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와 승중 공양 7]
그제 王子ㅣ 일후미
拘那羅 주001) 구나라(拘那羅): 아육왕의 태자의 별명. 태자의 눈이 맑기가 구나라조(鳩那羅鳥)와 비슷하므로 이렇게 이름.
ㅣ라 호리 王
올 주002) 올: 오른(쪽). 올[右](거-거, 관형사).
녀긔 주003) 녀긔: 쪽의. 면의. 녁[面]+의(특이 처소의 부사격조사). → 〈65ㄱ〉 ‘우희’.
잇더니 두
가라 주004) 가라: 손가락을. 손+ㅅ(관형격조사)+가락+(목적격조사).
들오 주005) 말 아니니 二倍 供養코져 혼
디러니 주006) 디러니: 뜻이었는데. [意]+이(서술격조사)+더/러+니. 과거회상의 선어말어미 ‘-더-’는 서술격조사 뒤에서 ‘-러-’로 교체됨.
大衆이 보고 다 웃거늘 王도
우 주007) 우: 웃어. 웃고. 웃-[笑](ㅅ불규칙)+아/어. → 〈65ㄴ〉 ‘지시관’.
닐오 王
월인석보 25:125ㄴ
子ㅣ 功德
더으놋다 주008) 더으놋다: 더하는구나. 더으-[增]+(현재시상 선어말어미)+옷(감동법 선어말어미)+다.
王이 닐오 내 三十萬 兩 金로 衆僧을 供養고
즈믄 주009) 즈믄: 천. 즈믄[千]. 千載上 즈믄 우히라〈월석 1:2ㄱ〉.
독 주010) 독: 독[瓮]. 항아리. 독爲甕〈훈언 용자〉.
香湯로 주011) 향탕(香湯)로: 향탕으로. 香湯+(/으)로(도구의 부사격조사). 향탕(香湯)은 향을 넣어서 끓인 욕탕.
菩提樹를
싯교리라 주012) 싯교리라: 씻길 것이다. 싯-[洗]+기(피동접미사)+오/우(의도법의 선어말어미)+리(ㄹ#이+이-)+라. 여기 ‘-라’는 평성이면 서술격조사 ‘-이라’로, 거성이면 연결어미 ‘-려〔의도〕’, ‘-다가’, 명령법 종결어미 ‘-라’로 두루 쓰임.
그제 王子ㅣ
네 주013) 네: 넷. 네[四](상성, 수사, 관형사). ‘:네(상성)’는 ‘四(수사)’와 ‘너[汝](대명사)+ㅣ(주격조사)’가 결합한 것과 관형사의 세 가지가 있는데, 형태와 방점까지 동일하기 때문에 문맥에 따라 적절한 의미를 파악해야 함. 여기서는 수사로 쓰임.
가라 주014) 가라: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가락[指]+. 여기서는 ‘손가락을’로 쓰임.
드니 四倍
코졋 주015) 코졋: 하고자 하는. -+고져(의도의 연결어미)+ㅅ(관형격조사). 관형격조사 ‘ㅅ’은 단어, 구(句), 절(節)에 결합되어 각각 ‘관형어, 관형구, 관형절’을 구성하며, 그 문(文)에 결합되어서는 그 문(文) 전체가 수식하는 기능을 하게 함.
디러니 주016) 디러니: 뜻이었는데. [意]+ㅣ(서술격조사)+더/러+니. 과거회상의 선어말어미 ‘-더-’는 서술격조사 뒤에서 ‘-러-’로 교체됨.
王이 怒야
臣下려 주017) 신하(臣下)려: 신하더러. 신하에게. 臣下+려. ‘려(평거)’는 현대국어 ‘더러’로 연결되는 조사로 기원적으로는 ‘리-[率](평거)’의 연결형이 문법화된 형태. ‘려’는 항상 ‘니-[謂]’, ‘묻-[問]’의 지배를 받음.
