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지장경언해 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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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 여래찬탄품 010


 보광아 미셰의 남 녀인이 올애주001)
올애:
오래. 오랫동안. 중세국어에 ‘오래’로 나타난다.
상팀의주002)
상팀의:
상침(牀枕)에. ‘상침(牀枕)’은 ‘병상(病床)’을 뜻한다. ‘의’는 중세국어에서는 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였다.
이셔주003)
이셔:
있어. 이시-[有]+어(연결 어미). ‘상팀의 이셔’가 『월인석보』(21상:91ㄱ)에는 ‘病ᄒᆞ야 이셔’로 되어 있다. 원문이 ‘久患牀枕’(벽송암판 중7ㄴ)이니, 두 책은 ‘患’과 ‘牀枕’ 중 서로 다른 하나를 선택하여 번역한 셈이다. 아울러 이 대목은 이 책이 『월인석보』를 그대로 옮기지는 않았음을 보여 준다.
주004)
이셔:
있어서. 이시-[有]+어.
살고져 며 죽고져

지장경언해 중:9ㄴ

호되주005)
호되:
하되. ᄒᆞ-+오ᄃᆡ.
내주006)
내:
끝내. ‘영원히’를 뜻하기도 하고 ‘마침내’를 뜻하기도 한다. ᄆᆞᆾ-[終]+ᄋᆞᆷ(명사 파생 접미사)+내(접미사). ‘-ᄋᆞᆷ’은 명사형 어미가 아니다. 중세국어 시기에 명사형 어미라면 ‘-오/우-’가 결합한 ‘-옴/움’으로 나타나는데, ‘ᄆᆞᄎᆞᆷ내’는 중세국어에서도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해서’를 뜻하는 부사 ‘내’가 중세국어에도 있었다. 그렇다면 ‘ᄆᆞᄎᆞᆷ내’는 합성어인 셈이다. ¶부텨 샤 大德 世尊하 像法 轉 時節에 믈읫 衆生이 種種 분벼릐 보채요미 외야 長常 病야 시드러 음담 몯고 모기며 입시우리 내 라 주 相이 一定야 어버며 아미며 버디며 아로리며 두루 에야셔 울어든 제 모미 누 자히셔 보〈석보상절 9:29ㄴ-30ㄱ〉.
가히 득디주007)
득디:
득(得)디. 얻지. ‘득ᄒᆞ디’에서 ‘ᄒᆞ’가 탈락한 것이다.
몯야 주008)
혹:
혹(或)은. ‘이런 경우도 있음’을 뜻하는 부사이다. ‘시혹’과 교체적으로 쓰이기도 한다. ‘시혹’은 ‘혹은, 때때로’의 뜻을 지닌다. 한자어(時或)이지만 ‘녜(常例)’처럼 대개 훈민정음으로 적혔는데, 이것은 당시에 이 어휘가 한자어라는 인식이 엷었기 때문일 것이다.
밤의주009)
밤의:
밤꿈에. ‘夜夢’(벽송암판 중7ㄴ)의 번역이다. ‘밤ᄭᅮᆷ’이 합성어인지 구(句)인지를 판단하기 어렵다. ‘밤’과 ‘ᄭᅮᆷ’이 결합한 구(句)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현대국어 ‘밤잠, 낮잠’이 합성어인 사실을 고려하여, ‘밤ᄭᅮᆷ’을 합성어로 간주한다.
모딘 주010)
귀:
귀(鬼).
와 제 집 어버이주011)
어버이:
어버이. 양친(兩親). 어버ᅀᅵ〉어버이. ‘家親’(벽송암판 중7ㄴ)을 ‘제 집 어버이’로 번역하였다. 『월인석보』(21상:90ㄱ)에서는 ‘제 집 아ᅀᆞᄆᆞᆯ’로 번역하였다. ‘아ᅀᆞᆷ’은 ‘친척’이다. 이 책이 『월인석보』를 그대로 따르지 않은 예이다.
