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 녀인이
이셔주001) 이셔:있어서. 이시-[有]+어. ‘잇다’ 계열의 낱말에는 ‘잇다, 이시다, 시다’가 있었다. ‘잇-’은 자음어미 앞에서, ‘이시-’는 모음어미 앞에서, ‘시-’는 모음어미 중의 ‘-아/어’와 연결어미 ‘-고/오’와 부사 ‘마니’ 뒤에서 쓰였다. 그리고 동사 ‘두-[置]’ 뒤에서는 ‘잇-’이 ‘-, ㅅ-’으로 교체되었다.
녀인 몸
스리주002) 스리:싫게. 중세국어에서는 대체로 ‘슳다’는 ‘슬퍼하다’를 뜻하는 동사였고, ‘슬ᄒᆞ다’는 ‘싫어하다’를 뜻하는 동사였다. 근대국어 시기의 ‘슳다’는 ‘싫다’를 뜻하는 형용사로도 쓰였다. 여기의 ‘스리’는 ‘슳-[厭]+이(부사 파생 접미사)’의 구조이다.
녀겨주003) 디장보살 그린
샹주004) 과
토셕주005) 과
교칠주006) 과
동텰주007) 등 샹
장주008) 장:정성껏. ‘盡心’(벽송암판 중5ㄴ)의 안 높임. ‘마음껏’의 뜻으로도 쓰인다. +ㅅ(관형격조사)+장. ‘’은 본래 ‘한도’를 뜻하는 명사였지만, 중세국어 시기에 이미 보조사적인 용법을 보인다.
공양주009) 공양:공양(供養). 음식이나 의복, 꽃, 차, 향, 등불 등을 불법승(佛法僧) 3보(寶)와 부모, 스승, 죽은 사람의 영혼 등에게 공급하는 것을 가리킨다. 의미가 확대되어 재물뿐만 아니라, 공경심과 신심, 수행까지도 공양의 대상이 된다. 절에서는 끼니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야 날마다
믈러나디주010) 믈러나디:물러나지. 여기서는 ‘(행위를) 그만두지’의 뜻으로 쓰였다.
안니야
샹녜주011) 샹녜:늘. 항상. 한자어 ‘常例’이다. 중세국어 시기에도 대개 한글로 적혔다. 이 낱말은 ‘늘’을 뜻하는 부사로도 쓰였고 ‘예삿일’을 뜻하는 명사로도 쓰였는데, 전자의 경우에는 대개 한글로 적고, 후자일 경우에는 대개 한자로 적는 경향이 있었다. ¶奇異 常例디 아니 씨라〈월인석보 2:67ㄴ〉. 정음 창제 초기에는 자음동화가 반영된 ‘샤ᇰ녜’로 적혔는데, 후대에는 ‘샹례’로 적히기도 하였다.
화향주012) 음식 의복
증주013) 당번주014) 당번:당번(幢幡). 부처나 보살의 위덕을 표시하는 깃발 모양의 장엄 도구. ‘증번(繒幡)’이라고도 한다.
젼보주015) 등으로 공양면 이
션녜인주016) 션녜인:선여인(善女人). ‘녜인’은 ‘녀인’의 ‘ㅣ’ 역행동화 표기이다.
이
이 보 녀신주017) 이 보 녀신:이 한 번의 과보(果報)로서의 여자의 몸. ‘此一報女身’(벽송암판 중5ㄴ)의 번역이다.
을
ᄆᆞᆮ고주018) ᄇᆡᆨ쳔만
겁의주019) 겁의:겁에. ᄇᆡᆨ쳔만겁+의(부사격 조사). ‘의’는 본래 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였다. 중세국어에서 관형격 조사와 모양이 같은 ‘의/’가 부사격 조사로 쓰이기도 하였다. 대개 신체 지칭어, 방위 지칭어, 시간 지칭어 등 특수 어휘가 ‘애/에/예’ 대신 이러한 부사격 조사를 취한다. 이것이 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인데, 이 책에서는 ‘의’가 그러한 고유 기능을 상실하고, 광범위한 명사 뒤에 쓰였다.
녀인주020) 녀인:이 책에서는 ‘녀인’과 ‘녜인’이 혼용되고 있다.
읻주021) 읻:있는. ‘잇ᄂᆞᆫ’의 ‘ㅅ’을 ‘ㄷ’으로 표기한 것이다. 7종성 표기법에 따른 과잉교정이다.
셰계의 다시 나디 안니리니
믈며주022) 믈며:‘ᄒᆞᄆᆞᆯ며’에서 변화하였다. ‘ㆍ’의 음가가 소멸한 데에 따른 현상이다.
