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보살
일홈을주001) 일홈을:이름을. 『월인석보』(21하:126ㄴ)에는 ‘일후믈’로 적혀 있다. 일훔〉일홈.
념디니주002) 념디니:염(念)할지니. 외울지니. 념(念)+ᄒᆞ-+ㄹ(관형사형 어미)+ᄃᆞ(의존 명사)+ㅣ(서술격 조사 어간)+니. ‘-ㄹ디니’는 하나의 어미로 재구조화된 것으로 보인다. 『월인석보』(21하:126ㄴ)에는 ‘念호ᇙ디니’로 적혀 있다.
이런 됴 연으로
망쟤주003) 망쟤:망자(亡子)가. 죽은자가. 망쟈+ㅣ(주격 조사).
악도을
여며주004) 여며:벗어나며. 떠나며. 여ᄒᆡ-[離]+며. 여희다〉여ᄒᆡ다. ‘희〉ᄒᆡ’의 변화는 ‘ㆍ’의 소실을 반영한다. ‘ᄒᆡ’의 ‘ㆍ’는 문자의 보수성에 말미암은 것이다.
마귀신히주005) 마귀신히:마귀신(魔鬼神)들이. ᄃᆞᆶ(복수 접미사)+이(주격 조사). ㅎ말음체언의 ‘ㅎ’이 유지된 모습이다. ‘ᄃᆞᆶ’은 본래는 명사였을 가능성이 있다.
다
믈러주006) 흣주007) 흣:흩어져. 『월인석보』(21하:126ㄴ)에는 ‘흐터’로 적혀 있다. 흩-[散]+어. ‘흣ᄹᅥ’의 제1음절 받침 ‘ㅅ’은 중철인데, 중자음(重子音)을 반영한 것이다. ‘ᄹᅥ’의 ‘ㅅ’은 유기음(有氣音)에 붙었는데, 제1음절의 ‘ㅅ’과 일치시키기 위한 표기로 보인다.
가리다주008) 가리다:갈 것입니다. 가-[去]+리(예정상 선어말 어미)+이(청자 높임 선어말 어미)+다.
셰존하 일쳬 즁이
마주009) 마:장차. ‘ᄒᆞ마’는 ‘이미[旣]’를 뜻하기도 하고 ‘장차[將]’를 뜻하기도 한다.
명죵 제
다가 부텨 일홈이어나주010) 일홈이어나:이름이거나. 일홈[名]+이(서술격 조사)+거나/어나. ‘-거나’의 ‘ㄱ’이 서술격 조사 어간 뒤에서 약화하여 유성 성문 마찰음 [ɦ]으로 실현된 것을 ‘ㅇ’으로 표기한 거이다. 이 대목의 세 ‘이어나’는 서술 기능이 없으므로 보조사로 볼 수 있다.
보살주011) 보살:보살(菩薩). ‘菩薩’은 산스크리트어 ‘bodhisattva’의 음역인 보리살타(菩提薩埵)의 준말이다. 번역하여 ‘개사(開士), 대사(大士), 정사(正士)’라고 한다. 깨달음을 구하여 수행하는 사람. 부처가 되고자 하는 뜻을 세워 수행하는 구도자. 부처의 지혜를 얻기 위해 수행하고 있는 사람. 발심하여 불도를 실천하는 사람. 미래의 부처. 사홍서원과 6바라밀로 깨달음을 추구하면서, 중생을 교화하려고 노력하는 대승의 수행자. 과거세의 석가모니도 보살이었다.
일호미어나주012) 대승주013) 대승:대승(大乘). 산스크리트어 ‘mahāyāna(마하야나)’의 번역. 마하는 ‘대(大)’를 뜻한다.
경뎐 일구주014) 일게어나주015) 일게어나:일게(一偈)이거나. 일게+이(서술격 조사 어간, 탈락)+거나. 서술격 조사 어간 뒤에서 ‘ㄱ’ 약화. 여기의 ‘이어나’도 서술 기능이 없으므로, 보조사로 볼 수 있다. ‘게(偈)’는 ‘게송(偈頌)’이다. 경(經)이나 논(論) 및 석(釋) 등에서 시(詩)의 형식으로 불덕(佛德)을 찬탄하는 것을 가리킨다. ‘송(頌), 송문(頌文), 게송(偈頌), 게(偈), 게타(偈他)’ 등으로 불린다.
드르면 내주016) 내:내가(제가). 나는(저는). 나[我]+ㅣ(주격 조사). 1인칭 겸칭의 ‘저’는 19세기 후반기에 출현한다.
보리니주017) 보리니:(관심을 가지고) 보리니. 볼 것이니.
이 믈이주018) 믈이:무리의. 『월인석보』(21하:127ㄱ)에는 ‘무렛’으로 적혀 있다. ‘물[群, 衆]+에(부사격 조사)+ㅅ(관형격 조사)’의 구조이다. 물〉므리. ‘므리’는 원순모음화의 추세에 이끌린 과잉교정이다.
사름은주019) 오무간주020) 오무간:오무간옥(五無間獄). ‘무간지옥(無間地獄)’을 가리킨다. 다섯 가지 그침이 없는 지옥이라는 뜻이다. ‘아비지옥(阿鼻地獄), 무구지옥(無救地獄)’이라고도 한다. ①이 세상에서 죄업을 짓든지 다음 생에 짓든지 죄를 지으면 한 생을 건너지 않고 바로 고통의 과보를 받는다(趣果無間). ②고통을 받는데도 그침이 없이 고통을 연속으로 받는다(受苦無間). ③고통을 받는데 시간적으로도 끊임이 없이 고통을 받는다(時間無). ④목숨이 연속되어, 끊임없이 윤회한다(命無間). ⑤넓이가 8만 유순이나 되는 지옥에 죄인이 가득하여, 빈틈이 없어 숨이 막히는 고통까지 받는다(形無間).