를 보거나 혹 험 길의 노닐거나 혹 염주012)
염:
염매(魘魅). 사람을 가위눌리게 하는 귀신. ¶厭魅 오누르 鬼神이니 鳩槃茶ㅣ라〈월인석보 9:35 상ㄱ-ㄴ〉. ‘魅’는 ‘도깨비’를 뜻하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산도깨비를 ‘이매(魑魅)’라 하고, 물도깨비를 ‘망량(魍魎)’이라 하는 일이 있다. 또 산도깨비를 ‘이(魑)’, 집도깨비를 ‘매(魅)’, 나무와 돌의 정령을 ‘망량(魍魎)’이라 하기도 한다.
만야주013)
만야:
많아서. 만ᄒᆞ-[多]+어/아/야. 어간이 ‘많-’이라면 어미 ‘-아’와 결합하여 ‘만하’로 실현된다. 중세국어 시기에 ‘많다’와 ‘만ᄒᆞ다’가 공존하였다.
귀신과 ᄒᆞᆫ주014)
:
함께. 어원적으로는 ‘[一]+[장소]+Ø(부사격조사)’의 구조이다. 현대국어에서도 ‘한 곳’을 뜻하는 ‘한데’가 쓰이는데, 근대국어 문헌에서도 ‘한 곳에서’를 뜻하는 ‘ 셔’가 보인다. ¶每日에 漢ㅅ 學生들과  셔 화 닉여시매[每日同漢學生們 一處學習來]〈노걸대언해 중간본 상5ㄴ〉. ‘ᄒᆞᆫᄭᅴ’도 같은 뜻을 나타내는데, 이 책에 예가 많이 나타난다.
노니러주015)
노니러:
노닐어. 노닐-[遊]+어. 중세국어 문헌에서는 어간 ‘노닐-’이 확인되지 않는다. ‘노니-’만이 확인된다.
날과주016)
날과:
날[日]과. 여기의 ‘날’은 시간의 ‘날’이다. 중세국어에서는 ‘ㄹ’ 뒤에서 ‘ㄱ’이 약화한 ‘날와’로 표기되던 것이다. ‘ㅇ’은 유성 성문 마찰음 [ɦ]을 표기한 것이다.
과주017)
과:
달[月]과. 여기의 ‘달’은 시간의 ‘달’이다. 중세국어에서는 ‘ㄹ’ 뒤에서 ‘ㄱ’이 약화한 ‘ᄃᆞᆯ와’로 표기되던 것이다.
주018)
:
해[歲]가. 여기의 ‘ᄒᆡ’는 시간의 ‘해[歲]’이다. ᄒᆡ[歲]+Ø(주격 조사). ‘날와 달와 ᄒᆡ’가 『월인석보』(21상:91ㄴ)에는 ‘날 ᄃᆞᆯ ᄒᆡ’로 적혀 있다. 이를 합성어로 보기는 어렵다. 중세국어의 ‘나ᄃᆞᆯ’은 ‘날’과 ‘ᄃᆞᆯ’이 결합한 합성어이다. ‘해와 달’ 또는 ‘세월’을 뜻하는 낱말이다.
깁퍼 더옥주019)
더옥:
더욱. 중세국어 문헌에 ‘더욱’으로 나타난다. 근대국어 시기부터 ‘더욱’과 ‘더옥’이 긴 세월 동안 공존하였다.
시들어 주020)
:
잠.
온주021)
온:
가운데. 구(句)를 이루는 ‘ᄌᆞᆷ’과 ‘가온ᄃᆡ’ 사이에 ‘ㅅ’이 개입한 것이다.
울러주022)
울러:
울어. ‘우러’의 중철이다.
셜워주023)
셜워:
서러워. 고통스러워. 셟-[苦]+어. ‘ㅂ’ 불규칙 활용. 중세국어와 근대국어의 ‘셟다’는 ‘서럽다’란 뜻 외에 ‘고통스럽다’란 뜻도 지닌다. 이 부분의 원문은 ‘慘悽’(벽송암판 중7ㄴ)이다.
