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월인석보 제14

  • 역주 월인석보 제14
인쇄 의견 제시
역주 월인석보 제14
역주 월인석보 제14

석보(釋譜)란 석가모니의 연보, 즉 부처의 일대기라는 뜻이며, 『석보상절(釋譜詳節)』은 세종 28년(1446)에 소헌왕후가 죽으니 명복을 빌기 위해 아들인 수양대군에게 명하여 펴낸 불교 서적이다. 세종은 『석보상절』을 읽고 각각 두 구절에 따라 찬가를 지어 책으로 펴낸 것이 바로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1447)이다. 수양대군이 임금에 올라 세조 3년(1457) 아들 의경세자가 죽자, 세종과 의경세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석보상절』과 『월인천강지곡』의 내용을 증보, 수정하여 세조 5년(1459)에 간행한 것이 바로 『월인석보(月印釋譜)』이다. 조선 전기 훈민정음 연구와 불교학 및 문헌학 연구에 귀중한 자료이다. 모두 30권쯤 된 것으로 추측되나 현재까지 발견된 것은 처음 간행된 권 1, 2, 7, 8, 9, 10, 11, 12, 13, 14, 15, 17, 18, 19, 23, 25와 재간행된 권 4, 21, 22 등 총 19권이다.

조규태

경상대학교 국어교육학과 교수.

경북대학교 사범대학을 거쳐 같은 대학교에서 문학석사,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로 일하면서, 경상대학교 교수회장, 배달말학회 회장, 국어사학회 회장을 맡았음.

『번역하고 풀이한 훈민정음』, 『용비어천가』, 『국어교육 지역화의 실천방안』(공저), 『재미있는 생활한국어』(공저), 『진주사투리』 등을 펴냈음.

전자우편: jgt45@gnu.ac.kr

역주위원

  • 월인석보 제14 : 조규태

  • 교열·윤문·색인위원

  • 월인석보 제14 : 박종국·홍현보
  • 편집위원

  • 위원장 : 박종국
  • 위원 : 강병식 김구진 김무봉
  • 김석득 김영배 나일성
  • 노원복 박병천 오명준
  • 이창림 이해철 전상운
  • 정태섭 차재경 최기호
  • 최홍식 한무희 홍민표

역주 월인석보 제14를 내면서

우리 회는 1990년 6월 “한글고전 역주 사업”의 첫발을 내디딘 이래로, 〈석보상절〉 권6·9·11의 역주에 착수, 지금까지 매년 꾸준히 그 성과물을 간행하여 왔다. 이제 우리 회는 올해로써 한글고전 역주 사업을 추진한 지 2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를 맞게 되었으니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최고의 한글 역주 간행 기관임을 자부하는 바이다. 우리 고전의 현대화는 전문 학자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에게도 매우 유용한 작업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앞으로도 이 사업이 끊임없이 이어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금까지 역주하여 간행한 문헌과 책 수는 《석보상절》 2책, 《월인석보》 10책, 《능엄경언해》 5책, 《법화경언해》 7책, 《원각경언해》 10책, 《남명집언해》 2책, 《몽산화상법어약록언해》 1책, 《구급방언해》 2책, 《금강경삼가해》 5책, 《선종영가집언해》 2책, 《육조법보단경언해》 3책, 《구급간이방언해》 5책, 《진언권공, 삼단시식문언해》 1책, 《불설아미타경언해, 불정심다라니경언해》 1책, 《반야심경언해》 1책, 《목우자수심결·사법어 언해》 1책, 《신선태을자금단·간이벽온방·벽온신방》 1책, 《분문온역이해방·우마양저염역병치료방》 1책, 《언해 두창집요》 1책 등 모두 61책이다.

이제 우리가 추진한 “한글고전 역주 사업”은 15세기 문헌을 대부분 역주하고 16세기 문헌까지 역주하는 데 이르렀다. 올해는 그동안 못한 《월인석보》 원간본들을 집중적으로 역주코자 권4, 권13, 권14, 권15, 권21(상), 권21(하), 권25(하)를 간행할 예정이며, 아울러 《삼강행실도》와 《이륜행실도》, 《정속언해, 경민편》을 함께 펴낼 계획이다. 또한 《영험약초》, 《오대진언》과 《상원사어첩》을 묶어 1책으로 펴내고, 《번역소학》과 《언해태산집요》도 함께 펴낼 계획이어서 올해 나올 책은 12책이다.

《월인석보》는 우리 회가 1992년부터 꾸준히 역주 간행하여 왔는데, 그동안 원간본 1, 2, 7, 8, 9, 10, 11, 12, 19, 20, 25(상)권을 역주하여 출판하였고, 중간본 제22, 23권도 펴내었다. 잘 알다시피 월인석보(月印釋譜)는 조선 세조가 돌아가신 부모님과 세조 3년(1457) 9월에 세상을 떠난 큰아들 도원군의 명복을 빌기 위하여, 〈월인천강지곡〉과 〈석보상절〉을 합편하여 세조 5년(1459)에 발간한 것으로 추정하는 책이다. 모두 25권으로 된 목판본이다.

책의 체제는 〈용비어천가〉를 본떠서 〈월인천강지곡〉을 본문으로 하고, 〈석보상절〉을 설명 부분으로 하여 합편하였는데, 합편에서는 단순한 합편이 아니라 조권(調卷)도 다르고 글 내용에도 상당한 변개(變改)를 가하였고, 문장과 표기에도 상당한 수정을 가하였으니, 〈월인석보〉의 문장과 표기법을 보면, 〈월인천강지곡〉은 한자(漢字)와 독음(讀音) 표기의 주종(主從) 관계 위치, 한자음 종성 ‘ㅇ’자의 유무, 협주의 추가, 어구의 수정 등 부분적 변개와 곡차(曲次)의 변동이 있고, 〈석보상절〉은 대폭적인 수정을 가하였으니, 특히 문장 표기에 있어서 〈석보상절〉에서는 우리 토박이말로 되어 있던 것을 이 〈월인석보〉에서는 한자말로 상당한 부분을 바꿔 놓았다. 전체 문장의 표기는 거의 완벽하게 연철(連綴) 표기이나 몇 개의 분철(分綴) 표기가 보인다. 이 책은 〈석보상절〉과 함께 훈민정음 창제 직후의 산문(散文) 자료일 뿐만 아니라 15세기의 언어와 불교학, 서지학 연구 등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

이번에 역주를 완료한 권14는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조규태 교수께서 맡아 주셨다. 선생께서는 그동안 강단에서 후학을 위해 여념이 없으시다가 정년을 앞두고 시간을 내어 흔쾌히 번역을 맡아 주셨다. 우리 학계에서 훌륭하신 석학의 옥고를 얻게 되어 영광스럽기 그지없으며, 이 자리를 빌어 선생께 깊이 감사드린다. 아울러 본 역주 사업을 위하여 지원해 준 교육과학기술부에도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이 책의 발간에 여러모로 수고하여 주신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2010년 9월 20일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회장 박종국

