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주001) 문득:즉시. 『월인석보』(21하:122ㄴ)에서는 ‘다시’로 나타난다. 이 차이는 저본의 차이에 말미암은 것임이 분명하다. 해당 부분의 원문이 필자가 주로 참조한 벽송암판(중20ㄱ)에는 ‘更’으로 나타나지만, 송광사판(1812년, 중19ㄴ)에는 ‘便’으로 나타난다. 문맥 면에서 보면 ‘便’이 옳아 보인다.
위호야
악주002) 횡주003) 횡:횡사(橫事). 횡액(橫厄). 뜻밖에 닥쳐오는 불행.
악병주004) 횡병주005) 이며주006) 이며:이며. 이 ‘이며’는 서술 기능이 없으므로, 접속 조사이다.
디주007) 디:뜻과 같지. ᄯᅳᆺ[意]+ᄀᆞᇀ-[如]+디(보조적 연결 어미). 『월인석보』(21하:122ㄴ)에는 ‘ᄠᅳᆮᄀᆞᆮ디’로 적혀 있다. 합성 형용사이다. ᄠᅳᆮ〉ᄯᅳᆺ.어두 자음과 어말 자음 모두 변화하였다. 현대 국어의 보조적 연결어미 ‘-지’와 종결 어미 ‘-지’는 기원이 전혀 다르다. 보조적 연결 어미 ‘-지’는 ‘-디’가 발달한 것이고, 종결어미 ‘-지’는 ‘-디’가 발달한 것이다. ‘-디’는 선행 종속절을 강하게 긍정하고, 후행절을 부정하는 의미로 쓰였다.
아니 일이
이주008) 이:이. 지시 관형사. ‘이 집’은 ‘이 사름(중24ㄱ의 제9행)의 집’이다.
집
등쳐의주009) 등쳐의:등처(等處)에. 여러 곳에. ‘등쳐’는 ‘(이 사름)과 관련된 여러 곳’을 뜻한다. 『월인석보』(21하:122ㄴ)에는 ‘等處에’로 적혀 있다. ‘의’가 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의 기능을 상실하고 광범위한 환경에 쓰인 것이다.
갓갑디주010) 갓갑디:가까이 가지. ‘갓갑다’는 대개 형용사로 쓰이는데, 여기서는 동사로 쓰인 것으로 보인다. 다음 예문의 ‘갓갑-’에는 일반적으로 동사 표지로 볼 수 있는 ‘-ᄂᆞ-’가 쓰였다. ¶서르 親며 서르 갓갑닌 믌 가온 며기로다〈두시언해 초간본 7:4ㄱ〉.
아니케주011) 호리니주012) 호리니:하리니. ᄒᆞ-+오(화자 초점 표지)+리+니. ‘호리니’는 1인칭 주어문에만 쓰인다. 근대국에서는 ‘-오-’가 그 기능을 상실하였다. 여기의 ‘호리니’는 보수적인 현상이다.
믈며주013) 믈며:하물며. 『월인석보』(21하:122ㄴ)에는 ‘ᄒᆞᄆᆞᆯ며’로 적혀 있다. ‘ㆍ’가 ‘ㅡ’로 바뀐 것이다.
문의주014) 문의:문(門)에. 문 안에. 『월인석보』(21하:122ㄴ)에는 ‘門戶애’로 적혀 있다. ‘의’가 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의 기능을 상실하고 광범위한 환경에 쓰인 것이다.
들미닛가주015) 들미닛가:듦입니까? 들어가는 일이야 일어날 리가 있겠습니까. 들-[入]+ㅁ(명사형 어미)+니+잇(청자 높임 선어말 어미)+가(판정 의문 종결 어미). 중세국어의 명사형 어미 ‘-옴’이 여기서는 매개모음 ‘으/ᄋᆞ’도 사라진 ‘-ㅁ’으로 변하여 나타났다. 『월인석보』(21하:123ㄱ)에는 ‘드로미ᄯᆞ니ᅌᅵᆺ가’로 언해되어 있다.
부톄주016) 부톄:부처께서. 중세국어에 높임의 주격 조사 ‘셔’가 있었지만, 높임의 자질을 갖는 체언 뒤에서도 ‘이/ㅣ’가 쓰이는 일이 많았다.
