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지장경언해 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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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8 염라왕중찬탄품(閻羅王衆讚嘆品)
  • 제8 염라왕중찬탄품 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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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 염라왕중찬탄품 003


오날주001)
오날:
오늘. 현대국어의 ‘오늘날’은 시간 폭이 상당히 긴데, 중세국어와 근대국어의 ‘오ᄂᆞᆯ날’은 ‘오늘(今日)’을 가리킬 때가 많다.
졔귀왕과로주002)
졔귀왕과로:
제귀왕(諸鬼王)과 더불어.
부텨 위신주003)
위신:
위신력(威神力). 뛰어난 위덕(威德)으로써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불가사의한 힘.
과 디장보살 마하살 녁을주004)
녁을:
력(力)을. 힘을.
받와사주005)
받와사:
받자옵고서야. 받-[受]+ᄌᆞ오+아(어말 어미)+사. ‘사’는 [의무, 당연]을 뜻하는 보조사 ‘ᅀᅡ’의 발달형이다. ‘-ᄌᆞ오-’는 ‘-ᄌᆞᆸ-’의 발달형이다. 겸양 선어말어미 ‘-//-’은 중세국어에서는 객체(목적어나 부사어로 나타나는 대상)에 대한 주체의 겸양을 표시하다가 근대국어 시기에 청자에 대한 화자의 겸양을 나타내게 되면서 청자 존대 형태소로도 쓰이게 된다.
이 도리 대회에 오며주006)
오며:
왔으며. 『월인석보』(21상:114ㄴ)에는 ‘오ᅀᆞᄫᆞ며’로 적혀 있다. 그런데 대등적 연결 어미 ‘-며’는 부적절해 보인다. 이 대목의 원문은 ‘世尊 我等 今者 與諸鬼王 承佛威神 及 地藏菩薩摩詞薩力 方得詣此忉利大會 亦是我等 獲善利故’이다. 번역하면,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이제 여러 귀왕들과 더불어, 부처님의 위신력과 지장보살 마하살의 신력을 받들고서, 바야흐로 이 도리천궁의 큰 법회에 오게 된 것은 저희들 역시 (지장보살에게서) 좋은 이익을 얻었기 때문입니다.’가 될 것이다. ‘법회에 온 것’이 ‘좋은 이익을 얻음’의 원인이므로, ‘-며’가 쓰일 환경이 아닌 듯하다.
 우리히주007)
 우리히:
우리들 또한.
(월인석보 21상권 끝, 21하 시작) 션니주008)
션니:
선리(善利). 좋은 이익.
엇주009)
엇ᄉᆞᆸᄂᆞᆫ:
얻자옵는. 얻자온. 얻-[得]+ᄉᆞᆸ(겸양 선어말 어미)+ᄂᆞ+ㄴ. ‘ㄷ’이 ‘ㅅ’으로 표기된 것이다. ‘-ᄉᆞᆸ-’으로써 주어인 화자 자신을 낮추고 객체(부사어)인 지장보살을 높인 것이다. 중세국어라면 어간 말음 ‘ㄷ’ 뒤에서는 ‘-ᄉᆞᆸ-’이 아니라 ‘-ᄌᆞᆸ-’이 쓰인다. 『월인석보』(21하:115ㄱ)에는 ‘얻ᄌᆞᄫᅩᆫ’으로 적혀 있다. ‘얻(엇)-’에 ‘-ᄉᆞᆸ-’이 결합한 것을 당시의 규칙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한 가지 문제가 드러난다. ‘얻ᄌᆞᄫᅩᆫ’은 과거 시제인데, ‘엇ᄉᆞᆸᄂᆞᆫ’은 현재 시제인 것이다. 이 책의 실수로 보인다.
젼니주010)
젼ᄎᆡ니:
까닭이니. 젼ᄎᆞ+ㅣ(서술격 조사)+니. ‘까닭’을 뜻하는 낱말에는 ‘젼(詮次)’와 ‘앛’이 있었다. ‘젼’는 17·8세기까지 쓰였다. 『한중록』에 ‘닥’이 등장한다.