일러두기

월인석보 14

1. 역주 목적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을 창제하신 이후, 언해 사업이 활발히 전개되어 우리 말글로 기록된 다수의 언해류 고전과 한글 관계 문헌이 전해 내려오고 있으나, 말이란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이어서 15, 16세기의 우리말을 연구하는 전문학자가 아닌 다른 분야 학자나 일반인들은 이를 읽고 이해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현대어로 풀이와 주석을 곁들여 도움을 줌으로써 이 방면의 지식을 쌓으려는 일반인들에게 필독서가 되게 함은 물론이고, 우리 겨레의 얼이 스며 있는 옛 문헌의 접근을 꺼려하는 젊은 학도들에게 중세국어 국어국문학 연구 및 우리말 발달사 연구 등에 더욱 관심을 두게 하며, 나아가 주체성 있는 겨레 문화를 이어가는 데 이바지하고자 함에 역주의 목적이 있다.

2. 편찬 방침

(1) 이 〈월인석보 제13〉 역주는 연세대학교 소장본을 저본으로 하였고, 이를 뒤에 영인하여 실었다.

(2) 이 책의 편집 내용은, 원문의 순서가 〈월인천강지곡〉을 먼저 싣고, 다음에 그에 해당하는 〈석보상절〉을 이어 붙였는데, 사이사이에 협주(夾註) 쌍행(雙行) 세문(細文)이 이어지므로 내용에 맞추어 끊어서, 〈월인천강지곡〉과 〈석보상절〉, 그리고 협주를 각각 세 단계 다른 글자 크기로 편집하였다.

(3) 원문은 네모 틀에 넣어서 현대문 풀이와 구분하였으며, 현대문 밑에 주석을 달아 설명하여 독자가 바로 참고하기에 편리하도록 하였다.

(4) 원문의 근거가 되는 경전〔底經〕을 원문에 이어 네모 틀에 보였다. 저경의 출처는 여러 쪽에 이어지는 것도 있으므로 해당 인용문의 끝에 밝혀두었다. 저경 인용문 중에 (....) 안 부분은 번역되지 않은 것을 나타내고, (일부 미상)은 간단한 인용들로 일일이 찾지 못한 것이다.

(5) 원문의 동국정운식 표기와 방점은 없애고, 문장에 맞게 띄어쓰기를 하였으며, 원전과 비교하여 찾아보는 데 도움이 되도록 원문의 쪽마다 시작되는 글자 앞에 원문의 장(張)·앞[ㄱ]·뒤[ㄴ]쪽 표시를 아래와 같이 나타냈다.

(보기) 제16장 앞쪽이 시작되는 글자 앞에:… 16ㄱ디 아니 호미오 닐구븐 …

(6) 현대역은 옛글과 ‘문법적으로 같은 값어치’의 글이 되도록 직역을 위주로 하였으며, 작은 글씨 2행 협주가 중첩적으로 나타날 때는 같은 크기의 글자로 하되, 원문에 없지만 첫 번째 협주 부분을 【 】 표시로 구분하였다. 또 【 】 안의 주석 부분은 ≪ ≫, 다시 ≪ ≫ 안의 주석은 ⋘ ⋙으로 표시하였다.

(7) 찾아보기 배열순서는 다음과 같다.

①초성: ㄱ ㄲ ㄴ ㄷ ㄸ ㄹ ㅁ ㅱ ㅂ ㅃ ㅲ ㅳ ㅄ ᄢ ᄣ ᄩ ㅸ ㅅ ㅆ ㅺ ㅼ ㅽ ㅿ ㅇ ㆀ ㆁ ㆆ ㅈ ㅉ ㅊ ㅋ ㅌ ㅍ ㅎ ㆅ

② 중성: ㅏ ㅐ ㅑ ㅒ ㅓ ㅔ ㅕ ㅖ ㅗ ㅘ ㅙ ㅚ ㅛ ㆉ ㅜ ㅝ ㅞ ㅟ ㅠ ㆌ ㅡ ㅢ ㅣ ㆍ ㆎ

③종성: ㄱ ㄴ ᅛ ㄵ ㄶ ㄷ ㄹ ꥤ ꥦ ꥨ ꥩ ㄽ ㅬ ㄾ ㄿ ㅀ ㅭ ㅀ ㅁ ꥯ ꥱ ㅰ ㅂ ㅄ ㅅ ㅺ ㅼ ㅿ ㆁ ㅈ ㅊ ㅋ ㅌ ㅍ ㅎ

월인석보 제14에 대하여

조규태(경상대학교 교수)

월인석보 제14의 내용은 월인석보 제13에 이어서 법화경 제7품인 화성유품(化城喩品)을 해설한 것이다. 부처는 중생이 감당할 수 있는 힘에 맞추어 갖가지 다른 교를 설법했지만 목적은 깨달음에 이르게 하기 위하여 보이는 비유와 부처의 법신은 불멸이며 보편하다는 것이다. 이를 나타내는 비유가 일곱 가지인데, 그 가운데 월인석보 제14에 실린 화성유품의 내용을 법화경언해 권3과 대비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법화경 권3 제7 화성유품

<인명 realname="">부처님께서 모든 비구에게 이르셨다. “지나간 한량없고 가없는 불가사의 아승기 겁에, 그때 부처가 계셨는데, 이름이 ‘대통지승 여래 응공 정편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세존’이시더라. 그 나라의 이름은 호성이고, 겁의 이름은 대상이었다. 비구들아! 그 부처가 멸도하신 지 그토록 오래고 머니, 비유하면 3천대천세계에 있는 땅을 아무 때 어떤 사람이 갈아서 먹물을 만들어 동방의 1천 국토 지나서야 한 점을 떨어뜨리되, 크기가 작은 티끌 같고, 또 1천 국토 지나서 한 점을 떨어뜨려, 이와 같이 옮고 옮아 땅덩이로 만든 먹을 다하는 그런 세월이라면, 너희가 상상을 하겠느냐? 이 모든 국토를 산수 스승이거나 산사 스승의 제자가 능히 끝을 헤아려 그 수를 알겠느냐?” 하니, 비구들이 “알지 못하겠습니다. <인명 realname="">세존이시여!” 하였다. <인명 realname="">부처께서 “모든 비구들아! 이 사람이 지난 국토를 점 찍거나, 점 아니 찍거나 한 것을 다 부수어 티끌 만들어 한 티끌에 한 겁을 헤아려도, 저 부처 멸도하신 지가 또 이 수에 지남이 한량없고 가없는 백천만억 아승기겁이니라. 내가 여래의 지견력을 가진 까닭으로 저 오래고 먼 것을 보되, 오늘 보는 것과 같이 하노라.” 하였다.

