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지장경언해 중권

  • 역주 지장경언해
  • 지장경언해 중권
  • 제6 여래찬탄품(如來讚嘆品)
  • 제6 여래찬탄품 009
메뉴닫기 메뉴열기

제6 여래찬탄품 009


아귀주001)
아귀:
아귀(餓鬼). 3도(塗), 5취(趣), 6도(道)의 하나. 원뜻은 죽은 사람, 사체(死體), 망령(亡靈) 등이다. 전생에 악업을 짓거나, 탐욕과 질투가 심한 경우에는 아귀로 태어나서, 기갈(飢渴)로 고통스러워하는 형벌을 받게 되는데, 아귀의 목구멍이 마치 바늘 구멍처럼 좁아서 음식을 먹을래야 먹을 수 없다.

지장경언해 중:9ㄱ

슈야주002)
슈야:
수(受)하여. 받아서.
 쳔 겁을 디내고사주003)
디내고사:
지내고 나서야. 『월인석보』(21상:90ㄱ)에는 ‘디내오ᅀᅡ’로 적혀 있다. ‘-고’의 ‘ㄱ’이 이중모음의 음절 부음 [j] 뒤에서 약화한 것이다. 중세국어의 ‘ᅀᅡ’는 ‘의무, 당연’을 뜻하는데, 어미나 체언 및 조사 뒤에 쓰일 때에는 보조사이고, ‘거’에서처럼 선어말 형태소 뒤에 나타날 때에는 어말 어미이다. 이 ‘ᅀᅡ’가 근대국어에서 ‘사’로 변화한 것이다.
튝의주004)
튝의:
축생(畜生)에. ‘축생(畜生)’은 ‘금수(禽獸), 어류(魚類), 충류(蟲類)’ 등의 생류(生類)를 총칭하는 말. 악취(惡趣)에 해당함.
나  쳔 겁을 디내고사 사롬주005)
사롬:
사람. ‘사ᄅᆞᆷ’의 ‘ㆍ’가 ‘ㅗ’로 변화한 것이다.
의 몸을 득리니 비록 사롬의 몸을 슈야도 간난주006)
간난:
간난(艱難). ‘간난’은 ‘인생살이의 힘들고 고생스러움’을 뜻한다. 이 ‘간난’이 ‘빈곤’을 뜻하는 ‘가난’으로 변화하였다. 그런데 여기의 ‘간난’은 원문 ‘빈궁(貧窮)’의 번역이므로, 오늘날의 의미와 같다.
며 주007)
:
(신분이) 낮은.
사미며 졔근주008)
졔근:
제근(諸根). 육근(六根). 안(眼)·이(耳)·비(鼻)·설(舌)·신(身)·의(意) 등 여섯 가지 감관을 가리킨다. ‘안’은 색깔과 형체를 보는 눈, ‘이’는 소리를 듣는 귀, ‘비’는 냄새를 맡는 코, ‘설’은 맛을 느끼는 혀, ‘신’은 닿음을 느끼는 피부, ‘의’는 생각하는 마음이다.
디주009)
디:
갖추어지지. ‘ᄀᆞᆽ-[具]+디(보조적 연결 어미). 현대 국어의 보조적 연결어미 ‘-지’와 종결 어미 ‘-지’는 기원이 전혀 다르다. 보조적 연결 어미 ‘-지’는 ‘-디’가 발달한 것이고, 종결어미 ‘-지’는 ‘-디’가 발달한 것이다. ‘-디’는 선행 종속절을 강하게 긍정하고, 후행절을 부정하는 의미로 쓰였다.
몯야 만이주010)
만이:
많이.
악업주011)
악업:
악업(惡業). 나쁜 업. ‘업’은 행위(行爲), 조작(造作), 작용(作用), 소작(所作) 등을 뜻한다. 의지에 의한 심신(心身)의 활동 행위, 나아가서는 행위의 여세(餘勢)까지 포함한다. 모든 업은 과보(果報)를 낳게 되며, 인과의 법칙은 어김없기 때문에 선업에는 낙과(樂果)가, 악업에는 고과(苦果)가 따르는 것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업 사상의 핵심이다.
