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지장경언해 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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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8 염라왕중찬탄품(閻羅王衆讚嘆品)
  • 제8 염라왕중찬탄품 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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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 염라왕중찬탄품 017


급주001)
급ᄭᅴ:
중세국어의 ‘그ᄢᅴ’의 ‘ㅂ’을 앞 음절 받침으로 표기한 것이다.
부텨주002)
부텨:
부처께서. 『월인석보』(21하:128ㄴ)에는 주격의 ‘부톄’로 적혀 있다. 이 책에는 이런 경우 대개 ‘부텨’로만 적혔다.
디장보살려 니르샤 이 대귀왕 목숨 아주003)
아:
주관하는. ‘ᄀᆞᄋᆞᆷ알다’에는 ‘거느리다(領)’란 뜻도 있다. ᄋᆞᆷ알-[主管]+ᄂᆞ+ㄴ. ᄀᆞᅀᆞᆷ알다〉ᄀᆞᄋᆞᆷ알다. ‘이 대귀왕 목숨 ᄀᆞᄋᆞᆷ아ᄂᆞᆫ 니ᄂᆞᆫ’은 지시 대상이 동일한 ‘이 대귀왕’과 ‘목숨 ᄀᆞᄋᆞᆷ아ᄂᆞᆫ 니’가 다른 요소의 개입이 없이 연결된 것이다. 원문은 ‘是大鬼王 主壽命者’(벽송암판 중22ㄴ-23ㄱ)이다. 『월인석보』(21하:128ㄴ)에도 ‘이 大鬼王 목숨 ᄀᆞᅀᆞᆷ아ᄂᆞ니ᄂᆞᆫ’으로 나타난다. ‘이 大鬼王ᄋᆞᆫ 목숨 ᄀᆞᅀᆞᆷ아ᄂᆞ니어ᄂᆞᆯ’ 정도의 언해가 더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니주004)
니ᄂᆞᆫ:
이는. ‘이’의 ‘ㅇ’을 ‘ㄴ’으로 표기한 것으로 단순하게 볼 수도 있는데, 앞 항에서 본 바와 같이 『월인석보』(21하:128ㄴ)에 ‘ᄀᆞᅀᆞᆷ아ᄂᆞ니ᄂᆞᆫ’으로 적혀 있음을 고려하면, ‘ᄀᆞᄋᆞᆷ아ᄂᆞᆫ 니ᄂᆞᆫ’이 ‘ᄀᆞᅀᆞᆷ아ᄂᆞ니ᄂᆞᆫ’의 중철일 수도 있다. 바로 아래의 ‘옹호ᄒᆞᆫᄂᆞᆫ니(=옹호ᄒᆞᄂᆞ니)’도 그럴 가능성을 지지해 준다.
마주005)
ᄒᆞ마:
이미[已]. ‘ᄒᆞ마’는 ‘장차’를 뜻하기도 하였다. 이 책에도 예가 많다.
쳔 을 디내야 대귀왕이 되야  즁의 즁을 옹호니주006)
옹호니:
옹호(擁護)하나니. ‘ᄒᆞᄂᆞᆫ니’는 ‘ᄒᆞᄂᆞ니’의 중철이다.
대주007)
대:
대사(大士)가. 대ᄉᆞ+ㅣ(주격 조사).
비 주008)
원:
원(願). 서원(誓願).
으로 대귀왕 몸을 현미언뎡주009)
현미언뎡:
현(現)함일 뿐이지. 나타냄일 뿐이지. 현(現)+ᄒᆞ-+ㅁ(명사형 어미)+거(확정법 선어말 어미)+ㄴ뎡. ‘-ㄴ뎡’은 ‘뿐이지(만), 뿐일지언정’ 정도의 의미를 가진 어미이다. 『월인석보』(21하:129ㄱ)에는 ‘現ᄒᆞ디ᄫᅵ’로 적혀 있다. ‘-디’는 선행 종속절을 강하게 긍정하고, 후행절을 부정하는 의미로 쓰였다. ‘-디’는 현대국어에서 종결어미 ‘-지’로 발달하였다. 이와 달리 현대 국어의 보조적 연결어미 ‘-지’는 ‘-디’가 발달한 것이다.