귀왕을 찬탄샤
됴타주017) 됴타:좋다. 둏-[善, 好]+다. ‘둏다’는 현대국어의 ‘좋다’ 또는 ‘(병이) 낫다’를 뜻하고, ‘좋다’는 현대국어의 ‘깨끗하다’를 뜻한다. ‘좋다’는 ‘조다’와 공존하였다. ‘좋-+아’는 ‘조하’로 나타나고, ‘조-+아’는 ‘조야’로 나타난다. ‘둏-’ 역시 ‘됴-’와 공존하였다. 현대국어의 ‘좋네(평서형), 좋니(의문형)’의 오용(誤用)인 ‘좋으네, 좋으니’는 ‘됴-’의 활용형이 발달한 것이다.
됴타
너주018) 너:너희. 너+ᄒᆡ(복수접미사). 중세국어에서는 ‘너희’로 나타난다. ‘-희’가 ‘-ᄒᆡ’로 변한 것은 ‘ㆍ’의 일부가 ‘ㅡ로 변화한 것을 의식한 과잉교정이다. 접미사 ‘-희’는 ‘너, 저’에만 결합하였는데, 중세국어의 ‘저희’는 현대국어의 ‘저희’와 달리 ‘우리’의 낮춤말이 아니고 3인칭 복수 재귀대명사로 쓰였다. 현대국어 일부 방언에서는 ‘저희’가 ‘저거’로 나타나는데, ‘ㅎ’이 ‘ㄱ’으로 변화한 것이다.
와
염나텬주019) 염나텬:염라천자(閻羅天子)가. 염나텬ᄌᆞ+ㅣ(주격 조사).
능히 이티 션남 션녀인을
옹호니주020) 옹호니:옹호(擁護)하나니. ‘ᄒᆞᄂᆞᆫ니’는 ‘ᄒᆞᄂᆞ니’의 중철이다.
나도
범왕주021) 범왕:범왕(梵王). 색계(色界)의 초선천(初禪天)의 제3천의 왕. 범천궁이라 불리는 화려한 보배 누각에 살면서 사바세계를 다스리는 천왕. 그의 키는 1유순 반이며, 수명은 1겁 반이다. ‘범천왕(梵天王), 대범(大梵), 대범왕(大梵王), 대범천(大梵天), 대범천왕(大梵天王), 마가범천(摩呵梵天)’이라고도 한다.
뎨셕주022) 뎨셕:제석(帝釋). 제석천(帝釋天). 석제환인다라(釋提桓因陀羅). 불교 우주관의 중심 산인 수미산의 정상부에 있는 도리천의 제왕이다. 불법을 보호하고, 불법에 귀의하는 사람들을 보호한다. 이 책에는 ‘졔셕(2ㄱ)’도 나타난다. 원래 ‘帝’의 독음이 ‘뎨’였으므로, 공존하는 ‘뎨, 졔’ 중 ‘뎨’는 의고적 표기이다.
려주023) 려:에게. 더러. 부사격(여격) 조사이다. 려〉더러. ‘려’는 [-높임]의 유정명사 뒤에 쓰이며, ‘니다, 묻다’와 호응한다. 중세국어의 여격 조사에는 평칭의 ‘게/의게, 려’, 경칭의 ‘-’가 있었다. ‘손/ㅅ손’는 선행 체언의 높임 자질에 제약이 없고, ‘니다, 묻다’ 외에 ‘가다, 오다’와 같은 동사와도 공기(共起)할 수 있었다.
닐너주024) 닐너:일러. 니르-[謂]+어. 중세국어 어형은 ‘닐어’이다. ‘르’ 불규칙 동사 중 이른바 ‘ㄹㅇ’형이었던 것이다. ‘범왕 데셕ᄃᆞ려 닐너’의 원문은 ‘令於梵王帝釋’(벽송암판 중20ㄴ)이다. 『월인석보』(21하:123ㄱ)에는 ‘梵王 帝釋을 ᄒᆞ야’로 언해되어 있는데, 이 번역이 옳아 보인다. ‘ᄒᆞ야’는 ‘시키다’를 뜻하는 동사 어간 ‘ᄒᆡ-’에 어미 ‘-아’가 붙은 것이다. 중세국어에서는 ‘ᄒᆞ야’보다는 ‘ᄒᆡ여’로 많이 나타난다.
너을주025) 위호케
호리라주026) 호리라:하리라. ᄒᆞ-+오(화자 초점 표지)+리+라. ‘호리라’는 1인칭 주어문에만 쓰인다.
