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001) 내:내가(제가). 나는(저는). 나[我]+ㅣ(주격 조사). 1인칭 겸칭의 ‘저’는 19세기 후반기에 출현한다.
이 사을
악도의주002) 악도의:악도(惡道)에. ‘악도’는 ‘惡趣(악취)’와 같은 말이다. 악한 업인(業因)에 대한 과보로서 태어나는 곳. 6도(道) 중에서 흔히 3악도로 꼽히는 지옥계(地獄界), 아귀계(餓鬼界), 축생계(畜生界)가 해당하며, 아수라계(阿修羅界)까지 포함시키기도 한다. 『월인석보』(21하:125ㄴ)에는 ‘惡道애’로 적혀 있다. 이 책의 ‘의’가 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의 기능을 상실하고 광범위한 환경에 쓰인 것이다.
러디디주003) 러디디:떨어지지[墮]. ᄯᅥᆯ-[墮]+어(보조적 연결 어미)+디-(피동 보조동사 어간)+디(보조적 연결 어미). 중세국어의 ‘ᄠᅥ러디다’가 근대국어에서 ‘ᄯᅥ러디다’로 발달하였다. 현대 국어의 보조적 연결어미 ‘-지’와 종결 어미 ‘-지’는 기원이 전혀 다르다. 보조적 연결 어미 ‘-지’는 ‘-디’가 발달한 것이고, 종결어미 ‘-지’는 ‘-디’가 발달한 것이다. ‘-디’는 앞에 놓인 종속절을 강하게 긍정하고, 뒤에 오는 주절을 부정하는 의미로 쓰였다.
안니케주004) 안니케:아니하게. 아니+ᄒᆞ-+게. ‘ㆍ’ 탈락.
코져주005) 코져:하고자. ᄒᆞ-+고져. ‘ㆍ’의 탈락에 따라 ‘ㅎ’과 ‘ㄱ’이 결합하여 ‘ㅋ’으로 실현된 것이다. 이것은 두 어절 ‘안니케’와 ‘ᄒᆞ고져’가 마치 한 어절처럼 밀접해진 데에 따른 현상이다.
니주006) 니:하나니. 『월인석보』(21하:125ㄴ)에는 ‘ᄒᆞ노니’로 적혀 있다. ‘ᄒᆞ노니’의 구성 요소인 화자 초점 표지 ‘-오-’가 ‘ᄒᆞᄂᆞ니’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믈며주007) 믈며:하물며. ᄒᆞᄆᆞᆯ며〉ᄒᆞ믈며. ‘ㆍ’가 ‘ㅡ’로 바뀐 것이다.
제주008) 제:스스로가. 저(재귀대명사)+ㅣ(주격조사). 중세국어에서는 ‘제’의 문법적 성격이 성조에 따라 구별되었다. 일반적으로 ‘:제(상성)’는 주격형이고, ‘제(평성)’는 관형격형이었다.
션근주009) 션근:선근(善根). 좋은 보답을 받을 만한 착한 업인(業因). 공덕의 씨앗.
닷가주010) 내주011) 내:나의. 저의. 나+ㅣ(관형격 조사). 중세국어나 근대국어에서는 청자 높임의 상황에서도 ‘내’가 쓰였다. 1인칭 겸칭의 ‘저’는 19세기 후반기에 출현한다.
힘
더릳가주012) 더릳가:문맥으로는 ‘더할 사람이야 더 말할 것이 있겠습니까’란 뜻으로 쓰였다고 볼 수 있다. 『월인석보』(21하:125ㄴ)에는 ‘더으리ᄯᆞ니ᅌᅵᆺ가’로 나타난다. ‘더으-[加]+ㄹ(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이ᄯᆞᆫ+이(서술격 조사 어간)+ᅌᅵᆺ(청자 높임 선어말 어미)+가’의 구조이며, ‘더할 사람이야 더 말할 것이 있겠습니까’를 뜻한다. 이 책에서는 ‘이ᄯᆞᆫ’ 계열의 종결형식(이ᄯᆞᆫ, 이ᄯᆞ녀, 이ᄯᆞ니잇가)이 많이 쓰이지 않았는데, 여기서는 ‘-릳가’가 ‘이ᄯᆞ니ᅌᅵᆺ가’의 대체 형식으로 쓰였다.
이
염부테주013) 염부테:‘뎨’가 ‘테’로 보인다. ‘염부뎨’의 잘못이다. 『월인석보』(21하:125ㄴ)에는 ‘閻浮提ㅅ’으로 적혀 있다. ‘염부뎨(테)’ 뒤에 ‘엣’의 발달형인 관형격의 ‘에’가 존재하는 것일 수도 있다.
션주014) 션:선(善). ‘ᄒᆡᆼᄒᆞ던’의 목적어로 쓰였다.
던주015) 던:행(行)하던. ‘션 ᄒᆡᆼᄒᆞ던’은 한 어절이 아니고 ‘목적어-동사’ 구문의 두 어절이다. 원문은 ‘行善之人’(벽송암판 중21ㄴ)이다.
사름미
마주016) 명죵 제도 쳔 악도 귀신니 혹 변야
부모며주017) 부모며:부모며. 부모+ㅣ며(접속 조사). 현대국어와 같이 접속 조사의 일부인 ‘ㅣ’가 외현되지 않았다.
권쇽히주018) 권쇽히:권속(眷屬)들이. 가족과친척들이. ᄃᆞᆶ(복수 접미사)+이(보격 조사).
되야주019) 되야:되어. 『월인석보』(21하:126ㄱ)에는 ‘ᄃᆞ외야’로 적혀 있다.