일향의주024)
일향의:
일향(一向)에. ‘의’는 부사격 조사이다. 한결같이. 오로지. ‘일향(一向)’은 20세기 중반까지 편지의 서두에서 아주 흔히 쓰였다. ‘일향’과 같은 뜻으로 ‘일직(一直)’도 쓰였다. ¶기체후(氣體候) 일향(一向) 만강(萬康)하옵시고.
주025)
낙:
낙(樂).
업스니주026)
업스니ᄂᆞᆫ:
없는 이는. 없-[無]+은(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ᄂᆞᆫ(보조사). ‘이’는 ‘사람’을 가리킨다.
주027)
셜워 일향의 낙 업스니ᄂᆞᆫ:
원문은 ‘慘悽不樂者(=비참하게 지내면서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은)’이다. 『월인석보』(21상:91ㄴ)에는 ‘셜ᄫᅥ 즐기디 몯ᄒᆞᇙ 사ᄅᆞᄆᆞᆫ’으로 언해되어 있다. 이 책에는 원문에도 없고 『월인석보』에도 없는 ‘일향의’가 들어 있다. 그리고 ‘不樂者’를 ‘즐기디 몯ᄒᆞᆯ’이 아니라 ‘낙 업스니ᄂᆞᆫ’으로 번역하였다. 후반부로 갈수록 『월인석보』와는 다른 모습이 많이 나타난다.
이 다 업도을주028)
업도을:
업도(業道)를. ‘업도’는 고락(苦樂)의 과보를 받게 하는 선악의 업이다. 신·구·의(身口意) 3업으로 나눈다.
의논호매주029)
의논호매:
따져서 결정함에. ‘의논’의 원문은 ‘論對’이다. 죄의 경중을 따져서 처벌을 결정함을 뜻한다.
경즁을주030)
경즁을:
경중(輕重)을.
일뎡티주031)
일뎡티:
일정(一定)치. ‘일뎡(一定)’은 ‘확정. 결정’을 뜻한다. 중세국어나 근대국어의 한자어 ‘一定ᄒᆞ다, 일뎡ᄒᆞ다’는 대개 ‘정하다, 결정하다’를 뜻하는 타동사로 쓰였고, 드물게 ‘고르다, 균일하다’를 뜻하는 형용사로 쓰이기도 했다. ‘一定야’에는 동사의 활용형도 있고, 부사로 굳어져서 ‘반드시, 꼭, 마치’의 뜻을 나타내는 것도 있다. 아래 예문은 후자의 경우이다. ¶一定야 녯 사 迷失홈과 리로다[定似昔人迷]〈두시언해 초간본 7:13ㄱ〉.
몯야 주032)
혹:
혹은. 원문은 ‘或’이다. ‘이런 경우도 있음’을 뜻하는 부사이다. 『월인석보』(21상:91ㄴ)에서는 ‘시혹’으로 번역하였다. ‘시혹’은 ‘혹은, 때때로’의 뜻을 지닌다. 한자어(時或)이지만 ‘녜(常例)’처럼 대개 훈민정음으로 적혔는데, 이것은 당시에 이 어휘가 한자어라는 인식이 엷었기 때문일 것이다.
목숨 림주033)
목숨 림:
목숨을 버리는 주체는 병자(病者)이다. ᄇᆞ리-[捨]+ㅁ(명사형 어미).
어려오며주034)
어려오며:
어려우며. ‘어려ᄫᅳ며’가 일반적으로는 ‘어려우며’로 발달하였는데, 이 책에서는 ‘우’가 ‘오’로 적히는 예가 아주 많다.
됴티주035)
됴티:
(병이) 낫지. 치유되지. 둏-[癒]+디. ‘둏-’은 형용사로서 [好]를 뜻하기도 하고 자동사로서 [治癒]를 뜻하기도 한다.
몬야주036)
몬야:
못하여. ‘몯’의 오각으로 보인다. 바로 다음 행에 ‘몯’이 나온다. 현대 경상도 방언에서는 ‘못(不能)’을 ‘몬’이라 하지만, 여기의 ‘몬’은 그와 무관해 보인다.