실로 귀 안니라주010)
안니라:
‘아니라’의 중철이다. ‘아니’에 붙은 ‘-라’는 종결 어미가 아니고 연결 어미 ‘-아’의 이형태이다. ‘아니’에 ‘-아’가 오지 않고, ‘-라’가 쓰이는 것은 ‘아니’의 기원적 구조가 ‘아니(명사)+이(서술격 조사 어간)’인 사실과 관련이 있다. 문제는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에서 ‘-아’가 ‘-라’로 교체되는 이유인데, ‘이-’의 기원이 ‘일-’이었을 것이라는 가설이 신빙성이 있다.
이 후의 일칠십 겁을 디나 부텨 되야주011)
되야:
되어. ᄃᆞ외야〉되야.
주012)
회:
호(號)가. 호(號)+ㅣ(주격 조사).
무샹여오주013)
무상여ᄅᆡ오:
무상여래(無相如來)이고. 무상여ᄅᆡ+Ø(서술격 조사 어간)+고(연결 어미).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에서 ‘ㄱ’이 약화된 것을 ‘ㅇ’으로 표기한 것이다. ‘무상(無相)’은 모든 집착을 떠난 경지이다. ‘여래(如來)’는 산스크리트어 ‘tathāgata’를 번역한 것이다. 석가모니를 부르는 열 가지 호칭 중 하나인데, ‘완전한 인격을 갖춘 사람’이란 뜻이다. 본래 의미는 ‘진리에 따라 그와 같이 온 이’라는 뜻이다. 원어를 tathā-āgata로 해석하여 ‘여래’가 되지만, tathā-gata로 해석하면 ‘여거(如去)’가 된다.
겁 일홈은 안락이오 셰계 일홈은 졍쥬니라주014)
졍쥬니라:
정주(淨住)이니라. 졍쥬+ㅣ(서술격 조사 어간)+니+라. ‘ㅣ’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중세국어 표기법과 크게 다른 점이다. 『월인석보』(21하:129ㄱ-ㄴ)에는 ‘淨住ㅣ리라’로 적혀 있다. ‘-리-’가 ‘-니-’로 바뀐 것이다. ‘정주(淨住)’는 ‘포살(布薩)’을 번역한 말이다. ‘포살(布薩)’은 산스크리트어 ‘poṣadha(포샤다)’의 음역이다. 번역하여 ‘정주(淨住), 선숙(善宿), 장양(長養), 장주(長住), 설계(說戒), 재(齋)’ 등이라 부른다. 다음 세 가지 뜻으로 쓰이고 있다. ①안거가 끝나는 때, 스님들이 한데 모여서 안거 동안의 생활을 반성하고 각자 자신의 죄과를 고백한 뒤 참회하는 것. ②비구들이 보름마다 한데 모여서 계경(戒經)을 독송하고 각자 그 동안의 죄과를 참회하는 것. ③재가 신자들이 6재일(齋日)에 8계(戒)를 받고 선법(善法)을 닦는 것.
그 부텨 목숨은 가이주015)
가이:
가(可)히. ‘가히’의 잘못이다. 약사전판(중27ㄴ)에는 ‘가히’로 적혀 있다.
겁을 혜디 몯리라
주016)
가이 겁을 혜디 몯리라:
가히 겁(劫)을 헤아리지 못하리라. 『월인석보』(21하:129ㄴ)에는 ‘몯 혜ᇙ 劫이라’로 적혀 있다. 원문은 ‘(其佛壽命) 不可計劫’(벽송암판 중23ㄱ)이다. 두 번역의 차이가 크다. 이 책에서는 ‘劫’을 ‘計’의 목적어로 보았고, 『월인석보』(21하:129)에서는 ‘不可計’를 ‘劫’의 관형어로 보았다.
디장보살아 이 대귀왕의 일이 이 ᄐᆞ야주017)
ᄐᆞ야:
같아. 약사전판(중27ㄴ)에는 ‘ᄀᆞᆺᄅᆞ야’로 적혀 있다.

지장경언해 중:28ㄱ

가의
주018)
블가의:
불가사의(不可思議). 마음으로 헤아려 생각할 수 없음. 언어로써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심오한 이치나 희귀한 경지를 가리키는 수식어로 쓰인다.
졔도주019)
졔도:
제도(濟度). ‘度’는 ‘渡’와 같다. ①생사의 고통에서 벗어남. ②생사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도와 줌. 여기서는 ②의 뜻으로 쓰였다.
텬인주020)
텬인:
천인(天人). 천상계와 인간계의 유정(有情). 신들과 인간.