그때 <인명 realname="">세존께서 이 뜻을 다시 펴려 하시어 게송으로 이르셨다. “내 생각하되, 과거세 한량없고 가없는 겁에 부처님의 이름이 <인명 realname="">대통지승이시더니, 사람이 힘으로 3천대천 나라를 갈아 이 모든 땅덩이를 다하여 다 먹을 만들어 1천 국토 지나서야 한 티끌 점을 내리게 하여, 이같이 옮고 옮아 점 찍어 이 모든 진묵을 다하고, 이같이 모든 국토를 점 찍거나 찍지 아니한 것들을 또 다 부수어 티끌 만들어 한 티끌로 한 겁을 삼아도 그 겁은 이 모든 티끌의 수보다 넘을 것이다. 저 부처 멸도하신 지가 이같이 한량없는 겁이거늘, 여래의 막힘없는 지혜가 저 부처의 멸도와 또 성문 보살을 알되, 오늘의 멸도하심을 봄과 같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라. 부처의 지혜는 깨끗하고 미묘하여 누 없으며 거리낌 없어 한량없는 겁을 막힘없이 넘나드는 것이다.” 하였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에게 이르시되, “대통지승불의 목숨이 5백4십만억 나유타 겁이시더니, 그 부처님께서 본래 도량에 앉으시어 마군을 헐어 버리시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미 얻을 것이거늘, 모든 불법이 나타나 앞에 있지 아니하더라. 이같이 한 소겁으로 열 소겁에 이르도록 결가부좌하시어 몸과 마음이 흔들리지 아니하시되, 모든 불법이 오히려 앞에 나타나지 아니하더니, 그때 도리천의 제천이 먼저 저 부처님 위하여 보리수 아래 사자좌를 펴되, 높이가 한 유순이더니, 부처님께서 이에 앉으시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마땅히 얻으리라.”고 하셨다. 때 맞추어 이 자리에 앉으시거늘, 그때 모든 범천왕이 많은 하늘꽃을 뿌리되 면마다 백 유순이고, 향풍이 때때로 꽃에 불어 시든 꽃을 불어 버리고 다시 새 꽃을 뿌리기를 10소겁이 차도록 부처님께 공양하며, 멸도에 이르러도 늘 이 꽃 뿌리며, 사왕 제천이 부처님 공양을 위하여 늘 하늘북을 치며, 다른 제천도 하늘의 풍악을 울려, 10소겁이 차며 멸도에 이르러도 또 이같이 하더라. 모든 비구들아, 대통지승불이 10소겁 지나시어야 모든 불법이 나타나 앞에 있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시리라. 그 부처가 출가하지 아니하셨을 적에 열여섯 아들이 있었는데, 그 첫째는 이름이 지적이었다. 모든 아들이 각각 여러 가지 진귀한 장난감을 두었더니, 아버님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셨다는 말을 듣고 다 보배 버리고 부처님께 가니 모든 어머니가 울며 따라가 보내었더니라. 그 할아버지 전륜성왕이 1백 대신과 또 다른 1백천만억 인민과 더불어 다 위요하여 좇아 도량에 가서 다 대통지승여래께 친근하고자 하여, 공양 공경하오며 존중 찬탄하여 다다라 머리를 조아려 절하옵고 부처님께 돌기를 마치고, 일심으로 합장하여 세존께 우러러 보아 게로 찬송하되, “대위덕 세존께서 중생 제도를 위하시는 까닭으로 한량없는 억세에야 그제야 성불을 얻으시고 모든 원이 이미 갖추어지시니, 좋으시도다. 길함이 위 없으시도다. 세존께서 심히 희유하시어 10소겁을 한 번 앉으시되 몸과 손발이 가만히 있으시어 편안히 움직이지 아니하시며, 그 마음이 늘 편안하시고 잠깐도 흩어져 어지러움이 있지 아니하시며,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시고, 길이 적멸하시어 누 없는 법에 편안히 머무르시니, 오늘 세존께서 편안히 불도 이루심을 보니, 우리는 좋은 이익을 얻어 경하하며 매우 환희하옵니다. 중생이 늘 고뇌하여 눈멀어 도사가 없고 괴로움 다할 도를 알지 못하여 해탈 구함을 알지 못하며, 긴 밤에 악취를 더하고 제천 대중은 복이 줄어 아득함을 좇아 아득함에 들어가 오랫동안 부처님 이름 듣지 못하더니, 지금 부처님께서 가장 높고 편안한 누 없는 도를 얻으시니, 우리와 천인이 가장 큰 이득을 얻음이 될 것이므로 이런 까닭으로 다 머리 조아려 무상존께 귀의하옵나이다.” 하였다. 그때 16왕자가 부처님을 게송으로 찬탄하고 세존께 ‘법륜 옮기소서!’하고 권하고 청하여 다 이 말을 하되, “세존께서 설법하시면 편안함이 많을 것이니, 제천 인민을 불쌍히 여겨 이익되게 하소서!” 하였다. 다시 게송을 사뢰되, “부처님은 함께할 짝이 없으시어 백복으로 스스로 장식하시어 무상 지혜를 얻으시니, 원하옵건대, 세간 위하시어 이르시고 우리와 모든 중생을 도탈하시고 위하시어, 가리어 나타내어 보이시고 이 지혜를 얻게 하소서! 만약 우리가 부처님을 얻으면(성불하면) 중생도 또 그러할 것입니다. 세존께서 중생의 깊은 마음과 생각을 아시며 또 행하는 도를 아시며 또 지혜의 힘과 즐김과 복 닦음과 예전의 명에 행하던 ‘업’을 세존께서 다 아시니, 반드시 위없는 법륜을 옮기소서!” 하였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에게 이르셨다. “대통지승불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실 때에 시방에 각각 오백만억 모든 부처 세계의 대지가 진동을 하며, 그 나라 사이에 있는 어두운 땅에 해와 달의 위광이 능히 비추지 못할 곳을 다 매우 밝히니, 그 가운데 중생이 각각 능히 서로 보아 다 말을 하되 여기에 어찌 문득 중생이 생겨났느냐?” 하며, 또 나라 경계의 제천 궁전과 범궁에 이르기까지 대지가 진동을 하며 큰 빛이 널리 비치어 세계에 가득하여 모든 하늘의 광명보다 더 밝더니라. 그때 동방 오백만억 모든 국토 가운데의 범천 궁전에 광명이 비치어 상례의 밝음보다 더하니, 모든 범천왕이 각각 이 생각을 하되, ‘오늘 궁전 광명이 예전에 있지 아니하던 빛이니 어떤 인연으로 이 모습이 나타났는가?’ 하고, 그때 모든 범천왕이 즉시 각각 서로 나아가 모여 이 일을 의논하더니, 그때 저 무리 가운데 한 대범천왕이 있으되 이름이 구일체이더니 그가 모든 범천의 중생을 위하여 게송을 읊었다. “우리 모든 궁전에 광명이 예전에 있지 아니하던 것이 이 어떤 인연인가? 각각 모두 찾음이 옳도다! 대덕천이 난 것인가? 부처님께서 세간에 나심인가? 이 큰 광명이 시방에 다 비치시도다.” 그때 오백만억 국토의 모든 범천왕이 궁전과 함께 각각 의극으로 여러 가지 하늘꽃을 담아 모두 서방에 가서 이 모습을 찾다가 대통지승여래가 도량의 보리수 아래 계시어 사자좌에 앉아 있으시거늘, 제천과 용왕 건달바 긴나라 마후라가 인비인 등이 공경하여 그 주위에 둘러싸고 있음을 보며 또 16왕자가 부처님께 “법륜을 굴리소서!” 청하옵거늘, 이를 보고, 즉시 모든 범천왕이 머리 숙여 부처님께 절하고 백천 번 둘레를 감돌고 즉시 하늘꽃을 부처님 위에 흩으니, 그 흩은 꽃이 수미산 같더라. 부처님 앉으신 보리수를 아울러 공양하니, 그 보리수의 높이 열 유순이었다. 꽃 공양 다하고 각각 궁전을 저 부처님께 바치고 이 말을 사뢰되, “오직 불쌍히 여기시어 우리를 이익되게 하시어, 바친 궁전을 원하옵건대 받으소서!” 하였다. 그때 모든 범천왕이 즉시 부처님 앞에 일심으로 한결같은 소리로 게송을 읊었다. “세존께서 심히 희유하시어 능히 다시 만나뵙기 어려우니 한량없는 공덕을 갖추시어 능히 일체를 구호하시고, 천인의 큰 스승으로서 세간을 불쌍히 여기시므로 시방 모든 중생이 널리 다 요익을 입나이다. 우리가 온 곳은 5백만억 먼 나라인데, 깊은 선정의 낙을 버림은 부처님 공양함을 위한 까닭입니다. 우리가 지난 세상의 복으로 궁전을 장엄하게 꾸며 이제 세존께 바치니 오직 원하옵건대 불쌍히 여겨 받으소서!” 하였다. 그때 모든 범천왕이 게로 부처님을 찬탄하고 각각 이 말을 사뢰되,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 법륜 옮기시어 중생 도탈케 하시어 열반의 길을 여소서!” 하고, 그때 모든 범천왕이 일심으로 한 소리로 게를 사뢰되, “부처님이시여! 오직 원하옵건대 설법하시어 큰 자비력으로 고뇌에 찬 중생을 도탈케 하소서!”라고 했다. 그때에 대통지승여래가 잠자코 허락하시니라.

