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지장경언해 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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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 여래찬탄품 011


거시어나주001)
거시어나:
것이거나. 것+이(서술격 조사 어간)+거나.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에서 ‘ㄱ’이 약화하여 유성성문마찰음 [ɦ]으로 실현된 것을 ‘ㅇ’으로 표기한 것이다.
혹 의복 보패주002)
보패:
보배. ‘보배’는 한자어 ‘寶貝’에서 변한 것이다. 『월인석보』(21상:92ㄱ)에는 ‘寶貝’로 적혀 있다. 15세기에 ‘보ᄇᆡ’로 적히기도 하였다. ‘貝’의 동국정운음은 ‘·뱅’이다(동국정운 5:33ㄱ).
장원주003)
장원:
장원(莊園). 중국에서, 한(漢)나라 이후 근대까지 존속한 궁정·귀족·관료의 사유지. 한나라 때부터 진(晉)·남북조 때까지의 장원은 주로 별장지(別莊地)의 성격이 강하였는데, 당나라 이후로는 경제적 성격을 띠게 되어, 농민에게 경작하게 하고 관리인을 두어 세금을 거두어들였다. 『월인석보』(21상:92ㄱ)의 협주에는 ‘莊ᄋᆞᆫ ᄆᆞᄅᆞ미라’라고 설명되어 있다. 『몽어유해』(상 11ㄱ)에 ‘庄頭 ’이 보인다. ‘莊’이 지주를 대리하여 소작권을 관리하는 ‘마름’을 가리킨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마름’을 이두(吏讀)에서는 ‘舍音(사음)’으로 적었다.
샤주004)
샤:
사택(舍宅). 집. 『월인석보』(21상:92ㄱ)에는 ‘莊園舍宅ᄋᆞᆯ 【莊ᄋᆞᆫ ᄆᆞᄅᆞ미라】’로 적혀 있다. 그런데 ‘莊’에 대한 협주문을 ‘莊園’ 바로 뒤에 두지 않고 ‘舍宅’ 뒤에 두었다. 이것은 ‘莊園舍宅’이 합성어였기 때문인 듯하다.
을 병인 압페주005)
압페:
앞에.
야주006)
야:
대하여. 마주하여. 현대국어에서는 ‘마주하다’의 뜻을 지니는 ‘대하다’가 타동사로서 목적어를 취하는데, 여기의 ‘병인 압페 ᄃᆡᄒᆞ야’는 ‘ᄃᆡᄒᆞ다’가 목적어를 취하지 않고 부사어를 취한 모습을 보여 준다.
된소뢰로 니르되주007)
니르되:
이르되. 말하되. 중세국어의 ‘닐오ᄃᆡ’가 변한 것이다.
우리 주008)
모:
모(某). 아무개.
주009)
압:
갑(甲). 『월인석보』(21상:92ㄱ)의 ‘갑’을 잘못 옮긴 것으로 보인다. ‘갑(甲)’은 여러 사람 중 대표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가리키는 말.
등이주010)
등이:
등(等)이.
이 병인 위야 주011)
경:
경(經). 경전.
주012)
샹:
상(像). 불상.
젼의주013)
젼의:
전(前)에. 앞에.
야주014)
야:
대(對)하여. ‘경 샹 젼의 ᄃᆡᄒᆞ야’는 『월인석보』(21상:92ㄴ)에 ‘經 像 前에 對ᄒᆞ야’로 적혀 있다. ‘ᄃᆡᄒᆞ다(對ᄒᆞ다)’가 목적어를 취하지 않고 부사어 ‘-의’와 직접 결합한 것이다.
이걷을주015)
이걷을:
이것들을. 『월인석보』(21상:92ㄴ)의 ‘이것ᄃᆞᆯᄒᆞᆯ’이 변화한 것이다.
리뇌다커나주016)
리뇌다커나:
버리나이다(희사하나이다)라고 말하거나. ᄇᆞ리-[捨]+ᄂᆞ+오/우(화자 초점 표지)+이(청자 높임 선어말 어미)+다(종미)+ᄒᆞ-+거나.
혹 경 샹을 공양커나주017)
공양커나:
공양(供養)하거나. ‘경 샹’이 부사어가 아니라 목적어로 쓰였다. 『월인석보』(21상:92ㄴ)도 마찬가지이다. 중세국어와 근대국어의 ‘供養ᄒᆞ다’ 구문에서는 공양의 대상이 목적어로 나타나기도 하고 부사어로 나타나기도 한다. 부사어로 쓰일 때에 별도의 목적어가 나타나지 않는다. ¶뎌 藥師瑠璃光如來 供養면〈석보상절 9:33ㄴ〉. 衆僧 供養더니〈월인석보 25:127ㄱ〉.
