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지장경언해 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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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8 염라왕중찬탄품(閻羅王衆讚嘆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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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 염라왕중찬탄품 013


고기 머그며 풍뉴주001)
풍뉴ᄒᆞᆯᄉᆡ:
풍류(風流)하므로. 원문은 ‘歌樂絃管’(벽송암판 중21ㄱ)이다. 『월인석보』(21하:124ㄴ)에는 ‘푸ᇰ류ᄒᆞᆯᄊᆡ’로 적혀 있다.
능히 모로주002)
모로:
자모(子母)로 하여금. ‘ᄌᆞ모로 안락디 몯게 니’가 『월인석보』(21하:124ㄴ)에는 ‘子母ㅣ 安樂디 몯게 ᄒᆞᄂᆞ니’로 되어 있다. 주격 조사가 부사격 조사로 바뀐 것이다.
안락디 몯게 니 얻디주003)
얻디:
어찌. ‘엇디’의 ‘ㅅ’이 ‘ㄷ’으로 바뀐 것이다.
주004)
쓴:
이 책에 같은 예가 보인다. ¶엇디 슨 젼ᄎᆡ오〈지장경언해 중:16ㄱ〉. 엇디 쓴 젼오〈지장경언해 중:25ㄱ〉. 짐작하건대 ‘슨(쓴)’은 ‘되다’ 정도의 의미를 가지는 ‘스다(쓰다)’의 관형사일 가능성이 있다. 현대 전라 방언의 ‘쓰다’와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젼오주005)
젼오:
까닭인가. ‘까닭’을 뜻하는 말에는 ‘젼(詮次)’와 ‘앛’이 있다. ‘젼’는 17·8세기까지 쓰였다. 『한중록』에 ‘닥’이 등장한다. 젼ᄎᆞ[故]+ㅣ(서술격 조사 어간)+고(의문 종결 어미). 서술격 조사 어간 뒤에서 ‘ㄱ’이 약화되어 ‘ㅇ’으로 표기되는 것이 중세국어의 질서이고, 근대국어에서는 대개 이 ‘ㅇ’이 ‘ㄱ’으로 복원되는데, 여기서는 ‘ㄱ’이 약화된 모습을 보여 준다. 그런데 ‘젼ᄎᆡ오’는 매우 특이한 존재이다. 중세국어에는 의문 종결 어미 ‘-고, -가’가 있었고, 의문 보조사 ‘고, 가’가 있었는데, 모두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에 바로 쓰이는 일이 없었다. ‘젼ᄎᆡ오’는 ‘젼ᄎᆞ오’가 변화한 것으로 보이는데, 서술격 조사가 개입하면서 ‘고/오’의 문법적 성격이 보조사에서 종결 어미로 변화하였다. ‘젼ᄎᆞ오’의 예는 아주 많다. ¶엇던 젼오〈금강경삼가해 3:52ㄱ〉. 엇던 젼오〈금강경삼가해 3:53ㄴ〉. 엇디 쓴 젼오〈지장경언해 중:25ㄱ〉. 한편 여기서 ‘고/오’의 청자 대우 기능이 문제가 된다. 의문 보조사 ‘고/오’는 ‘ᄒᆞ라체’에 속한다. 그런데 이 대목은 주명귀왕(主命鬼王)이 석가세존께 말하는 대목으로서, ‘ᄒᆞ쇼셔체’를 써야 하는 장면이다. ‘젼ᄎᆡ오’가 내적 화법, 즉 독백으로 쓰인 것이거나, 아니면 ‘(얻디 쓴) 젼ᄎᆡ오’가 청자 대우와 무관하게 쓰일 수 있는 관용성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의 다른 곳(중:16ㄱ, 중:25ㄱ)에서도 ᄒᆞ쇼셔체 대화 속에 개입한 ‘젼ᄎᆞ오, 젼ᄎᆡ오’를 볼 수 있다.
아기 나주006)
나:
낳을. 낳-[産]+ᄋᆞᆯ.
