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월인석보 제25(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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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육왕의 불법 귀의 5


[아육왕의 불법 귀의 5]
그제 뎌 兇惡 노미 比丘려 주001)
려:
더러. 에게. 려(부사격조사). ‘려(평거)’는 현대국어 ‘더러’로 연결되는 조사로 기원적으로는 ‘리-[率](평거)’의 부사형이 문법화된 형태. ‘려’는 항상 ‘니-[謂]’, ‘묻-[問]’의 지배를 받음.
닐오 期約 限이 주002)
한(限)이:
기한이.
마 주003)
마:
1) 이미[旣]. 벌써. 2) 장차[將]. 이제 곧. 멀지 않아. 마(평-거, 부사).
다니라 주004)
다니라:
다하였다. 다-[盡]+니+라. 서술격조사 ‘이-’와 선어말어미 ‘-오/우-, -니-, -리-, -더-, -지-’ 등 뒤에서는 종결어미 ‘-다’가 ‘-라’로 교체됨.
比丘ㅣ 주005)
게(偈):
gāthā. 가타(伽陀). 계타(偈陀). 게송(偈頌). 산문체로 된 경전의 1절 또는 총결(總結) 끝에 아름다운 귀글로써 묘한 뜻을 읊어 놓은 운문.
로 對答호 내 미 解脫 得야

월인석보 25:78ㄴ

주006)
제유(諸有):
여러 가지 나쁜 일. 25유(有)의 미혹의 경계.
 다 그처 료니 주007)
료니:
버리니. 리-[捨]+오/우(의도법 선어말어미)+니.
모미 주008)
모미:
몸이야. 몸[身]+이(주격조사)+(강세의 보조조사).
앗기디 주009)
앗기디:
아끼지. 앗기-[惜]+디(부정의 보조적 연결어미). ‘-디’는 부정의 대상임을 나타내는 현대국어의 ‘-지’로 이어지는 형태임.
아니호리라 주010)
아니호리라:
아니하리라. 아니할 것이다. 아니-+오/우(의도법 선어말어미)+리+라. 서술격조사 ‘이-’와 선어말어미 ‘-오/우-, -니-, -리-, -더-, -지-’ 등 뒤에서는 종결어미 ‘-다’가 ‘-라’로 교체됨.
뎌 兇主ㅣ 比丘 자바 주011)
자바:
잡아. 잡-[執]+아/어.
鐵鑊 주012)
철확(鐵鑊):
쇠가마.
기르메 녀코 주013)
녀코:
넣고. 녛-[入]+고.
브를 디드니 주014)
디드니:
지피니. 때니. 딛-[焚]+(/으)니.
브리 주015)
브리:
불이. 블[火]+이(주격조사).
아니 브트며 주016)
브트며:
붙으며. 븥-[附]+(/으)며.
덥디 주017)
덥디:
덥지. 더워지지. 덥-[暑](상성, ㅂ불규칙 형용사)+디(부정의 보조적 연결어미). 여기서는 동사로 쓰임. 부정의 대상임을 나타내는 현대국어의 어미 ‘-지’에 연결되는 중세국어의 부동사어미로는 ‘-디’, ‘-’, ‘-ㄴ동’, ‘-드란’ 등이 있다. 이 중에서는 현대국어의 ‘-지’로 변한 ‘-디’가 가장 일반적이었음. ‘-ㄴ동, -드란’은 항상 동사 ‘모-’나 ‘몯-’ 앞에 쓰임.
아니커늘 兇主ㅣ 블 딛 주018)
딛:
지피는. 때는. 딛-[焚]++ㄴ(관형사형 연결어미).
사 티고 주019)
티고:
치고. 때리고. 티-[打]+고.
제 브를 브티니 브리  盛터니 주020)
성(盛)터니:
성하더니. 기운이나 세력이 왕성하더니. 盛-(형용사)+더+니. 여기서는 ‘불길이 맹렬하더니’로 풀이함.
오라거늘 주021)
오라거늘:
오래되거늘. 오래 지났는데. 오라-[久](동사)+거늘. ‘거’은 기원적으로 선어말어미 ‘-거-’와 연결어미 ‘-’로 분석될 수 있으나 이 시기에는 ‘-거’이 하나의 형태로 고정됨. 이미 일어난 사실을 주관적으로 확신하여 강조하는 선어말어미 ‘-거-’는 어말 말음이 ‘ㅣ’나 ‘ㄹ’, 계사 뒤에서 ‘-어-’(반드시 분철)로 나타남. 이런 음운론적인 교체 외에도 형태론적 교체를 보이기도 하는데 ‘-거/어-’는 자동사와 결합하고 ‘-아/어-’는 타동사와 결합하며 자동사 ‘오-[來]’ 뒤에서는 ‘-나-’로 교체함. 만일 ‘오시거늘’에서 ‘-시-’가 없다면 ‘오거늘’이 아니라 ‘오나’로 나타남.
둡게 주022)
둡게:
덮개. 뚜껑. 둪-[覆]+게(명사 파생 접미사). ‘둡-’은 ‘둪-’의 8종성표기임.
여러 보니 比丘ㅣ 鐵