또 비구들아! 동남방 오백만억 국토의 모든 대범왕이 각각 궁전에 광명 비침이 예전에 있지 아니함을 스스로 보고 환희 용약하여 희유심을 내어 즉시 각각 서로 나아가 모두 이 일을 의논하더니, 그때 저 무리 가운데 한 대범천왕이 있으되, 이름이 대비이더니 모든 범천의 대중 위하여 게를 이르되, “이 일은 어떤 인연으로 이런 모습이 나타났는가? 우리 모든 궁전에 광명이 예전에 있지 아니하더니 대덕천이 났기 때문인가? 부처님께서 세간에 나셨기 때문인가? 예전에 이런 모습을 보지 못하였더니 모두 일심으로 구하여 천만억 국토 지나 광명을 함께 찾음이 마땅하도다. 다분히 부처님께서 세간에 나시어 괴로운 중생을 도탈하심이도다.”

그때 5백만억 모든 범천왕이 궁전과 함께 하여 각각 의극에 여러 가지 하늘꽃 담아 모두 서북방에 가서 이 모습을 찾다가 대통지승여래가 도량 보리수 아래 계시어, 사자좌에 앉아 계시거늘 제천 용왕 건달바 건나라 마후라가 인비인 등이 공경 위요함을 보며 또 16왕자가 부처님께 ‘법문을 전륜하소서!’ 청하는 것을 보고, 그때 모든 범천왕이 머리 조아려 부처님께 절하고 백천 번 감돌고 즉시 하늘의 꽃으로 부처님 위에 흩으니 흩은 꽃이 수미산 같더니, 부처님과 보리수를 같이 공양하여 꽃 공양 다하고 각각 궁전을 그 부처님께 바치고 이 말을 사뢰되, “오직 불쌍히 여기시어 우리를 요익게 하시어 바치는 궁전을 원하옵건대 받으소서!” 하였다. 그때에 모든 범천왕이 즉시 부처님 앞에 일심으로 한 소리로 게송을 읊었다. “성주이시며 천중왕이시여! 가릉빈가의 소리로 중생을 불쌍히 여기시는 분이시니, 우리는 오늘 공경하여 예배하옵니다. 세존께서 심히 희유하시어 오래 되어서야 한 번 나타나시니, 180겁을 헛되이 지내고 부처님께서 안 계셔서 삼악도가 가득하고 제천 대중이 줄어 적더니, 오늘 부처님께서 세간에 나시어 중생 위하여 눈이 되시며 세간이 귀의할 곳이시어 일체를 구하시고, 중생의 아버지 되시어 불쌍히 여기시어 요익하시는 분이시니, 우리가 예전의 복경으로 오늘 능히 세존을 만났습니다.” 했다. 그때 모든 범천왕이 게로 부처님을 찬탄하고 각각 이 말을 사뢰되,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 일체를 불쌍히 여기시어 법륜 옮기시어 중생을 제도하소서!” 하였다. 그때 모든 범천왕이 일심으로 한 소리로 하여 게를 사뢰되, “대성이시여! 법륜을 옮기시어 모든 법상을 나타내 보이시고 고뇌의 중생을 제도하시어 큰 환희를 얻게 하소서. 중생이 이 법 듣고 도를 얻거나 하늘에 나면 모든 악도가 감하여 적어지고 참아서 선하게 될 사람이 많아질 것입니다.” 했다. 그때에 대통지승여래가 잠자코 허락하셨다. “또 비구들아 남방 오백만억 국토의 모든 대범왕이 각각 궁전에 광명 비침이 옛날에 있지 아니함을 스스로 보고 환희 용약하여 희유심을 내어 즉시 각각 서로 나아가 모두 이 일을 의논하되, 어떤 인연으로 우리 궁전에 이 빛 비침 있었느냐?” 하더니라.

그 무리 가운데 한 대범천왕이 있으되, 이름이 <인명 realname="">묘법이더니 모든 범중을 위하여 게를 읊었다. “우리 모든 궁전에 광명이 심히 엄숙히 비치니 이는 인연 없음이 아니니, 이런 상서로운 모습을 구함이 옳도다. 백천 겁 지나되 이 모습을 예전에 보지 못하였더니 대덕천이 남인가? 부처님께서 세간에 나심이신가?” 그때 오백만억 모든 범천왕이 궁전과 함께 각각 의극으로 여러 가지 하늘꽃을 담아 모두 함께 북방에 가서 이 모습을 찾음에 대통지승여래가 도량 보리수 아래 계시어 사자좌에 앉아 계시거늘, 제천 용왕 건달바 긴나라 마후라가 인비인 등이 공경 위요함을 보며, 또 16왕자가 부처님께 ‘법륜을 굴리소서!’ 청하는 것을 보았다.

