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날주001) 오날:오늘. 현대국어의 ‘오늘날’은 시간 폭이 상당히 긴데, 중세국어와 근대국어의 ‘오ᄂᆞᆯ날’은 ‘오늘(今日)’을 가리킬 때가 많다.
졔귀왕과로주002) 부텨
위신주003) 위신:위신력(威神力). 뛰어난 위덕(威德)으로써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불가사의한 힘.
과 디장보살 마하살
녁을주004) 받와사주005) 받와사:받자옵고서야. 받-[受]+ᄌᆞ오+아(어말 어미)+사. ‘사’는 [의무, 당연]을 뜻하는 보조사 ‘ᅀᅡ’의 발달형이다. ‘-ᄌᆞ오-’는 ‘-ᄌᆞᆸ-’의 발달형이다. 겸양 선어말어미 ‘-//-’은 중세국어에서는 객체(목적어나 부사어로 나타나는 대상)에 대한 주체의 겸양을 표시하다가 근대국어 시기에 청자에 대한 화자의 겸양을 나타내게 되면서 청자 존대 형태소로도 쓰이게 된다.
이 도리 대회에
오며주006) 오며:왔으며. 『월인석보』(21상:114ㄴ)에는 ‘오ᅀᆞᄫᆞ며’로 적혀 있다. 그런데 대등적 연결 어미 ‘-며’는 부적절해 보인다. 이 대목의 원문은 ‘世尊 我等 今者 與諸鬼王 承佛威神 及 地藏菩薩摩詞薩力 方得詣此忉利大會 亦是我等 獲善利故’이다. 번역하면,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이제 여러 귀왕들과 더불어, 부처님의 위신력과 지장보살 마하살의 신력을 받들고서, 바야흐로 이 도리천궁의 큰 법회에 오게 된 것은 저희들 역시 (지장보살에게서) 좋은 이익을 얻었기 때문입니다.’가 될 것이다. ‘법회에 온 것’이 ‘좋은 이익을 얻음’의 원인이므로, ‘-며’가 쓰일 환경이 아닌 듯하다.
우리히주007) (월인석보 21상권 끝, 21하 시작)
션니주008)
엇주009) 엇ᄉᆞᆸᄂᆞᆫ:얻자옵는. 얻자온. 얻-[得]+ᄉᆞᆸ(겸양 선어말 어미)+ᄂᆞ+ㄴ. ‘ㄷ’이 ‘ㅅ’으로 표기된 것이다. ‘-ᄉᆞᆸ-’으로써 주어인 화자 자신을 낮추고 객체(부사어)인 지장보살을 높인 것이다. 중세국어라면 어간 말음 ‘ㄷ’ 뒤에서는 ‘-ᄉᆞᆸ-’이 아니라 ‘-ᄌᆞᆸ-’이 쓰인다. 『월인석보』(21하:115ㄱ)에는 ‘얻ᄌᆞᄫᅩᆫ’으로 적혀 있다. ‘얻(엇)-’에 ‘-ᄉᆞᆸ-’이 결합한 것을 당시의 규칙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한 가지 문제가 드러난다. ‘얻ᄌᆞᄫᅩᆫ’은 과거 시제인데, ‘엇ᄉᆞᆸᄂᆞᆫ’은 현재 시제인 것이다. 이 책의 실수로 보인다.
젼니주010) 젼ᄎᆡ니:까닭이니. 젼ᄎᆞ+ㅣ(서술격 조사)+니. ‘까닭’을 뜻하는 낱말에는 ‘젼(詮次)’와 ‘앛’이 있었다. ‘젼’는 17·8세기까지 쓰였다. 『한중록』에 ‘닥’이 등장한다.
내 이제
죠고만주011) 죠고만:조그마한. 『월인석보』(21하:115ㄱ)에 ‘죠고맛’으로 적혀 있다. ‘죠고맛’이 ‘ㄴ, ㅁ’ 등의 비자음으로 시작되는 명사(예: 몸) 앞에서 ‘죠고만’으로 실현되는데, 이것이 ‘죠고맛〉죠고만’의 변화를 초래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의심 일주012) 의심 일:의심스러운 일. ‘의심 일’의 원문은 ‘疑事’(벽송암판 중17ㄱ)이다. ‘의심 일이’는 『월인석보』(21하:115ㄱ)에 ‘疑心 이리’로 적혀 있다. 현대국어에 비추어 보면, 어색한 구(句)인데, 합성명사였을 가능성도 있다.