도  그지 업스리라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그때에 부처께서 지장보살더러 이르시되, “이 대귀왕(大鬼王), 목숨을 주관하는 이는 이미 백천 생을 지내어, 대귀왕이 되어 생사(生死) 중의 중생을 옹호하나니, 이 대사(大士)는 자비(慈悲)의 원(願)으로 대귀왕의 몸을 나타냈을 뿐이지, 실은 귀(鬼)가 아니라, 이 후(後)에 일백칠십(一百七十) 겁을 지나 부처가 되어 호(號)가 무상여래(無相如來)이고, 겁(劫)의 이름은 안락(安樂)이고, 세계 이름은 정주(淨主)이니라. 그 부처 목숨은 가히 겁(劫)을 헤아리지 못하리라. 지장보살아, 이 대귀왕의 일이 이 같아서 불가사의(不可思議)며 제도(濟度)한 천인(天人)도 또 그지없으리라.”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원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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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급ᄭᅴ:중세국어의 ‘그ᄢᅴ’의 ‘ㅂ’을 앞 음절 받침으로 표기한 것이다.
주002)
부텨:부처께서. 『월인석보』(21하:128ㄴ)에는 주격의 ‘부톄’로 적혀 있다. 이 책에는 이런 경우 대개 ‘부텨’로만 적혔다.
주003)
아:주관하는. ‘ᄀᆞᄋᆞᆷ알다’에는 ‘거느리다(領)’란 뜻도 있다. ᄋᆞᆷ알-[主管]+ᄂᆞ+ㄴ. ᄀᆞᅀᆞᆷ알다〉ᄀᆞᄋᆞᆷ알다. ‘이 대귀왕 목숨 ᄀᆞᄋᆞᆷ아ᄂᆞᆫ 니ᄂᆞᆫ’은 지시 대상이 동일한 ‘이 대귀왕’과 ‘목숨 ᄀᆞᄋᆞᆷ아ᄂᆞᆫ 니’가 다른 요소의 개입이 없이 연결된 것이다. 원문은 ‘是大鬼王 主壽命者’(벽송암판 중22ㄴ-23ㄱ)이다. 『월인석보』(21하:128ㄴ)에도 ‘이 大鬼王 목숨 ᄀᆞᅀᆞᆷ아ᄂᆞ니ᄂᆞᆫ’으로 나타난다. ‘이 大鬼王ᄋᆞᆫ 목숨 ᄀᆞᅀᆞᆷ아ᄂᆞ니어ᄂᆞᆯ’ 정도의 언해가 더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주004)
니ᄂᆞᆫ:이는. ‘이’의 ‘ㅇ’을 ‘ㄴ’으로 표기한 것으로 단순하게 볼 수도 있는데, 앞 항에서 본 바와 같이 『월인석보』(21하:128ㄴ)에 ‘ᄀᆞᅀᆞᆷ아ᄂᆞ니ᄂᆞᆫ’으로 적혀 있음을 고려하면, ‘ᄀᆞᄋᆞᆷ아ᄂᆞᆫ 니ᄂᆞᆫ’이 ‘ᄀᆞᅀᆞᆷ아ᄂᆞ니ᄂᆞᆫ’의 중철일 수도 있다. 바로 아래의 ‘옹호ᄒᆞᆫᄂᆞᆫ니(=옹호ᄒᆞᄂᆞ니)’도 그럴 가능성을 지지해 준다.
주005)
ᄒᆞ마:이미[已]. ‘ᄒᆞ마’는 ‘장차’를 뜻하기도 하였다. 이 책에도 예가 많다.
주006)
옹호니:옹호(擁護)하나니. ‘ᄒᆞᄂᆞᆫ니’는 ‘ᄒᆞᄂᆞ니’의 중철이다.
주007)
대:대사(大士)가. 대ᄉᆞ+ㅣ(주격 조사).
주008)
원:원(願). 서원(誓願).
주009)
현미언뎡:현(現)함일 뿐이지. 나타냄일 뿐이지. 현(現)+ᄒᆞ-+ㅁ(명사형 어미)+거(확정법 선어말 어미)+ㄴ뎡. ‘-ㄴ뎡’은 ‘뿐이지(만), 뿐일지언정’ 정도의 의미를 가진 어미이다. 『월인석보』(21하:129ㄱ)에는 ‘現ᄒᆞ디ᄫᅵ’로 적혀 있다. ‘-디’는 선행 종속절을 강하게 긍정하고, 후행절을 부정하는 의미로 쓰였다. ‘-디’는 현대국어에서 종결어미 ‘-지’로 발달하였다. 이와 달리 현대 국어의 보조적 연결어미 ‘-지’는 ‘-디’가 발달한 것이다.