내 이제 죠고만주011)
죠고만:
조그마한. 『월인석보』(21하:115ㄱ)에 ‘죠고맛’으로 적혀 있다. ‘죠고맛’이 ‘ㄴ, ㅁ’ 등의 비자음으로 시작되는 명사(예: 몸) 앞에서 ‘죠고만’으로 실현되는데, 이것이 ‘죠고맛〉죠고만’의 변화를 초래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의심 일주012)
의심 일:
의심스러운 일. ‘의심 일’의 원문은 ‘疑事’(벽송암판 중17ㄱ)이다. ‘의심 일이’는 『월인석보』(21하:115ㄱ)에 ‘疑心 이리’로 적혀 있다. 현대국어에 비추어 보면, 어색한 구(句)인데, 합성명사였을 가능성도 있다.
이 이셔 셰존 묻니주013)
묻ᄉᆞᆸᄂᆞᆫ니:
묻자오니. ‘묻ᄉᆞᆸᄂᆞ니’의 중철이다. 묻-[問]+ᄉᆞᆸ+ᄂᆞ+니. 앞의 ‘엇ᄉᆞᆸᄂᆞᆫ’과 같이 여기에서도 ‘ㄷ’ 어간 말음 뒤에 ‘ᄌᆞᆸ-’이 쓰이지 않고 ‘-ᄉᆞᆸ-’이 쓰였는데, 그 당시의 일반적 질서였던 것은 아니다. 『월인석보』(21하:115ㄱ)에는 ‘묻ᄌᆞᆸ노니’로 적혀 있다. ‘-노니’는 ‘ᄂᆞ+오+니’의 구조인데, 이른바 의도법 선어말 어미 ‘-오-’는 화자가 초점인 문장의 종결 형식에서 쓰인다.
원호되 셰존이 비샤주014)
ᄌᆞ비ᄒᆞ샤:
자비(慈悲)하셔서. 이 ‘ᄌᆞ비ᄒᆞ다’는 ‘자비를 행하다’를 뜻하는 동사로 보인다. 형용사로 보기는 어렵다. 만약 형용사라면, 염라천자(閻羅天子)가 세존께 자비로운 성품을 갖추기를 요청하는 문장이 되는데, 그것은 상식에 어긋난다. ‘자비(慈悲)’는 사랑하고(慈) 가엾게 여긴다(悲)는 뜻이다.
주015)
펴:
펼쳐. 펴-[宣]+어.
니르쇼셔 부톄 염나텬려 니르샤 네 장주016)
ᄀᆞ장:
마음껏. 원문은 ‘恣’(벽송암판 중17ㄴ)이다. ‘ᄀᆞ장’은 [극한(極限)]을 뜻하는 명사로도 쓰인다(이 첵, 상 31ㄴ).
무르라 내 너을 위야 닐으리라 그제주017)
그제:
그때에.
염나텬 셰존 우러어주018)
우러어:
우러러. 『월인석보』(21하:115ㄴ)에 ‘울워러’로 적혀 있다. ‘울월어’의 구조는 ‘울월-[仰]+어’이다. ‘우러러’는 ‘우럴-+어’의 구조인 ‘우러러’에서 약화된 ‘ㄹ’이 ‘ㅇ’으로 표기된 것이다.
녜고주019)
녜ᄒᆞᄉᆞᆸ고:
예(禮)하옵고. 절을 올리고. ‘ᄒᆞ-’와 같이 모음으로 끝난 어간 뒤에서는 ‘-ᅀᆞᆸ-’의 발달형인 ‘-ᄋᆞᆸ-’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월인석보』(21하:115ㄴ)에는 ‘저ᅀᆞᆸ고’로 적혀 있다.
디장보살을 도라보며 부텨 로되 셰존하 주020)
내:
내가(제가). 나는(저는). 나[我]+ㅣ(주격 조사). 1인칭 겸칭의 ‘저’는 19세기 후반기에 출현한다.