무수주007)
무수:
무수(無數)한. 아주많은.
악귀와 망량주008)
망량:
망량(魍魎). 도깨비. 『월인석보』(21하:105ㄱ)의 협주에는 ‘魍魎은 돗가비니 미 本來 一眞커늘 罔야 둘히 욀 魍魎이라 니라 罔 어득야 모 라’라고 설명되어 있다(이 책의 중16ㄱ에 해당하는 대목임).
졍ᄆᆡ주009)
졍ᄆᆡ:
정매(精魅). 도깨비. 약사전판에는 ‘졍믜’로 적혀 있다.
비린주010)
비린:
비린. 비리-[腥]+ㄴ. ¶비릴 셩 腥〈왜어유해 상 48ㄴ〉.
피을 먹고져주011)
먹고져:
먹고자. 먹-[食]+고져.
컨마주012)
컨마:
하건만. ᄒᆞ-+건마ᄂᆞᆫ. ‘ㆍ’의 탈락에 따라 ‘ㅎ’과 ‘ㄱ’이 결합하여 ‘ㅋ’으로 실현된 것이다. 이것은 두 어절 ‘먹고져’와 ‘ᄒᆞ건마ᄂᆞᆫ’이 마치 한 어절처럼 밀접해진 데에 따른 현상이다.
주013)
내:
내가(제가). 나는(저는). 나[我]+ㅣ(주격 조사). 1인칭 겸칭의 ‘저’는 19세기 후반기에 출현한다.
셔주014)
셔:
벌써. 일찍이. 『월인석보』(21하:125ㄱ)에는 ‘ᄇᆞᆯ쎠’로 적혀 있다. 『원각경언해』(1465) 이후에 각자병서가 폐지되었다.
샤주015)
샤:
사택(舍宅). 가옥.
토디주016)
토디:
토지(土地).
녕기로주017)
녕기로:
영기(靈祈)로 하여금. 신(神)들로 하여금. ‘녕기로’와 ‘옹호ᄒᆞ야’가 호응하고 있는데, 이는 오역이다. ‘내 ᄇᆞᆯ셔 샤ᄐᆡᆨ 토디 녕기로 ᄌᆞ모을 옹호ᄒᆞ야 안락ᄒᆞ야 니익을 득게 ᄒᆞ리니’의 원문은 ‘是我早令舍宅土地靈祗 荷護子母 使令安樂 而得利益’(벽송암판 중21ㄱ-ㄴ)이다. 『월인석보』(21하:125ㄱ)에도 ‘내 ᄇᆞᆯ쎠 舍宅 土地 靈祈로 子母ᄅᆞᆯ 擁護ᄒᆞ야 安樂ᄒᆞ야 利益을 得게 호니’로 되어 있다. ‘∼녕기로 ᄌᆞ모을 옹호ᄒᆞ게 ᄒᆞ야 ∼’가 옳은 번역이다.
모주018)
모:
자모(子母). 아기와 엄마.
옹호야주019)
옹호야:
옹호(擁護)하여.
안락야주020)
안락야:
안락(安樂)하여. 주체는 ‘ᄌᆞ모’이다.
니익을 득게주021)
득게:
득(得)하게. 얻게.
리니주022)
리니:
하리니. 『월인석보』(21하:128ㄱ)에는 ‘호니’로 적혀 있다. ‘ᄒᆞ-+오(화자 초점 표지)+니’의 구조인데, 동사에 시제 형태소가 없으므로, 과거 시제를 나타낸다. 부사 ‘ᄇᆞᆯ셔’가 있으므로, 이 ‘호니’ 또는 ‘-오-’가 소멸한 ‘ᄒᆞ니’가 옳은 번역이다.
이런 사미주023)
사미:
사람이. ‘사ᄅᆞ미’의 중철이다. 이 책의 앞 부분에서는 ‘사름, 살음’이 많이 나타나는데, 뒤로 갈수록 옛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사ᄅᆞᆷ’이 많이 나타난다.