주010)
안니라:‘아니라’의 중철이다. ‘아니’에 붙은 ‘-라’는 종결 어미가 아니고 연결 어미 ‘-아’의 이형태이다. ‘아니’에 ‘-아’가 오지 않고, ‘-라’가 쓰이는 것은 ‘아니’의 기원적 구조가 ‘아니(명사)+이(서술격 조사 어간)’인 사실과 관련이 있다. 문제는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에서 ‘-아’가 ‘-라’로 교체되는 이유인데, ‘이-’의 기원이 ‘일-’이었을 것이라는 가설이 신빙성이 있다.
주011)
되야:되어. ᄃᆞ외야〉되야.
주012)
회:호(號)가. 호(號)+ㅣ(주격 조사).
주013)
무상여ᄅᆡ오:무상여래(無相如來)이고. 무상여ᄅᆡ+Ø(서술격 조사 어간)+고(연결 어미).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에서 ‘ㄱ’이 약화된 것을 ‘ㅇ’으로 표기한 것이다. ‘무상(無相)’은 모든 집착을 떠난 경지이다. ‘여래(如來)’는 산스크리트어 ‘tathāgata’를 번역한 것이다. 석가모니를 부르는 열 가지 호칭 중 하나인데, ‘완전한 인격을 갖춘 사람’이란 뜻이다. 본래 의미는 ‘진리에 따라 그와 같이 온 이’라는 뜻이다. 원어를 tathā-āgata로 해석하여 ‘여래’가 되지만, tathā-gata로 해석하면 ‘여거(如去)’가 된다.
주014)
졍쥬니라:정주(淨住)이니라. 졍쥬+ㅣ(서술격 조사 어간)+니+라. ‘ㅣ’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중세국어 표기법과 크게 다른 점이다. 『월인석보』(21하:129ㄱ-ㄴ)에는 ‘淨住ㅣ리라’로 적혀 있다. ‘-리-’가 ‘-니-’로 바뀐 것이다. ‘정주(淨住)’는 ‘포살(布薩)’을 번역한 말이다. ‘포살(布薩)’은 산스크리트어 ‘poṣadha(포샤다)’의 음역이다. 번역하여 ‘정주(淨住), 선숙(善宿), 장양(長養), 장주(長住), 설계(說戒), 재(齋)’ 등이라 부른다. 다음 세 가지 뜻으로 쓰이고 있다. ①안거가 끝나는 때, 스님들이 한데 모여서 안거 동안의 생활을 반성하고 각자 자신의 죄과를 고백한 뒤 참회하는 것. ②비구들이 보름마다 한데 모여서 계경(戒經)을 독송하고 각자 그 동안의 죄과를 참회하는 것. ③재가 신자들이 6재일(齋日)에 8계(戒)를 받고 선법(善法)을 닦는 것.
주015)
가이:가(可)히. ‘가히’의 잘못이다. 약사전판(중27ㄴ)에는 ‘가히’로 적혀 있다.
주016)
가이 겁을 혜디 몯리라:가히 겁(劫)을 헤아리지 못하리라. 『월인석보』(21하:129ㄴ)에는 ‘몯 혜ᇙ 劫이라’로 적혀 있다. 원문은 ‘(其佛壽命) 不可計劫’(벽송암판 중23ㄱ)이다. 두 번역의 차이가 크다. 이 책에서는 ‘劫’을 ‘計’의 목적어로 보았고, 『월인석보』(21하:129)에서는 ‘不可計’를 ‘劫’의 관형어로 보았다.
주017)
ᄐᆞ야:같아. 약사전판(중27ㄴ)에는 ‘ᄀᆞᆺᄅᆞ야’로 적혀 있다.
주018)
블가의:불가사의(不可思議). 마음으로 헤아려 생각할 수 없음. 언어로써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심오한 이치나 희귀한 경지를 가리키는 수식어로 쓰인다.
주019)
졔도:제도(濟度). ‘度’는 ‘渡’와 같다. ①생사의 고통에서 벗어남. ②생사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도와 줌. 여기서는 ②의 뜻으로 쓰였다.
주020)
텬인:천인(天人). 천상계와 인간계의 유정(有情). 신들과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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