보니 디장보살이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오늘 여러 귀왕(鬼王)과 더불어, 부처의 위신(威神)과 지장보살 마하살 힘을 받드옵고서야, 이 도리천 법회에 왔으며,(오게 되었나이다.) 또 저희들이(저희들 또한) 선리(善利)를 얻자온 까닭이니, 제가 이제 조그마한 의심되는 일이 있어서 세존께 여쭈옵나니, 원하오되 세존께서 자비하셔서 펼쳐 이르소서.” 부처께서 염라천자더러 이르시되, “너는 마음껏 물으라. 내 너를 위하여 이르리라.” 그때에 염라천자가 세존께 우러러 예를 올리옵고, 지장보살을 돌아보며 부처님께 아뢰되, “세존이시여, 제가 보니, 지장보살이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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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오날:오늘. 현대국어의 ‘오늘날’은 시간 폭이 상당히 긴데, 중세국어와 근대국어의 ‘오ᄂᆞᆯ날’은 ‘오늘(今日)’을 가리킬 때가 많다.
주002)
졔귀왕과로:제귀왕(諸鬼王)과 더불어.
주003)
위신:위신력(威神力). 뛰어난 위덕(威德)으로써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불가사의한 힘.
주004)
녁을:력(力)을. 힘을.
주005)
받와사:받자옵고서야. 받-[受]+ᄌᆞ오+아(어말 어미)+사. ‘사’는 [의무, 당연]을 뜻하는 보조사 ‘ᅀᅡ’의 발달형이다. ‘-ᄌᆞ오-’는 ‘-ᄌᆞᆸ-’의 발달형이다. 겸양 선어말어미 ‘-//-’은 중세국어에서는 객체(목적어나 부사어로 나타나는 대상)에 대한 주체의 겸양을 표시하다가 근대국어 시기에 청자에 대한 화자의 겸양을 나타내게 되면서 청자 존대 형태소로도 쓰이게 된다.
주006)
오며:왔으며. 『월인석보』(21상:114ㄴ)에는 ‘오ᅀᆞᄫᆞ며’로 적혀 있다. 그런데 대등적 연결 어미 ‘-며’는 부적절해 보인다. 이 대목의 원문은 ‘世尊 我等 今者 與諸鬼王 承佛威神 及 地藏菩薩摩詞薩力 方得詣此忉利大會 亦是我等 獲善利故’이다. 번역하면,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이제 여러 귀왕들과 더불어, 부처님의 위신력과 지장보살 마하살의 신력을 받들고서, 바야흐로 이 도리천궁의 큰 법회에 오게 된 것은 저희들 역시 (지장보살에게서) 좋은 이익을 얻었기 때문입니다.’가 될 것이다. ‘법회에 온 것’이 ‘좋은 이익을 얻음’의 원인이므로, ‘-며’가 쓰일 환경이 아닌 듯하다.
주007)
 우리히:우리들 또한.
주008)
션니:선리(善利). 좋은 이익.
주009)
엇ᄉᆞᆸᄂᆞᆫ:얻자옵는. 얻자온. 얻-[得]+ᄉᆞᆸ(겸양 선어말 어미)+ᄂᆞ+ㄴ. ‘ㄷ’이 ‘ㅅ’으로 표기된 것이다. ‘-ᄉᆞᆸ-’으로써 주어인 화자 자신을 낮추고 객체(부사어)인 지장보살을 높인 것이다. 중세국어라면 어간 말음 ‘ㄷ’ 뒤에서는 ‘-ᄉᆞᆸ-’이 아니라 ‘-ᄌᆞᆸ-’이 쓰인다. 『월인석보』(21하:115ㄱ)에는 ‘얻ᄌᆞᄫᅩᆫ’으로 적혀 있다. ‘얻(엇)-’에 ‘-ᄉᆞᆸ-’이 결합한 것을 당시의 규칙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한 가지 문제가 드러난다. ‘얻ᄌᆞᄫᅩᆫ’은 과거 시제인데, ‘엇ᄉᆞᆸᄂᆞᆫ’은 현재 시제인 것이다. 이 책의 실수로 보인다.