녀신
슈호미녀주023) 슈호미녀:수(受)함이랴? ‘ᄇᆡᆨ쳔만 겁의 녀인 읻 셰계의 다시 나디 안니리니 ᄒᆞ믈며 녀신 슈호미녀’는 ‘백천만 겁에 여인이 있는 세계에 다시 태어나지도 아니할 터인데, 하물며 또 다시 여인의 몸을 받겠느냐?’를 뜻한다.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단정이 내포된 문장이다. ‘슈호미ᄯᆞ녀’의 구조는 ‘슈(受)+ᄒᆞ-+옴(명사형 어미)+이ᄯᆞ녀’이다. ‘-이녀’가 서술부에 쓰이면 평서문이 되고, 서술부 외의 위치에 쓰이면 의문문이 된다. ‘-이녀’가 서술문을 구성하기도 하고 의문문을 구성하기도 하는 것은 ‘-이녀’의 마지막 구성 요소가 감탄의 보조사 ‘여’이기 때문이다. 보조사는 서술문과 의문문의 구별을 결정하지 않는다. ‘-이녀’가 서술문에도 쓰이고 의문문에도 쓰이는 것과 달리, ‘-이’은 언제나 서술문을 구성하며, ‘-이니가’는 언제나 의문문을 구성한다.
원녁주024) 원녁:자원력(慈願力). 자비심에서 우러난 원력(願力). 원문에는 ‘자비원력(慈悲願力)’으로 적혀 있다. ‘자비(慈悲)’는 사랑하고(慈) 가엾게 여긴다(悲)는 뜻이다. ‘자(慈)’에 해당하는 산스크리트어 ‘마이트리(maitrī)’는 진실한 우정을 뜻하며, ‘비(悲)’는 ‘카루나(karuṇā)’로서 동정이나 연민을 뜻한다. 마치 어머니가 외아들을 보살피듯이 중생을 연민하고 애정을 쏟는 것이 바로 ‘자비’의 원뜻이다. 흔히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을 ‘자(慈)’라고 하며, 고통을 없애 주는 것을 ‘비(悲)’라고 한다. 경전에서는 불보살이 중생을 불쌍히 여겨서, 고통을 덜어 주고 안락하게 해 주려는 마음을 통칭하는 말로 쓰인다.
으로
모로매주025) 모로매:꼭. 반드시. 여기서는 ‘꼭 이루어지기를 원함’을 뜻함. ‘모름(不知)에’를 뜻하는 것은 ‘몰로매’이다.
녀신
슈야주026) 즁
도탈니라주027) 도탈ᄒᆞᄂᆞ니라:도탈(度脫)하느니라. 구제하느니라. ‘ᄌᆞ원녁으로 모로매 녀신 슈야 즁 도탈니라’는 잘못 옮긴 것이다. 『월인석보』(21상:86ㄴ)에는 ‘慈願力으로 모로매 女身 受ᄒᆞ야 衆生 度脫ᄒᆞ리는 더니라’로 적혀 있다. ‘자비심에서 우러난 원력(願力)으로 (스스로 원해서) 여인의 몸을 받아 태어나서 중생을 구제할 이는 제외하느니라’란 뜻이다.
이
디장 공양녁주028) 공양녁:공양력(供養力). (지장보살을) 공양한 힘.
과
공덕녁주029) 공덕녁:공덕력(功德力). (지장보살을 공양한) 공덕의 힘.
을 바다 쳔만 겁
지장경언해 중:7ㄴ
의 녀인 몸을
슈티주030) 안니리라주031) 안니리라:아니하리라. ‘안니’는 ‘아니’의 중철이다.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만약 여인이 있어서 여인 몸을 싫게 여겨,
지장보살을 그린 상
(像, 탱화)
과 토석(土石)과 교칠(膠漆)과 동철(銅鐵) 등으로 된 상(像)을 정성껏 공양하여, 날마다 물러나지
(=그만두지)
아니하여, 늘 화향과 음식과 의복과 증채(繒綵)와 당번(幢幡)과 전보(錢寶) 등으로 공양하면 이 선여인이 이 한 과보의 여신(女身)을 마치고, 백천만 겁에 여인이 있는 세계에 다시 나지 아니하리니, 하물며 또 여인의 몸을 받음이랴? 자원력(慈願力)으로 꼭 〈원해서〉 여신(女身)을 받아서, 중생을 도탈(度脫)하느니라
(=도탈하는 경우는 제외되느니라)
. 이
지장의 공양력과 공덕력을 받아서 백천만 겁에 여인의 몸을 받지 아니하리라.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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