그때 모든 범천왕이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께 절하고 백천 번 감돌고 즉시 하늘꽃을 부처님 위에 흩으니 흩은 꽃이 수미산 같았다. 부처님과 보리수를 아울러 공양하니 꽃 공양 다하고 각각 가지고 온 궁전을 그 부처님께 바치고 이 말을 사뢰되, “오직 불쌍히 여기시어 우리를 요익케 하시어 바친 궁전을 원하옵건대, 받으심을 드리우소서!” 하였다. 그때 모든 범천왕이 즉시 부처님 앞에 일심으로 같은 소리로 하여 게송을 읊었다. “세존께서 심히 뵙기가 어려우시어 모든 번뇌를 깨뜨리신 분이니, 130겁을 지내어 오늘에야 능히 한 번 뵈니, 모든 주리며 목마른 중생에게 법우로 가득하게 하시니, 옛날에 못 뵙던 그지없으신 지혜가 우담바라꽃과 같으시니 오늘에야 만났습니다. 우리의 모든 궁전이 광명 입은 까닭으로 장엄히 꾸며졌으니, 세존께서는 가장 불쌍히 여기시어 오직 원하되, 이 궁전을 받으소서!”라고 했다.

그때 모든 범천왕이 게로 부처님을 찬탄하고 각각 이 말을 사뢰되, “오직 원하옵건대, <인명 realname="">세존께서 법륜을 옮기시어 일체 세간의 제천 마왕 범천 사문 바라문으로 하여금 다 편안함을 얻어 도탈을 얻게 하소서!” 하고, 그때에 모든 범천왕이 일심으로 같은 소리로 하여 게송을 읊었다. “오직 원하옵건대, 천인존이시여! 무상 법륜을 옮기시어 큰 법고를 치시며 법라를 부시며 큰 법우를 널리 내리시어 무량 중생을 도탈케 하소서! 우리가 다 귀의하여 청하오니 반드시 심원한 소리로 일러 주소서!”라고 했다. 그 대통지승여래가 잠자코 허락하신 것이다. 서남방과 하방에 이르러도 또 이와 같았다.

그때 상방 5백만억 국토의 모든 대범천왕이 자기 궁전에 광명이 엄숙히 비침이 예전에 있지 아니함을 스스로 보고, 환희 용약하여 희유심을 내어 즉시 각각 서로 나아가 모두 이 일을 의논하되 ‘어떤 인연으로 우리 궁전에 이 광명이 있느냐?’ 하더니, 그때 저 무리 중에 한 대범천왕이 있으니, 이름이 시기이더니, 모든 범중 위하여 게를 이르되, “오늘 어떤 인연으로 우리 모든 궁전에 위덕 광명이 비치어 엄숙히 꾸며진 것은 일찍이 없었던 일 아니냐? 이 같은 묘한 모습은 예전에 듣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던 것이니 대덕천이 남인가? 부처님께서 세간에 나심이신가?” 하였다.

그때 오백만억 모든 범천왕이 궁전과 함께 하여 각각 의극으로 여러 가지 하늘꽃을 담아 모두 하방에 가서 이 모습을 찾다가 대통지승여래가 도량의 보리수 아래 계시어 사자좌에 앉아 계시거늘 제천 용왕 건달바 긴나라 마후라가 인비인 등이 공경 위요함을 보며 또 16왕자가 부처님께 ‘법륜을 굴리소서!’ 청하는 것을 보고, 그때 모든 범천왕이 머리 조아려 부처님께 절하고 백천 번 감돌고 즉시 하늘의 꽃으로 부처님 위에 흩으니, 흩은 꽃이 수미산 같았다. 부처님의 보리수를 아울러 공양하여 꽃 공양 다 하고 각각 가지고 온 궁전을 저 부처님께 바치고 이 말을 사뢰되, “오직 불쌍히 여기시어 우리를 요익게 하시어 바친 궁전을 원하옵건대 받으소서!” 하였다. 그때 모든 범천왕이 즉시 부처님 앞에 일심으로 같은 소리로 게송을 읊었다, “좋으시도다! 모든 부처님과 세간 구하시는 성존을 뵈오니, 능히 3계의 지옥에 모든 중생을 힘써 건져 내시니, 넓은 지혜의 천인존이 중생을 불쌍히 여기시어 능히 감로문을 여시어 일체 널리 제도하시니, 예부터 한량없는 겁을 헛되이 지내어 부처님께서 안 계시고 세존 나지 않으신 때에 시방이 늘 어두워 3악도가 더 늘어나며 아수라가 또 성하고 모든 하늘 대중이 더 줄고 죽어서 악도에 떨어질 이가 많으며, 부처님 좇아 법 듣지 못하여 늘 선하지 못한 일을 행하여 체력과 지혜가 다 감하여 적어지고 죄업 인연의 까닭으로 즐거움과 즐거운 생각을 잃어 사견의 법에 머물러 선한 법을 알지 못하며, 부처님 교화를 입지 못하여 늘 악도에 떨어지더니, 부처님께서 세간의 눈이 되시어 오래 지나서야 그제야 나시니, 모든 중생을 불쌍히 여기시고 그러므로 세간에 나타나 초월하시어 정각 이루시므로, 우리가 심히 기뻐하여 경하하오며 또 그밖의 일체 무리가 기뻐하여 미증유를 찬탄하옵니다. 우리의 모든 궁전이 광명 입은 까닭으로 엄숙히 꾸며졌사온데, 오늘 세존께 바치니 오직 불쌍히 여기시어 받으소서! 원하옵건대, 이 공덕으로 일체 중생에게 널리 미쳐 우리와 중생이 다 같이 불도를 이루기를 원합니다.”고 했다. 그때에 오백만억 모든 범천이 게로 부처님을 찬탄하고 각각 부처님께 여쭈되,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 법륜을 옮기시어 많이 편안하게 하시며 많이 도탈하소서!” 하고, 그때 모든 범천왕이 게를 사뢰되, “세존께서 법륜을 옮기시어 감로의 법고를 치시고 고뇌의 중생을 도탈하시어 열반의 도를 열어 보이소서! 오직 원하옵건대, 저의 청을 받으시어 크고 미묘한 소리로 한량없는 겁 동안 익히신 법을 불쌍히 여기시어 펴소서!”