월인석보 25:79ㄱ

쏘배 주023)
쏘배:
속에. 쏩+애(처소의 부사격조사). 본시 ‘鐵鑊ㅅ 소배’와 같이 명사에 통합되는 관형격조사 ‘ㅅ’이 연철되어 피수식어의 ‘소배’를 ‘쏘배’로 적은 것임. 이와 같은 표기는 ‘轉輪王 논 法을브터 고’〈석상 24:7ㄱ〉에서 ‘논’은 ‘轉輪王ㅅ 논’에서 관형격조사 ‘ㅅ’이 연철 표기된 것과 같은 것임.
蓮華 우희 안잿거늘 주024)
안잿거늘:
앉아있거늘. 앉-[坐]+아/어#잇-[有]+거늘. → 〈72ㄴ〉 ‘셰옛다가’.
兇主 주025)
흉주(兇主):
흉한 주인. 여기서는 지옥같이 무섭게 꾸려 놓은 형벌 집행 장소의 주인 격인 ‘기리자’를 이름.
希有心 주026)
희유심(希有心):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마음. 진귀한 마음.
을 내야 즉재 王 닐어늘 王이 즉재 주027)
한:
많은. 큰. 하-[多](거성, 형용사)+(/으)ㄴ.
사 리고 주028)
리고:
데리고. 리-[與]+고.
와 보더니 뎌 比丘ㅣ 虛空애 올아 鴈王 주029)
안왕(鴈王):
부처님의 다른 이름. 부처님 32상(相) 중에, 수족만강상(手足縵綱相)이 있는데 이는 손가락,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 같은 망이 아조(鵝鳥:거위)의 발과 닮았다고 해서 이르는 것임.
야 種種 變化 뵈오 주030)
뵈오:
보이고. 뵈-[使見](상성, 사동사)+고. 연결어미 ‘-고’는 ‘ㅣ’ 모음 아래서 ‘ㄱ’이 약화되어 ‘ㅇ’〔ɦ〕(유성후두마찰음)으로 표기 된 것임.
王 向야 偈로 닐오 내 佛弟子ㅣ라 諸漏 주031)
제루(諸漏):
모든 번뇌.

월인석보 25:79ㄴ

다오 주032)
다오:
다함을. 다-[盡]+옴/움(명사형어미)+(목적격조사). 현대국어에서는 명사 파생접미사와 명사형어미가 ‘음’으로 동일하게 나타나지만 15세기 국어에서는 명사 파생접미사는 ‘/음’으로 명사형어미는 ‘옴/움’으로 엄격히 구분되어 나타난다. 16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명사형어미에서 ‘오/우’가 탈락되어 ‘음’으로 나타나기 시작함.
得호니 生死 큰 저푸믈 주033)
저푸믈:
두려움을. 저프-[恐]+옴/움(명사형어미)+(목적격조사). 이는 본시 동사 ‘젛-[畏]+브-(형용사 파생접미사)’의 파생어임.
내 이제 다 벗과다 주034)
벗과다:
벗었습니다. 벗-[脫]+거(과거시상 선어말어미)+오/우(의도법 선어말어미)+(상대높임 선어말어미)+다(설명법 종결어미). ‘밧다’는 구체동사로 ‘탈(脫)’의 뜻으로. ‘벗다’는 추상 동사로 ‘면(免)’의 뜻으로 구별되었음. 또한 이 선어말어미에 ‘-오/우-’가 결합되면 ‘-가/아-’가 되는데, 이는 종결어미 ‘-다’ 앞에서는 ‘-과-’로 됨.
그제 阿育王이 比丘의 말 듣고 佛法에  敬信 주035)
경신(敬信):
공경하고 믿는. 敬信-+ㄴ(관형사형 연결어미).
 내니라
Ⓒ 필자 | 세조(조선) / 1447년(세조 5)