안락을 보 고로주024)
안락을 보 고로:
안락(安樂)을 보는 까닭에. 원문은 ‘見安樂故’(벽송암판 중21ㄴ)이다. 『월인석보』(21하:128ㄱ)에는 ‘安樂ᄋᆞᆯ 보란ᄃᆡ’로 언해되어 있다. ‘-란ᄃᆡ’는 ‘-ㄴ다면’의 뜻을 지니므로, ‘-ᄂᆞᆫ 고로’가 더 적절해 보인다.
맏당히주025)
맏당히:
마땅히.
복을 베프러 토디을주026)
토디을:
토지신(土地神)을. ‘토디을 가플’은 ‘갚음의 객체 인물+을+갚다’의 구조이다. 현대국어에서는 ‘갚음의 객체 인물+의+갚음의 내용+을+갚다’ 구조로 나타난다.
가플 거시어주027)
거시어:
것이거늘. 것+이+거늘.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에서 ‘ㄱ’이 약화된 것을 표기한 보수적인 표기이다.
도로혀주028)
도로혀:
도리어. 『월인석보』(21하:125ㄱ)에는 ‘도ᄅᆞᅘᅧ’로 적혀 있다. ‘도’는 ‘돌이켜’의 뜻을 나타내기도 한다. 돌-[廻]+(사동접미사)+(강세접미사)+어. 동사의 활용형이 파생부사로 굳어진 것이다. 각자병서를 폐지한 『원각경언해』(1465) 이후에는 ‘’가 ‘혀’로 적힌다. 이 책의 ‘도로혀’는 ‘도ᄅᆞᅘᅧ’에서 ‘ㆍ’가 ‘ㅗ’로 변하고 ‘ㆅ’이 ‘ㅎ’으로 변한 것이다. 공시적 관점에서는 ‘도로혀’의 구조를 ‘돌-+오(사동 접미사)+혀+어’로 기술해야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사동 접미사 ‘-ᄋᆞ-’가 ‘-오-’로 발달한 것이므로, 음운의 변화(ㆍ〉ㅗ)가 문법의 변화를 견인한 예이다.
주029)
걷:
것.
주겨 권쇽주030)
권쇽:
권속(眷屬). 가족과 친척.
뫼홀주031)
뫼홀:
모으므로. ‘모아서 먹고 마시며 놂’을 뜻한다. 뫼호-[聚]+ㄹᄉᆡ.
타로주032)
타로:
탓으로. 『월인석보』(21하:125ㄱ)에는 ‘다ᄉᆞ로’로 적혀 있다. 닷〉탓. 중세국어와 근대국어의 ‘닷, 탓’은 결과가 긍정적인 경우(=덕택)와 부정적인 경우에 다 쓰였다. 현대국어 초기의 시에서 ‘탓’이 색다른 의미로 쓰인 것을 볼 수 있다. 다음 시의 ‘탓’은 ‘의도’와 유사한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한 포기 작은 꽃에/ 물 주는 뜻은/ 여름 오거든 잎 자라라는 탓입니다.// 남들이 말하기를-/ 가을 오거든 열매 맺으라는 탓입니다.〈오일도, 꽃에 물 주는 뜻은〉.
앙화을 범야 뫼 다 손니

지장경언해 중:26ㄱ

주033)
손ᄒᆞᄂᆞ니다:
손상(損傷)을 입나이다. 손(損)+ᄒᆞ-+ᄂᆞ+니+이(청자 높임 선어말 어미)+다. 평서문의 ‘-니-’는 사태에 대한 청자의 인지를 요구하는 선어말 어미이다. 의문문의 ‘-니-’에는 그러한 의미가 없다. ‘ㄴ(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이(서술격 조사 어간)’의 구조로서, 명사문의 흔적을 보여 준다. ‘-니다’에는 청자 높임의 ‘-이-’가 구성 요소로서 존재한다. 만약 ‘-이-’가 없으면, ‘-니-’ 뒤에 올 평서문 종결 어미는 ‘-다’가 아니라 ‘-라’이다. ‘다, -라’ 중 ‘-다’가 선택된 것은 선행하는 ‘-이-’ 때문이다.