남녀 쇽안의주037)
쇽안의:
속안(俗眼)의. 속된 안목으로는. 주격 조사 ‘이’를 쓰지 않은 것은 ‘俗眼’이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주어는 생략되어 있다. 『월인석보』(21상:91ㄴ)에도 ‘俗眼ᄋᆡ’로 적혀 있다.
이 일을 디주038)
디:
분별하지. 판단하지. ‘ᄀᆞᆯᄒᆡ다’는 ‘분별하다, 판단하다’를 뜻하기도 하고 ‘구별하다’를 뜻하기도 한다.
몯니 오직 졔불보살 샹 압페 야 된 소뢰주039)
된소뢰:
큰 소리. ‘소리’를 뜻하는 낱말은 훈민정음 초기 문헌에서 대개 ‘소리’가 쓰였는데, 대략 16세기 문헌에서부터 ‘소ᄅᆡ’가 널리 쓰였고, ‘소릐’도 많이 보인다. 여기의 ‘소뢰’는 ‘소ᄅᆡ’의 ‘ㆍ’가 ‘ㅗ’로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
로 이 경을  번 니르거나주040)
니르거나:
읽거나. ‘읽다’를 뜻하는 중세국어 어휘는 ‘닑다’이다. 이 책에는 ‘니르거나(중9ㄴ), 닐으면(중10ㄴ), 니ᄅᆞ거나(중11ㄴ), 닐으며(중24ㄱ, 하7ㄱ), 닐으고져(하14ㄴ), 닐너(하15ㄱ)’ 등 예가 많다. ‘닑다’가 ‘니르다’로 발달하기는 어렵다. 근대국어 이전 시기에 방언 ‘니르다’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현대에도 일부 방언에서 ‘책 이른다(=책 읽는다)’가 쓰이고 있다.
혹 병인의 랑

지장경언해 중:10ㄱ


주041)
랑ᄒᆞᄂᆞᆫ:
아끼는. 원문은 ‘愛’(벽송암판 중8ㄴ)이다.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또 보광아, 미래세에 남자와 여인이 오랫동안 상침
(牀枕, 병상)
에 〈누워〉 있어서 살고자 하며 죽고자 하되 끝내 가히 얻지 못하여, 혹은 밤꿈 속에서 악한 귀(鬼)와 제 집의 〈고인이 된〉 어버이를 보거나, 혹 험한 길에서 노닐거나 혹 염매(魘魅)가 많아서, 귀신과 함께 노닐어 날과 달과 해가 깊어, 더욱 시들어 잠 가운데에서 울어 서러워하여 한결같이 낙(樂)이 없는 이는 이들은 다 업도(業道)를 따짐에서 경중(輕重)을 결정하지 못하여, 혹은 목숨을 버리기도 어려우며 혹은 〈병이〉 낫지도 못하여, 〈보통〉 남녀의 속안(俗眼)으로는 이 일을 판단하지 못하나니, 오직 제불보살 상(像) 앞에 마주하여 큰 소리로 이 경전을 한 번 읽거나, 혹 병자의 사랑하는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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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올애:오래. 오랫동안. 중세국어에 ‘오래’로 나타난다.
주002)
상팀의:상침(牀枕)에. ‘상침(牀枕)’은 ‘병상(病床)’을 뜻한다. ‘의’는 중세국어에서는 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였다.
주003)
이셔:있어. 이시-[有]+어(연결 어미). ‘상팀의 이셔’가 『월인석보』(21상:91ㄱ)에는 ‘病ᄒᆞ야 이셔’로 되어 있다. 원문이 ‘久患牀枕’(벽송암판 중7ㄴ)이니, 두 책은 ‘患’과 ‘牀枕’ 중 서로 다른 하나를 선택하여 번역한 셈이다. 아울러 이 대목은 이 책이 『월인석보』를 그대로 옮기지는 않았음을 보여 준다.
주004)
이셔:있어서. 이시-[有]+어.
주005)
호되:하되. ᄒᆞ-+오ᄃᆡ.