닐오
월인석보 25:126ㄱ
뉘 주018) 뉘: 누가. 누[誰]+이/ㅣ(주격조사). 현대어 ‘누/누구’ ‘누구’는 여기 ‘누’는 ‘뉘’ 주격형, ‘눌’ 목적격형, ‘누고’는 의문형으로 쓰였으나, 이 중의 ‘누고’는 중세어 말기에 ‘누구’ 〈석봉 천자〉는 대명사로 굳어지게 됨.
王子
쳐 주019) 날와 주020) 날와: 나와. 나+와(접속조사). ‘날와’와 ‘눌와’처럼 접속조사 ‘와’가 결합할 때 ‘ㄹ’이 첨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함.
토게 주021) 토게: 다투게. 토-[爭]+게(보조적 연결어미).
뇨 臣下ㅣ
주022) : 말씀드리기를, 말씀드리되. -[白](ㅂ불규칙)+오(연결어미).
뉘 王과
겻구리고 주023) 겻구리고: 겨루겠습니까? 겻구-[競]+리+(상대높임 선어말어미)+고(의문법 종결어미).
그러나 王子ㅣ
聰慧 주024) 利根 주025) 샤 功德을
더으실 주026) 더으실: 더하시므로. 더으-[加]+시+ㄹ.
이 이
시노소다 주027) 시노소다: 하십니다. 하시는 것입니다. +시++옷(감탄법 선어말어미)++다.
그제 王이 王子 도라 보고
上座 주028) 상좌(上座): 상좌께. 上座+. ‘’는 ‘ㅅ’과 ‘긔’로 분석될 수 있는데 ‘ㅅ’는 유정 존칭 체언에 사용되는 존칭 관형격 ‘ㅅ’이고 ‘긔’는 낙차점 처소의 부사격조사로, ‘’는 존칭으로 쓰임. 상좌(上座)는 교단에서 수행을 쌓은 지도적 위치에 있는 스님. 대덕(大德).
내 庫藏앳
거스란 주029) 말오 주030) 말오: 말고. 말-[勿]+고/오. ‘-고’의 초성 ‘ㄱ’이 약화되어 ‘말오’로 실현됨. 그러나 ‘말오’는 다시 ‘말-’의 종성 ‘ㄹ’이 탈락된 ‘마오(쏘디 마오〈월석10:28ㄴ〉, 솓디 마오〈내훈1:9ㄴ〉)’의 형태로도 나타남.
녀나 주031) 녀나: 다른. 남은. 그 밖의. 녀나(거-평-거, 관형사).
一
월인석보 25:126ㄴ
切 것과
閻浮提 주032) 염부제(閻浮提): Jambu-dvīpa. 수미(須彌) 4주의 하나. 수미산 남쪽에 있으며 7금산과 대 철위산 중간, 짠물바다에 있는 대주(大洲)의 이름.
夫人
婇女 주033) 諸臣
眷屬 주034) 권속(眷屬): 자기 집안에 딸린 식구. 여기서는 불·보살을 따르는 이.
과 나와
拘那羅子와 주035) 구나라자(拘那羅子)와: 구나라 왕자를. 이 부분은 ‘...眷屬과 나와 拘那羅子와...’로 집단곡용으로 하여 ‘구나라자와’ 다음에 목적격조사 ‘-’이 쓰일 자리인데 준 것으로 봄.
다
賢聖 주036) 衆僧 주037) 중승(衆僧): 스님들께. ‘’는 ‘ㅅ’과 ‘긔’로 분석될 수 있는데 ‘ㅅ’는 유정 존칭 체언에 사용되는 존칭 관형격 ‘ㅅ’이고 ‘긔’는 낙차점 처소의 부사격조사 ‘’는 존칭으로 쓰임.
布施노다 주038) 보시(布施)노다: 보시합니다. 보시-++오/우++다.