혹 불보살 형샹을 글거나주018)
글거나:
만들거나. ᄆᆡᇰᄀᆞᆯ어나〉ᄆᆡᆼ글거나.
탑을주019)
탑을:
탑사(塔寺)를.
글거나 혹 유등주020)
유등:
유등(油燈). 기름 등불.
혀거나주021)
혀거나:
켜거나.
샹듀의주022)
샹듀의:
상주(常住)에. ‘샹듀(常住)’는 절의 모든 재산. 『월인석보』(21상:39ㄴ)의 협주에서 ‘常住는 뎘 거시라’라 하였다.
시듀주023)
시듀:
시주(施主). 보시를 행하는 사람, 즉 다른 사람에게 재물을 베푸는 사람을 통칭하는 말이다. 특히 자신의 재물을 바쳐서 법회를 열거나,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리는 사람을 가리킨다. ‘단월(檀越), 다나발저(陀那鉢底)’라고도 한다. 산스크리트어 ‘dānapati(다나파티)’를 번역한 것이다. 『월인석보』(21상:92ㄴ)에는 ‘시듀’가 ‘施’로 나타난다.
거나 이티 세 번 병인주024)
병인:
병인(病人).
의게주025)
의게:
에게. ‘의게’의 기원적 구조는 ‘의(관형격 조사)+긍(의존 명사)+에(부사격 조사)’로 보인다. ‘그ᇰ’은 ‘위치. 방향’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닐러주026)
닐러:
일러. 말하여. 중세국어 시기에는 ‘닐어’였다.
들녀주027)
들녀:
들려. 듣-[聞]+이(사동 접미사)+어.
알게주028)
알게:
알게. 알에〉알게. 중세국어에서는 ‘ㄹ’ 뒤에서 ‘ㄱ’이 약화하여 유성성문마찰음 [ɦ]으로 실현되어, 이를 ‘ㅇ’으로 표기하였지만, 근대국어에서는 ‘ㄱ’이 나타난다.
면
주029)
이ᄀᆞ티 세 번 병인의게 닐러 들려 알게 ᄒᆞ면:
이같이 세 번 병인에게 일러 들려(듣게 하여) 알게 하면. 원문은 ‘如是三白病人 遣令聞知’(벽송암판 중8ㄱ)이다. 『월인석보』(21상:92ㄴ)에는 ‘이ᄀᆞ티 세 번 病人의게 닐어 드러 알에 ᄒᆞ면’으로 되어 있다. 『월인석보』에서는 ‘聞知’ 전체를 묶어서 사동문으로 번역한 것이고, 이 책에서는 ‘聞’과 ‘知’를 분리해 놓고, 각각에 대하여 사동문으로 번역한 것이다.
비록 졔식기주030)
졔식기:
제식(諸識)이. 모든 식이. 식(識)은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의 기관 및 사고력을 통해 대상을 인식하는 주체가 되는 주관, 즉 마음이다.
흗터주031)
흗터:
흩어져. 흩-[散](자동사 어간)+어.
긔운이 다야도 일일 이일 삼일 일의 니르며주032)
니르며:
이르며[至]. 원문은 ‘一日二日三日 乃至七日’이다. 여기의 ‘니르며’는 원문에 없는 말이다.
칠일의 니르러주033)
니르러:
이르러. 니를-[至]+어. [至]를 뜻하는 ‘니르다’와 ‘니를다’가 공존하였다. ‘니를-’에 ‘-어’가 결합한 활용형 ‘니르러’가 현대국어에까지 살아남았다. 그러나 현대국어 어간 ‘이를-’은 ‘-어’ 앞의 환경에서만 화석형으로 존재한다. 다른 어미 앞에서는 ‘이르-’가 쓰이기 때문이다.
오직 된소뢰로 와주034)
와:
아뢰어. ᄉᆞᆲ-[白]+아. 중세국어의 ‘ᄉᆞᆯᄫᅡ’가 ‘ᄉᆞᆯ와’로 발달하였다.