주006)
내:끝내. ‘영원히’를 뜻하기도 하고 ‘마침내’를 뜻하기도 한다. ᄆᆞᆾ-[終]+ᄋᆞᆷ(명사 파생 접미사)+내(접미사). ‘-ᄋᆞᆷ’은 명사형 어미가 아니다. 중세국어 시기에 명사형 어미라면 ‘-오/우-’가 결합한 ‘-옴/움’으로 나타나는데, ‘ᄆᆞᄎᆞᆷ내’는 중세국어에서도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해서’를 뜻하는 부사 ‘내’가 중세국어에도 있었다. 그렇다면 ‘ᄆᆞᄎᆞᆷ내’는 합성어인 셈이다. ¶부텨 샤 大德 世尊하 像法 轉 時節에 믈읫 衆生이 種種 분벼릐 보채요미 외야 長常 病야 시드러 음담 몯고 모기며 입시우리 내 라 주 相이 一定야 어버며 아미며 버디며 아로리며 두루 에야셔 울어든 제 모미 누 자히셔 보〈석보상절 9:29ㄴ-30ㄱ〉.
주007)
득디:득(得)디. 얻지. ‘득ᄒᆞ디’에서 ‘ᄒᆞ’가 탈락한 것이다.
주008)
혹:혹(或)은. ‘이런 경우도 있음’을 뜻하는 부사이다. ‘시혹’과 교체적으로 쓰이기도 한다. ‘시혹’은 ‘혹은, 때때로’의 뜻을 지닌다. 한자어(時或)이지만 ‘녜(常例)’처럼 대개 훈민정음으로 적혔는데, 이것은 당시에 이 어휘가 한자어라는 인식이 엷었기 때문일 것이다.
주009)
밤의:밤꿈에. ‘夜夢’(벽송암판 중7ㄴ)의 번역이다. ‘밤ᄭᅮᆷ’이 합성어인지 구(句)인지를 판단하기 어렵다. ‘밤’과 ‘ᄭᅮᆷ’이 결합한 구(句)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현대국어 ‘밤잠, 낮잠’이 합성어인 사실을 고려하여, ‘밤ᄭᅮᆷ’을 합성어로 간주한다.
주010)
귀:귀(鬼).
주011)
어버이:어버이. 양친(兩親). 어버ᅀᅵ〉어버이. ‘家親’(벽송암판 중7ㄴ)을 ‘제 집 어버이’로 번역하였다. 『월인석보』(21상:90ㄱ)에서는 ‘제 집 아ᅀᆞᄆᆞᆯ’로 번역하였다. ‘아ᅀᆞᆷ’은 ‘친척’이다. 이 책이 『월인석보』를 그대로 따르지 않은 예이다.
주012)
염:염매(魘魅). 사람을 가위눌리게 하는 귀신. ¶厭魅 오누르 鬼神이니 鳩槃茶ㅣ라〈월인석보 9:35 상ㄱ-ㄴ〉. ‘魅’는 ‘도깨비’를 뜻하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산도깨비를 ‘이매(魑魅)’라 하고, 물도깨비를 ‘망량(魍魎)’이라 하는 일이 있다. 또 산도깨비를 ‘이(魑)’, 집도깨비를 ‘매(魅)’, 나무와 돌의 정령을 ‘망량(魍魎)’이라 하기도 한다.
주013)
만야:많아서. 만ᄒᆞ-[多]+어/아/야. 어간이 ‘많-’이라면 어미 ‘-아’와 결합하여 ‘만하’로 실현된다. 중세국어 시기에 ‘많다’와 ‘만ᄒᆞ다’가 공존하였다.
주014)
:함께. 어원적으로는 ‘[一]+[장소]+Ø(부사격조사)’의 구조이다. 현대국어에서도 ‘한 곳’을 뜻하는 ‘한데’가 쓰이는데, 근대국어 문헌에서도 ‘한 곳에서’를 뜻하는 ‘ 셔’가 보인다. ¶每日에 漢ㅅ 學生들과  셔 화 닉여시매[每日同漢學生們 一處學習來]〈노걸대언해 중간본 상5ㄴ〉. ‘ᄒᆞᆫᄭᅴ’도 같은 뜻을 나타내는데, 이 책에 예가 많이 나타난다.