염부뎨주034)
염부뎨:
염부제(閻浮提). 『월인석보』(21하:125ㄴ)에는 ‘閻浮提옛’으로 적혀 있다. ‘옛’은 ‘에/예(부사격 조사)+ㅅ(관형격 조사)’의 구조로서, ‘에 있는’의 뜻을 가진 복합 조사이다. 이 ‘염부뎨’ 뒤에 조사 ‘엣’의 발달형인 관형격 조사 ‘에’가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국어에서 음성 실현형 [에](표기는 ‘의’)가 관형격 조사로 쓰이는데, 이 [에]는 ‘엣’에서 ‘ㅅ’이 탈락한 ‘에’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마주035)
마:
장차. ‘ᄒᆞ마’는 ‘이미(旣)’를 뜻하기도 하고 ‘장차(將)’를 뜻하기도 한다.
명죵 사름을주036)
사름을:
사람을. 바로 뒤에 나오는 ‘이 사ᄅᆞᆷ을’도 목적어이므로, 이 문장에는 목적어가 두 개인 셈이다. 원문 ‘又閻浮提臨命終人 不問善惡 我欲令是命終之人 不落惡道’의 ‘臨命終人’(벽송암판 중21ㄴ)을 목적어로 본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 『월인석보』(21하:125ㄴ)의 ‘ᄒᆞ마 命終ᄒᆞᆶ 사ᄅᆞᄆᆞᆯ’을 따른 것이다. 목적어보다는 부사어로 보아야 할 듯하다. 한편 한 문장 안에서 ‘사름, 사ᄅᆞᆷ’이 공존하고 있다.
션악 묻디 말고주037)
말고:
않고. 현대국어라면 ‘않고’가 쓰일 자리에 ‘말고’가 쓰였다.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고기 먹으며 풍류하므로, 능히 자모(子母)로 하여금 안락(安樂)하지 못하게 하나니, 어찌 된 까닭인가 하면, 아기 낳을 때에 무수한 악귀(惡鬼)와 망량(魍魎) 정매(精魅)가 비린 피를 먹고자 하건만, 제가 벌써 사택(舍宅)과 토지(土地)의 영기(靈祈)로 자모(子母)를 옹호(擁護)하여 〈자모가〉 안락하여 이익을 얻게 하리니(=하였으니), 이런 사람이 안락을 보는 까닭으로 마땅히 복(福)을 베풀어 토지신(土地神)들에게 갚아야 할 것이거늘, 도리어 산 것 죽여 〈먹고 놀기 위해〉, 권속을 모으므로, 이 탓으로 앙화(殃禍)를 범(犯)하여 자모(子母)가 다 손상을 입나이다. 또 염부제의 장차 명종(命終)할 사람을 선악(善惡)을 묻지 않고,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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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풍뉴ᄒᆞᆯᄉᆡ:풍류(風流)하므로. 원문은 ‘歌樂絃管’(벽송암판 중21ㄱ)이다. 『월인석보』(21하:124ㄴ)에는 ‘푸ᇰ류ᄒᆞᆯᄊᆡ’로 적혀 있다.
주002)
모로:자모(子母)로 하여금. ‘ᄌᆞ모로 안락디 몯게 니’가 『월인석보』(21하:124ㄴ)에는 ‘子母ㅣ 安樂디 몯게 ᄒᆞᄂᆞ니’로 되어 있다. 주격 조사가 부사격 조사로 바뀐 것이다.
주003)
얻디:어찌. ‘엇디’의 ‘ㅅ’이 ‘ㄷ’으로 바뀐 것이다.