時彼凶惡人語此比丘 期限已盡 比丘以偈答曰 我心得解脫 斷除諸有盡 今此身骸無復悋惜 爾時彼凶主 執彼比丘著鐵鑊油中 足與薪火火終不然 或復不熱 凶主見火不然 打拍使者而自然火 火即猛盛久久開鐵鑊蓋 見彼比丘鐵鑊 中蓮華上坐 生希有心即以啓王 王便嚴駕將無量眾來看比丘 時彼比丘調伏時至 即身昇虛空猶如雁王 示種種變化 向王說偈 我是佛弟子 逮得諸漏盡 生死大恐怖 我今悉得脫 時阿育王聞彼比丘所說 於佛法所生大敬信 (傳云)

[아육왕의 불법 귀의 5]
그때 그 흉악한 놈이 비구에게 이르길, “기약한 기한이 벌써 다하였다(다되었다).” 비구가 게로 대답하되, “내 마음이 해탈을 얻어 제유를 다 끊어 버렸으니, 이 몸이야 아끼지 않을 것이다.” 그 흉악한 주인이 비구를 잡아 쇠 가마의 기름에 넣고 불을 지폈는데, 불이 붙지 않으며 또 덥지(뜨거워지지) 않거늘, 흉악한 주인이 불 지피는 사람을 치고 자기가 불을 붙이니, 불길이 매우 성하더니(맹렬하더니) 오래되어 뚜껑을 열어 보니, 비구가 쇠가마 속에 연꽃 위에 앉아 있거늘, 흉악한 주인이 희유심을 내어 즉시 왕께 이르니, 왕이 즉시 많은 사람을 데리고 와 보더니, 그 비구가 허공에 올라 안왕과 같이 갖가지 변화를 보이고 왕을 향하여 게로 이르기를, “내가 부처님 제자라 모든 번뇌 다함을 얻으니 생사의 큰 두려움을 내가 이제 다 벗었습니다. 그때 아육왕이 비구의 말을 듣고 불법에 크게 경신하는 마음을 내었다.
Ⓒ 역자 | 김영배 / 2009년 11월 20일

