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육왕의 즉위 과정 7]
그제 父王이 큰 病을
얫거늘 주001) 얫거늘: 하였거늘. 하였으니. -+아#잇-[有]+거늘. 이미 일어난 사실을 주관적으로 확신하여 강조하는 선어말어미 ‘-거-’는 어말 말음이 ‘ㅣ’나 ‘ㄹ’, 계사 뒤에서 ‘-어-’(반드시 분철)로 나타남. 이런 음운론적인 교체 외에도 형태론적 교체를 보이기도 하는데 ‘-거/어-’는 자동사와 결합하고 ‘-아/어-’는 타동사와 결합하며 자동사 ‘오-[來]’ 뒤에서는 ‘-나-’로 교체됨.
臣下히
阿育이
莊嚴 주002) 장엄(莊嚴): 아름답게 장식함. 엄숙하게 장식된 모양.
야 王 가
안 주003) 안: 잠시. 한동안. 안[且](평-거, 부사). 동일한 형태와 성조를 가지면서 ‘가장’, ‘아직, 또한’의 동음이의어도 존재함.
이 아 王
셰옛다가 주004) 셰옛다가: 세워 있다가. 세웠다가. 셔-[立]+ㅣ(사동접미사)+어#잇-[有]+다가. ⟶ 〈69ㄴ〉 ‘안잿더니’.
우리 後에
날호야 주005) 날호야: 천천히. 더디게. 날호야[徐](평-거-거, 부사).
修師摩
셰월인석보 25:73ㄱ
요리다 주006) 셰요리다: 세우겠습니다. 셔-[立]+ㅣ(사동접미사)+오/우+리++다.
그제 王이
츠기 주007) 츠기: 섭섭히. 탐탁찮게. 츠기[恨](평-평, 부사).
너겨 對答
아니터니 주008) 阿育이 닐오
나옷 주009) 나옷: 나는. 나야말로. 나[我]+옷(강세의 보조조사).
王位 得
사민댄 주010) 사민댄: 사람이면. 사람이니. 사[人]+인댄(원인·이유의 연결어미).
諸天이
自然히 주011) 자연(自然)히: 몸소. 혼자서. 저절로. 자연히. 自然히(거-평-거, 부사).
와 믈로 내
바기예 주012) 바기예: 정수리에. 바기[頂]+예(처소의 부사격조사). ‘-애’는 체언의 끝모음이 양성일 때, ‘-에’는 체언의 끝 모음이 음성일 때, ‘-예’는 체언의 끝 모음이 ‘이〔i〕’나, 부모음 ‘ㅣ〔y〕’일 때 쓰임.
븟고
주013) : 흰. -[白]+ㄴ(관형사형 연결어미).
기블 주014) 기블: 깁을. 비단을. 깁[繒]+을(목적격조사).
머리예
리라 주015) 리라: 매리라. 맬 것이다. -[繫]+리+라. 서술격조사 ‘이-’와 선어말어미 ‘-오/우-, -니-, -리-, -더-, -지-’등 뒤에서는 종결어미 ‘-다’가 ‘-라’로 교체됨.
즉재 諸天이 믈로
阿育의
바기예 븟고
기블 머리예 니라 王이
命월인석보 25:73ㄴ
終 주016) 커늘
阿育이 王
외니 주017) 외니: 되니. 외-[爲]+니. ‘외-’는 ‘-(평-평)’〈용가 98〉의 ‘ㅸ’ 소실로 ‘외-’가 됨.
人神 주018) 인신(人神): 사람들과 불타의 가르침을 수호하는 8부중의 신들임. 곧, 천(天), 용(龍), 야차(夜叉), 건달바(乾達婆), 아수라(阿修羅), 가루라(迦樓羅), 긴나라(緊那羅), 마후라가(摩睺羅迦).
이
깃거더라 주019) 깃거더라: 기뻐하였다. -[喜]+아/어+-+더+라. 결국 ‘깃거-(동사)’와 ‘-[喜](동사)’가 같이 쓰였음. 서술격조사 ‘이-’와 선어말어미 ‘-오/우-, -니-, -리-, -더-, -지-’ 등 뒤에서는 종결어미 ‘-다’가 ‘-라’로 교체됨.
【王 욀 나래 주020) 나래: 날에. 날[日]+애(처소의 부사격조사).
鐵輪 주021) 철륜(鐵輪): 인도의 신화에서 세계를 통일 지배하는 제왕의 이상상(理想像)을 전륜왕(轉輪王:통치의 고리를 굴리는 왕)이라 하는데, 이 전륜에 금륜(金輪), 은륜(銀輪), 동륜(銅輪), 철륜(鐵輪)의 네 가지가 있다 함.
이 라와 주022) 라와: 날아와. -[飛]+아/어#오-[來]+아/어.
閻浮提예 王 외니 虛空 地下 各 四十 里예 鬼神이 다 됴쎠 주023) 됴쎠: 좋구나. 됴-[好]+ㄹ쎠(감탄법 종결어미).
讚歎더라】
Ⓒ 필자 | 세조(조선) / 1447년(세조 5)
[아육왕의 즉위 과정 7]
그때 부왕이 큰 병을 앓았으니, 신하들이 아육을 치장하여 왕께 가 사뢰기를, “잠시 이 아들을 왕으로 세웠다가 우리가 후에 천천히 수사마〈왕자〉를 〈왕으로〉 세울 것입니다.” 그때 왕이 탐탁찮게 여기고 대답하지 않으니, 아육이 이르기를, “내가(나야말로) 왕위를 얻을 사람이면, 제천이 자연히 와서 물로 내 정수리에 붓고 흰 비단을 머리에 맬 것이다.” 즉시 제천이 물로 아육의 정수리에 붓고 흰 비단을 머리에 매었다. 왕이 숨지니, 아육이 왕이 되니, 인신이 기뻐하더라.【왕이 되는 날에 철륜이 날아와 염부제에 왕이 되니, 허공과 지하 각 40리에서 귀신이 모두 ‘좋구나’(하고) 찬탄하였다.】
Ⓒ 역자 | 김영배 / 2009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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