주015)
노니러:노닐어. 노닐-[遊]+어. 중세국어 문헌에서는 어간 ‘노닐-’이 확인되지 않는다. ‘노니-’만이 확인된다.
주016)
날과:날[日]과. 여기의 ‘날’은 시간의 ‘날’이다. 중세국어에서는 ‘ㄹ’ 뒤에서 ‘ㄱ’이 약화한 ‘날와’로 표기되던 것이다. ‘ㅇ’은 유성 성문 마찰음 [ɦ]을 표기한 것이다.
주017)
과:달[月]과. 여기의 ‘달’은 시간의 ‘달’이다. 중세국어에서는 ‘ㄹ’ 뒤에서 ‘ㄱ’이 약화한 ‘ᄃᆞᆯ와’로 표기되던 것이다.
주018)
:해[歲]가. 여기의 ‘ᄒᆡ’는 시간의 ‘해[歲]’이다. ᄒᆡ[歲]+Ø(주격 조사). ‘날와 달와 ᄒᆡ’가 『월인석보』(21상:91ㄴ)에는 ‘날 ᄃᆞᆯ ᄒᆡ’로 적혀 있다. 이를 합성어로 보기는 어렵다. 중세국어의 ‘나ᄃᆞᆯ’은 ‘날’과 ‘ᄃᆞᆯ’이 결합한 합성어이다. ‘해와 달’ 또는 ‘세월’을 뜻하는 낱말이다.
주019)
더옥:더욱. 중세국어 문헌에 ‘더욱’으로 나타난다. 근대국어 시기부터 ‘더욱’과 ‘더옥’이 긴 세월 동안 공존하였다.
주020)
:잠.
주021)
온:가운데. 구(句)를 이루는 ‘ᄌᆞᆷ’과 ‘가온ᄃᆡ’ 사이에 ‘ㅅ’이 개입한 것이다.
주022)
울러:울어. ‘우러’의 중철이다.
주023)
셜워:서러워. 고통스러워. 셟-[苦]+어. ‘ㅂ’ 불규칙 활용. 중세국어와 근대국어의 ‘셟다’는 ‘서럽다’란 뜻 외에 ‘고통스럽다’란 뜻도 지닌다. 이 부분의 원문은 ‘慘悽’(벽송암판 중7ㄴ)이다.
주024)
일향의:일향(一向)에. ‘의’는 부사격 조사이다. 한결같이. 오로지. ‘일향(一向)’은 20세기 중반까지 편지의 서두에서 아주 흔히 쓰였다. ‘일향’과 같은 뜻으로 ‘일직(一直)’도 쓰였다. ¶기체후(氣體候) 일향(一向) 만강(萬康)하옵시고.
주025)
낙:낙(樂).
주026)
업스니ᄂᆞᆫ:없는 이는. 없-[無]+은(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ᄂᆞᆫ(보조사). ‘이’는 ‘사람’을 가리킨다.
주027)
셜워 일향의 낙 업스니ᄂᆞᆫ:원문은 ‘慘悽不樂者(=비참하게 지내면서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은)’이다. 『월인석보』(21상:91ㄴ)에는 ‘셜ᄫᅥ 즐기디 몯ᄒᆞᇙ 사ᄅᆞᄆᆞᆫ’으로 언해되어 있다. 이 책에는 원문에도 없고 『월인석보』에도 없는 ‘일향의’가 들어 있다. 그리고 ‘不樂者’를 ‘즐기디 몯ᄒᆞᆯ’이 아니라 ‘낙 업스니ᄂᆞᆫ’으로 번역하였다. 후반부로 갈수록 『월인석보』와는 다른 모습이 많이 나타난다.
주028)
업도을:업도(業道)를. ‘업도’는 고락(苦樂)의 과보를 받게 하는 선악의 업이다. 신·구·의(身口意) 3업으로 나눈다.
주029)
의논호매:따져서 결정함에. ‘의논’의 원문은 ‘論對’이다. 죄의 경중을 따져서 처벌을 결정함을 뜻한다.