그때 대통지승여래가 시방의 모든 범천왕과 또 16왕자의 청을 받으시어 즉시 12행 법륜을 세 가지로 옮기시니, 사문이거나 바라문이거나 하늘이거나 마군이거나 범천이거나 세간의 어느 누구도 능히 설하지 못할 바이니, 이르시되, “이것이 고통이며 이것이 고통의 원인이며 이것이 고통의 없어짐이며 이것이 고통을 없애는 길이다.” 하셨다. 또 12인연의 법을 널리 이르시니, 무명의 인연은 ‘행’이고, ‘행’의 인연은 ‘식’이고, ‘식’의 인연은 명색이고, 명색의 인연은 6입이고, 6입의 인연은 ‘촉’이고, ‘촉’의 인연은 ‘수’이고, ‘수’의 인연은 ‘애’이고, ‘애’의 인연은 ‘취’이고, ‘취’의 인연은 ‘유’이고, ‘유’의 인연은 ‘생’이고, ‘생’의 인연은 늙음과 죽음, 근심과 슬픔, 고통과 번뇌이다. 무명이 멸하면 ‘행’이 멸하고, ‘행’이 멸하면 ‘식’이 멸하고, ‘식’이 멸하면 명색이 멸하고, 명색이 멸하면 6입이 멸하고, 6입이 멸하면 ‘촉’이 멸하고, ‘촉’이 멸하면 ‘수’가 멸하고, ‘수’가 멸하면 ‘애’가 멸하고, ‘애’가 멸하면 ‘취’가 멸하고, ‘취’가 멸하면 ‘유’가 멸하고, ‘유’가 멸하면 ‘생’이 멸하고, ‘생’이 멸하면 늙음과 죽음, 근심과 슬품, 고통과 번뇌가 멸하리라. 부처님께서 천인 대중 가운데 이 법 이르실 때에 6백 만억 나유타 사람이 일체 세간의 법을 따르지 아니한 까닭으로 모든 번뇌에서 마음이 해탈을 얻어, 다 깊고 미묘한 선정과 3명과 6통을 얻으며 8해탈이 갖추어지고, 제2, 제3, 제4 설법하실 때, 천만억 항하사 나유타 등 중생이 또 일체법을 본받지 아니하는 까닭으로 모든 번뇌에서 마음이 해탈을 얻으니, 이로부터 후에 모든 성문 대중이 한량없고 가없어서 헤아리지 못하겠더라. 그때에 16왕자가 다 동자로 출가하여 사미가 되어, 모든 근기가 통리하며 지혜가 밝아 이미 백천만억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여 범행을 깨끗이 닦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려 다 부처님께 여쭈되, “세존이시여, 이 모든 한량없는 천만억 대덕 성문이 다 이제 이루었으니, 세존께서 또 반드시 우리를 위하시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법을 이르소서. 우리가 들으면 다 닦아 배우리다. 세존이시여, 우리 뜻에 여래의 지견을 원하오니, 깊은 마음의 염원을 부처님께서는 스스로 깨달아 아실 것입니다.”

그때 전륜성왕이 거느리신 무리 가운데 8만억 사람이 16왕자의 출가를 보고 또 출가를 구하니, 왕이 곧 듣고 허락하신 것이다. 그때 저 부처님께서 사미의 청을 받으시고 2만 겁을 지내셔서야 4부 대중 가운데 이 대승경을 설하시니, 이름이 묘법연화경이니 보살 가르치시는 법이며 부처님께서 호념하시는 바이었다. 이 경 설하시니, 16사미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위한 까닭으로 다 수지하여 외우고 찬송하며 통달한 것이다. 이 경 설하실 제, 16보살 사미가 다 신수하며 성문 무리 가운데서도 또 신해할 이가 있었으나, 그 밖의 중생 천만억 중생들은 다 의혹을 품었더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설하시되 8천 겁에 잠깐도 그만두지 아니하시고, 이 경 설하시고 즉시 고요한 방에 드시어 선정에 머무르심이 8만4천 겁이시거늘, 이 때에 16보살 사미가 부처님 방에 드시어 고요히 선정에 드신 줄 알고 각각 법좌에 올라 또 8만4천 겁에 4부 대중을 위하여 묘법연화경을 널리 설하여 가려서 낱낱이 다 6백 만억 나유타 항하사 등 중생을 제도하여 보이며 가르치며 이롭게 하며 기뻐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게 한 것이다. 대통지승불이 8만4천 겁을 지나시고 삼매로부터 일어나시어 법좌에 가시어 조용히 앉으시어 널리 대중에게 설하시되, “이 16보살 사미가 심히 희유하여 모든 ‘근’이 통리하며 지혜가 밝아 이미 한량없는 천만억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여 모든 부처님께 늘 범행 닦아 부처님의 지혜를 받아 지녀 중생에게 열어 보여 그 가운데 들게 하는 것이니, 너희가 다 마땅히 자주 친근하여 공양할지니라. 어째서인가 하면, 만일 성문이거나 벽지불이거나 또 모든 보살이 능히 이 16보살이 설한 경법을 믿어 받아 지니고 헐지 아니하는 이는, 이 사람이 다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여래의 지혜를 얻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명 realname="">부처님께서 모든 비구에게 이르시되, “이 16보살이 늘 이 <서명>묘법연화경을 즐겨 설법하여 하나하나 보살의 교화함이 6백 만억 나유타 항하사 등의 중생이니, 태어나는 세상마다 난 데를 보살과 함께 나서 그 법 들음을 좇아 다 신해하는 것이니, 이 인연으로 4만억 모든 부처 <인명 realname="">세존을 능히 만나되 오늘까지도 다하지 아니한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내 오늘 너희에게 이르니, “저 <인명 realname="">부처의 제자 16사미가 오늘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어 시방 국토에 현재하여 설법하되 한량없는 백천만억 보살 성문이 권속이 되었으니, 그 중 두 사미는 동방에서 부처되시니, 첫째 이름은 <인명 realname="">아촉이시니 <지명>환희국에 계시고 둘째 이름은 <인명 realname="">수미정이시다. 동남방 두 부처는, 첫째 이름은 <인명 realname="">사자음이시고, 둘째 이름은 <인명 realname="">사자상이시니라. 남방의 두 부처는, 첫째 이름은 <인명 realname="">허공주이시고, 둘째 이름은 <인명 realname="">상멸이시니라. 서남방 두 부처는, 첫째 이름은 <인명 realname="">제상이시고, 둘째 이름은 <인명 realname="">범상이시니라. 서방 두 부처는, 첫째 이름은 <인명 realname="">아미타이시고, 둘째 이름은 <인명 realname="">도일체세간고뇌이시니라. 서북방 두 부처는, 첫째 이름은 <인명 realname="">다마라발 전단향 신통이시고, 둘째 이름은 <인명 realname="">수미상이시니라. 북방 두 부처는, 첫째 이름은 <인명 realname="">운자재이시고, 둘째 이름은 <인명 realname="">운자재왕이시니라. 동북방의 부처는 이름이 <인명 realname="">괴일체세간포외이시니라.