주010)
젼ᄎᆡ니:까닭이니. 젼ᄎᆞ+ㅣ(서술격 조사)+니. ‘까닭’을 뜻하는 낱말에는 ‘젼(詮次)’와 ‘앛’이 있었다. ‘젼’는 17·8세기까지 쓰였다. 『한중록』에 ‘닥’이 등장한다.
주011)
죠고만:조그마한. 『월인석보』(21하:115ㄱ)에 ‘죠고맛’으로 적혀 있다. ‘죠고맛’이 ‘ㄴ, ㅁ’ 등의 비자음으로 시작되는 명사(예: 몸) 앞에서 ‘죠고만’으로 실현되는데, 이것이 ‘죠고맛〉죠고만’의 변화를 초래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주012)
의심 일:의심스러운 일. ‘의심 일’의 원문은 ‘疑事’(벽송암판 중17ㄱ)이다. ‘의심 일이’는 『월인석보』(21하:115ㄱ)에 ‘疑心 이리’로 적혀 있다. 현대국어에 비추어 보면, 어색한 구(句)인데, 합성명사였을 가능성도 있다.
주013)
묻ᄉᆞᆸᄂᆞᆫ니:묻자오니. ‘묻ᄉᆞᆸᄂᆞ니’의 중철이다. 묻-[問]+ᄉᆞᆸ+ᄂᆞ+니. 앞의 ‘엇ᄉᆞᆸᄂᆞᆫ’과 같이 여기에서도 ‘ㄷ’ 어간 말음 뒤에 ‘ᄌᆞᆸ-’이 쓰이지 않고 ‘-ᄉᆞᆸ-’이 쓰였는데, 그 당시의 일반적 질서였던 것은 아니다. 『월인석보』(21하:115ㄱ)에는 ‘묻ᄌᆞᆸ노니’로 적혀 있다. ‘-노니’는 ‘ᄂᆞ+오+니’의 구조인데, 이른바 의도법 선어말 어미 ‘-오-’는 화자가 초점인 문장의 종결 형식에서 쓰인다.
주014)
ᄌᆞ비ᄒᆞ샤:자비(慈悲)하셔서. 이 ‘ᄌᆞ비ᄒᆞ다’는 ‘자비를 행하다’를 뜻하는 동사로 보인다. 형용사로 보기는 어렵다. 만약 형용사라면, 염라천자(閻羅天子)가 세존께 자비로운 성품을 갖추기를 요청하는 문장이 되는데, 그것은 상식에 어긋난다. ‘자비(慈悲)’는 사랑하고(慈) 가엾게 여긴다(悲)는 뜻이다.
주015)
펴:펼쳐. 펴-[宣]+어.
주016)
ᄀᆞ장:마음껏. 원문은 ‘恣’(벽송암판 중17ㄴ)이다. ‘ᄀᆞ장’은 [극한(極限)]을 뜻하는 명사로도 쓰인다(이 첵, 상 31ㄴ).
주017)
그제:그때에.
주018)
우러어:우러러. 『월인석보』(21하:115ㄴ)에 ‘울워러’로 적혀 있다. ‘울월어’의 구조는 ‘울월-[仰]+어’이다. ‘우러러’는 ‘우럴-+어’의 구조인 ‘우러러’에서 약화된 ‘ㄹ’이 ‘ㅇ’으로 표기된 것이다.
주019)
녜ᄒᆞᄉᆞᆸ고:예(禮)하옵고. 절을 올리고. ‘ᄒᆞ-’와 같이 모음으로 끝난 어간 뒤에서는 ‘-ᅀᆞᆸ-’의 발달형인 ‘-ᄋᆞᆸ-’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월인석보』(21하:115ㄴ)에는 ‘저ᅀᆞᆸ고’로 적혀 있다.
주020)
내:내가(제가). 나는(저는). 나[我]+ㅣ(주격 조사). 1인칭 겸칭의 ‘저’는 19세기 후반기에 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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