주004)
쓴:이 책에 같은 예가 보인다. ¶엇디 슨 젼ᄎᆡ오〈지장경언해 중:16ㄱ〉. 엇디 쓴 젼오〈지장경언해 중:25ㄱ〉. 짐작하건대 ‘슨(쓴)’은 ‘되다’ 정도의 의미를 가지는 ‘스다(쓰다)’의 관형사일 가능성이 있다. 현대 전라 방언의 ‘쓰다’와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주005)
젼오:까닭인가. ‘까닭’을 뜻하는 말에는 ‘젼(詮次)’와 ‘앛’이 있다. ‘젼’는 17·8세기까지 쓰였다. 『한중록』에 ‘닥’이 등장한다. 젼ᄎᆞ[故]+ㅣ(서술격 조사 어간)+고(의문 종결 어미). 서술격 조사 어간 뒤에서 ‘ㄱ’이 약화되어 ‘ㅇ’으로 표기되는 것이 중세국어의 질서이고, 근대국어에서는 대개 이 ‘ㅇ’이 ‘ㄱ’으로 복원되는데, 여기서는 ‘ㄱ’이 약화된 모습을 보여 준다. 그런데 ‘젼ᄎᆡ오’는 매우 특이한 존재이다. 중세국어에는 의문 종결 어미 ‘-고, -가’가 있었고, 의문 보조사 ‘고, 가’가 있었는데, 모두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에 바로 쓰이는 일이 없었다. ‘젼ᄎᆡ오’는 ‘젼ᄎᆞ오’가 변화한 것으로 보이는데, 서술격 조사가 개입하면서 ‘고/오’의 문법적 성격이 보조사에서 종결 어미로 변화하였다. ‘젼ᄎᆞ오’의 예는 아주 많다. ¶엇던 젼오〈금강경삼가해 3:52ㄱ〉. 엇던 젼오〈금강경삼가해 3:53ㄴ〉. 엇디 쓴 젼오〈지장경언해 중:25ㄱ〉. 한편 여기서 ‘고/오’의 청자 대우 기능이 문제가 된다. 의문 보조사 ‘고/오’는 ‘ᄒᆞ라체’에 속한다. 그런데 이 대목은 주명귀왕(主命鬼王)이 석가세존께 말하는 대목으로서, ‘ᄒᆞ쇼셔체’를 써야 하는 장면이다. ‘젼ᄎᆡ오’가 내적 화법, 즉 독백으로 쓰인 것이거나, 아니면 ‘(얻디 쓴) 젼ᄎᆡ오’가 청자 대우와 무관하게 쓰일 수 있는 관용성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의 다른 곳(중:16ㄱ, 중:25ㄱ)에서도 ᄒᆞ쇼셔체 대화 속에 개입한 ‘젼ᄎᆞ오, 젼ᄎᆡ오’를 볼 수 있다.
주006)
나:낳을. 낳-[産]+ᄋᆞᆯ.
주007)
무수:무수(無數)한. 아주많은.
주008)
망량:망량(魍魎). 도깨비. 『월인석보』(21하:105ㄱ)의 협주에는 ‘魍魎은 돗가비니 미 本來 一眞커늘 罔야 둘히 욀 魍魎이라 니라 罔 어득야 모 라’라고 설명되어 있다(이 책의 중16ㄱ에 해당하는 대목임).
주009)
졍ᄆᆡ:정매(精魅). 도깨비. 약사전판에는 ‘졍믜’로 적혀 있다.
주010)
비린:비린. 비리-[腥]+ㄴ. ¶비릴 셩 腥〈왜어유해 상 48ㄴ〉.
주011)
먹고져:먹고자. 먹-[食]+고져.
주012)
컨마:하건만. ᄒᆞ-+건마ᄂᆞᆫ. ‘ㆍ’의 탈락에 따라 ‘ㅎ’과 ‘ㄱ’이 결합하여 ‘ㅋ’으로 실현된 것이다. 이것은 두 어절 ‘먹고져’와 ‘ᄒᆞ건마ᄂᆞᆫ’이 마치 한 어절처럼 밀접해진 데에 따른 현상이다.
주013)
내:내가(제가). 나는(저는). 나[我]+ㅣ(주격 조사). 1인칭 겸칭의 ‘저’는 19세기 후반기에 출현한다.