열여섯째 나 <인명 realname="">석가모니불은 사바국토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었노라. 비구들아, 우리가 사미 되어 있을 제, 각각 한량없는 백천만억 항하사 등 중생을 교화하니, 날 좇아 법을 들음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위하니, 이 모든 중생이 오늘 성문의 경지에 머무른 이를 내 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로 교화하니, 이 모든 사람들이 마땅히 이 법으로 점차 불도에 들리라. 어찌된 것인가 하면, <인명 realname="">여래의 지혜는 믿기 어렵고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때 교화한 한량없는 항하사 등 중생은 너희들 모든 비구와 또 내가 멸도한 후 미래 세상 가운데의 성문 제자가 이들이다. 나 멸도한 후에 또 어떤 제자가 이 경을 듣지 못하고 보살의 행할 바를 알지 못하며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 얻은 공덕에 멸도했다는 생각을 내어, 마땅히 열반에 들려고 하리라. 내 다른 나라에서 부처가 되어 다시 다른 이름이 있을 것이니, 이 사람이 비록 멸도했다는 생각을 내어 열반에 드나, 저 땅에서 부처의 지혜를 구하여 이 경을 얻어 들을 것이니, 오직 불승으로 멸도를 얻을 뿐이라서 다시 그 밖의 다른 승법은 없으니, 모든 여래의 방편 설법은 제외하고서이니라. 비구들아. 만일 <인명 realname="">여래가 열반할 때가 다다르며 대중이 또 청정하며 신해 굳으며 공법을 투철히 알며 선정에 깊이 든 줄을 스스로 알면, 곧 모든 보살과 성문 대중을 모아 이 경을 위하여 설법하니, 세간에 2승이 멸도를 얻음은 없고 오직 1불승만이 멸도를 얻을 따름이다. 비구야, 반드시 알아라. <인명 realname="">여래가 방편으로 중생의 성품에 깊이 들어 그 뜻에 작은 법을 즐겨 5욕에 깊이 집착한 줄 알고 이들을 위한 까닭으로 열반을 설하매, 이 사람이 만일 들으면 곧 믿고 받느니라.

견줄진대, 5백 유순의 험하고 어렵고 궂은 길이 멀고 끊어진, 사람 없는 두려운 땅에, 만일 많은 대중이 이 길을 지나 보배가 있는 곳에 가고자 하거든, 한 도사가 총명한 지혜로 명달하여 험한 길에 통하며 막힌 모양을 잘 알아서 많은 사람을 인도하여 이 어려운 곳을 지나고자 하더니, 거느린 사람들이 중도에 게을러 물러나 도사에게 이르되, “우리 고단함이 지극하고 또 두려워 능히 다시 나아가지 못할 것이거늘, 앞길이 오히려 멀므로 이제 물러 돌아가고자 합니다.” 했다. 도사가 방편이 많아 이 생각을 하되, ‘이들이 불쌍하도다. 어찌 큰 보배를 버리고 물러나서 도로 가려고 하느냐?’라고 생각하고, 방편력으로 험한 길 가운데 3백 유순 지나서 한 성을 만들고 많은 사람에게 이르되,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아라. 물러나 도로 가지 말아라. 이 큰 성이 능히 사이에 머물러 각자의 뜻대로 할 것을 좇을 것이니, 만일 이 성에 들면 훤히 편안함을 얻을 것이며, 혹 능히 보배가 있는 곳에 나아가려 해도 또 가히 갈 수 있을 것이다.” 하였다. 이때에 피곤함이 지극한 대중이 마음에 매우 기뻐하고 미증유를 찬탄하여, “우리는 지금 이 험한 길을 면하고 훤히 편안함을 얻었노라.” 하고, 이제 많은 사람이 화성(化城)에 나아가 들어 이미 지난 제도됐다는 생각을 내며 편안한 생각을 내더니, 그때 도사가 이 많은 사람들이 이미 쉼을 얻어 다시 피곤한 게으름이 없어진 줄 알고 즉시 화성을 없애고 많은 사람에게 이르되, “너희는 가라! 보배가 있는 땅이 가까이 있으니, 먼저 번의 큰 성은 내가 변화로 지은 것이라서 너희 쉼을 위할 따름이었다.” 하였느니라.

비구들아, <인명 realname="">여래도 또 이와 같아서 오늘 너희를 위하여 큰 도사가 되어서, 여러 가지 생사 번뇌의 악도가 험난하고 장원함에 감직하며 건넘직함을 아니, 만일 중생이 오직 1불승만을 들으면 <인명 realname="">부처를 보고자 아니하며 친근하고자 아니하여, 곧 이런 생각을 하되, ‘불도가 장원하여 오래 부지런히 수고함을 받아야 가히 능히 이룰 것이다.’ 할 것이므로, <인명 realname="">부처님께서 이 마음의 겁약 졸렬함을 아시고 방편력으로 중간에 쉬게 함을 위한 까닭으로 두 가지 열반을 설하니, 만약 중생이 두 경지에 머무르거든 <인명 realname="">여래가 그때에 곧 위하여 이르되, “너희가 할 일을 이루지 못하였으니, 너희가 머무른 경지는 <인명 realname="">부처님의 지혜에 가까우니 마땅히 보아 살펴 헤아릴 것이다. 너희가 얻은 열반은 진실 아닌 것이니, 다만 이 <인명 realname="">여래가 방편의 힘으로 1불승을 가려서 3승을 설한다.” 하니, 저 도사가 쉬게 함을 위한 까닭으로 큰 성을 만들고 이미 쉬었음을 알고 이르되, ‘보배의 땅이 가까이 있으니 이 성은 참이 아니라 내가 지었을 따름이다.’ 함과 같은 것이다.

그때 <인명 realname="">세존께서 이 뜻을 다시 펴려 하시고 ‘게’를 이르시되, “대통지승불이 10겁 동안 도량에 앉으시되 불법이 앞에 나타나지 아니하여 불도 이룸을 얻지 못하고 계시더니, 모든 천신 용왕 아수라의 무리들이 늘 하늘의 꽃을 흩어서 저 부처님을 공양하오며 제천이 하늘의 북을 치며 많은 풍류를 아울러 하며 향기로운 바람이 시든 꽃에 불면 다시 새 고운 꽃을 흩으니, 10소겁 지내서야 불도 이룸을 얻으시거늘, 제천과 세인이 마음에 다 날아 솟음을 품더니라.