니라 그제 王과 上座와
比丘僧괘 주039) 비구승(比丘僧)괘: 비구승이. 비구승+과+ㅣ(주격조사). 현대국어의 접속조사 ‘와/과’는 나열되는 마지막 명사에는 붙지 않지만 중세국어시기에는 나열되는 마지막 명사에도 ‘와/과’가 붙음. 즉 현대국어에서는 ‘A와 B와 C가’로 나타날 것이 중세국어에서는 ‘A와 B와 C왜〔와+ㅣ〕’로 이른바 ‘집단곡용’이라 함.
즈믄 주040) 독 香湯로 菩提樹를
싯기니 주041) 싯기니: 씻기니. 싯-[洗]+기(피동접미사)+니.
菩提樹ㅣ
倍월인석보 25:127ㄱ
히 주042) 배(倍)히: 배로. 갑절로. *倍+이(부사 파생접미사).
싁싁고 주043) 싁싁고: 엄하고. 웅장하고. 위엄있고. 싁싁-[嚴]+고. 중세국어 ‘싁싁-’는 현대국어 ‘씩씩하-’보다 훨씬 넓은 의미를 지니고 있음. ‘싁싁’고는 무성폐쇄음 사이에서 ‘’가 생략된 것임.
퍼디거늘 주044) 퍼디거늘: 퍼지거늘. 퍼디-[播]+거늘. ‘거/늘’은 기원적으로 선어말어미 ‘-거-’와 연결어미 ‘-/늘’로 분석될 수 있으나 이 시기에는 ‘-거/거늘’이 하나의 형태로 고정됨. 이미 일어난 사실을 주관적으로 확신하여 강조하는 선어말어미 ‘-거-’는 어말 말음이 ‘ㅣ’나 ‘ㄹ’, 계사 뒤에서 ‘-어-’(반드시 분철)로 나타남. 이런 음운론적인 교체 외에도 형태론적 교체를 보이기도 하는데 ‘-거/어-’는 자동사와 결합하고 ‘-아/어-’는 타동사와 결합하며 자동사 ‘오-[來]’ 뒤에서는 ‘-나-’로 교체됨.
王과
羣臣쾌 주045) 군신(羣臣)쾌: 군신들이. 群臣+(복수접미사)+과(접속조사)+ㅣ(주격조사).
주046) : 가장. 한껏. 충분히. 크게. 매우. (평-거, 부사). 이는 동음어로 명사, 조사로도 쓰임.
歡喜더라
Ⓒ 필자 | 세조(조선) / 1447년(세조 5)
[보리수와 승중 공양 7]
그때 왕자가 이름이 ‘구나라’라 하는 이가 왕 오른쪽에 있었는데 두 손가락을 들고 말을 아니하니, 두 배 공양하고자 한 뜻이었는데, 대중이 보고 다 웃으니 왕도 웃고 이르기를, “왕자가 공덕을 더하는구나.” 왕이 또 이르기를, “내가 또 30만 량의 금으로 중승을 공양하고 또 천 개 항아리의 향탕으로 보리수를 씻길 것이다.” 그때 왕자가 또 네 손가락을 드니 4배〈로 공양〉하고자 하는 뜻이었는데, 왕이 노하여 신하에게 이르기를, “누가 왕자를 가르쳐 나와 다투게 하는가?” 신하가 사뢰기를, “누가 왕과 겨루겠습니까? 그러나 왕자가 총명한 지혜와 날카로운 근기를 가지시어 공덕을 더하시므로 이 일을 하신 것입니다.” 그때 왕이 왕자를 돌아보고 상좌께 사뢰기를, “내 창고의 것은 말고 나머지 일체 것과 염부제의 부인·채녀·제신·권속과 나와 구나라자를 다 현성중승께 보시합니다.” 하였다. 그때 왕과 상좌와 비구승이 천 개 항아리의 향탕으로 보리수를 씻기니 보리수가 배로(곱절로) 웅장하고 〈잎과 가지가〉 퍼지니(무성해지니) 왕과 군신들이 크게 환희하였다.
Ⓒ 역자 | 김영배 / 2009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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