망인주020) 을
인졉주021) 야
악도의주022) 악도의:악도에. 『월인석보』(21하:126ㄱ)에는 ‘惡道애’로 적혀 있다.
러디게주023) 러디게:떨어지게. ᄯᅥᆯ-[墮]+어(보조적 연결 어미)+디-(피동 보조동사 어간)+게. 중세국어의 ‘ᄠᅥ러디다’가 근대국어에서 ‘ᄯᅥ러디다’로 발달하였다.
니 믈며 본 모딘 일
닛닛가주024) 닛닛가:‘ᄯᅥᆫ’은 이미 새겨진 ‘던’ 앞에 ‘ㅅ’을 덧쓴 모양이다. 짓던 사람이야 더 말할 것이 있겠습니까. ‘닛’은 ‘짓’의 잘못이다. 『월인석보』(21하:126ㄱ)에 ‘짓더니ᄯᆞ니ᅌᅵᆺ가’로 적혀 있다. 그 구조는 ‘짓-[造]+더+ㄴ+이(의존 명사)+이ᄯᆞᆫ+이(서술격 조사 어간)+ᅌᅵᆺ(청자 높임 선어말 어미)+가(판정 의문 종결 어미)’이다. 바로 앞의 ‘더ᄒᆞ릳가’와 같이 이 책에서는 ‘이ᄯᆞᆫ’ 계열의 종결형식이 많이 쓰이지 않았다.
셰존하 이티 염부뎨 남 녀인이 마 명죵 제
신식주025) 신식:신식(神識). ‘식(識)’을 가리킨다. 마음의 작용. 유정(有情) 중생이 지니고 있는 심식(心識)의 작용이 매우 신묘(神妙)하기 때문에 ‘神’을 덧붙인 것이다.
기
어즐야주026) 어즐야:어지러워. 혼망(昏忘)하여. 현기증이 나 망연하여. 어즐-[昏]+야. 현대국어 ‘어지럽다’는 ‘어즐(어근)+업(형용사 파생 접미사)’으로 이루어진 ‘어즈럽-’이 발달한 것이다.
션악을
디주027) 몯야 눈귀예
니지장경언해 중:26ㄴ
르러주028) 니르러:이르러. 니를-[至]+어. 현대국어의 불규칙활용형 ‘이르러’는 이 어휘의 어간이 원래 ‘니를-’이었던 사실에 말미암는다. ‘니를-’의 활용형 ‘니르르시니’에서 동음생략의 결과 ‘니르시니’가 형성되고, 여기서 새로운 어간 ‘니르-’가 형성되어, 중세국어에서는 ‘니를-’과 ‘니르-’가 공존하였다.
보미주029) 보미:봄이. 보는 것이. 『월인석보』(21하:126ㄱ)에는 ‘듣보미(=듣고 보는 것이)’로 적혀 있다. ‘듣-[聞]+보-[見]+옴(명사형 어미)’의 구조이다. ‘눈귀예’와 호응하므로 이 책의 ‘보미’는 잘못이다.
업거든주030) 업거든:없으니. ‘-거든’은 조건의 ‘-면’과 같은 의미를 나타낼 때도 있다.
권쇽히
모로매주031) 모로매:꼭. 반드시. 여기서는 ‘꼭 이루어지기를 원함’을 뜻함. ‘모름에’를 뜻하는 것은 ‘몰로매’이다.
큰
공양주032) 공양:공양(供養). 음식이나 의복, 꽃, 차, 향, 등불 등을 불법승(佛法僧) 3보(寶)와 부모, 스승, 죽은 사람의 영혼 등에게 공급하는 것을 가리킨다. 의미가 확대되어 재물뿐만 아니라 공경심과 신심, 수행까지도 공양의 대상이 된다. 절에서는 끼니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을
그라주033) 그라:만들어. 여기서는 ‘베풀어’를 뜻한다. ᄆᆡᆼ글-[設]+아.
존경주034) 존경:존경(尊經). ‘경전(經典)’을 높여서 표현한 말.
을
닐으고주035) 닐으고:읽고. ‘읽다’를 뜻하는 중세국어 어휘는 ‘닑다’이다. 이 책에는 ‘니르거나(중9ㄴ), 닐으면(중10ㄴ), 니ᄅᆞ거나(중11ㄴ), 닐으며(중24ㄱ, 하7ㄱ)’ 등 예가 많다. ‘닑다’가 ‘니르다’로 발달하기는 어렵다. 근대국어 이전 시기에 방언 ‘니르다’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현대에도 일부 방언에서 ‘책 이른다(=책 읽는다)’가 쓰이고 있다.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제가 이 사람을 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아니하게 하고자 하나니, 하물며 스스로 선근(善根)을 닦아 제 힘(수고)를 더해주는 사람이야 더 말할 것이 있겠습니까? 이 염부제의 선(善)을 행(行)하던 사람이 장차 명종할 때에도 백천(百千) 악도(惡道)의 귀신이 혹은 변하여 부모며 권속들이 되어, 망인(亡人)을 인접(引接)하여 악도(惡道)에 떨어지게 하나니, 하물며 본래 악한 일을 지었던 사람이야 더 말할 것이 있겠습니까? 세존(世尊)이시여, 이같이 염부제(閻浮提)의 남자나 여인이 장차 명종할 때에 신식(神識)이 혼미하여 선악(善惡)을 분별하지 못하여 눈귀에 이르러 봄이 없으니, 권속들이 모름지기 큰 공양을 만들어(베풀어) 경전을 읽고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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