저 부처의 16아들은 다 그 권속 천만억이 둘러싸서 함께 <인명 realname="">부처님께 가서, 머리 조아려 <인명 realname="">부처님의 발에 절하고 “법륜 전하소서!” 하고 청하오되, 성스런 스승이 법우로써 나와 일체를 흡족하게 적시니, <인명 realname="">세존은 심히 만나기가 어려우시어 오래 되어서야 한 번 나타나시니, 중생에게 알림을 위하시어 일체를 진동하게 하소서. 동방 모든 세계 5백만억 나라 범천 궁전에 광명 비침이 옛날에 있지 아니한 것이니, 모든 범천이 이 모습 보고 찾아와서 <인명 realname="">부처님께 이르러 꽃 흩어 공양하옵고 궁전을 아울러 받들고 <인명 realname="">부처님께 ‘법륜 전하소서.’ 청하여, ‘게’로 찬탄하거늘, <인명 realname="">부처님께서 아직 때가 이르지 못함을 아시고 청 받으시고도 잠자코 앉으신 것이다. 3방과 또 4유와 상하가 또 그러하여 꽃 흩고 궁전 받들고 부처님께 ‘법륜 전하소서.’ 청하되 “세존은 심히 만나기가 어려우시니 원하건대, 본래의 자비로 감로문을 넓게 여시어 무상 법륜을 전하소서.” 하니, 한량없는 지혜의 세존께서 저 많은 사람의 청을 받으시고 위하시어 갖가지 법 4제 12인연을 펴시되 “무명으로 늙음과 죽음에 이르도록 다 태어남의 인연을 의지하여 있으니 이와 같이 많은 허물과 시름을 너희는 마땅히 알지니라.” 하시고, 이 법 펴실 때에 6백만억 해의 중생들이 여러 가지 수고의 끝을 다하여 여의고 다 아라한이 되며, 제2 설법하실 적에 천만 항하사 중생이 모든 법에 본받지 아니하여 또 아라한을 얻으니, 이후로 ‘도’ 얻은 이들은 그 수가 그지없어 만억 겁을 헤아려도 능히 그 끝을 얻지 못할 것이다.

그때에 16왕자가 출가하여 사미가 되어 다 저 부처님께 청하오되 “대승법을 설하소서. 저희와 저희를 따르는 사람이 다 마땅히 불도를 이룰 것이니, 원하건대, 세존의 혜안 제일 깨끗함과 같음을 얻고 싶습니다.” 하니, 부처님께서 아이의 마음에 예전 세상에 행함을 아시고 그지없는 인연과 여러 가지 비유로 6바라밀과 또 여러 신통한 일을 설하시어 진실한 법과 보살이 행하는 도를 가리시고 이 법화경의 항하사 같은 게를 읊으신 것이다. 저 부처님께서 경 설하시고 고요한 방에서 선정에 드시어 일심으로 한 곳에 8만4천 겁을 앉아 계시거늘, 이 사미들이 부처님께서 선에서 나오지 아니하신 줄을 알고 한량없는 억만 무리 위하여 부처님의 위없는 지혜를 설하되, 각각 법좌에 앉아 이 대승 경전을 설하여 부처님께서 편안히 적멸하신 후에도 법화경을 펴 도우시니, 낱낱의 사미 등이 제도한 모든 중생은 6백만억 항하사 등의 무리이었다.

저 부처님 멸도 후에 이 모든 법을 들은 사람이 있는 곳마다 모든 불토에서 늘 스승과 같이 태어나니, 이 16사미가 힘을 갖추어 불도를 행하여 이제 시방에 나타나서 각각 정각을 이루었으니, 그때에 법을 들은 사람은 각각 모든 부처님께 있어 성문에 머물러 있는 이를 점차 불도를 가르치시니, 내가 16왕자의 한 사람으로서 일찍이 또 너 위하여 설하였으므로, 이런 까닭으로 방편으로 너희를 이끌어 부처님 지혜에 나가게 하노라. 이 본래의 인연으로 지금 법화경을 설하여 너희를 불도에 들게 하니, 삼가 놀라서 두려워하는 마음 먹지 말아라.

견주건댄, 험악한 길이 멀어 끊어지고 사나운 짐승이 많으며 또 수초 없는, 사람이 두려워하는 곳에 무수한 천만 대중이 이 험악한 길을 지나고자 하더니, 그 길이 심히 멀어 오백 유순이 넘으니, 그때 한 도사가 잘 알고 지혜 있으며 밝히 알아 마음이 흔들림 없이 험한 곳에 들어가서 많은 환난을 제도하더니, 많은 사람이 다 힘들어 하여 도사에게 이르되, “우리 오늘 매우 고달파서 이에 물러 도로 가고자 합니다.” 하거늘, 도사가 생각하되, ‘이 무리가 심히 불쌍하도다. 어찌 물러나 도로 가고자 하여 큰 보배를 잃느냐?’ 뒤미처 좇아 방편을 생각하되, ‘신통력을 펴야 하리로다.’ 하고서 큰 성곽 짓고 여러 사택을 꾸미고 두루 원림과 시내와 목욕하는 못이 있고, 겹문의 높은 누각에 남녀가 다 가득하게 하여 곧 이 변화를 만들고 많은 사람을 위로하여 이르되,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가 이 성에 들면 각각 가히 즐거움을 좇으리라.” 하거늘, 모든 사람이 이미 성에 들어가 마음에 다 매우 기뻐하고 다 편안한 생각을 내어 스스로 이미 ‘건넘을 얻었다.’고 여기거늘, 도사가 쉼을 알고 많은 사람 모아 이르되, “너희가 다 나아감이 마땅하니, 이는 다만 만든 성일 뿐이니, 내 너희 가쁨이 지극하여 중도에 물러 돌아가고자 함을 보았으므로 방편력으로 이 성을 만들었던 것이다. 너희는 이제 부지런히 정진하여 모두 보배가 있는 곳에 나아감이 마땅하다.” 하니라.

나도 또 이와 같아서 일체의 도사가 되어서 모든 도를 구하는 사람이 길 가는 중에 게을러져 능히 생사 번뇌의 여러 가지 험한 길을 건너지 못함을 보므로, 이런 까닭으로 방편력으로 쉬게 함을 위하여 열반을 일러 설하되, “너희가 괴로움이 멸하여 해야 할 일을 다 이미 이루었다.” 하고, 이미 열반에 다달아 다 아라한 얻은 줄 알고서야 그제야 대중을 모아 대중을 위하여 진실한 법을 설하노라. 모든 부처님께서 방편력으로 가려서 3승을 설하신 것이니, 오직 1불승이 있건만, 쉴 곳을 마련할 까닭으로 둘을 설하신 것이다. 지금 너희를 위하여 진실을 설하니, 너희가 얻은 것은 멸도가 아니었다. 부처님의 일체지혜를 위하여 마땅히 큰 정진을 발하여라. 너희가 일체지 〮10력 등의 불법을 증득하여 32상이 갖추어져야, 이것이 진실한 멸도이니라. 모든 부처님 도사가 쉬게 함을 의거하여 열반을 설하시고, 이미 쉰 줄 아시고서는 이끌어 부처님 지혜에 들이신 것이다.

이전페이지 페이지상단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