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육왕의 불법 귀의 3]
그제 주001) 阿㝹樓陁 大臣이
王 주002) 왕(王): 왕께. 王+(존칭의 부사격조사). ‘’는 ‘ㅅ’과 ‘긔’로 분석될 수 있는데 ‘ㅅ’는 유정 존칭 체언에 사용되는 존칭 관형격의 ‘ㅅ’이고 ‘긔’는 낙차점 처소의 부사격조사, ‘’는 존칭으로 쓰임.
닐오 주003) 닐오: 이르되. 니-[云]+오/우(양보의 연결어미).
王이
엇뎨 주004) 엇뎨: 어찌. 엇뎨[何](상-거, 부사). 엇디(상-평)도 씌었음.
손 주005) 손: 손수. 손[自](거-평, 부사). 이는 ‘ㅿ’의 소실 이후 ‘손조’로 쓰이다가 현대어 ‘손수’로 바뀜. 유성 치조 마찰음 ‘ㅿ’은 ‘ㅅ’와 유성·무성 대립을 보이는 음소이나 어두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과 같은 의성의태어, ‘’(褥)과 같은 차용어에만 조금 있음) 대개 어중(모음_모음, y와 모음, ㄴ·ㅁ과 모음 등)에만 나타남.
諸臣 婇女
주기시니고 주006) 주기시니고: 죽이십니까? 죽-[死]+이(사동접미사)+시(주체높임 선어말어미)+(상대높임 선어말어미)+고(설명의 의문법 종결어미). 상위자를 상대한 화자의 공손한 진술을 표시하는 ‘--, --’는 설명법 종결어미 ‘-다’ 앞에서는 ‘--’로, 의문법 종결어미 ‘-가, -고’ 앞에서는 ‘--’으로, 명령법일 때는 ‘-쇼셔’로 쓰임.
주 주007) 주: 죽일. 죽-[死]+이(사동접미사)+ㅭ(관형사형 연결어미).
사
셰쇼월인석보 25:76ㄱ
셔 주008) 셰쇼셔: 세우십시오. 셰-[立](사동사)+쇼셔(쇼셔체 명령법 종결어미). 중세국어의 종결어미체계는 ‘라’체, ‘야쎠’체, ‘쇼셔’체로 구분되는데 이에 따른 명령형어미는 ‘-라, -어쎠, -쇼셔’로 나타남.
야
耆梨라 홀
노미 주009) 노미: 놈이. 사람이. 놈[人]+이(주격조사). 중세국어의 ‘놈’은 현대국어처럼 낮잡아 말하는 의미는 강하지 않음.
하 주010) 하: 많이. 매우. 크게. 하[多](거성, 부사).
모디러 주011) 모디러: 모질어. 악하여. 모딜-[惡]+아/어.
어버게 주012) 어버게: 어버이께. 부모님께. 어버+의게(낙차저 처소의 부사격조사).
거슬 주013) 거슬: 거스르므로. 거슬-[逆]+ㄹ(원인·이유의 연결어미).
모다 주014) 모다: 모두. 모다[共](평-거, 부사). 모다 야도〈석상 13:41ㄴ〉. 여기서는 부사 ‘모두’로 풀이함. 한편, ‘몯-[聚](평성, 동사)+아/어(연결어미)’의 결합형도 ‘모다(평-거, 모여)’는 동음어로 쓰였음. 이 아래 ‘比丘僧이 모다 잇니〈127ㄱ〉’에도 동사로 쓰인 보기가 나오고, 다른 용례도 있음. 九龍이 모다 싯기니〈월곡 20, 월석 2:34ㄴ〉.
兇惡 耆梨子ㅣ라 더니 王이 사 브려 닐오 네 날 爲야 兇人
주기리로소녀 주015) 주기리로소녀: 죽이겠느냐? 죽-[死]+이(사동접미사)+리(미래시상 선어말어미)+돗/롯(감탄법 선어말어미)+(/으)녀(의문법 종결어미). 중세국어의 의문법은 설명의문, 판정의문, 주어의 인칭 등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되는데 주어의 인칭에 제약 없이 사용되는 의문법 종결어미 ‘-녀/니아(판정의문), 뇨/니오(설명의문)’와 주어가 2인칭일 때만 사용되는 ‘-ㄴ다’(판정의문과 설명의문을 구분하지 않음), 내적 사유 구문에 사용되는 ‘-(/으)ㄴ가/ㄴ고’가 있음.
對答호 一切
閻浮提 有罪 사 내
어루 주016) 어루: 가히, 넉넉히. 어루[可](평-거, 부사).