을 닙어 와 자주012)
자:
맺어서.
그 몸미 안니주013)
안니:
아니.
오라주014)
오라:
오래 지나. 오라-[久](형용사 어간)+아(연결 어미).
 악도의 러디리니주015)
러디리니:
떨어지리니. ᄠᅥ러디다〉ᄯᅥ러디다. ᄯᅥᆯ-[墮]+어(보조적 연결 어미)+디-(피동 보조동사 어간)+리+니. 중세국어의 ‘ᄠᅥ러디다’가 근대국어에서 ‘ᄯᅥ러디다’로 발달하였다.
일럴주016)
일럴:
이러므로. ‘이럴ᄉᆡ’의 중철이다.
보광아  공양을 긔롱야 허러도 오히려주017)
오히려:
그래도 역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세국어의 ‘오히려’는 현대국어와 달리 ‘아직, 지금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조차, 역시’ 등을 뜻한다. 여기의 ‘오히려’는 ‘猶’의 번역인데, 오늘날도 ‘오히려’는 ‘猶’의 훈(訓)으로 통용되고 있다. 그런데 바로 이 사실이 오해를 야기하였다. 예를 들면,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란 뜻을 지닌 ‘過猶不及’의 의미를 ‘猶’의 훈인 ‘오히려’의 현대 의미에 이끌려 ‘지나침보다는 오히려 미치지 못함이 더 낫다’란 뜻으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猶’의 훈으로서의 ‘오히려’는 [같음]이라는 기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오히려’의 옛 의미는 「선운사 동구」(서정주)와 20세기 초 신문 기사에서도 확인된다(이유기 2016). 현대국어 ‘오히려’의 기본 의미는 [양보] 또는 [의외성]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 [같음]이 [양보]와 [의외성]으로 변한 계기는 ‘오히려’의 의미 중 ‘그럼에도 불구하고’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보을주018)
보을:
보(報)를. 과보를.
얻고주019)
얻고:
얻거늘. 중세국어 ‘-곤 ᄒᆞᄆᆞᆯ며’ 구문의 ‘-곤’이 여기서는 ‘-고ᄂᆞᆫ’으로 나타난다. 같은 예가 많이 보이지는 않는다. ¶ 로 잇비 야 날 니케 홈도 오히려 올티 몯고 며  을 주겨 내 몸 살오 엇디 리오〈야운자경 50ㄱ〉. ‘-고ᄂᆞᆫ’의 존재는 중세국어 ‘-곤’의 ‘ㄴ’이 보조사일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예가 속단하기는 어렵다.
믈며주020)
믈며:
하물며. 중세국어의 ‘ᄒᆞᄆᆞᆯ며’가 변한 것이다.
각별히주021)
각별히:
‘각별’의 원문은 ‘別’이다. 『월인석보』(21상:90ㄴ)에는 ‘各別히’로 언해되었다. ‘각별히’는 ‘별도로, 따로, 유달리, 특별히’를 뜻한다. 여기서는 ‘유달리’가 가장 적절한 번역으로 보인다.
모딘주022)
모딘:
악한. 모딜-[惡]+ㄴ(관형사형 어미).
주023)
견:
견(見). 견해. ‘모딘 견을’이 『월인석보』(21상:90ㄴ)에는 ‘모딘 보ᄆᆞᆯ’로 나타난다.