이 이셔 셰존
묻니주013) 묻ᄉᆞᆸᄂᆞᆫ니:묻자오니. ‘묻ᄉᆞᆸᄂᆞ니’의 중철이다. 묻-[問]+ᄉᆞᆸ+ᄂᆞ+니. 앞의 ‘엇ᄉᆞᆸᄂᆞᆫ’과 같이 여기에서도 ‘ㄷ’ 어간 말음 뒤에 ‘ᄌᆞᆸ-’이 쓰이지 않고 ‘-ᄉᆞᆸ-’이 쓰였는데, 그 당시의 일반적 질서였던 것은 아니다. 『월인석보』(21하:115ㄱ)에는 ‘묻ᄌᆞᆸ노니’로 적혀 있다. ‘-노니’는 ‘ᄂᆞ+오+니’의 구조인데, 이른바 의도법 선어말 어미 ‘-오-’는 화자가 초점인 문장의 종결 형식에서 쓰인다.
원호되 셰존이
비샤주014) ᄌᆞ비ᄒᆞ샤:자비(慈悲)하셔서. 이 ‘ᄌᆞ비ᄒᆞ다’는 ‘자비를 행하다’를 뜻하는 동사로 보인다. 형용사로 보기는 어렵다. 만약 형용사라면, 염라천자(閻羅天子)가 세존께 자비로운 성품을 갖추기를 요청하는 문장이 되는데, 그것은 상식에 어긋난다. ‘자비(慈悲)’는 사랑하고(慈) 가엾게 여긴다(悲)는 뜻이다.
펴주015) 니르쇼셔 부톄 염나텬려 니르샤 네
장주016) ᄀᆞ장:마음껏. 원문은 ‘恣’(벽송암판 중17ㄴ)이다. ‘ᄀᆞ장’은 [극한(極限)]을 뜻하는 명사로도 쓰인다(이 첵, 상 31ㄴ).
무르라 내 너을 위야 닐으리라
그제주017) 염나텬 셰존
우러어주018) 우러어:우러러. 『월인석보』(21하:115ㄴ)에 ‘울워러’로 적혀 있다. ‘울월어’의 구조는 ‘울월-[仰]+어’이다. ‘우러러’는 ‘우럴-+어’의 구조인 ‘우러러’에서 약화된 ‘ㄹ’이 ‘ㅇ’으로 표기된 것이다.
녜고주019) 녜ᄒᆞᄉᆞᆸ고:예(禮)하옵고. 절을 올리고. ‘ᄒᆞ-’와 같이 모음으로 끝난 어간 뒤에서는 ‘-ᅀᆞᆸ-’의 발달형인 ‘-ᄋᆞᆸ-’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월인석보』(21하:115ㄴ)에는 ‘저ᅀᆞᆸ고’로 적혀 있다.
디장보살을 도라보며 부텨 로되 셰존하
내주020) 내:내가(제가). 나는(저는). 나[我]+ㅣ(주격 조사). 1인칭 겸칭의 ‘저’는 19세기 후반기에 출현한다.
보니 디장보살이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오늘 여러 귀왕(鬼王)과 더불어, 부처의 위신(威神)과 지장보살 마하살 힘을 받드옵고서야, 이 도리천 법회에 왔으며,(오게 되었나이다.) 또 저희들이(저희들 또한) 선리(善利)를 얻자온 까닭이니, 제가 이제 조그마한 의심되는 일이 있어서 세존께 여쭈옵나니, 원하오되 세존께서 자비하셔서 펼쳐 이르소서.” 부처께서 염라천자더러 이르시되, “너는 마음껏 물으라. 내 너를 위하여 이르리라.” 그때에 염라천자가 세존께 우러러 예를 올리옵고, 지장보살을 돌아보며 부처님께 아뢰되, “세존이시여, 제가 보니, 지장보살이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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