원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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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려:더러. 에게. 려(부사격조사). ‘려(평거)’는 현대국어 ‘더러’로 연결되는 조사로 기원적으로는 ‘리-[率](평거)’의 부사형이 문법화된 형태. ‘려’는 항상 ‘니-[謂]’, ‘묻-[問]’의 지배를 받음.
주002)
한(限)이:기한이.
주003)
마:1) 이미[旣]. 벌써. 2) 장차[將]. 이제 곧. 멀지 않아. 마(평-거, 부사).
주004)
다니라:다하였다. 다-[盡]+니+라. 서술격조사 ‘이-’와 선어말어미 ‘-오/우-, -니-, -리-, -더-, -지-’ 등 뒤에서는 종결어미 ‘-다’가 ‘-라’로 교체됨.
주005)
게(偈):gāthā. 가타(伽陀). 계타(偈陀). 게송(偈頌). 산문체로 된 경전의 1절 또는 총결(總結) 끝에 아름다운 귀글로써 묘한 뜻을 읊어 놓은 운문.
주006)
제유(諸有):여러 가지 나쁜 일. 25유(有)의 미혹의 경계.
주007)
료니:버리니. 리-[捨]+오/우(의도법 선어말어미)+니.
주008)
모미:몸이야. 몸[身]+이(주격조사)+(강세의 보조조사).
주009)
앗기디:아끼지. 앗기-[惜]+디(부정의 보조적 연결어미). ‘-디’는 부정의 대상임을 나타내는 현대국어의 ‘-지’로 이어지는 형태임.
주010)
아니호리라:아니하리라. 아니할 것이다. 아니-+오/우(의도법 선어말어미)+리+라. 서술격조사 ‘이-’와 선어말어미 ‘-오/우-, -니-, -리-, -더-, -지-’ 등 뒤에서는 종결어미 ‘-다’가 ‘-라’로 교체됨.
주011)
자바:잡아. 잡-[執]+아/어.
주012)
철확(鐵鑊):쇠가마.
주013)
녀코:넣고. 녛-[入]+고.
주014)
디드니:지피니. 때니. 딛-[焚]+(/으)니.
주015)
브리:불이. 블[火]+이(주격조사).
주016)
브트며:붙으며. 븥-[附]+(/으)며.
주017)
덥디:덥지. 더워지지. 덥-[暑](상성, ㅂ불규칙 형용사)+디(부정의 보조적 연결어미). 여기서는 동사로 쓰임. 부정의 대상임을 나타내는 현대국어의 어미 ‘-지’에 연결되는 중세국어의 부동사어미로는 ‘-디’, ‘-’, ‘-ㄴ동’, ‘-드란’ 등이 있다. 이 중에서는 현대국어의 ‘-지’로 변한 ‘-디’가 가장 일반적이었음. ‘-ㄴ동, -드란’은 항상 동사 ‘모-’나 ‘몯-’ 앞에 쓰임.
주018)
딛:지피는. 때는. 딛-[焚]++ㄴ(관형사형 연결어미).
주019)
티고:치고. 때리고. 티-[打]+고.
주020)
성(盛)터니:성하더니. 기운이나 세력이 왕성하더니. 盛-(형용사)+더+니. 여기서는 ‘불길이 맹렬하더니’로 풀이함.
주021)
오라거늘:오래되거늘. 오래 지났는데. 오라-[久](동사)+거늘. ‘거’은 기원적으로 선어말어미 ‘-거-’와 연결어미 ‘-’로 분석될 수 있으나 이 시기에는 ‘-거’이 하나의 형태로 고정됨. 이미 일어난 사실을 주관적으로 확신하여 강조하는 선어말어미 ‘-거-’는 어말 말음이 ‘ㅣ’나 ‘ㄹ’, 계사 뒤에서 ‘-어-’(반드시 분철)로 나타남. 이런 음운론적인 교체 외에도 형태론적 교체를 보이기도 하는데 ‘-거/어-’는 자동사와 결합하고 ‘-아/어-’는 타동사와 결합하며 자동사 ‘오-[來]’ 뒤에서는 ‘-나-’로 교체함. 만일 ‘오시거늘’에서 ‘-시-’가 없다면 ‘오거늘’이 아니라 ‘오나’로 나타남.
주022)
둡게:덮개. 뚜껑. 둪-[覆]+게(명사 파생 접미사). ‘둡-’은 ‘둪-’의 8종성표기임.
주023)
쏘배:속에. 쏩+애(처소의 부사격조사). 본시 ‘鐵鑊ㅅ 소배’와 같이 명사에 통합되는 관형격조사 ‘ㅅ’이 연철되어 피수식어의 ‘소배’를 ‘쏘배’로 적은 것임. 이와 같은 표기는 ‘轉輪王 논 法을브터 고’〈석상 24:7ㄱ〉에서 ‘논’은 ‘轉輪王ㅅ 논’에서 관형격조사 ‘ㅅ’이 연철 표기된 것과 같은 것임.
주024)
안잿거늘:앉아있거늘. 앉-[坐]+아/어#잇-[有]+거늘. → 〈72ㄴ〉 ‘셰옛다가’.
주025)
흉주(兇主):흉한 주인. 여기서는 지옥같이 무섭게 꾸려 놓은 형벌 집행 장소의 주인 격인 ‘기리자’를 이름.
주026)
희유심(希有心):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마음. 진귀한 마음.
주027)
한:많은. 큰. 하-[多](거성, 형용사)+(/으)ㄴ.
주028)
리고:데리고. 리-[與]+고.
주029)
안왕(鴈王):부처님의 다른 이름. 부처님 32상(相) 중에, 수족만강상(手足縵綱相)이 있는데 이는 손가락,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 같은 망이 아조(鵝鳥:거위)의 발과 닮았다고 해서 이르는 것임.
주030)
뵈오:보이고. 뵈-[使見](상성, 사동사)+고. 연결어미 ‘-고’는 ‘ㅣ’ 모음 아래서 ‘ㄱ’이 약화되어 ‘ㅇ’〔ɦ〕(유성후두마찰음)으로 표기 된 것임.
주031)
제루(諸漏):모든 번뇌.
주032)
다오:다함을. 다-[盡]+옴/움(명사형어미)+(목적격조사). 현대국어에서는 명사 파생접미사와 명사형어미가 ‘음’으로 동일하게 나타나지만 15세기 국어에서는 명사 파생접미사는 ‘/음’으로 명사형어미는 ‘옴/움’으로 엄격히 구분되어 나타난다. 16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명사형어미에서 ‘오/우’가 탈락되어 ‘음’으로 나타나기 시작함.
주033)
저푸믈:두려움을. 저프-[恐]+옴/움(명사형어미)+(목적격조사). 이는 본시 동사 ‘젛-[畏]+브-(형용사 파생접미사)’의 파생어임.
주034)
벗과다:벗었습니다. 벗-[脫]+거(과거시상 선어말어미)+오/우(의도법 선어말어미)+(상대높임 선어말어미)+다(설명법 종결어미). ‘밧다’는 구체동사로 ‘탈(脫)’의 뜻으로. ‘벗다’는 추상 동사로 ‘면(免)’의 뜻으로 구별되었음. 또한 이 선어말어미에 ‘-오/우-’가 결합되면 ‘-가/아-’가 되는데, 이는 종결어미 ‘-다’ 앞에서는 ‘-과-’로 됨.
주035)
경신(敬信):공경하고 믿는. 敬信-+ㄴ(관형사형 연결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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