이
말주027) 말:말. 중세국어와 근대국어의 ‘말’과 ‘말ᄊᆞᆷ(말ᄉᆞᆷ)’ 모두 높임의 의미가 없었다. 『원각경언해』(1465) 이전의 문헌에서는 각자병서가 쓰인 ‘말’으로 나타난다.
니실
주028) :때에. 『월인석보』(21하:123ㄱ)에는 ‘제’로 적혀 있다. ‘제’가 ‘ᄌᆡ’로 적히게 된 것은 ‘ㅔ, ㆎ’의 단모음화 때문이다.
회즁의주029) 회즁의:회중(會中)에. 『월인석보』(21하:123ㄱ-ㄴ)의 ‘會中에 鬼王 일후미 主命이러니’가 이 책에서는 ‘회즁의 귀왕이 이시되 일호미 쥬명이러니’로 바뀌었다. 부사격 조사 ‘에’가 ‘의’로 교체되었는데, 『월인석보』(21)의 언해는 비문으로 보인다.
귀왕이
이시되주030) 이시되:있되. 중세국어에서는 ‘잇-’의 이형태가 세 가지였다.
일호미주031) 일호미:이름이. 『월인석보』(21하:123ㄱ)에는 ‘일후미’로 적혀 있다. 일훔〉일홈.
쥬명이러니주032) 쥬명이러니:주명(主命)이더니.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에서 ‘-더-’가 ‘-러-’로 교체된다.
부텨주033) 부텨:부처께. 높임의 부사격 조사 ‘ᄭᅴ’의 기원적 구조는 ‘ㅅ(관형격 조사)+그ᇰ(장소를 뜻하는 의존 명사)+의(부사격 조사)’로 보인다.
로되주034) 로되:아뢰되. ᄉᆞ로-[白]+되. 중세국어 시기에는 ‘ᄉᆞ로ᄃᆡ’의 구성 요소인 ‘ㅗ’는 본래 어미부에 속해 있던 매개모음이 변한 것이다.
셰존하
내주035) 내:내가(제가). 나는(저는). 나+ㅣ(주격 조사). 1인칭 겸칭의 ‘저’는 19세기 후반기에 출현한다.
본업연주036) 본업연:본업연(本業緣). 본래 지은 업의 인연.
으
지장경언해 중:25ㄱ
로
염부뎨주037) 염부뎨:염부제(閻浮提). ‘뎨’ 자에 고친 흔적이 있다.
사름주038) 사름:사람. ‘사ᄅᆞᆷ’의 ‘ㆍ’가 ‘ㅡ’로 변화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중세국어의 ‘사ᄅᆞᆷ’이 ‘사름, 살음’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사ᄅᆞᆷ〉사름. ‘사ᄅᆞᆷ’의 ‘ㆍ’가 ‘ㅡ’와 합류하여 ‘사름’으로 변화한 것이다.
의 목숨
알며주039) 알며:주관하며. ‘ᄀᆞᄋᆞᆷ알다’에는 ‘거느리다[領]’란 뜻도 있다. ᄋᆞᆷ알-[主管]+며. ᄀᆞᅀᆞᆷ알다〉ᄀᆞᄋᆞᆷ알다.
시주040) 시주041) 을 내 다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신심이 도타운 중생들을〉 즉시 위호(衛護)하여, 악사(惡事) 횡사(橫事) 악병(惡病) 횡병(橫病)이며 뜻 같지 아니한 일이 이 〈사람의〉 집을 비롯한 〈이 사람과 관련된 여러〉 곳에 가까이 다가가지도 아니하게 하리니, 하물며 문 안에 들어감입니까(들어가는 일이야 일어날 리가 있겠습니까)?” 부처께서 귀왕(鬼王)을 찬탄하시되, “좋다! 좋다! 너희와 염라천자(閻羅天子)가 능히 이같이 선남자 선여인을 옹호하나니, 나도 또 범왕(梵王) 제석(帝釋)더러 일러, 너희를 위호(衛護)하게 하리라.” 이 말씀을 이르실 때에 회중(會中)에 한 귀왕(鬼王)이 있었는데, 이름이 주명(主命)이었는데, 부처께 아뢰되, “세존이시여, 저는 본업연(本業緣)으로 염부제(閻浮提) 사람의 목숨을 주관하며, 생시(生時)와 사시(死時)를 제가 다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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