살해던 죄을 덜며주021) 덜며:덜며. 없애며. 『월인석보』(21하:127ㄱ)에서는 ‘五無間 殺害ᄒᆞ던 罪ᄅᆞᆯ 덜며’로 언해되어 있다. 주어는 ‘내(주명귀왕)’이다.
쟈근주022) 쟈근:작은. 쟉-[小]+은(관형사형 어미). 『월인석보』(21하:127ㄱ)에는 ‘효ᄀᆞᆫ’으로 적혀 있다. 횩-[小]+ᄋᆞᆫ(관형사형 어미). ‘효ᄀᆞᆫ’이 ‘쟈근’으로 교체된 것은 18세기에 ‘횩다’가 생산성을 잃었음을 시사한다.
악업으로주023) 악업으로:악업(惡業)으로. 『월인석보』(21하:127ㄱ)에는 ‘惡業이’로 적혀 있다. ‘쟈근 악업으로 악의 러딜 거슬 즉제 버서나리다’의 원문은 ‘小小惡業 合墮惡趣者 尋卽解脫’이다. 『월인석보』(21하:127ㄱ-127ㄴ)에는 ‘효 惡業이 惡趣에 러 거슬 즉재 버서나리다’로 언해되어 있다. 이 책의 번역이 옳아 보인다.
악의주024) 악의:악취(惡趣)에. ‘의’가 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의 기능을 상실하고 광범위한 환경에 쓰인 것이다.
러딜주025) 러딜:떨어질. 『월인석보』(21하:127ㄴ)에는 ‘ᄠᅥ러디ᇙ’로 적혀 있다. ᄠᅥ러디다〉ᄯᅥ러디다. ᄯᅥᆯ-[墮]+어(보조적 연결 어미)+디-(피동 보조동사 어간)+ㄹ.
거슬주026) 즉제주027) 즉제:즉시. 즉자히〉즉재/즉ᄌᆡ/즉제. 『석보상절』에서는 ‘즉자히’로, 『월인석보』에서는 ‘즉자히(1-12권까지), 즉재, 즉제(13-25권)’로 나타난다. ‘즉’은 한자어 ‘卽’으로 보인다. ‘재’가 ‘ᄌᆡ’로도 쓰이는 것은 ‘ㆍ’의 음운 소실을 반영한다. 이 책에서는 ‘즉제, 즉ᄌᆡ, 즉재’가 다 쓰인다.
버서나리다주028) 버서나리다:벗어나리이다. 벗-[脫]+어+나-+리+이(청자 높임 선어말 어미)+다. 평서문 종결 어미 ‘-다, -라’는 형태론적 이형태이다. 청자 높임의 ‘-ᅌᅵ-’ 또는 ‘-이-’ 뒤에서는 ‘-다’가 쓰이고, ‘-리-’ 뒤에서는 ‘-라’가 쓰인다. ‘버서나리다’의 주어는 ‘이 ᄀᆞᄐᆞᆫ 믈이 사름’이다.
주029) ‘다가 부텨 일홈이어나 보살 일호미어나 대승 경뎐 일구 일게어나 드르면 내 보리니 이 믈이 사름은 오무간 살해던 죄을 덜며 쟈근 악업으로 악의 러딜 거슬 즉제 버서나리다’의 원문은 ‘若得聞一佛名 一菩薩名 或大乘經典 一句一偈 我觀如是輩人 除五無間 殺生之罪 小小惡業 合墮惡趣者 尋卽解脫’(벽송암판 중22ㄱ)이다. ‘除’와 ‘尋’과 ‘解脫’의 주어는 화자인 ‘쥬명귀왕’으로 보인다. 이 책의 ‘버서나리다’는 ‘이 ᄀᆞᄐᆞᆫ 믈이 사름’을 주어로 본 결과인데, 오역으로 보인다. ‘덜며’는 주어가 분명치 않으나, 이 역시 ‘이 ᄀᆞᄐᆞᆫ 믈이 사름’을 주어로 본 듯하다. 『월인석보』(21하:127ㄱ-ㄴ)에는 ‘다가 부텻 일후미어나 菩薩ㅅ 일후미어나 大乘經典 一句 一偈어나 드르면 내 보 이 무렛 사 五無間 殺害던 罪 덜며 효 惡業이 惡趣에 러 거슬 즉재 버서나리다’으로 언해되어 있는데, 이 책과 관점이 같다.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불보살의 이름을 외울지니, 이런 좋은 인연(因緣)으로 망자(亡者)가 악도(惡道)를 벗어나며, 마귀신(魔鬼神)들이 다 물러나 흩어져 가리이다. 세존이시여, 일체 중생이 장차 명종할 때에 만약 한 부처 이름이거나 한 보살 이름이거나, 대승 경전 일구(一句) 일게(一偈)이거나 들으면 제가 보리니, 이 같은 무리의 사람은 오무간(五無間)에 떨어질 살해한 죄를 덜어 내고, 작은 악업(惡業)으로 악취(惡趣)에 떨어질 것을 즉시 벗어나리이다.”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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