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주 월인석보
- 역주 월인석보 제25(하권)
- 아육왕의 불법 귀의
- 아육왕의 불법 귀의 1
아육왕의 불법 귀의 1
[아육왕의 불법 귀의 1]
그제 주001) 修師摩 王子ㅣ 阿育이 와 티더니 주002) 阿㝹樓陁 주003) 大臣이 阿育王像 라 주004) 나모 주005) 象 東門 밧긔 주007) 두고 주008) 업슨 븘 주009) 굳 주010) 라 두퍼 주011) 두고 닐오 王곳 주012) 외오져 주013) 커든 주014) 阿育이 東門 잇니 주015) 가 티라 주016) 야 東門의 주017) 가니 븘 구데 주018) 러디여 주019) 주그니라 阿育王이 正法으로 다리더니 臣下히 제 주020) 셰와라 주021) 야 업시 커늘 阿育王이 臣下려 주023) 닐오 너희 곳과 주024) 果實 버히고 주025) 가남 주026) 시므라 주027) 臣下히 對答호 곳과 果實와 주028) 버히고 가나모 심고 주029) 듣보디 주030) 몯리로소다 주031) 더니 阿育이 세 번 니다가 몯야 갈 주032) 가지고 五百 大臣
그제：
그때. 그제(평-평, 명사).
티더니：
치더니. 공격하더니. 티-[擊]+더+니.
아루누타(阿㝹樓陁)：
이는 본래 부처님 10대 제자 중 천안(天眼) 제1인데, 여기서는 아육왕의 대신(大臣) 이름으로 쓰임.
라：
만들어. -[作]+아/어.
나모：
나무. 휴지나 자음(반모음 포함) 앞에서는 ‘나모’로, 모음으로 시작되는 격조사 앞에서는 ‘’(남기, 남, 남 등)으로 교체됨.
월인석보 25:74ㄱ
와 주006) 와：
태워. -[乘]+ㅣ(사동접미사)+오(사동접미사)+아/어. ⟶ 〈72ㄴ〉 ‘平와’.
밧긔：
밖에. [外]+의(특이 처소의 부사격조사). → 〈65ㄱ〉 ‘우희’.
：
내. 연기. [煙](거성, 명사).
븘：
불의. 블[火]+ㅅ(관형격조사).
굳：
구덩이. 굳[坑](거성, 명사).
두퍼：
덮어. 둪-[蓋]+아/어. ‘둡-’은 ‘둪-’의 8종성 표기임.
왕(王)곳：
왕이. 王+곳/옷(강세의 보조사).
외오져：
되고자. 외-[爲]+고져/오져(의도의 연결어미). ‘외-’는 ‘-(평-평)’〈용가 98〉의 ‘ㅸ’ 소실로 ‘외-’가 됨. 중세국어에서 원망이나 희구를 나타내는 어미로 ‘-고져, -아져, -과뎌, -과여, -긧고’ 등이 있다. 가장 일반적인 것은 스스로 동장이나 행동을 바랄 경우에 사용되는 ‘-고져’와 제3자의 동작이나 행동을 바랄 경우에 사용되는 ‘-과뎌’이다. ‘-아져’와 ‘-과여’는 각각 ‘-고져’와 ‘-과뎌’와 같은 기능으로 사용되고, ‘-긧고’는 현대국어 ‘-게끔’에 이어지는 어미임.
커든：
하거든. 하면. -+거든.
잇니：
있으니. 잇-[有]+(현재시상 선어말어미)+니(이유·설명의 연결어미).
티라：
치라. 공격하라. 티-[伐]+라(명령법 종결어미).
동문(東門)의：
동문에. 東門+의(특이 처소의 부사격조사). → 〈65ㄱ〉 ‘우희’.
븘구데：
불구덩이에. 블[火]+ㅅ(관형격조사)#굳[坑]+애/에.
러디여：
떨어지어. 러디-[落]+아/어.
제：
자기가. 저+ㅣ(주격조사). ‘제’는 성조로 주격과 관형격이 구별되는데 ‘:제(상성)’는 주격형, ‘제(평성)’은 관형격임.
셰와라：
세워라. 셰오-[立](상-평, 사동사)+아/어+라(명령법 종결어미).
월인석보 25:74ㄴ
워 주022) 업시워：
업신여겨. 업시우-[忽]+아/어.
신하(臣下)려：
신하에게. 臣下+려(부사격조사). 려(평-거, 조사). 여기서는 조사로 쓰였으나, 동음어로 ‘려(평-거, 부사)’는 ‘더불어’의 뜻임.
곳과：
꽃과. 곶[花]+와/과. ‘곳-’은 ‘곶-’의 8종성 표기임.
버히고：
베고. 버히-[割]+고.