지장경언해 중:10ㄴ

소뢰로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것이거나, 혹은 의복 보배 장원사택(莊園舍宅)을 병인 앞에 대하여 큰 소리로 이르되, 우리 아무개 갑(甲) 등(等)이 이 병인을 위하여 경전(經典)과 불상(佛像) 앞에 마주하여, 이것들을 버리나이다
(=희사하나이다)
라고 말하거나 혹 경전과 불상을 공양하거나, 혹 불보살 형상을 만들거나 혹 탑사(塔寺)를 만들거나, 혹 유등(油燈)을 켜거나 혹 상주물(常住物)로 시주(施主)하거나, 이같이 세 번 병인에게 일러 들려서
(=들어서)
알게 하면 비록 제식(諸識)이 흩어져서 기운이 다하였어도, 일일 이일 삼일 사일에 이르며 칠일에 이르러, 오직 큰 소리로 아뢰어 큰소리로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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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거시어나:것이거나. 것+이(서술격 조사 어간)+거나.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에서 ‘ㄱ’이 약화하여 유성성문마찰음 [ɦ]으로 실현된 것을 ‘ㅇ’으로 표기한 것이다.
주002)
보패:보배. ‘보배’는 한자어 ‘寶貝’에서 변한 것이다. 『월인석보』(21상:92ㄱ)에는 ‘寶貝’로 적혀 있다. 15세기에 ‘보ᄇᆡ’로 적히기도 하였다. ‘貝’의 동국정운음은 ‘·뱅’이다(동국정운 5:33ㄱ).
주003)
장원:장원(莊園). 중국에서, 한(漢)나라 이후 근대까지 존속한 궁정·귀족·관료의 사유지. 한나라 때부터 진(晉)·남북조 때까지의 장원은 주로 별장지(別莊地)의 성격이 강하였는데, 당나라 이후로는 경제적 성격을 띠게 되어, 농민에게 경작하게 하고 관리인을 두어 세금을 거두어들였다. 『월인석보』(21상:92ㄱ)의 협주에는 ‘莊ᄋᆞᆫ ᄆᆞᄅᆞ미라’라고 설명되어 있다. 『몽어유해』(상 11ㄱ)에 ‘庄頭 ’이 보인다. ‘莊’이 지주를 대리하여 소작권을 관리하는 ‘마름’을 가리킨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마름’을 이두(吏讀)에서는 ‘舍音(사음)’으로 적었다.
주004)
샤:사택(舍宅). 집. 『월인석보』(21상:92ㄱ)에는 ‘莊園舍宅ᄋᆞᆯ <원주>【莊ᄋᆞᆫ ᄆᆞᄅᆞ미라】’로 적혀 있다. 그런데 ‘莊’에 대한 협주문을 ‘莊園’ 바로 뒤에 두지 않고 ‘舍宅’ 뒤에 두었다. 이것은 ‘莊園舍宅’이 합성어였기 때문인 듯하다.
주005)
압페:앞에.
주006)
야:대하여. 마주하여. 현대국어에서는 ‘마주하다’의 뜻을 지니는 ‘대하다’가 타동사로서 목적어를 취하는데, 여기의 ‘병인 압페 ᄃᆡᄒᆞ야’는 ‘ᄃᆡᄒᆞ다’가 목적어를 취하지 않고 부사어를 취한 모습을 보여 준다.
주007)
니르되:이르되. 말하되. 중세국어의 ‘닐오ᄃᆡ’가 변한 것이다.
주008)
모:모(某). 아무개.
주009)
압:갑(甲). 『월인석보』(21상:92ㄱ)의 ‘갑’을 잘못 옮긴 것으로 보인다. ‘갑(甲)’은 여러 사람 중 대표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가리키는 말.
주010)
등이:등(等)이.
주011)
경:경(經). 경전.
주012)
샹:상(像). 불상.
주013)
젼의:전(前)에. 앞에.
주014)
야:대(對)하여. ‘경 샹 젼의 ᄃᆡᄒᆞ야’는 『월인석보』(21상:92ㄴ)에 ‘經 像 前에 對ᄒᆞ야’로 적혀 있다. ‘ᄃᆡᄒᆞ다(對ᄒᆞ다)’가 목적어를 취하지 않고 부사어 ‘-의’와 직접 결합한 것이다.
주015)
이걷을:이것들을. 『월인석보』(21상:92ㄴ)의 ‘이것ᄃᆞᆯᄒᆞᆯ’이 변화한 것이다.