주014)
셔:벌써. 일찍이. 『월인석보』(21하:125ㄱ)에는 ‘ᄇᆞᆯ쎠’로 적혀 있다. 『원각경언해』(1465) 이후에 각자병서가 폐지되었다.
주015)
샤:사택(舍宅). 가옥.
주016)
토디:토지(土地).
주017)
녕기로:영기(靈祈)로 하여금. 신(神)들로 하여금. ‘녕기로’와 ‘옹호ᄒᆞ야’가 호응하고 있는데, 이는 오역이다. ‘내 ᄇᆞᆯ셔 샤ᄐᆡᆨ 토디 녕기로 ᄌᆞ모을 옹호ᄒᆞ야 안락ᄒᆞ야 니익을 득게 ᄒᆞ리니’의 원문은 ‘是我早令舍宅土地靈祗 荷護子母 使令安樂 而得利益’(벽송암판 중21ㄱ-ㄴ)이다. 『월인석보』(21하:125ㄱ)에도 ‘내 ᄇᆞᆯ쎠 舍宅 土地 靈祈로 子母ᄅᆞᆯ 擁護ᄒᆞ야 安樂ᄒᆞ야 利益을 得게 호니’로 되어 있다. ‘∼녕기로 ᄌᆞ모을 옹호ᄒᆞ게 ᄒᆞ야 ∼’가 옳은 번역이다.
주018)
모:자모(子母). 아기와 엄마.
주019)
옹호야:옹호(擁護)하여.
주020)
안락야:안락(安樂)하여. 주체는 ‘ᄌᆞ모’이다.
주021)
득게:득(得)하게. 얻게.
주022)
리니:하리니. 『월인석보』(21하:128ㄱ)에는 ‘호니’로 적혀 있다. ‘ᄒᆞ-+오(화자 초점 표지)+니’의 구조인데, 동사에 시제 형태소가 없으므로, 과거 시제를 나타낸다. 부사 ‘ᄇᆞᆯ셔’가 있으므로, 이 ‘호니’ 또는 ‘-오-’가 소멸한 ‘ᄒᆞ니’가 옳은 번역이다.
주023)
사미:사람이. ‘사ᄅᆞ미’의 중철이다. 이 책의 앞 부분에서는 ‘사름, 살음’이 많이 나타나는데, 뒤로 갈수록 옛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사ᄅᆞᆷ’이 많이 나타난다.
주024)
안락을 보 고로:안락(安樂)을 보는 까닭에. 원문은 ‘見安樂故’(벽송암판 중21ㄴ)이다. 『월인석보』(21하:128ㄱ)에는 ‘安樂ᄋᆞᆯ 보란ᄃᆡ’로 언해되어 있다. ‘-란ᄃᆡ’는 ‘-ㄴ다면’의 뜻을 지니므로, ‘-ᄂᆞᆫ 고로’가 더 적절해 보인다.
주025)
맏당히:마땅히.
주026)
토디을:토지신(土地神)을. ‘토디을 가플’은 ‘갚음의 객체 인물+을+갚다’의 구조이다. 현대국어에서는 ‘갚음의 객체 인물+의+갚음의 내용+을+갚다’ 구조로 나타난다.
주027)
거시어:것이거늘. 것+이+거늘.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에서 ‘ㄱ’이 약화된 것을 표기한 보수적인 표기이다.
주028)
도로혀:도리어. 『월인석보』(21하:125ㄱ)에는 ‘도ᄅᆞᅘᅧ’로 적혀 있다. ‘도’는 ‘돌이켜’의 뜻을 나타내기도 한다. 돌-[廻]+(사동접미사)+(강세접미사)+어. 동사의 활용형이 파생부사로 굳어진 것이다. 각자병서를 폐지한 『원각경언해』(1465) 이후에는 ‘’가 ‘혀’로 적힌다. 이 책의 ‘도로혀’는 ‘도ᄅᆞᅘᅧ’에서 ‘ㆍ’가 ‘ㅗ’로 변하고 ‘ㆅ’이 ‘ㅎ’으로 변한 것이다. 공시적 관점에서는 ‘도로혀’의 구조를 ‘돌-+오(사동 접미사)+혀+어’로 기술해야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사동 접미사 ‘-ᄋᆞ-’가 ‘-오-’로 발달한 것이므로, 음운의 변화(ㆍ〉ㅗ)가 문법의 변화를 견인한 예이다.