조히 주017) 조히: 깨끗이. 좋-[淨]+이(부사파생 접미사).
더루리다 주018) 더루리다: 덜겠습니다. 없애겠습니다. 덜-[除]+오/우(의도법 선어말어미)+리(미래시상 선어말어미)+(상대높임 선어말어미)+다(설명법 종결어미).
王
월인석보 25:76ㄴ
이 즉재 집
지 주019) 지: 지어. 짓-[作](ㅅ불규칙)+아/어. → 〈65ㄴ〉 ‘지시관’.
다 주020) 다: 다만. 단지. 다[只](상-거, 부사).
門
내오 주021) 내오: 내고. 내-[出]+고/오. 연결어미 ‘-고’가 ‘ㅣ’ 모음 아래서 ‘ㄱ’ 약화를 일으킴.
그
소배 주022) 소배: 속에. 솝[裏]+애(처소의 부사격조사).
罪 法을 地獄
티 주023) 티: 같이. -[如]+이(부사 파생접미사).
라 주024) 라: 만들거늘. 만드니. -[造]+거/아. ‘거’은 기원적으로 선어말어미 ‘-거-’와 연결어미 ‘-’로 분석될 수 있으나 이 시기에는 ‘-거’이 하나의 형태로 고정됨. 이미 일어난 사실을 주관적으로 확신하여 강조하는 선어말어미 ‘-거-’는 어말 말음이 ‘ㅣ’나 ‘ㄹ’, 계사 뒤에서 ‘-어-’(반드시 분철)로 나타남. 이런 음운론적인 교체 외에도 형태론적 교체를 보이기도 하는데 ‘-거/어-’는 자동사와 결합하고 ‘-아/어-’는 타동사와 결합하며 자동사 ‘오-[來]’ 뒤에서는 ‘-나-’로 교체됨.
뎌 兇人이 王 닐오 王 願을
비노니 주025) 비노니: 비오니. 빌-[乞]+(객체높임)+(현재시상 선어말어미)+오/우(의도법 선어말어미)+니(이유·설명의 연결어미). ⟶ 〈63ㄱ〉 ‘받리라’.
아뫼어나 주026) 아뫼어나: 아무나. 어떤 사람이거나. 아모[某]+ㅣ(서술격조사)+거나/어나.
예 주027) 든 주028) 사미
나디 주029) 나디: 나가지. 나-[出]+디(부정의 보조적 연결어미). ‘-디’는 부정의 대상임을 나타내는 현대국어의 ‘-지’에 소급되는 형태임.
몯게 주030) 몯게: 못하게. 몯-+게(보조적 연결어미). 무성자음 사이에서 어간말 ‘’가 줆.
야지다 주031) 야지다: 하고 싶습니다. -+아/어(선어말어미)+지다(청원의 종결어미). 청원의 뜻을 가진 명령법에는 ‘-고려, -고라’와 ‘-지라(라체), 지다(하쇼셔체)’가 존재함. ‘-지라, -지다’는 화자 자신의 일이 이루어지게 해달라는 표현이며 항상 선어말어미 ‘-거/어-, -아/어-’가 선행함.
王이 닐오 네 願
다 주032) 다: 대로. -다(평-거, 접미사)’는 ‘ㅸ’ 소실 이후 ‘다이’로 변함.
라
Ⓒ 필자 | 세조(조선) / 1447년(세조 5)
[아육왕의 불법 귀의 3]
그때 아누루타 대신이 왕께 이르기를, “왕이 어찌 손수 여러 신하와 채녀를 죽이십니까? 〈왕을 대신해 사람을〉 죽이는 사람을 세우십시오.” 하니, 한 ‘기리’라 하는 사람이 매우 모질어 부모님께 거스르므로 모두 ‘흉악한 기리자’라 했는데, 왕이 사람을 시켜 이르기를, “네가 나를 위하여 흉악한 사람을 죽이겠느냐?” 〈기리가〉 대답하기를, “일체 염부제의 죄 있는 사람을 내가 가히 깨끗이 없애겠습니다.” 왕이 즉시 집을 지어 오직 문 하나를 내고 그 속에 죄 주는 법을 지옥같이 만드니, 그 흉악한 사람이(기리가) 왕께 이르기를, “왕께 소원을 비오니 어떤 사람이거나 여기에 든 사람이 나가지 못하게 하고 싶습니다.” 왕이 이르기를, “네 원대로 하라.”
Ⓒ 역자 | 김영배 / 2009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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