주016)
리뇌다커나:버리나이다(희사하나이다)라고 말하거나. ᄇᆞ리-[捨]+ᄂᆞ+오/우(화자 초점 표지)+이(청자 높임 선어말 어미)+다(종미)+ᄒᆞ-+거나.
주017)
공양커나:공양(供養)하거나. ‘경 샹’이 부사어가 아니라 목적어로 쓰였다. 『월인석보』(21상:92ㄴ)도 마찬가지이다. 중세국어와 근대국어의 ‘供養ᄒᆞ다’ 구문에서는 공양의 대상이 목적어로 나타나기도 하고 부사어로 나타나기도 한다. 부사어로 쓰일 때에 별도의 목적어가 나타나지 않는다. ¶뎌 藥師瑠璃光如來 供養면〈석보상절 9:33ㄴ〉. 衆僧 供養더니〈월인석보 25:127ㄱ〉.
주018)
글거나:만들거나. ᄆᆡᇰᄀᆞᆯ어나〉ᄆᆡᆼ글거나.
주019)
탑을:탑사(塔寺)를.
주020)
유등:유등(油燈). 기름 등불.
주021)
혀거나:켜거나.
주022)
샹듀의:상주(常住)에. ‘샹듀(常住)’는 절의 모든 재산. 『월인석보』(21상:39ㄴ)의 협주에서 ‘常住는 뎘 거시라’라 하였다.
주023)
시듀:시주(施主). 보시를 행하는 사람, 즉 다른 사람에게 재물을 베푸는 사람을 통칭하는 말이다. 특히 자신의 재물을 바쳐서 법회를 열거나,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리는 사람을 가리킨다. ‘단월(檀越), 다나발저(陀那鉢底)’라고도 한다. 산스크리트어 ‘dānapati(다나파티)’를 번역한 것이다. 『월인석보』(21상:92ㄴ)에는 ‘시듀’가 ‘施’로 나타난다.
주024)
병인:병인(病人).
주025)
의게:에게. ‘의게’의 기원적 구조는 ‘의(관형격 조사)+긍(의존 명사)+에(부사격 조사)’로 보인다. ‘그ᇰ’은 ‘위치. 방향’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주026)
닐러:일러. 말하여. 중세국어 시기에는 ‘닐어’였다.
주027)
들녀:들려. 듣-[聞]+이(사동 접미사)+어.
주028)
알게:알게. 알에〉알게. 중세국어에서는 ‘ㄹ’ 뒤에서 ‘ㄱ’이 약화하여 유성성문마찰음 [ɦ]으로 실현되어, 이를 ‘ㅇ’으로 표기하였지만, 근대국어에서는 ‘ㄱ’이 나타난다.
주029)
이ᄀᆞ티 세 번 병인의게 닐러 들려 알게 ᄒᆞ면:이같이 세 번 병인에게 일러 들려(듣게 하여) 알게 하면. 원문은 ‘如是三白病人 遣令聞知’(벽송암판 중8ㄱ)이다. 『월인석보』(21상:92ㄴ)에는 ‘이ᄀᆞ티 세 번 病人의게 닐어 드러 알에 ᄒᆞ면’으로 되어 있다. 『월인석보』에서는 ‘聞知’ 전체를 묶어서 사동문으로 번역한 것이고, 이 책에서는 ‘聞’과 ‘知’를 분리해 놓고, 각각에 대하여 사동문으로 번역한 것이다.
주030)
졔식기:제식(諸識)이. 모든 식이. 식(識)은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의 기관 및 사고력을 통해 대상을 인식하는 주체가 되는 주관, 즉 마음이다.
주031)
흗터:흩어져. 흩-[散](자동사 어간)+어.
주032)
니르며:이르며[至]. 원문은 ‘一日二日三日 乃至七日’이다. 여기의 ‘니르며’는 원문에 없는 말이다.
주033)
니르러:이르러. 니를-[至]+어. [至]를 뜻하는 ‘니르다’와 ‘니를다’가 공존하였다. ‘니를-’에 ‘-어’가 결합한 활용형 ‘니르러’가 현대국어에까지 살아남았다. 그러나 현대국어 어간 ‘이를-’은 ‘-어’ 앞의 환경에서만 화석형으로 존재한다. 다른 어미 앞에서는 ‘이르-’가 쓰이기 때문이다.
주034)
와:아뢰어. ᄉᆞᆲ-[白]+아. 중세국어의 ‘ᄉᆞᆯᄫᅡ’가 ‘ᄉᆞᆯ와’로 발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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