주030)
경즁을:경중(輕重)을.
주031)
일뎡티:일정(一定)치. ‘일뎡(一定)’은 ‘확정. 결정’을 뜻한다. 중세국어나 근대국어의 한자어 ‘一定ᄒᆞ다, 일뎡ᄒᆞ다’는 대개 ‘정하다, 결정하다’를 뜻하는 타동사로 쓰였고, 드물게 ‘고르다, 균일하다’를 뜻하는 형용사로 쓰이기도 했다. ‘一定야’에는 동사의 활용형도 있고, 부사로 굳어져서 ‘반드시, 꼭, 마치’의 뜻을 나타내는 것도 있다. 아래 예문은 후자의 경우이다. ¶一定야 녯 사 迷失홈과 리로다[定似昔人迷]〈두시언해 초간본 7:13ㄱ〉.
주032)
혹:혹은. 원문은 ‘或’이다. ‘이런 경우도 있음’을 뜻하는 부사이다. 『월인석보』(21상:91ㄴ)에서는 ‘시혹’으로 번역하였다. ‘시혹’은 ‘혹은, 때때로’의 뜻을 지닌다. 한자어(時或)이지만 ‘녜(常例)’처럼 대개 훈민정음으로 적혔는데, 이것은 당시에 이 어휘가 한자어라는 인식이 엷었기 때문일 것이다.
주033)
목숨 림:목숨을 버리는 주체는 병자(病者)이다. ᄇᆞ리-[捨]+ㅁ(명사형 어미).
주034)
어려오며:어려우며. ‘어려ᄫᅳ며’가 일반적으로는 ‘어려우며’로 발달하였는데, 이 책에서는 ‘우’가 ‘오’로 적히는 예가 아주 많다.
주035)
됴티:(병이) 낫지. 치유되지. 둏-[癒]+디. ‘둏-’은 형용사로서 [好]를 뜻하기도 하고 자동사로서 [治癒]를 뜻하기도 한다.
주036)
몬야:못하여. ‘몯’의 오각으로 보인다. 바로 다음 행에 ‘몯’이 나온다. 현대 경상도 방언에서는 ‘못(不能)’을 ‘몬’이라 하지만, 여기의 ‘몬’은 그와 무관해 보인다.
주037)
쇽안의:속안(俗眼)의. 속된 안목으로는. 주격 조사 ‘이’를 쓰지 않은 것은 ‘俗眼’이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주어는 생략되어 있다. 『월인석보』(21상:91ㄴ)에도 ‘俗眼ᄋᆡ’로 적혀 있다.
주038)
디:분별하지. 판단하지. ‘ᄀᆞᆯᄒᆡ다’는 ‘분별하다, 판단하다’를 뜻하기도 하고 ‘구별하다’를 뜻하기도 한다.
주039)
된소뢰:큰 소리. ‘소리’를 뜻하는 낱말은 훈민정음 초기 문헌에서 대개 ‘소리’가 쓰였는데, 대략 16세기 문헌에서부터 ‘소ᄅᆡ’가 널리 쓰였고, ‘소릐’도 많이 보인다. 여기의 ‘소뢰’는 ‘소ᄅᆡ’의 ‘ㆍ’가 ‘ㅗ’로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
주040)
니르거나:읽거나. ‘읽다’를 뜻하는 중세국어 어휘는 ‘닑다’이다. 이 책에는 ‘니르거나(중9ㄴ), 닐으면(중10ㄴ), 니ᄅᆞ거나(중11ㄴ), 닐으며(중24ㄱ, 하7ㄱ), 닐으고져(하14ㄴ), 닐너(하15ㄱ)’ 등 예가 많다. ‘닑다’가 ‘니르다’로 발달하기는 어렵다. 근대국어 이전 시기에 방언 ‘니르다’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현대에도 일부 방언에서 ‘책 이른다(=책 읽는다)’가 쓰이고 있다.
주041)
랑ᄒᆞᄂᆞᆫ:아끼는. 원문은 ‘愛’(벽송암판 중8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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