.
여여나디주027) 여여나디:벗어나지. 여ᄒᆡ-[離]+어(연결 어미)+나-[出]+디(보조적 연결 어미). 현대 국어의 보조적 연결어미 ‘-지’와 종결 어미 ‘-지’는 기원이 전혀 다르다. 보조적 연결 어미 ‘-지’는 ‘-디’가 발달한 것이고, 종결어미 ‘-지’는 ‘-디’가 발달한 것이다. ‘-디’는 선행 종속절을 강하게 긍정하고, 후행절을 부정하는 의미로 쓰였다. 한편 ‘여-’의 15세기 형태는 ‘여희’였다. ‘희〉ᄒᆡ’의 변화는 ‘ㆍ’의 소실을 반영한다. ‘ᄒᆡ’의 ‘ㆍ’는 문자의 보수성에 말미암은 것이다.
몯야
복녁주028) 으로
고노주029) 고노:고뇌(苦惱). 현대국어 ‘고뇌’는 ‘괴로워하고 번뇌함’ 또는 ‘괴로움과 번뇌’를 가리키는데, 여기의 ‘고노’는 현대국어의 ‘고통, 괴로움’에 가깝다. ‘惱’의 전통 한자음은 ‘노’였고 동국정운음은 ‘:노ᇢ’이었다〈동국정운 4:12ㄱ〉. 『월인석보』(21상:95ㄱ)에는 ‘ㅇ’이 지워진 ‘:놈’으로 나타나 있다. 한편 여기서는 ‘구완ᄒᆞ야’의 목적어가 사람이 아니라 ‘고노’인데, 이것은 현대국어와는 다른 점이다.
구완야주030) 구완ᄒᆞ야:구하여. 이 책에는 ‘구안’으로 적힌 곳도 있고 ‘구완’으로 적힌 곳도 있다.
혀과뎌주031) 혀과뎌:빼어내어 주기를 바라노라. 『월인석보』(21상:95ㄱ)에는 ‘ᄲᅡᅘᅧ과뎌’로 적혀 있다. ‘-과뎌/과댜’는 화자와 청자 외의 제3의 인물의 행위를 소망할 때에 쓰이는 종결 형식인데, 내포문의 종결 형식으로 쓰이는 일이 많다.
랄
고지장경언해 중:11ㄴ
디주032) 고디:곧[處]+이. ‘곧’은 중세국어 문헌에서 공간적 장소를 뜻하는 구체명사로도 쓰이고, ‘것’[所]을 뜻하는 추상명사로도 쓰였다. 여기서는 ‘사람’을 가리킨다. ¶①안콰 밧과 中間과 세 고디 아니로소다〈능엄경언해 1:63ㄴ〉. ②매 저픈 고디 업스니〈석보상절 19:33ㄴ〉. 이 ‘고디’는 원문에는 ‘處’로 되어 있고 『월인석보』(21상:95ㄱ)에는 ‘ᄯᅡ히’로 되어 있는데, ‘고디’가 더 적절한 언해로 보인다.
업서
슉셰주033)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이 사람들을 권함에
(=권하되)
간절한 마음을 그만두지 않으면 능히 미래 현재의 천만억 불가사의 공덕을 얻느니라고 말하라. 또 보광아, 미래세의 중생들이 혹 꿈이거나 혹 자거나 〈할 때에〉 귀신들을 보되, 여러 가지의 모습이 혹은 슬퍼하거나 혹은 울거나 혹은 시름하거나 혹은 한숨을 짓거나 혹은 두려워하거나 하면, 이는 다 일생(一生)이나 십생(十生)이나 백생(百生)이나 천생(千生)의 과거의 부모와 자녀와 형제자매와 남편 아내 〈등〉 권속들이 악취(惡趣)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복력(福力)으로 고뇌(苦惱)를 구원하여 빼어내어 주었으면 하고 바랄 곳이 없어서, 숙세(宿世)의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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