주029)
걷:것.
주030)
권쇽:권속(眷屬). 가족과 친척.
주031)
뫼홀:모으므로. ‘모아서 먹고 마시며 놂’을 뜻한다. 뫼호-[聚]+ㄹᄉᆡ.
주032)
타로:탓으로. 『월인석보』(21하:125ㄱ)에는 ‘다ᄉᆞ로’로 적혀 있다. 닷〉탓. 중세국어와 근대국어의 ‘닷, 탓’은 결과가 긍정적인 경우(=덕택)와 부정적인 경우에 다 쓰였다. 현대국어 초기의 시에서 ‘탓’이 색다른 의미로 쓰인 것을 볼 수 있다. 다음 시의 ‘탓’은 ‘의도’와 유사한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한 포기 작은 꽃에/ 물 주는 뜻은/ 여름 오거든 잎 자라라는 탓입니다.// 남들이 말하기를-/ 가을 오거든 열매 맺으라는 탓입니다.〈오일도, 꽃에 물 주는 뜻은〉.
주033)
손ᄒᆞᄂᆞ니다:손상(損傷)을 입나이다. 손(損)+ᄒᆞ-+ᄂᆞ+니+이(청자 높임 선어말 어미)+다. 평서문의 ‘-니-’는 사태에 대한 청자의 인지를 요구하는 선어말 어미이다. 의문문의 ‘-니-’에는 그러한 의미가 없다. ‘ㄴ(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이(서술격 조사 어간)’의 구조로서, 명사문의 흔적을 보여 준다. ‘-니다’에는 청자 높임의 ‘-이-’가 구성 요소로서 존재한다. 만약 ‘-이-’가 없으면, ‘-니-’ 뒤에 올 평서문 종결 어미는 ‘-다’가 아니라 ‘-라’이다. ‘다, -라’ 중 ‘-다’가 선택된 것은 선행하는 ‘-이-’ 때문이다.
주034)
염부뎨:염부제(閻浮提). 『월인석보』(21하:125ㄴ)에는 ‘閻浮提옛’으로 적혀 있다. ‘옛’은 ‘에/예(부사격 조사)+ㅅ(관형격 조사)’의 구조로서, ‘에 있는’의 뜻을 가진 복합 조사이다. 이 ‘염부뎨’ 뒤에 조사 ‘엣’의 발달형인 관형격 조사 ‘에’가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국어에서 음성 실현형 [에](표기는 ‘의’)가 관형격 조사로 쓰이는데, 이 [에]는 ‘엣’에서 ‘ㅅ’이 탈락한 ‘에’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주035)
마:장차. ‘ᄒᆞ마’는 ‘이미(旣)’를 뜻하기도 하고 ‘장차(將)’를 뜻하기도 한다.
주036)
사름을:사람을. 바로 뒤에 나오는 ‘이 사ᄅᆞᆷ을’도 목적어이므로, 이 문장에는 목적어가 두 개인 셈이다. 원문 ‘又閻浮提臨命終人 不問善惡 我欲令是命終之人 不落惡道’의 ‘臨命終人’(벽송암판 중21ㄴ)을 목적어로 본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 『월인석보』(21하:125ㄴ)의 ‘ᄒᆞ마 命終ᄒᆞᆶ 사ᄅᆞᄆᆞᆯ’을 따른 것이다. 목적어보다는 부사어로 보아야 할 듯하다. 한편 한 문장 안에서 ‘사름, 사ᄅᆞᆷ’이 공존하고 있다.
주037)
말고:않고. 현대국어라면 ‘않고’가 쓰일 자리에 ‘말고’가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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