가남：
가시나무를. [荊]+[木]+(목적격조사). 중세국어의 ‘나모’는 명사어간의 비자동교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단어이다. 휴지나 자음(반모음 포함) 앞에서는 ‘나모’로, 모음으로 시작되는 격조사 앞에서는 ‘’(남기, 남, 남 등)으로 교체됨.
시므라：
심으라. 시므-[植]+라(명령법 종결어미). 중세국어에서 동사 ‘심다’는 불규칙적인 교체를 보이는 대표적인 단어이다. 모음어미 앞에서는 ‘-’으로 자음어미 앞에서는 ‘시므-’로 교체를 보임.
곳과 과실(果實)와：
꽃과 과실을. 당시의 표기법으로 ‘곳과 果實와’ 같이 이른바 집단곡용을 쓸 것인데 ‘-’이 준 것임.
심고：
심음을. 심는 것을. -[植]+옴/움(명사형어미)+(목적격조사). 현대국어에서는 명사 파생접미사와 명사형어미가 ‘음’으로 동일하게 나타나지만 15세기 국어에서는 명사 파생접미사는 ‘/음’으로 명사형어미는 ‘옴/움’으로 엄격히 구분되어 나타난다. 16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명사형어미에서 ‘오/우’가 탈락되어 ‘음’으로 나타나기 시작함.
듣보디：
듣거나 보지. 듣지도 보지도. 듣-[聞]+보-[見]+디(부정의 보조적 연결어미). ‘듣보-’는 비통사적 합성어임. 부정의 대상임을 나타내는 현대국어의 어미 ‘-지’에 속하는 중세국어의 부정 대상의 연결어미로는 ‘-디’, ‘-’, ‘-ㄴ동’, ‘-드란’ 등이 있다. 이 중에서현대국어의 ‘-지’로 변한 ‘-디’가 가장 일반적이었다. ‘-ㄴ동, -드란’은 항상 동사 ‘모-’나 ‘몯-’ 앞에서 사용됨.
몯리로소다：
못하겠습니다. 못했습니다. 몯-+리+돗/롯(감탄법 선어말어미) +(/으)+다. 감탄의 선어말어미 ‘돗’이 선어말어미 ‘-리-’ 뒤에서 ‘-롯-’으로 교체되고, ‘-(/으)-’와 연결되면 ‘-로-’가 되어야 하나 ‘로’에 원순동화를 일으켜 ‘-로-’가 ‘-로소-’로 나타남.
갈：
칼. 갏[刀](거성, ㅎ종성체언). 여기서와 같이, 명사가 조사를 취하지 않고 단독으로 쓰일 때, 끝소리 ‘ㅎ’은 드러나지 않음. 갈 爲 刀〈훈해 합자〉.
월인석보 25:75ㄱ
을 주기니라
Ⓒ 필자 | 세조(조선) / 1447년(세조 5)
時修師摩王子(聞父崩 背立阿育爲王心生不忍) 即集諸兵來伐阿育 時阿㝹樓陀大臣機關木象 又作阿育王像 以像騎象安置東門外 又作無烟火坑以物覆之 (阿㝹樓陀大臣) 語(修師摩王子言) 欲作王者 阿育在東門可往伐之 (能得之者自然得作) 王子即趣東門墮火坑 便即死亡. 阿育王正法治化 時諸臣輩 我等共立阿育為王 故輕慢於王 不行君臣之禮 王亦自知諸臣輕慢 時王語諸臣曰 汝等可伐華菓之樹殖於刺棘 諸臣答曰 未曾見聞 却除華菓而殖刺樹 乃至王三勅令伐彼亦不從 爾時王即持利劍殺五百大臣
[아육왕의 불법 귀의 1]
그때 수사마 왕자가 아육을, 와서 공격하니, 아누루타 대신이 아육왕의 상을 만들어 나무(로 만든) 코끼리에 태워 동문 밖에 두고, 또 연기가 나지 않는 불구덩이를 만들어 덮어 두고, 이르기를, “왕이 되고자 하면 아육이 동문에 있으니 가서 치라.” 하여 〈수사마 왕자가〉 동문에 가니, 불구덩이에 떨어져 죽었다. 아육왕이 정법으로 다스렸는데, 신하들이 자기들이 〈아육을 왕으로〉 세웠다 하여 업신여겨 하거늘 아육왕이 신하더러 이르기를, “너희는 꽃과 과실을(과일나무를) 베고 가시나무를 심으라.” 신하들이 대답하기를, “꽃과 과실을 베고 가시나무를 심는다는 것을 듣지도 보지도 못했습니다.” 하니, 아육이 세 번 이르다가 못하여(듣지 아니하여) 칼을 가지고 5백 대신을 죽였다.
Ⓒ 역자 | 김영배 / 2009년 11월 20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