을 내야 허로미녀주024)
허로미녀:
헒이랴? 여기의 ‘-이ᄯᆞ녀’ 구문은 의문문인데, ‘헐뜯는 사람은 더 심한 과보를 받을 것이다.’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아귀를 받아서 또 천 겁을 지내고서야 축생(畜生)에 나 또 천 겁을 지내고서야 사람의 몸을 득(得)하리니, 비록 사람의 몸을 받아도 고생스러우며, 낮은 신분의 사람이며 제근(諸根)이 갖추어지지 못하여, 많이 악업(惡業)을 입어 와 맺어서
(=악업이 찾아와서 맺음을 많이 입어)
그 몸이 오래지 않아 또 악도(惡道)에 떨어지리니, 이러하므로 보광아, 남의 공양(供養)을 기롱(譏弄)하여 헐뜯어도 역시 이 과보를 얻거늘, 하물며 유달리 악한 견(見)을 내어서 헐뜯는 경우야?
(=더 말할 것이 있겠느냐?)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원본이미지
이 기사는 전체 2개의 원본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주석
주001)
아귀:아귀(餓鬼). 3도(塗), 5취(趣), 6도(道)의 하나. 원뜻은 죽은 사람, 사체(死體), 망령(亡靈) 등이다. 전생에 악업을 짓거나, 탐욕과 질투가 심한 경우에는 아귀로 태어나서, 기갈(飢渴)로 고통스러워하는 형벌을 받게 되는데, 아귀의 목구멍이 마치 바늘 구멍처럼 좁아서 음식을 먹을래야 먹을 수 없다.
주002)
슈야:수(受)하여. 받아서.
주003)
디내고사:지내고 나서야. 『월인석보』(21상:90ㄱ)에는 ‘디내오ᅀᅡ’로 적혀 있다. ‘-고’의 ‘ㄱ’이 이중모음의 음절 부음 [j] 뒤에서 약화한 것이다. 중세국어의 ‘ᅀᅡ’는 ‘의무, 당연’을 뜻하는데, 어미나 체언 및 조사 뒤에 쓰일 때에는 보조사이고, ‘거’에서처럼 선어말 형태소 뒤에 나타날 때에는 어말 어미이다. 이 ‘ᅀᅡ’가 근대국어에서 ‘사’로 변화한 것이다.
주004)
튝의:축생(畜生)에. ‘축생(畜生)’은 ‘금수(禽獸), 어류(魚類), 충류(蟲類)’ 등의 생류(生類)를 총칭하는 말. 악취(惡趣)에 해당함.
주005)
사롬:사람. ‘사ᄅᆞᆷ’의 ‘ㆍ’가 ‘ㅗ’로 변화한 것이다.
주006)
간난:간난(艱難). ‘간난’은 ‘인생살이의 힘들고 고생스러움’을 뜻한다. 이 ‘간난’이 ‘빈곤’을 뜻하는 ‘가난’으로 변화하였다. 그런데 여기의 ‘간난’은 원문 ‘빈궁(貧窮)’의 번역이므로, 오늘날의 의미와 같다.
주007)
:(신분이) 낮은.
주008)
졔근:제근(諸根). 육근(六根). 안(眼)·이(耳)·비(鼻)·설(舌)·신(身)·의(意) 등 여섯 가지 감관을 가리킨다. ‘안’은 색깔과 형체를 보는 눈, ‘이’는 소리를 듣는 귀, ‘비’는 냄새를 맡는 코, ‘설’은 맛을 느끼는 혀, ‘신’은 닿음을 느끼는 피부, ‘의’는 생각하는 마음이다.
주009)
디:갖추어지지. ‘ᄀᆞᆽ-[具]+디(보조적 연결 어미). 현대 국어의 보조적 연결어미 ‘-지’와 종결 어미 ‘-지’는 기원이 전혀 다르다. 보조적 연결 어미 ‘-지’는 ‘-디’가 발달한 것이고, 종결어미 ‘-지’는 ‘-디’가 발달한 것이다. ‘-디’는 선행 종속절을 강하게 긍정하고, 후행절을 부정하는 의미로 쓰였다.
주010)
만이:많이.
주011)
악업:악업(惡業). 나쁜 업. ‘업’은 행위(行爲), 조작(造作), 작용(作用), 소작(所作) 등을 뜻한다. 의지에 의한 심신(心身)의 활동 행위, 나아가서는 행위의 여세(餘勢)까지 포함한다. 모든 업은 과보(果報)를 낳게 되며, 인과의 법칙은 어김없기 때문에 선업에는 낙과(樂果)가, 악업에는 고과(苦果)가 따르는 것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업 사상의 핵심이다.
주012)
자:맺어서.
주013)
안니:아니.
주014)
오라:오래 지나. 오라-[久](형용사 어간)+아(연결 어미).
주015)
러디리니:떨어지리니. ᄠᅥ러디다〉ᄯᅥ러디다. ᄯᅥᆯ-[墮]+어(보조적 연결 어미)+디-(피동 보조동사 어간)+리+니. 중세국어의 ‘ᄠᅥ러디다’가 근대국어에서 ‘ᄯᅥ러디다’로 발달하였다.
주016)
일럴:이러므로. ‘이럴ᄉᆡ’의 중철이다.
주017)
오히려:그래도 역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세국어의 ‘오히려’는 현대국어와 달리 ‘아직, 지금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조차, 역시’ 등을 뜻한다. 여기의 ‘오히려’는 ‘猶’의 번역인데, 오늘날도 ‘오히려’는 ‘猶’의 훈(訓)으로 통용되고 있다. 그런데 바로 이 사실이 오해를 야기하였다. 예를 들면,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란 뜻을 지닌 ‘過猶不及’의 의미를 ‘猶’의 훈인 ‘오히려’의 현대 의미에 이끌려 ‘지나침보다는 오히려 미치지 못함이 더 낫다’란 뜻으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猶’의 훈으로서의 ‘오히려’는 [같음]이라는 기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오히려’의 옛 의미는 「선운사 동구」(서정주)와 20세기 초 신문 기사에서도 확인된다(이유기 2016). 현대국어 ‘오히려’의 기본 의미는 [양보] 또는 [의외성]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 [같음]이 [양보]와 [의외성]으로 변한 계기는 ‘오히려’의 의미 중 ‘그럼에도 불구하고’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주018)
보을:보(報)를. 과보를.
주019)
얻고:얻거늘. 중세국어 ‘-곤 ᄒᆞᄆᆞᆯ며’ 구문의 ‘-곤’이 여기서는 ‘-고ᄂᆞᆫ’으로 나타난다. 같은 예가 많이 보이지는 않는다. ¶ 로 잇비 야 날 니케 홈도 오히려 올티 몯고 며  을 주겨 내 몸 살오 엇디 리오〈야운자경 50ㄱ〉. ‘-고ᄂᆞᆫ’의 존재는 중세국어 ‘-곤’의 ‘ㄴ’이 보조사일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예가 속단하기는 어렵다.
주020)
믈며:하물며. 중세국어의 ‘ᄒᆞᄆᆞᆯ며’가 변한 것이다.
주021)
각별히:‘각별’의 원문은 ‘別’이다. 『월인석보』(21상:90ㄴ)에는 ‘各別히’로 언해되었다. ‘각별히’는 ‘별도로, 따로, 유달리, 특별히’를 뜻한다. 여기서는 ‘유달리’가 가장 적절한 번역으로 보인다.
주022)
모딘:악한. 모딜-[惡]+ㄴ(관형사형 어미).
주023)
견:견(見). 견해. ‘모딘 견을’이 『월인석보』(21상:90ㄴ)에는 ‘모딘 보ᄆᆞᆯ’로 나타난다.
주024)
허로미녀:헒이랴? 여기의 ‘-이ᄯᆞ녀’ 구문은 의문문인데, ‘헐뜯는 사람은 더 심한 과보를 받을 것이다.’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책목차이전페이지다음페이지페이지상단이동글자확대글자축소다운로드의견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